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아이들마저 스마트폰을 하나씩 들고 다니면서 온갖 게임에 열중하지만, 어릴적 시절을 돌이켜보면 별다른 재료 없이 손으로 몇번 주무르기만 해도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찰흙이야말로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지금도 종종 학교의 미술 과제로 쓰일 정도로 찰흙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로 부족함이 없다.

무엇이든 가능한 소재는 상상력이 부족한 어른들에게는 지루함이지만,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에게는 끝없는 재미를 감추고 있는 보물상자와 같다. 그렇다면 상상력에 따라 자유롭게 변하는 찰흙의 매력을 소재로 소셜 게임을 만든다면 과연 어떤 게임이 될까?

얼핏 보면 예쁘지만 생동감은 없는, 형틀에 찍어내듯 오로지 귀여움만 강조하는 소셜 게임에 반기를 든 독특한 회사가 있다. 국내최초, 찰흙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테마로 한 소셜 게임 '클레이랜드'의 개발사 '화이트아웃'. 이름만 보고 신생 회사인 줄 알았는데, 어쩐지 대표의 이름은 굉장히 익숙하다.

화이트아웃의 엄대훈 대표는 과거 네오위즈 CRS의 이사로 근무하면서 해외 사업 및 북미와 일본 지역의 플랫폼을 담당하는 등 글로벌 트렌드에 밝은 전문가. 그는 급변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빠른 대처와 신속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올해 초 과감하게 독립을 결정했다.







독립한 후 내놓는 첫 게임이니 안전한 스타일에 평범한 소재의 게임을 추구할 법도 한데 시작부터 개성이 넘쳐흐른다. 처음 내놓은 게임인 '클레이랜드'는 형형색색의 찰흙을 소재로, 마치 디즈니나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독특한 느낌을 간직한 소셜 게임이다.

부드러운 느낌의 유성 페인트, 혹은 따뜻한 색감의 고무? 솔직하게 말해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첫눈에 호감이 가는 인상은 아닌 것 같은데, 독특한 색감의 건물들과 개성있는 캐릭터를 찬찬히 살펴보고 있자면 왠지 한번쯤 눌러보고 싶은 묘한 호기심을 지울 수 없다.

소셜 게임하면 으레 떠오르는 농장도 아니고 모아야하는 동물도 없다. 톡톡 튀는 개성으로 무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소셜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각오! '클레이랜드'를 개발한 정재훈 PD와 김규민 AD, 퍼블리싱을 담당하게 될 게임빌의 노재혁 PM을 만나 출시를 앞둔 클레이랜드에 대해 물어보았다.





[ 좌측부터 화이트아웃 김규민 AD, 정재훈 PD, 게임빌 노재혁 PM ]



클레이(clay), 점토 혹은 찰흙이라는 소재 자체가 참 독특한 것 같다.

처음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동물을 교배하거나 농작물을 재배하는 소셜 게임은 평범하니 새로운 소재를 찾기로 했다. 이후 정말 다양한 소재들이 의견으로 나왔었는데, 소재의 확장성이나 캐릭터 등을 면밀히 검토해보니 찰흙이라는 소재가 소셜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에는 다양한 색깔의 찰흙이 나오고 학교에서 미술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니 친숙하다. 게다가 찰흙은 어떤 캐릭터라도 제한없이 만들 수 있다. 소셜 게임을 주로 즐기는 10대나 여성 유저층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는, 매력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진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픽이 굉장히 개성있다.

찰흙이라는 소재의 개성과 매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만들었고 최초의 목표 자체도 글로벌 시장이어서 한국에서 유행하는 소셜 게임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디자이너들도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디즈니나 픽사, 드림웍스 등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층이 많고 찰흙 자체가 익숙해서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찰흙은 학교에서 많이 만져본 재료이고 과거와 달리 미국의 슈퍼 히어로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으니 약간 색다른 개성의 매력을 소셜 게임의 재미로 살릴 수 있으면 충분히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캐릭터 못지않게 독특한 색감과 개성을 갖춘 다양한 건물들 ]



소재가 워낙 독특하다보니 내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기존의 소셜 게임들이 선택하는 보편적인 소재가 아니어서 트렌드에 대한 고민이 있긴 했다. 다만 워낙 독특한 소재라서 게임 자체의 완성도만 충분하다면 트렌드에 상관없이 게이머분들에게 우리 게임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업계도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데, 저희는 8명이 힘을 합해 최초의 기획부터 색감을 입히는 부분, 글로벌한 감각을 살리는 일 등 하나부터 열까지 함께 노력해왔다. 고민을 하는 일에 시간을 쓰기보다 빠른 의사 결정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저희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동물이나 농장과 달리 찰흙은 바로 떠오르는 캐릭터가 없다. 개성을 살리기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했는지 궁금하다.

