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는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최종 후보작 15종을 공개했습니다. '아키에이지', '에오스' 등 온라인 게임 6종, PC/비디오게임 및 아케이드/보드게임 3종과 '쿠키런', '윈드러너' 등 모바일 게임 6종이 주인공입니다.

매년 지스타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며 올 한해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올해에는 총 28개 작품이 접수되었는데, 이중 11종이 모바일게임이고 그 중에 6종만 1차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온라인게임이 8종이 접수되어 6종이 선정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고 할 수 있죠.



이제는 온라인과 콘솔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모바일게임이 입상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물론 피쳐폰 시절의 모바일 게임도 몇차례 상을 받긴 했지만,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2009년부터는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졌습니다.

2009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해적편'이 우수상을 받았고, 인기 게임상은 게임빌의 '2010 프로야구'가 차지했죠. 또한 2010년에는 컴투스의 '슬라이스 잇!'이 최우수상을 받았고, 2011년에는 엔터플라이의 '에어펭귄'이 우수상과 기술, 창작상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이 최초로 후보에 올랐던 2012년에는 "올해에는 모바일게임이 대상을 수상하지 않을까?"하는 세간의 관심도 많이 집중됬습니다. 워낙에 '애니팡'이 일으킨 파장이 컸으니까요. 하지만 아쉽게도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이 대상을 받았고, 최우수상은 엔곤소프트의 '바이킹 아일랜드'가 차지했죠. 많은 관심을 모았던 '애니팡'은 우수상과 인기상을 동시에 받는데 그쳤습니다.

올해 대상 후보작에 오른 모바일 게임의 면면을 살펴보면, 작년보다 한층 더 쟁쟁합니다. 후보로 선정된 6종의 모바일 게임들 가운데 '쿠키런', '모두의 마블', '윈드러너'는 다운로드 건수 천 만건을 넘긴 작품이며,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는 호평을 받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자사의 '모두의 마블'을 제치고 매출 1위에 등극한 작품이죠.(그리고 팀킬러라는 별명이...)


▲ 모바일 천만 다운로드 신화를 달성한 3인방. 과연 누가 패업을 이룰 수 있을까요?


올해에는 '애니팡'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파장을 일으키며 흥행했고 탄탄한 게임성을 가진 작품들이 다수 선정된 만큼 올해는 정말로 모바일게임이 대상을 받지 않을까 하는 세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후보로 선정된 모바일 게임들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 인지도는 낮지만, 탄탄한 완성도와 컨텐츠로 무장한 '델피니아 크로니클'

게임 정보
개발사 : 디지털프로그
서비스 : CJ E&M Corp.
장르 : RPG
- 코어 유저들을 위한 모바일 RPG. 방대한 스케일과 스토리. 단지 좀 HOT...?



첫 번째 후보작은 디지털 프로그가 개발한 모바일 RPG '델피니아 크로니클'입니다. 작년 9월에 처음 공개된 게임입니다만, 올해 9월 중순 KT 올레마켓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되지 않아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델피니아 크로니클'은 약 30만개에 달하는 수많은 아이템과 더불어 짜임새있는 스토리로 무장한 게임입니다. 할것이 정말 많은만큼, 코어 RPG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죠. 모바일 환경에 맞춰 세심하게 구현한 2D 그래픽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음, 그렇지만 뭐랄까요. 손이 좀 따끈따끈하더군요.

▲ 델피니아 크로니클 공식 프로모션 영상



■ 인생의 쓴 맛과 참 맛, 여기에 모두 있느니라. '모두의 마블 for Kakao'

게임 정보
개발사 : 엔투플레이
서비스 : CJ E&M Corp.
장르 : 캐주얼 보드게임
- "인생은 한방"이라는 유익한(?) 교훈. 멘탈붕괴류 甲. "이 주사위는 조작이야!"



