유니티 코리아 '지국환' 에반젤리스트




공모전 수상횟수 8회 이상. 넥슨, NHN 인턴십 동시합격. NHN 소속 영상 디자이너로 근무. 네이버 TV 광고에 작품 수록. 현재 1인 인디게임개발자이자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스트로 활동.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28세 사회 초년생이 쌓아온 경력치곤 꽤 길다. 그는 영상에 흥미를 가져 디자이너로 사회생활 첫 선을 끊었다. 이후 프로그래밍에도 관심이 갔고, 독학으로 기초를 배웠다. 양 쪽 분야를 어느정도 다룰 수 있게 되자 직종을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호기심 가득한 그의 큰 눈이 말했다. 모든게 재미있었다고.

그는 꽤 유머러스했다. 인터뷰 중간중간마다 "다 돈이 좋아서 한거라니까요"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칠때 쯤 되니 본심이 나왔다.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고. 경쟁자가 없으면 자신보다 실력이 좋은 사람을 경쟁자로 설정했다고. 당사자가 그 사실을 몰라도 상관없었다고 했다.

꿈 많고 욕심 많다. 또, 이들을 충족시킬 재주까지 많은 지국환 에반젤리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와 나이가 동갑이다. 재미있는 인터뷰 기대한다. 일단 당신의 정체를 공개해달라.

정체랄 것 까지 있나. 지국환이다. 대학생 때는 디자이너 쪽에 관심이 많아 그쪽으로 공부했다. 지금은 알다시피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스트이자 1인 게임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다.

= 조금 더 자세하게 과거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은 디자이너 출신인데 프로그래머 경력도 있다.

대학생 때 영상 디자인 공모전에서 상을 8번 정도 탔다. 음... 사실 돈 벌려고 나간 거다. 집에서 학비를 내 주지 안으셨기에 내가 벌어서 학교 다니려고 그랬다. 생각보다 잘벌리더라. 나중엔 공모전 자체에 중독되서 여기저기 많이 응시했다. 하하.

= 혜택도 받았을 듯 하다.

공모전에서 몇 차례 입상을 하니 외주 업체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딱히 거부할 이유도 없어서 프리랜서로도 잠깐 활동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몇 군데 입사지원서 내고 그랬지. 전형적인 사회 초년생의 삶이었다.

당시 지원했던 곳이 넥슨 오픈스튜디오 영상팀과 NHN이었다. 그런데 둘다 붙었다. 음... 당시에는 내가 게임에 별로 관심이 없어 NHN에 입사했고, 거기서 영상팀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 어떤 분야였나?

모션 그래픽 쪽이었다. 왜, 네이버 TV 광고 보면 앱이 살짝살짝 움직이는 거 있지 않나. 그런 것 디자인했다. 그리고 네이버 메인화면에서 태극기 펄럭거리는 것도 내가 만들었다.

[ ▲ 지국환 에반젤리스트가 작업한 영상 ]


= 그 외에 더 작업한게 있었는지.

그외에도 다양한 내부용 영상 작업을 했다. 실력을 쌓던 기간이라 보면 될 듯 하다. 그러던 중 외부를 보니, 모바일 게임이 유행하기 시작하더라. 음... '팔라독'이 한창 뜰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 저거 잘만들면 대박나겠는데?' 생각했고, 그때부터 프로그래밍도 같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회사 다니면서 프로그래밍 공부하려니까 잘 안되더라. 그래서 NHN 퇴사했다.

= 공부 잘 안되서 NHN을 퇴사했다고?

나왔다.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아직 서른도 안된 내가 이런말 하기는 뭐하지만, 그땐 어렸고 성공할 자신 있었다. 어쨌든, 회사 나와서 개인적으로 공부하는데 또 힘들더라. 돈이 없어서.

그러던 중 인연이 닿은게 유니티였다. 모바일 게임이 뜨면서 유니티 엔진도 같이 주목받고 있었는데, 그 때 쯤 유나이트 행사를 관람하러 갔다. 거기서 실제로 유니티 관련 정보를 보니, '이거 게임 만들 때 쓰면 대박나겠는데?'라고 생각했다. 적극적으로 알아봤지.


= 그 때 뭔가 작업한 게 있었나?

'몰리볼'이라고. 옛날 유행했던 '피카츄배구'와 비슷한 게임으로, iOS와 안드로이드 양쪽 모두 출시했다. 이게 처음에는 유니티 1인게임제작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이걸 상업용으로 조금 더 손본 뒤 내놓은 것이다. 그래서 수익모델같은 구조가 좀 약하게 기획됐다. 어지간해서는 지를 일이 없을 거다.