찰흙 공예로 못 만드는 캐릭터가 없는 것처럼 정말 다양한, 사실상 모든 형태의 찰흙 캐릭터가 가능하다. 동물 비슷한 캐릭터도 있고 애니메이션에서나 보일 법한 독특한 느낌의 캐릭터도 등장할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형태의 캐릭터가 많지만 성장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찰흙을 반죽하면 예쁘고 독특한 캐릭터들도 얻을 수 있다.

단지 외형뿐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는 부분도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재 게임 내에 캐릭터만 약 100여종, 조금씩 부위가 다른 캐릭터들까지 더하면 약 500여종 이상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애니메이션이 다르다. 각기 좋아하는 일이나 액션이 다르고 서로 다투기까지 한다. 걷기부터 인사까지 다양하고 매력적인 찰흙 캐릭터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 화산에서 얻은 다양한 색깔들의 찰흙을 반죽! ]




[ 찰흙의 색깔이나 종류, 양에 따라 다른 클레이몬이 등장한다. ]



클레이몬의 획득 과정이 궁금하다. 그냥 단순한 형태로 얻지는 않을 것 같은데...

실제의 찰흙은 손으로 다양한 색깔의 찰흙을 반죽하거나 주물러서 만드는데, 게임에서도 이런 독특한 느낌을 살려주고 싶었다. 일단 찰흙 자체는 마을에 조그만 화산이 있고 화산 활동으로 다양한 찰흙을 얻을수 있다. 소셜게임인 만큼 몇몇 독특한 색깔의 찰흙은 친구들의 도움을 통해 얻기도 한다.

이후 팔레트에서 찰흙을 섞고 마을의 반죽기(?)에 넣어 반죽하면 색깔 조합 등의 변수에 따라서 다양한 클레이몬들이 태어난다. 이런 과정들이 설명으로는 복잡한데, 실제로 게임에서 해보면 굉장히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클릭 서너번이면 되니 초보자라고 해도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있는 캐릭터라는 걸 말로만 들으니 확 와닿지 않는 것 같다. 개성적인 캐릭터 몇개만 직접 소개해준다면?

클레이랜드의 주인공이나 마스코트 같은 캐릭터로 머프(Muff)가 있다. 일러스트나 게임 내에서 자주 보실 수 있을텐데, 귀엽고 동글동글한 느낌에 양인지 고양이인지 헷갈리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웃음) 무조건 예쁘기보다는 귀엽고 다양한 매력을 갖춘 캐릭터들이 많다.

그리고 외형만 독특하다고 해서 개성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클레이몬들은 마을에서 돌아다니면서 아이콘으로 자기의 느낌을 표현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한다. 클레이몬들의 대화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차후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현재 고민하고 있다.




[ 독특한 개성의 캐릭터들. 순서대로 할로윈, 탭, 앰버, 머프, 미쎄스 빈 ]




[ 꾸며놓은 마을의 모습. 나중에는 건물보다 큰 클레이몬 역시 등장한다. ]


소셜 게임은 장르 자체가 친구들과의 교류를 기본으로 한다. 클레이랜드의 소셜 기능은 어떤가?

소셜의 요소라는 것이 어떤 방향을 선택하더라도 장단점이 있다. 친구들과 도움을 주고 받는건 기본이지만,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강제는 없고 필요에 의해 도움을 주고 받도록 설계했다. 친구가 도움을 주면 양쪽이 모두 보너스를 받고 소셜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스트레스도 없을 것이다. 소셜 게임을 싱글 게임처럼 즐기는 분들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게임 자체도 오래 게이머를 붙잡아두기보다 잠깐씩 방문해 즐길 수 있도록 자동 생산의 개념이 강하고, 친구 마을을 방문하면 그냥 몇번 클릭하고 끝이 아니라 특정 클레이몬을 찾는 미니게임이 나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최대한 친구들과의 교류를 재미있게 만드는 장치를 마련했다.