'모두의 마블'은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출시 첫 날 100만 다운로드, 모바일 게임 최초로 동시 접속자 50만 돌파, 한달이 채 되지 않아 1천만 다운로드 돌파 등 엄청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지하철에서 "랜드마크~ 건↗설" 이라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을 만큼 아직도 인기있는 게임이죠.

'모두의 마블'은 온라인버전에서 재화를 변경하고 맵의 크기와 구조도 모바일에 맞춘 버전입니다. 플레이 시간도 평균 30정도 소요되던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평균 7~8분정도로 크게 줄이며 많은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때는 겅호의 '퍼즐앤드래곤'의 매출을 넘어선 적도 있었죠.

역전의 짜릿함, 그리고 통수(?)의 허탈함. 정말 '모두의 마블'은 인생의 참 맛과 쓴 맛이 모두 담겨있어 많은 유저들이 즐기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기자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모두의 마블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듯 싶네요."주사위 조작하지마라"




■ 팀 킬(?)의 본좌, 흥행은 양보할 수 없다! '몬스터길들이기 for Kakao'

게임 정보
개발사 : 씨드나인게임즈
서비스 : CJ E&M Corp.
장르 : 캐주얼 RPG
- 간편한 조작과 잘 어우러지는 RPG의 재미, 그러나...나올 것 같죠?.안나와요"



CJ E&M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게임이 모바일 분야에서 3개나 대상 후보에 올랐고, 그 중 세 번째가 바로 '몬스터 길들이기'입니다. '몬스터길들이기'는 핀콘의 '헬로히어로'와 캐주얼 RPG 장르의 양대산맥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만큼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죠.

지난 8월 말과 9월 초 사이, 양대마켓에서 전체 매출 1위를 달성하고 난 이후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잡으며 부동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간편한 조작으로 캐릭터를 육성하고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당시 1위였던 게임이 '모두의 마블'...어떻게 보면 '팀 킬'?

▲ 최근 '보스대전'을 업데이트한 '몬스터길들이기'



■ 러닝게임의 열풍은 내가 이끌었지! '윈드러너 for Kakao'

게임 정보
개발사 : 링크투모로우
서비스 : 위메이드
장르 : 러닝
- 육성과 수집, 러닝의 삼박자는 Good, 하지만 번거로운 느낌도... 뭐, 느낌아니까.



네번째 주인공은 위메이드가 서비스 중인 링크투모로우의 '윈드러너'입니다. 지난 1월 말 처음 시장에 등장한 '윈드러너'는 출시 12일만에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모바일 시장에 '러닝게임'의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당시 단순한 러닝게임은 많았지만, '윈드러너'는 캐릭터 육성이라는 요소를 추가하여 한 번 플레이하고 마는 러닝류 게임의 짧은 라이프 사이클을 극복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뿐 아니라 탈 것과 펫 시스템 등 수집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컨텐츠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계속 새로운 재미를 주려고 노력한 점은 운영적인 측면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애물을 피해서 달리고 점프하며 게임오버때가지 꾸준히 달리는 방식은 타임어택 형식의 다른 러닝게임과 다르게 유저간의 실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 유저들의 경쟁 심리를 잘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윈드러너'는 서비스사인 위메이드에게도 의미가 큰 게임입니다. 2012년 지스타 이후 위메이드는 딱히 메인으로 내걸을만큼 큰 성공을 거둔 타이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혜성처럼 등장,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윈드러너'는 당당하게 위메이드의 얼굴 마담이자 대표 게임으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마치 '구세주'와 같다고 할까요?




■ 저기...야구게임은 저밖에 없나요? 그래도 저 좀 탄탄한데... '이사만루2013 KBO'

게임 정보
개발사 : 공게임즈
서비스 : 게임빌
장르 : 스포츠
- 훌륭한 그래픽, 쉬운조작과 다양한 컨텐츠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함.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라고 부를 수 있는 게임빌의 야구게임, '이사만루2013 KBO'가 대상 후보에 자리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수상 후보에 오른 '야구 게임'이라는 의미도 있죠. 훌륭한 그래픽,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타격의 재미, 그리고 피칭의 긴장감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잘 챙기고 있는 정말 탄탄한 모바일 야구 게임이 바로 '이사만루2013 KBO'입니다.