아무튼, 이 '몰리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니티가 날 유심히 본 것 같다. 자신들의 엔진을 꽤 잘 쓴다고 생각했는지 나에게 스카웃 제의를 줬다. 몰리볼을 만들었을 때 익혔던 지식이나 기타 세부적인 정보들을 전파하는 에반젤리스트로 일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 그거 수락한 후 이렇게 활동 중이다.

[ ▲ '몰리볼' 스크린샷 및 개발 과정 ]


나이에 비해 굉장히 많은 경험을 했다. 평소 이런 도전 등에 대해 관심이 많나?

음... 그런게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내가 대학교 다닐 때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런데 막 입상하고 그런 것들 보면 다 영상 디자인 분야다. 전혀 다르지 않나. 내가 따로 수업을 들으면서 배운거다.

영상 디자인 수업 들어가니 실력차이가 나긴 했다. 애초에 그쪽에 기반지식이 없다보니 전공 학생들에게 밀리더라. 진짜 미치도록 이기고 싶었다. 그 친구들한테 꿀리는 게 싫어서 일부러 작업분량도 확 늘렸다. 그렇게 해서 영상 디자인 배운거다. 프로그래밍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처음 이 분야 배울 때는 말도 못했다. 그 때 세운 목표가 '개발자보다도 더 개발 잘하는 디자이너'였다. 두가지 분야를 모두 마스터하는게 목적이었던 거지. 그런 목표 세우니 대학생 시절처럼 작업량이 또 많아지더라. 내가 승부욕은 강한 것 같다. 지금 돌이켜 보면.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은 결국 누구보다도 잘 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나는 이런 승부욕이 생길 때마다 일부러 라이벌을 한명 씩 만들었다. 그 분야에서 되게 잘한다 싶은 친구를 마음속으로 라이벌로 점찍었다. 그쪽은 내가 라이벌로 찍은 것도 몰랐을 거다. 아마 이 사실을 알았다면 내가 되게 우스웠을 거다.


디자이너에서 프로그래머로 전향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듯 하다. 나도 미대생 출신이라 잘 안다. 이렇게 완전히 전환한다는게 정말 어렵다. 반대되는 업종아닌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개발 쪽으로 전향하면서 디자인 쪽에 포기한 부분도 많다. 예를 들어보자. '이미지가 더 예뻤으면 좋겠어', '더 큼직했으면 좋겠어' 이런 바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게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개발 쪽도 함께 배우면서 느끼는게, 여기는 또 여기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거다. 저울질하다 결국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합의를 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원래부터 디자이너 출신이 아니다보니 아직 정통 프로그래머들보다는 지식이나 노하우의 깊이가 떨어진다. 현역 개발자들이 순식간에 해결하는 오류도 몇날며칠을 붙잡은 채 끙끙댄 적도 많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양측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TA(테크니컬 아티스트)가 하는 일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 디자이너 출신 프로그래머가 한 분야만 판 사람들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혼자 게임 만드는 분들을 많이 봐 왔다. 그런데 그분들 대부분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한 쪽에만 전문가이기에 다른 작업들은 외주를 맡기고 그랬다. 여기서 일단 손해를 본다. 커뮤니케이션에 필요 이상의 시간이 소비된다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외주를 맡기게 되면 자기가 생각한 것을 100% 구현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둘 다 배운 사람이라면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혼자 작업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편하다. 누구한테 쫓기고 그런게 아니니까. 또, 게임에 자기만의 색을 딱 입힐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완전히 다 좋지는 않을 텐데. 그럼 단점에는 어떤게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예상하는 그거다. 작업량이 정말 엄~청나게 많아진다. 그러니까 개발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다른 팀 1달만에 끝내는 것을 나 혼자서 하니까 3달 이상이 걸리기도 하고 그런다. 난 그래서 좀 극단적인 방법을 쓴다.

= 극단적인 방법?

잠을 최대한 조금 잤다. 한창 작업할 때는 하루에 2~3시간밖에 안잤다. 그 생활을 3달 정도 했다.

= 그래서 지금도 피곤해 보이는 것이었나. 그 외 단점은?

