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식스 LOL 챔피언스 섬머 시즌이 이제 대망의 결승전만 남기고 있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 달리 LOL 팬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난 시즌이었다.
전통 강호인 나진 소드의 16강 탈락. CJ 형제팀들의 결승 진출 실패. 신예팀은 3위를 한다는 징크스도 깨진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에 오른 팀은 누구나 예상이 가능했던 팀들이 결승에 올랐다. 바로 무관의 제왕 KT롤스터 불리츠와 이제는 어엿한 강팀으로 변모한 SK텔레콤 T1이 만나게 된 것.
통신사 팀들간의 대결이라 더 주목받는 이번 챔피언스 섬머 결승전. 양 팀이 이번 시즌 걸어온 발자취를 같이 걸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무관의 제왕, 이제는 진정한 왕으로 - KT롤스터 불리츠
무관의 제왕 KT롤스터 불리츠
사실 KT롤스터 불리츠는 국내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만 하지 못했을 뿐, 국제 대회인 MLG 윈터 챔피언십이나 실내무도 아시안 게임 2013에 우승했던 경력이 있다. 유독 챔피언스 리그만 불운이 따르고 있었다.
국내 리그를 제패하기 위하 KT롤스터 불리츠는 특단의 조치를 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명성이 자자한 세채정(세계 최고 정글러) 'Insec' 최인석 선수가 탑 라인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KT롤스터 애로우팀의 정글러 'KaKaO' 이병권 선수를 긴급 수혈했다.
7월 5일 열린 16강 조별리그 D조 1경기. KT롤스터 불리츠는 8강 진출을 위한 초석이라는 의미 외에 리빌딩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글러 시절보다 고급 아이템을 더 구매할 수 있었던 최인석 선수는 더 공격적이고 더 감각적으로 움직였다. 게다가 이병권 선수는 오래전부터 KT롤스터 불리츠 팀과 호흡을 맞춰본 것처럼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1경기를 2 대0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획득한 KT롤스터 불리츠. 하지만 다음 상대는 전통의 강호 CJ엔투스 프로스트였다. 이 경기에서도 탑 말파이트와 오리아나, 나미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승점 1점을 확보. 이제 더이상 리빌딩 후의 불안함을 거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KT롤스터 불리츠는 16강 조별리그에서 조 2위의 성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KT롤스터 불리츠는 8강에서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CJ엔투스 블레이즈와 만났다. 블라인드 모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향상된 라인전 능력으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운영했던 게 주요했다.
8강에서 큰 산을 넘는 데 성공한 KT롤스터 불리츠였지만, 또 하나의 산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4강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한방씩 주고 받은 CJ엔투스 프로스트였던 것. 하지만, KT롤스터 불리츠는 이제 경기 운영에서까지 완숙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팀에 가장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CJ엔투스 프로스트의 서포터 'MadLife' 홍민기 선수와 'CloudTemplar' 이현우 선수의 핵심 챔피언을 3경기 내내 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밴픽 단계에서 이미 유리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결국, KT롤스터 불리츠는 CJ엔투스 프로스트를 3 대0으로 격파하며 그토록 바라던 결승전에 오르게 됐다.
이제는 진짜 왕관을 들어 올릴 기회를 가지게 된 KT롤스터 불리츠. 과연 이번 시즌 결승전에서 KT롤스터 불리츠의 연혁에 화려한 한 줄을 남길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 - SK텔레콤 T1
약점을 극복해 거칠 것 없다
아무도 말릴 수 없는 트럭이 돼버린 이번 시즌 SK텔레콤 T1. 지난 시즌 3/4위전을 시작으로 이번 시즌 4강전에서 MVP 오존에게 1패를 내주기 전까지 모든 경기에 승리하며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포스를 내뿜고 있었다.
이번 시즌 시작까지만 하더라도,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한 이 루키팀이 이렇게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SK텔레콤 T1의 모습은 그야말로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의 모습 그대로였다.
16강 조별리그 3전 3승. 이번 시즌 16강에서 승점 9점을 확보한 단 하나의 팀이 바로 SK텔레콤 T1이다. 조별리그에서 약팀들을 상대한 것도 아니다. 챔피언스 리그 단골 손님인 LG-IM 2팀, MVP 블루, 나진 실드를 모두 세트스코어 2 대0으로 승리했다. 단 하나의 약점도 보이지 않고 깔끔한 운영을 보여줬다.
8강전에서 만난 진에어 팰컨스. 진에어 팰컨스의 주축 선수들이 예전 SK텔레콤 T1 1팀 소속이었기 때문에 서로 너무나 잘 아는 상황이었다.
경기 시간 1시간 11분. 한 세트의 시간이 1시간 11분이 아니었다. 세트스코어 3 대0으로 SK텔레콤 T1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단 1시간 11분이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SK텔레콤 T1은 경기 내내 몰아쳤고 진에어 팰컨스가 대응을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8강전에서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주며 4강 진출에 성공한 SK텔레콤 T1. 하지만 4강에서 기다리고 있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SK텔레콤 T1의 천적 MVP 오존이었다.
상대전적 5승 1패로 MVP 오존의 압도적 우세. 하지만 이번 시즌을 거쳐오며 단련된 SK텔레콤 T1은 예전의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게 변수였다.
가장 큰 변화는 주눅이 들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였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SK텔레콤 T1은 MVP 오존을 만나기만 하면 제 기량이 반도 나오지 않았다. 매경기마다 치명적인 실수나 오더가 갈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운영에서 밀려 패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4강전은 자신들이 시작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지난 시즌까지 지속됐던 '고양이와 쥐' 관계가 종료됐음을 알렸다. 1세트를 패배해 심리적 충격이 있었음에도 2세트부터 4세트까지 내리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들의 유일한 약점인 MVP 오존을 극복했다.
MVP 오존전의 승리로 인해 SK텔레콤은 이제 단 하나의 약점마저도 극복했다. 이제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는 모습으로 결승에 서게 된 것이다.
◈ 마치며...
도박이라고 생각했던 리빌딩이 신의 한 수가 된 KT롤스터 불리츠. 신인의 패기와 경험을 갖춘데다가 이제는 약점까지 극복한 SK텔레콤 T1.
양 팀 모두 모든 라이너가 요즘 뜨고 있는 챔피언들의 달인이고 서로 깜짝 카드를 여러장씩 들고 있는 승부사들이다. 운영 또한 깔끔하다. 타워나 드래곤 같은 오브젝트를 중시하는 글로벌 골드 위주의 운영보다는 오브젝트를 포기하더라도 라인 전체의 상황을 자신들이 쥐고 흔든다.
첫 만남이 결승전이고 양 통신사 팀들의 대결이라는 극적인 상황이 연출된 핫식스 LOL 챔피언스 섬머. 전문가들도 쉽게 이번 결승전의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박빙의 대결이 예고된 만큼 이번 결승전이 가져다줄 재미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