'이사만루2013 KBO'는 실제 프로야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각 선수의 특징에 따라 피칭과 타격이 가능합니다.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지만 체력소모가 극심한 '승부구'도 있으며 체력에 따라 피칭이 어려워지기도 하는 등 현실 세계와 잘 맞아떨어지는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실감나는 야구를 모바일 환경에서도 즐길 수 있죠.




■ 러닝게임의 열풍, 유학마치고 돌아온 내가 이어간다! '쿠키런 for Kakao'

게임 정보
개발사 : 데브시스터즈
서비스 : 데브시스터즈
장르 : 러닝
- 간단한 조작, 다양한 쿠키. 점점 줄어드는 HP와 장애물이 주는 긴장감.



국내 러닝게임 시장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쿠키런'도 대상 후보에 오른 또다른 러닝게임입니다. '쿠키런'은 '오븐브레이크'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이미 한번 출시됐지만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외 서비스를 통해 탄탄하고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며 카카오와 함께 새로운 이름으로 도전한 게임이 바로 '쿠키런'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HP와 다양한 장애물들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감은 다른 러닝게임보다 훨씬 뛰어나고, 캐릭터의 육성과 다양한 쿠키 역시 유저들의 수집 욕구를 잘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러닝게임 중에서는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 누구나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었죠.지금은 달리다보면 다 부시더라구요....




워낙에 유명한 게임들이 많아서 자세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절대로 기자가 귀찮거나 그래서 그런 게 아니에요. 후보작품들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델피니아 크로니클'을 제외하고는 전부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고요.

'대상'이라는 타이틀만큼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는 점은 당연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CJ E&M 넷마블의 세 작품이나 대상 후보에 오른 것은 정말 놀랄만한 사실입니다. 올해 2분기부터 다양한 타이틀과 공격적인 프로모션 마케팅을 통해 모바일 시장을 공략한 넷마블이 좋은 성과를 거둔 셈이죠.

이번 대상 후보에 오른 온라인 게임들도 훌륭한 게임성과 충분한 인지도를 가진 게임들입니다. 하지만 , 올해 만큼은 모바일 게임들이 순순히 최고의 자리를 내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과연 지금까지 한번도 대상을 타보지 못했던 모바일 부문의 게임들이 올해는 왕관을 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모바일 게임이라도 환경에 맞는 독특하고 훌륭한 게임성을 구현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뛰어난 만큼 즐기는 유저도 많으니까요. 거기다 올해만큼 모바일 시장이 활발했던 적도 없고, 천만 다운로드 이상의 기록을 달성하며 '신화'를 이룩한 작품이 많았던 적도 없으며, 수많은 이슈가 나온 적도 없으니까요. 너무 빨리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한 탓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러나 모바일 게임이 대상을 탄다고 하더라도, 어느 게임이 최고의 왕좌에 오르게 될 지는 정말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모바일 게임 유저들은 온라인과 다르게 한 게임에 몰입한다 하더라도 다른 게임을 같이 즐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러가지 게임을 종합적으로 즐기고 좋아하는게 모바일 게임 유저들의 특징이자 개성이니까요.

어느새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투표가 종료되었습니다. 아직 심사워윈들의 심사와 전문가들의 평가가 남긴 했지만, 일단 유저들은 15종의 게임중 하나의 게임에 손을 들어주었으니까요. 모바일 게임이 온라인 게임을 밀어내고 대상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게임대상이라는 패업을 이룩한 풍운아가 된다면, 어떤 작품일까요? 앞으로가 궁금해집니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여러분의 의견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