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13에서는 현재 베타 서비스중인 월드오브탱크 Xbox에디션의 체험이 가능했습니다. 월드오브탱크는 이미 PC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기에, 콘솔 게임기로 이식되더라도 어느정도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시선도 많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수 년간 패치를 거쳐 다듬어진 PC버전에 비교당하는 불운을 겪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닌 Xbox 패드를 사용하여 조종하는 탱크의 느낌은 어떨지, 기대와 걱정 속에 떨리는 마음으로 수많은 관람객 사이에 줄을 서서 몇 시간을 보낸 뒤에야 패드를 쥘 수 있었습니다.

◆ PC버전 유저가 본 월드오브탱크 Xbox 에디션


[▲ 차고에도 빛이(!) 스며들어 전차가 더 멋져보이는 효과를 보입니다.]


월드오브탱크를 실행하고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화면, 차고의 그래픽이나 구성은 PC 버전과 비교해 다소 투박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표현 한다면 꼭 필요한 기능만 추려 명확히 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전차 선택, 연구소, 전투 시작 버튼 등은 그 위치와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고, 연구소의 부품 업그레이드 또한 PC와는 달리 '패키지' 형태로 조합된 부품 세팅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 완전히 달라진 연구소의 업그레이드 시스템]


베타 서비스 상태에서 아직 아무것도 팔고 있지 않은 '상점'에는 프리미엄 전차 등의 유료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워게이밍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Xbox 에디션 또한 '프리 투 윈(Free to Win)' 정책이 적용된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월드오브탱크 Xbox 에디션은, Xbox의 골드 계정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실버 계정에서는 7일간은 무료로 제공되고 이후로는 계정 업그레이드를 거치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체험 버전 게임에서도 전차의 위장 도색과 같은 부분은 골드를 사용하여 구매하는 것이 구현되어 있었던 만큼, 과금 시스템은 PC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드오브탱크 Xbox 에디션에는 현재 미국과 독일 전차만이 구현되어 있는데, 최고 티어는 8티어로 미국의 중전차 T32와 독일의 TigerII가 최종 전차였습니다. 물론, PC 버전도 초반에는 그랬듯이 앞으로 꾸준하게 추가될 수 있는 부분이니 아직 실망할 필요는 없겠지요.

[▲ 일부이긴 하지만, 골드의 사용처는 지금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차의 세팅을 마치고 전장에 참여했습니다.

WASD와 마우스로 진행하던 것을 패드로만 하려니 왠지 답답하기도 하고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Xbox 에디션의 모든 맵은 PC버전과 차이가 거의 없기에 적응하기는 쉬웠습니다.

대신, 전반적으로 화면의 인터페이스가 큼직해진 점은 차고에서 받았던 느낌과 유사합니다. 전차와 시점간의 거리는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3단계로 조정이 가능합니다만, 최대한 멀리 하더라도 다소 좁은 느낌입니다.



[▲ 큼직 큼직, 눈에는 잘 들어옵니다]


전차의 세부적인 조작과 효과는 PC버전과 상당부분 차이를 보였는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로 게임을 즐기던 분들이라면 새로운 조작법에도 익숙해져야 합니다. 시점만 돌려도 포탑이 무조건 따라오는 통에 갑작스레 등장한 적을 대응하기도 어려웠던 반면, 스나이퍼 모드는 오히려 PC버전보다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투 내내 스나이퍼 모드로만 게임을 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이펙트 부분에서는 이보다 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PC에서는 불과 0.2~3초 내로 사라지는 포탄의 궤적이 Xbox 에디션에서는 제법 오랜 시간 남아있어, 포탄이 아닌 미사일을 발사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차의 파괴 효과나 포탄의 폭발 효과, 전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구의 연기 효과 등도 완전히 새롭게 제작된 듯 보였습니다.

상대 전차가 자신을 발견했을 경우 상대 전차 위에 눈이 표시된다거나 하는 작은 부분도 눈에 띕니다.




◆ 쉽고 즐거운 전차전을 위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렸다!


월드오브탱크 Xbox 에디션을 경험해 본 감상을 말하라면, "월드오브탱크의 중요한 요소만 간추려 강조한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월드오브탱크 Xbox 에디션은 분명 월드오브탱크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전차전의 느낌을 잘 구현했습니다. 하지만 PC버전과 같이 깊이있는 조작감은 덜한 반면, 보다 캐주얼한 느낌이 강해졌죠. 실제로 평균 전투 시간이 PC버전에 비해 훨씬 짧아졌으며, 차고에서 볼 수 있던 빼곡한 수치 대신 간결한 그래프로 차량의 능력치를 나타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Xbox 에디션은 PC 버전을 즐기던 유저에게 Xbox를 구입할 것을 권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워게이밍은 PC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콘솔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원하는 바를 각각 확실히 알고 있는것 같습니다.

[▲ Xbox 에디션 다음에는 모바일용 '블리츠'와 웹 게임 '제너럴'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Xbox 에디션은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겪어야만 합니다. 탄탄한 완성도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PC버전을 곧바로 뛰어넘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모습에 만족 하다가는 끊임없이 비교만 당할 테니까요.

PC게임과 콘솔게임의 특징을 더욱 부각시키고 각자의 색을 확고하게 하려면 지금과 같은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베타 서비스를 진행중인 만큼, 다음에 만날 때에는 지금보다 더 다듬어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