소셜 게임에서 마을을 꾸미는 데코레이션 기능은 굉장히 중요한 콘텐츠이다. 클레이랜드의 데코레이션이 궁금하다.

생산을 담당하는 건물들의 경우 기능 자체는 특별한 부분은 없으니 금방 익숙해지실 것 같다. 다만 찰흙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뭔가 독특한 데코레이션을 넣을만한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건물 자체의 디자인을 좀 직관적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빵집이라면 누가 봐도 한눈에 빵집이고, 서점이라면 딱 봐도 서점이다.

클레이몬에 따라 변화하는 건물들은 클레이랜드만의 특징이다. 클레이몬들에게 적성과 맞는, 좋아하는 스타일의 건물을 배정해주면 건물의 성능뿐 아니라 모양도 함께 업그레이드된다. 클레이몬들이 건물을 꾸며준다는 느낌인데, 적성에 맞는 클레이몬을 찾고 마을을 꾸며나가는 것도 상당한 재미가 될 것이다.




[ 클레이몬을 좋아하는 건물에 넣어주면 건물의 외형과 성능이 변한다. ]



동물이나 농장 류의 소셜 게임과 다르다보니 마케팅 포인트도 다를 것 같다.

모든 것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소재이니 개성을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잡았다. 동물뿐 아니라 귀여운 비행기나 로봇, 유명한 랜드마크 건물을 연상케하는 클레이몬이라던가... '손으로 만들어나가는 나만의 세상'이 키워드인 만큼 찰흙이라는 소재가 주는 느낌을 최대한 구현해나갈 것이다.

찰흙을 주무르고 반죽해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며 놀던 느낌 그대로, 단순한 장식물이나 예쁘기만한 동상이 아니라 자유롭게 이동하고 반응하며 게이머들과 함께 교감하는 클레이몬이 될 수 있도록 감성적인 부분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소셜 게임의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인터페이스나 최적화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클레이랜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500여종에 달하는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까지 넣으려다보니 개발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다만 최적화는 꾸준히 진행해서 아이폰 4까지는 맞춰놓았고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나갈 것이다. 현재 테스트 결과 프레임 저하나 튕김같은 심각한 문제는 없었다.

클레이랜드는 이미 올해 2월에 대다수의 콘텐츠들이 만들어졌고, 그때부터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유저들의 평가나 내부 테스트를 거치면서 전체적인 콘텐츠를 다듬어왔다. 퍼블리셔인 게임빌의 노하우들도 도움이 되었고 인터페이스 역시 계속 개선을 해온 만큼 유저분들에게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게임이 될 것이다.






찰흙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면, 다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어떤지 궁금하다.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

내부에서 정말 적극적으로 논의중에 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에 '라바'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클레이랜드와 비슷한 느낌이 많아 콜라보레이션을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뽀로로면 더 좋을 것 같고... (웃음) 다만 아직 게임이 출시되지도 않은 상황이라서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퍼블리셔인 게임빌이 다양한 게임들을 확보하고 있으니 계절별이나 특정 시기별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 직후에는 안정화가 우선이겠지만, 찰흙이라는 소재와 클레이랜드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이라면 향후 적극적으로 논의해볼 생각이다.


1년여의 개발 기간과 6개월의 다듬는 과정을 거쳐, 클레이랜드가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어린 친구들도 게임을 많이 즐기고 있는데, 클레이랜드는 아이들의 감성에도 도움이 되는 건강하고 유익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즐기는 찰흙 공예처럼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건강하고 재미있는 소셜 게임도 우리의 목표 중 하나이다.

지금도 소셜 게임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행을 따르지 않고 독특한 소재에 개성 넘치는 재미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소셜 게임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찰흙이라는 소재처럼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재미로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여드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앞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




[ 애니메이션 속의 마을을 보는 듯한 독특한 색감의 소셜게임, 클레이랜드 ]


※ 현재 '클레이랜드 for Kakao'는 출시에 앞서 사전등록 이벤트를 진행중이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클레이랜드' 사전등록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