음... 아무래도 머리가 하나이다 보니,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기 힘들다. '지금 내가 제대로 만들고 있는 것 맞나?' 이런 생각이 계속 든다. 그래서 난 주변 사람들에게 개발하고 있는 작품을 최대한 자주 보여주는 편이다. 룸메이트 두 명이랑 같이 사는데, 한명은 15년지기 친구고 다른 한 명은 사촌 형이다. 둘다 게임 기획자다. 그사람들이 내 작업물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아, 단점이 하나 더 있다. 이 일을 계속 하다보면 밖으로 사람 만나러 나가기가 귀찮아진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언데드 슬레이어' 개발자 분도 그런 적 있다고 하시더라.


지난 미팅 때 1인 게임 개발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원래는 혼자 개발할 생각 없었다. 창업 경험도 나름 된다. 처음 창업했을 때, 인력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회사가 가지는 의미가 퇴색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실력있는 사람들을 모아 다시 한 번 팀을 꾸렸는데, 이번에는 자금 문제가 발목을 잡더라. 그래서 세 번째 도전 때는 충분한 자본과 인력을 구축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생겼다. 사람간의 커뮤니티가 우리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을 목격한거지. 나름 몇 차례 시도도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성사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럴 바엔 차라리 혼자 개발해보자'라고 생각한거고, 내가 혼자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어졌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거다.

= 1인 개발자이긴 하지만, 유니티 코리아 소속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지원은 안해주나?

지원 없다. 하지만 몇몇 다른 회사들은 직원이 겸업하는 것을 막는 계약서도 쓴다고 들었다. 유니티 코리아는 이 부분이 굉장히 자유롭고, 오히려 독려하는 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 만드는 과정 자체를 무척 즐기는 편이다.

아, 그리고 이게 유니티 코리아만의 문화가 아니다. 전세계 유니티 지사의 공통된 문화다. 매주 금요일에는 회사업무가 아닌 자신만의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유니티 코리아도 오후 세시부터 자기 시간을 준다. 이 시간에는 평상시 하던 작업 말고,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자기만의 프로젝트 및 게임을 만든다.

내가 만들고 있는 게임을 조금 소개하자면, 모바일 플랫폼의 판타지 RPG 게임이다. 예전 팀에 소속되어 있었을 때 대변이 급해 화장실로 뛰어가는 콘셉트의 캐주얼 레이싱 게임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유니티에 소속되어 있는 만큼, 좀 더 진지한 자세로 만들어보려 한다.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의 가제는 '던전 덕후'다.

= 던전 덕후? 가제이긴 하지만 참···. 어떤 게임인가?

마을에서 파티원들을 구한 다음 던전 한층, 한층을 클리어 해나가는 게임이다. 최종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타임어택 모드로 유저들끼리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모드도 구상 중이다. 정말 던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들어 보고 싶다. 1차 목표는 카카오톡에 들어가는 것이다. 올해 7월 상용화가 목적인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 아니다. 기사에는 그냥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게 목적이라고 써달라. 러프하게 잡자.

[ ▲ 던전 덕후... 이런 느낌인가? ]


기대하겠다. 당신은 1인 개발자이기도 하지만, 유니티 소속의 에반젤리스트이기도 하다. 에반젤리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게임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경험해보는게 좋다. 나도 이 부분을 다 겪었다. 출시, 기획, 마케팅, 개발 등 전부. 언뜻 바깥에 비춰지기에는 에반젤리스트가 개발자처럼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니만큼, 방금 말한 전반적인 지식 기반을 다져놓는 게 좋다.

그리고 유니티와 같은 게임 엔진 쪽 에반젤리스트라면, 그 엔진이 가진 모든 기능을 극한까지 사용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만약 언리얼에도 에반젤리스트가 있다면, 언리얼 엔진을 극한까지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일 거라 예상해본다.

= 평소 유니티 엔진에 관심이 많았는지 궁금하다.

다른 프로그램이랑 툴도 써봤는데 너무 어려웠다. 원래 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프로그래밍에 관한 지식이 너무 약했으니까. 그래서 게임 개발에 필요한 쉬운 엔진을 찾다가 눈에 들어온게 유니티였다. 써 보니 다른 엔진으로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그만큼 쉽고, 작업량에 비해 나오는 결과물도 좋다.

이게 나만 그렇다는 게 아니다. 실제로 유니티를 사용하는 다른 회사들 역시 타 엔진으로 옮겨타는 경우가 적다. 유니티 측에서 자사의 엔진을 사용하는 게임 개발사들에게 꾸준한 지원과 피드백을 준다.

