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삽질의 여정을 쓰기 전, 미리 얘기해둘 것이 있다.


기자는 원래 “효율적으로, 최적화된, 빠른 육성, 광렙업” 등의 단어와는 그리 친하지 않다.
그보다 “신기한, 특이한, 재미있는, 다른 사람들은 생각지도 않는” 쪽을 더 좋아한다.


게임을 할 때도 이런 취향은 변하지 않는다. 같은 시간을 해도 캐릭터를 빠르게, 잘 키우는
방법을 고민하기 보다는 일단 들어가서 몸으로 부딪힌다. 처음 보는 몬스터다 싶으면
시간 제한이 있는 퀘스트가 있다 해도 포기하고 무조건 가서 때려본다. 새로운 지역이
업데이트 됐다면 레벨이 부족해도 그냥 뛰어가서 구경해야 한다.


SUN에 뛰어들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단 캐릭터를 만들고, 무조건 들어가본다.
튜토리얼을 하다가 죽기도 하고, 보이는 퀘스트마다 닥치고 받았다가 어딘지 몰라
한참 헤메다 썬 인벤 공략을 그제서야 찾는 불량한(?) 플레어이였다.




[ 그러다 죽어도 물론 자기 탓이므로 혼자서 울 뿐이다. ]



그런 기자가 최초로 만난 AC 지역인 야수들의 숲에서 더이상 신기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빠져나오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목표는 AC 시스템을 100% 달성하면 얻게 되는 AC 펫!


야수들의 숲 공략만 따지면 이미 모든 공략이 썬 인벤에 있기 때문에 굳이 기자가
오랜 시간을 들여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펫은 이야기가 다르다. 월드에디션에서 처음
등장한 컨텐츠다보니 능력치라던가, 효과라던가, 실제 따라다니는 모습이라던가.
그 어떤 것이라도 기사로 나올 수 있는 내용이 된다.


더불어 외모야 어찌됐건 AC 100%를 달성했다는 노력도 자랑할 수 있고 말이다.


이런 저런 흑심(?)을 가진 채 기자는 바쁜 시간을 쪼개 테스트서버에 들러 야수들의 숲에서
오늘도 반복퀘스트를 해가며 조금씩 캐릭터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점심시간,
겸즈 기자에게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AC지역 지금은 필요 조건 모두 다 해도 97% 밖에 달성 못해요. 야수들의 숲도 100% 불가능해요.”


[ 관련기사 ] 야수들의 숲 AC 관련 정보 바로가기


보스몬스터에게 한 방에 죽더라도 이런 충격은 받지 못했을 듯 싶었다.
야수들의 숲에 그동안 들인 시간과 죽어서 잃어버린 경험치, 끊임없이 구입했던
물약 값까지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나름 혼자서 열심히 벌어가며 한건데....


100% 달성이 안된다니. 굳이 계속 야수들의 숲 반복 퀘스트를 계속 해야 할 의미도 사라졌다.
97%를 달성할 생각은 없고, 퀘스트만 최대한 해보고 야수들의 숲을 졸업하기로 마음먹었다.





[ 100% 달성 가능해지도록 패치될 때까지는 너와 못 만나겠구나... ]



◆ 시야가 좁은 자, 화면을 돌리는 센스부터! 채집퀘스트는 어려워


글의 서두에서 말했듯 기자는 신기한 것과 재미있는 것, 처음 보는 것은 모두 받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레벨별로 지도상에 뜨는 퀘스트는 그동안 거의 모두 받아서 하고 있었다. 썬의 퀘스트
대부분은 혼자 수행하는데 어렵지 않았으나 딱 하나의 퀘스트가 완료를 방해하고 있었다.


그 퀘스트의 이름은 동맹의 조건 3. 퀘스트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연금술사의 길
지도를 보면 지도 가운데 붉은 색으로 칠해진 자유 전투 구역이 있다. 그 곳에서 2개의
퀘스트 아이템을 채집해오면 된다. 그 중 에테르 원석은 철로 위에 있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당연히 그 주변에 또 다른 빨간 느낌표가 있으리라 예상했으나, 아무리 둘러봐도 안 보인다.




[ 하나는 금방 찾았지만.... ]



찾고 또 찾아도 안 보인다. 퀘스트 상세 내용을 확인해봤지만 위치에 대한 설명은
눈 씻고 찾아도 없다. 몬스터 위치가 표시되는 것처럼 퀘스트에 관련된 채집 아이템도
위치를 표시해주면 좋았을텐데. 채집품은 왜 빼놓았는지.


계속 헤메는 걸 보다 못한 겸즈기자가 직접 방향을 지시해 알려줄 때까지
기자는 헤메다가 해당 지역에 있는 보스몬스터 켈베로스에게 수시로 쫓겨다녀야 했다.




[ 엄청 무섭다. 그리고 무지 아프다. ]




2번째 채집품인 "보급품"은 사실 건물 안에 있었다. 하지만 구석진 곳에 있기도 하고
건물 맞은 편에 보스 몬스터가 있다보니 거리조절을 잘못하면 금방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살짝 건물 뒤로 돌아가서도 카메라 시야가 제한되어 있으니 잘 돌려봐야만 찾을 수 있었다.




[ 사실은 이 건물 안에 있었다. ]




[ 겨우 찾았다. ]



채집 퀘스트를 끝내고 나니 그 뒤는 일사천리. 마지막 미션 퀘스트인 야수들의 숲은
이미 공략 정보가 공개되어 있기에 옆에 띄워놓고 하나하나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올린 레벨도 있고 장비도 B급으로 맞춘 덕분인지 꽤 긴 퀘스트라 생각했는데
30분도 안되어 끝까지 한 방에 공략할 수 있었다.




