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 최관호 대표]

"요즘 누가 PC온라인 게임 만들어요. 수백억 들여 수년 동안 개발해도 한 달에 20억 벌기도 힘든데"

최관호 대표가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를 맡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리고 27일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 3일차 키노트 인사말에서 "그런 게임을 제가 만들고 있네요"라고 응수했다.

모바일시장이 커지면서 PC온라인과 콘솔시장의 입지의 폭이 줄어들었다. 누군가는 이제 더 이상 게임은 안되는 시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시장 분위기를 비웃듯 락스타게임즈의 신작 'GTA5'가 출시 3일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대 개발비가 들었고 그 규모에 맞는 엘리트 인력이 투입되었다. 최고의 게임이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락스타게임즈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존재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였다.

이날 최관호 대표는 작심한 듯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쏟아내었다.

"게임을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게임회사를 한다는 것. 한국에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마약사범이나 도박사범과 같은 취급을 받는 이런 현실에서는 더 힘들죠.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갈 것입니다.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등 우리는 다양한 장르에서 진보를 구현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게임하는 사람들이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최 대표가 게임보다 먼저 강조한 것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의 행복이다. "게임 만들면 뭐하겠노 나중에 치킨집이나 차리겠지"라며 웃으며 농담을 하면서도 "이제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진정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아울러 최근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개발자길드'에서도 환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분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저는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게임 개발자 길드가 나오는 것에서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이승훈 회장(한국게임개발자협회)님이나 게임개발자협회에서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목소리, 다양한 세력, 다양한 주체들이 나와줌으로써 산업을 보호하고 개발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그러므로써 우리가 행복하게 개발해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길 바라고 있습니다. 게임산업협회와 개발자 협회와 길드와 여러세력들이 협력해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관호 대표는 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이인화 교수의 소설 '지옥설계도'의 한 문구를 소개하면서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언제나 좋은 게임을 만들어 이 어두운 나라의 상처받은 사람들이 마약 하지 않게, 본드하지 않고, 부탄 하지 않게, 자살하지 않게 지켜주고 그 대가로 온갖 수모를 당하고 있는 이 땅의 개발자들에게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인화 교수의 '지옥 설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