[ ▲ 유니티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발이 쉽고, 저렴하다는 것! ]


= 유니티 엔진이 대중성 확보하는 속도를 보면,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폰용 iOS 빌드와 안드롣 빌드를 지원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원래 iOS 개발용 빌드가 들어간 엔진들 가격이 되게 비싼 편이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iOS와 안드로이드 게임을 동시에 지원하는 게임엔진 중에서 아직 유니티 엔진의 가성비를 앞서는 게 거의 없다. 또, 각종 플랫폼에 대한 지원속도가 굉장히 빠른 것도 장점이다.

원래 모바일 게임 개발회사에서 직원을 뽑는다면, iOS 쪽, 안드로이드 쪽 개발자를 따로 뽑아야 했다. 하지만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면, 한 명만 뽑아 동시 출시가 가능하다.

멀티플랫폼 빌드가 너무 쉽다는게 유니티 엔진 최고의 장점이다. PS, XBOX 등 콘솔 플랫폼 쪽 구현도 무리가 없다. XBOX 개발킷이 따로 필요하긴 하지만, 어쨌든 한가지 엔진으로 여러 플랫폼 출시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 개최된 유나이트 코리아 2013에서 세션 진행도 했다. 거기서 실습 제작 워크샵을 담당했다던데, 어땠나.

내가 담당한 세션 주제가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10시간 만에 모바일 게임 만들기'였다. 쉽게 말해 유니티로 자신만의 게임을 제작해 본인 스마트폰에 하나씩 넣어주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서 세션 참가 인원들도 프로그래머가 아닌, 게임 기획자나 디자이너로 잡았다. 유니티 엔진이 그정도로 간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처음에는 한 50명 올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 참여 인원은 200명이 넘었다. 그래서 노트북 미소지자에게는 양해를 구했을 정도였다. 추려내고 나니 90명 안팎으로 남았는데, 솔직히 내가 세션을 담당하긴 했지만 이들이 전부 성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성공해 본인들의 스마트폰에 넣어 가져가셨다. 되게 뿌듯했다.

= 당시 만든 게임이?

이름은 '박스러너'고... 간단히 말해 '윈드러너' 짝퉁 게임이었다. 상용화 목적이 아닌 교육용으로 참고삼아 만든 것이기에 아무런 문제 없었다. 게임 방식은 단순하다. 유니티 로고 모양의 박스 머리를 한 캐릭터가 옆으로 계속 달려가는 식이다. 이번에는 '박스러너'를 개발했지만,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10시간만에 퍼즐 게임 만들기' 같은 세션 진행을 생각하고 있다.

[ ▲ 이것이 '박스러너' ]


= 내년 유나이트 코리아가 기대된다. 그 외에도 이번 유나이트 행사는 볼거리가 많았다. 외부 업체가 따로 미니부스를 설치하기도 했는데, 이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부스가 있었나?

오큘러스 리프트가 기억에 남는다. 사실 그거 보기 전까지는 얼굴에 뭘 쓰고 한다는 것에 이질감을 느꼈다. 성능을 떠나서 일단 되게 불편할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눈에 쫙 달라붙어서 놀랐다. 하지만 강연 일정 때문에 오래 플레이 해보지 못한게 아쉽다.


벌써 마지막 질문이다. 다양한 활동을 한 만큼 목표점도 남다를 것 같다. 꿈이 무엇인가?

1인 개발자로 대박내고... 아니, 유니티 소속이니까 회사 쪽 관련해서 먼저 이야기 하겠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고 싶다. 아티스트, 기획자라도 개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유니티 엔진이 그 즐거움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나 역시 에반젤리스트로써 그 역할을 다하고 싶다. 누구나 쉽게 게임 만들 수 있다. 당신도.

인디 개발자로서의 꿈은 지금 내가 만드는 게임이 잘 되는 거다. 하지만 나는 일을 일로써 풀이하는 거 싫어한다. 게임 개발은 취미로 하는 게, 나와, 내가 소속된 '플랜비'의 슬로건이다. '플랜비'는 아까 말한 자취 멤버들과 꾸린 팀이다.

만약 게임이 잘 되어 '플랜비'에서 새로운 직원을 뽑게 되더라도, 그들이 나처럼 다른 직장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만약 백수라면, 백수로 8시간 놀고 플랜비에서는 3시간만 일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회사보다는 그룹이다. '플랜비'가 끝까지 완벽한 인디게임 개발회사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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