[ 최종보스 처치. 아 뿌듯해 ]



◆ 사냥에 도전! 물론 시도는 좋았지만.....


막상 야수의 숲 미션 목록에 있는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고 나니 바로 다음을 진행하는 것이
조금 아쉬워졌다. 굳이 급할 것도 없으니 바로 떠나기보다 레벨이 낮을 땐 잡기도 힘들었던
일부 몬스터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혹자는 자포자기라고도 한다.)


그동안 한 지역을 계속 돌아다니며 반복 퀘스트를 하고 있자니 올라가는 것은 레벨이요,
늘어나는 것은 잡다한 아이템을 팔아 버는 게임머니. 수리비는 별로 들지 않고, 물약은 많다.
게다가 레벨도 올랐으니 적당히만 지켜보면 죽을 일도 거의 없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도전한 몬스터는 바로 슬라임. 처음 야수들의 숲에 “럭키”라는 마음에 드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비선공형 몬스터지만 단 두방에 죽었던 씁쓸한 기억도 같이 있다.
게다가 크리티컬 대미지도 1밖에 안나오던 우울한 기억까지 포함해서.


이미 레벨도 2배 이상 높겠다. 뭐가 무서울 것이 있냐 싶어 슬라임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외로 곧 발견된 슬라임. "대미지가 1이라도 좋다! 어차피 나도 1씩 맞으니
오늘을 꼭 슬라임 네 제삿날로 만들겠다!!!" 하고 의욕에 넘쳐 슬라임에 대고 클릭했다.






결과? 체력 10% 깎여서 좋아하기 바쁘게 갑자기 눈앞에서 슬라임이 사라졌다. 다른 곳에서
다시 등장한 녀석을 잡아도 마찬가지. 어찌된 일인가 싶어 주변에 물어봤더니 답변은 간단했다.


"포기하세요. 혼자 못잡아요."



럭키 몬스터는 그 레벨에 상관없이 공략 난이도가 높은 파티용 몬스터다.
대미지는 무기에 상관없이 무조건 1씩 들어가며, 처음 잡기 시작한 후
8분에서 12분 사이에 체력을 모두 깎지 못했을 경우 몬스터가 사라져 버린다.


사라진 럭키 몬스터는 해당 미션 지역 중 아무 곳에 랜덤하게 등장한다.
동일한 지역에 바로 리젠되는 일은 드문 편이며(없지는 않다.) 체력은 대부분
다시 찾아냈을 땐 이미 100%로 모두 회복되어 있다.


대미지 제한이 있는 만큼 사실상 제한 시간 내에 잡으려면 여러명이 한번에
잡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럭키 몬스터를 잡을 땐 보통 2~3 파티정도가 모여 한다.
또한 여러개의 파티가 함께 잡을때 AC는 번갈아가면서 파티를 해제하여 얻는다.


☞ 럭키 몬스터 공략 [ 바로가기 ]



[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사라져버린다. ]




결국 혼자서 잡기 불가능한 럭키 몬스터는 포기하고, 캡틴 몬스터 숫자나 채워보기로
목표를 바꿨다. 그런데 마침 지나가던 길에 만난 15레벨 캡틴 몬스터 파수꾼 사이베드를
때려봤다. 덩치는 컸지만 럭키와 달리 쉽게 피가 닳아 죽었고 갑자기 AC 정보창에
새로운 몬스터 이름이 추가됐다.




[ 오호! 이렇게 늘리는 것이었군! 그렇다면 필드 네임드를 계속 노려보자! ]




단순한 생각에 근처에서 계속 기자를 위협하던 켈베로스에게 도전해보았다.
물론, 얼마 안가 더 이상의 사망이 지겨워 포기하긴 했지만.


나름 캡틴 잡기도 꽤 할만한 듯 싶었다. 특히나 사이베드는 그동안 별로 잡을 생각도
안했고 본 적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왜 계속 그 지역에서 외치기를 하나 했는데
막상 잡고보니 이런 이유였군 하며 납득도 되고 말이다.







◆ 이제 다음은 에텔레인 지하수로! 에텔레인 데뷔를 위하여


사냥은 적당히 하고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기 위해 트링겔 마을로 이동했다.
트링겔 마을에서는 여러 NPC들이 느낌표를 띄우며 기자를 맞아주었다.
이제 이 곳과 연결된 새로운 AC지역 에텔레인 지하수로에 데뷔할 시간.
이 곳만 통과하면 이제 어느정도 썬에 익숙해졌다고 봐도 될 듯 싶다.


이미 야수들의 숲에서 죽거나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 가끔 트링겔 마을로 온 적이 있어
마을 구조도, NPC들도 익숙하다. 그리고 굳이 야수들의 숲 미션을 완료하지 않는다 해도
캐릭터 레벨에 따라 메인 미션이나 서브미션 퀘스트가 뜬다. 그래서 이전에 방문했을 때
손쉬운 대화 퀘스트 몇개 정도를 미리 받아 수행해놓기도 했다. 이제 남은 것을 몰아서 할 시간.


그 전에 모아둔 재료로 B랭크 아이템의 인챈트도 시도해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장비를
S랭크까지 만들고 싶지만 욕심은 자제하고, 적당히 A랭크로 올리기 위한 제한조건인 7 인챈트까지만
만들어두었다. 이걸 16개나 만들어둬야 한다니 한동안은 수로에서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할 듯 싶다.


☞ A, S 랭크 아이템 만드는 법 [ 바로가기 ]




[ 그나저나 제발 이 병아리 좀 키워줬음 좋겠다. 클릭 진짜 힘들었다 ]




[ 함께 보면 좋은 기사 ] 캐릭터 선택부터 야숲까지, 썬 첫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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