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와 탱크. 이 두 주제만큼 서로 접점을 찾기 힘든 주제가 또 어디 있을까? 일반적으로 연약함과 순수함, 그리고 풋풋한 사랑(?)으로 연상되는 이미지를 가진 '미소녀'와 강인하고 단단하며 강력한 화력으로 적을 물리치는 가장 완벽한 메탈인 '탱크'는 마치 불과 물처럼 어울리기 힘들어보인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하나로 묶은 애니메이션이 있으니, 바로 '걸즈앤판처(Gilrs und Panzer)'다. '걸즈앤판처'는 2012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방영되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불황이였던 일본 DVD시장에서 '걸즈앤판처'의 DVD는 출시되자마자 매진되었으며, 총 3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또, '걸즈앤판처'의 배경이 되는 이바라키 현의 오아라이역에서 열린 '걸즈앤판처'의 행사에는 6만 5천명의 인파가 몰리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으며, 3월에 열린 '카이라쿠 페스티벌'에는 실제 전차가 등장하여 이 광경을 보기 위해 5만명의 관람객이 이바라키 현으로 몰렸다.

그런 '걸즈앤판처'가 탱크를 소재로한 워게이밍의 액션 MMO인 '월드오브탱크'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지난 19일부터 일본 마쿠하리멧세에서 열리고 있는 TGS 2013의 워게이밍의 부스에서는 걸즈앤판처 콜라보레이션의 행사가 여러차례 열리고 있었다.

마침 워게이밍 부스에 있던 '걸즈앤판처' 콜라보레이션을 맡고 있는 워게이밍 재팬 마케팅팀 히데요 이케다 총괄부장을 만나 이번 콜라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워게이밍 재팬 마케팅팀 히데요 이케다 총괄부장





이번 걸즈앤판처 콜라보레이션을 어떻게 진행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Girls und Panzer'(일본명 걸즈앤판처, 이하 걸즈앤판처)는 2012년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이다. 걸즈앤판처는 일본 DVD 시장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약 2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엄청난 인기작품이다.

월드오브탱크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월드오브탱크는 2013년 일본 서비스가 결정되었는데, 마침 최고의 인기를 달린 걸즈앤판처가 탱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라 밀리터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 이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을 듯 하다.

사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누군가의 특출난 아이디어에 의해서 진행된 것이 아니다. 월드오브탱크는 탱크를 소재로 한 게임이고, 걸즈앤판처도 탱크를 소재로 채택한 애니메이션이다보니까 서로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좋겠다'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내부 반응도 아주 긍정적이라 쉽게 추진할 수 있었다.

▲ 워게이밍부스에 있던 '걸즈앤판처' 포스터. 이번 콜라보레이션 특전 일러스트라고 한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예전에 게임과 애니메이션 관련 시나리오 라이터를 해본 경험이 있는 반면, 사내에서 애니메이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맡게 된 것 같다.(웃음)


워게이밍 재팬이 일본내에서 지명도가 낮기 때문에 어려웠던 점은 없나?

'걸즈앤판처'측과 접촉하는데 애를 좀 먹었다.(웃음) 워게이밍 재팬이 정식으로 출범한지 2개월밖에 되지 않은데다가 워게이밍에 합류하기 전의 회사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는 이미 워게이밍에 합류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워게이밍의 이름으로 컨택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워게이밍도 일본에서 지명도가 없다보니 접촉하기가 힘들었다.

꾸준히 메일을 보내면서 월드오브탱크를 소개하고 노력한 끝에 5월 즈음부터 겨우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걸스앤판처측도 우리의 소개로 게임에 대해 알게되고 워게이밍이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회사란걸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접촉은 힘들었지만, 서로 비슷한 분야를 좋아해서 그런지 주제가 잘 맞아서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으로 '월드오브탱크'에 어떤 컨텐츠가 추가되는지 궁금하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사항을 정하는데 정말 고민이 많았다. 대부분 다른 RPG게임이나 캐릭터가 있는 게임의 경우는 만화의 주인공이 등장하거나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면 되는데, 월드오브탱크는 그렇지 않다.

