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처우 논란에 휩싸였던 팝픽이 '브론즈아이(Bronze Eye)'와 '브러쉬박스(Brush Box)'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러스트 업계가 또 한차례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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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최근 오픈한 비쥬얼 스튜디오인 '브론즈아이'와 일러스트 아카데미인 '브러쉬박스'의 주소가 기존 '팝픽'의 주소와 동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방사 카페에서는 팝픽이 회사 상호를 바꿔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었다.


■ 브론즈아이, '팝픽'과 동일한 주소와 연락처, 등록자명은 송현정 대표

실제로 '브론즈아이' 홈페이지 하단에 기재된 주소(서울 광진구 화양동 10-1번지 3층)가, '팝픽'의 주소(광진구 능동로 13길 39 한아름건물 3층)와 동일하다. 또한, 현재 '브론즈아이' 회사의 도메인을 검색하면, 등록 정보에 전 팝픽 대표인 송현정 대표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재된 연락처가 팝픽 전화번호와 동일해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브론즈아이 도메인 등록 정보]


■ 브론즈아이 "팝픽과는 전혀 무관한 곳"

이에 대해 전 팝픽 소속 '브론즈아이' 민종환 팀장은 인벤과 통화에서 브론즈아이와 팝픽의 주소가 동일한 것은 맞지만 문제가 된 사건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민 팀장은 "임금 착취 등으로 당시 문제가 되었던 것은 팝픽 소프트이며 팝픽 스튜디오는 이와는 별개의 곳"이라며 "브론즈아이는 김동혁 작가가 지난 6월 14일 팝픽스튜디오를 인수하여 상호를 변경한 회사이며 사무실을 포함해 기자재를 인수했기 때문에 주소가 동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메인 등록정보에 송현정 대표의 이름이 기재된 것에 대해서는 "브론즈아이의 홈페이지 제작을 팝픽에 의뢰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송현정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현재 일러스트 업계를 떠나 디자인일을 하고 있으며 차후 별도로 새로운 '팝픽'을 설립할 계획이기 때문에 브론즈아이와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소송건에 대해서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 짓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팝픽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브론즈아이'에 감사 직책으로 남아 있지만 소송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것.

민종환 팀장은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 건에 대해서도 하겠다는 말만 있지 아직 아무것도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노동청에 고발한 것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사가 늦춰지고 있다"며 "이런저런 얘기할 것 없이 국가기관의 공정한 판단을 토대로 하루빨리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팝픽 대책위원회 "팝픽 사태를 덮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해 팝픽 대책위원회의 파나마만(닉네임)은 아직까지 팝픽 측이 약속한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출판권을 포기한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여전히 재고를 처분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와중에 회사를 처분하고 이름이 바뀐 스튜디오가 등장한 것은 유감이라는 것.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여전히 팝픽 책이 판매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방사의 매니저 권한도 여전히 돌려주고 있지 않다. 오히려 방사 매니저 권한을 받기 위해 직접 방문한 버퍼님을 건물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제지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밀린 임금 보상과 인센티브 지급 건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브론즈아이'가 운영되고 있는 점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으나, 마치 지난 사건들을 없었던 일로 덮으려는 의도는 아닌지 대책위원회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의 뜻이 있다면 우선 팝픽 아카데미와 팝픽 소프트, 팝픽 북스의 대표로서 모든 문제들을 먼저 해결한 뒤 건물을 처분했어야 한다는 것이 팝픽 대책위원회 측의 입장이다.

최근 유캔펀딩을 통해 소송이 확정되면서 팝픽 사건이 일단락 되는 듯 보였으나, '브론즈아이'라는 새로운 회사가 수면에 떠오르며 사태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대한 팝픽과 팝픽 대책위원회의 입장은 여전히 상충하고 있어, 앞으로도 팝픽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