또,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절대 게임에 추가하지 않다는것이 월드오브탱크의 모토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월드오브탱크에 코카콜라는 있지만 펩시콜라는 없다는 말을 쓰곤한다. 2차대전 당시에는 펩시콜라가 없었다.(웃음)

2차세계대전에 귀여운 여고생이나 깜찍한 전차도 없고 하니까, 따로 추가할 수 있는 컨텐츠가 없었다. 결국 게임에 사용할 수 없다면 프로모션에 사용하자고 합의가 됬다. 월드오브탱크의 무비를 편집하여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무비를 제공한다던가, 유저들에게 걸즈앤판처의 캐릭터상품을 만드는 등 프로모션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프로모션수준의 콜라보레이션이라면 부족하다고 느낄 것 같다. 추가요소가 있을 것 같다.

맞다. 우리가 걸즈앤판처를 프로모션에 활용하게되면 그냥 이름뿐인 콜라보레이션이 된다. 그렇게 되면 월드오브탱크의 유저와 걸즈앤판처 애니메이션의 팬, 그리고 우리도 만족할 수 없다. 그래서 정말 최근에 결정된 사항이 바로 게임안에 걸즈앤판처의 MOD(기존 게임 요소를 변형시켜 만든 2차 창작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MOD라니, 설마 탱크스킨이 추가되는 것인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스킨을 제작중이긴 하지만, 이것은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 확답을 줄 수 없다. 일단은 지금은 걸즈앤판처의 성우들을 섭외하여 성우들 녹음한 음성파일을 무료로 10월부터 배포할 예정이다.

일단은 일본의 성우들인 만큼, 일본부터 배포가 될 예정이다. 이후 점차 지역을 확대하여 한국과 싱가폴, 타이완 등 아시아 전역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솔직히, 탱크를 타고 있는데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아닌 귀여운 여성 목소리로 "아! 공격받았어요!" 하면 좀 어색하지 않은가.(웃음) 이게 정말로 유저들에게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배포할 예정이다.


이번 TGS에서는 콜라보레이션 관련하여 어떤 이벤트를 진행할 생각인가.

일단은 걸즈앤판처의 성우를 섭외했다. 일본에서는 성우들의 인기가 아주 좋다. 게다가 애니메이션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니 그 성우들을 섭외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어제 부스에서 있었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주연 성우와 우리가 콜라보레이션을 한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또 예전에는 성우였지만 지금은 여배우인 '우에사카 스미레'씨를 섭외했다. 우에사카씨가 러시아를 굉장히 좋아한다. 또, 밀리터리를 정말 좋아하고 그 분야에서 놀랄 정도로 지식이 많아서 월드오브탱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곧 우에사카씨와 함께 부스내부에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반 유저들이 입장할 수 있는 21일에는 걸즈앤판처의 성우 4인방과 함께 대전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4인방이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한번도 모인 적이 없어서 걸즈앤판처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워게이밍부스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던 '우에사카 스미레' 성우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효과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프로모션을 제외하고는 추후의 일일이라, 정확히 예측하기는 좀 힘들다. 하지만 일본내에서 걸즈앤판처의 팬이 몇십만명이 된다고 알고 있고, 사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중이다. 심지어 비즈니스데이 기간동안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에 오려고 몇십만엔에 암표를 구하는 유저도 있다고 들었다.(웃음)

미국과 유럽지사에서도 꾸준히 관심과 기대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지사에서도 문의가 자주 온다. 워게이밍 재팬 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지사들이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반응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통 콜라보레이션은 기간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월드오브탱크의 걸즈앤판처 콜라보도 기간제인가?

일단은 계약을 하면서 기간을 정해놓은 상태다. 한정적인 콜라보레이션이지만 반응이 좋다면 지속적인 협업을 하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2012년에 나왔던터라 약간 팬들이 주춤한 상태인데, 내년에 영문판으로 한번 더 출시될 예정이다. 또 극장판 걸즈앤판처의 인기도 좋고 새로운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처럼 좋은 타이밍이 온다면 다시 한번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 유저들중에서도 걸즈앤판처를 좋아하는 월드오브탱크의 유저들의 많다. 한마디를 부탁한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권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 지사에서도 이번 콜라보레이션에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의향이 있다. 아마 한국유저들이 강력히 요청한다면 더 빠르게 작업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싶다. 확답은 줄 수 없지만, 빠르다면 아마 '지스타 2013'에서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