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성남에 살 적에 철권이 엄청나게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뭐 지금도 철권이 인기 있는건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엔 오락실마다
철권이 기계의 절반가량을 차지할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항상 만나면 철권의 캐릭터, 기술 얘기로 시간가는줄도 모르던 그때,
기술하나 더 익혀보자고 유명한 가이드북 사러 용산까지 달려가 사오던 그때..

그당시 비록 오락실 대회였지만 2위를 한적도 있었다 -_-v



쟁쟁한 고수들을 전부 물리치고 나의 주 캐릭터인 레이우롱 으로
당당히 2위를 차지한후 동네에선 고수 소리도 들어가며 그렇게 나의
철권실력은 남들도 인정하는 고수 반열에 오르기도 했었다.




▲ 나의 철권 주 캐릭터였던 레이우롱 - 이미지출처 : 네이버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온라인게임에 물들어 철권은 서서히 내 기억속에서
멀어지기 시작했고 이젠 아예 내 기억속에 조그마한 철권에 대한 추억마저
사라져 갈 즈음 내 앞에 나타난 권호온라인!



권호의 동영상을 보다 보니 예전 철권의 기억이 슬슬 떠오르기 시작함과 동시에
뭔지 모를 자신감이 솟구치는것이 아닌가


"그래 다시한번 예전 철권처럼 고수 소리 한번 들어보자!"


2차클베 당첨후 오픈 만을 애가타게 기다리다 드디어 그렇게 고대하던
권호가 서버오픈을 시작하고 난 당당히 권호에 태권도의 여자 캐릭터
로빈슨그렇소(어째 여자 아이디로는 안맞는..-ㅅ-;)를 만들고 바로
연습모드를 무시한채 대전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당연한 결과 겠지만 예전 철권 실력 믿고 일단 들이댔다가 어이없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S,S,S,S,D,D,D,D,D.........무한 반복...'-_ -;;
(S - 손공격, D - 발공격)

무지하게 맞기만 하다 가끔 A(방어)도=_= 눌러주긴 했다...

그리고 화면에 보이는 야속한 "K.O"



기술을 하나도 모르니 손써볼 틈도 없이 당한 것이다.
그래도 한때 동네 오락실에서 철권 고수 소리를 들었었는데...-_-;

예전 철권을 한참 하던 시절 동네 꼬맹이들이 철권 해본답시고
주먹과 발길질 연타만 해대며 나에게 덤비던 모습을 보며 웃었었는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딱 그 모습인것 같았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철권 시절은 잊고 초심자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시작
하자라는 마음으로 연습모드에서 정말 피나는 연습을 무지하게 오래(약 10분-_-;;)
한다음 다시 당당하게 대전을 하기위해 방에 입장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 머릿속은 온통 태권도의 기술 생각뿐이었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이 기술이 나가고...이렇게 해서 띄우고 이렇게하면
공중콤보...' 등등

드디어 두번째 시작된 대전 이번엔 팀매치 라는 철권의 태그매치와 비슷한
방식의 게임룰이 적용된 방이었고 3:3의 대전 이었다

내가 대전하는 동안 우리팀과 상대팀들은 관전을 하는것이라 더욱 긴장이
됐지만 지더라도 처음 대전 처럼 허무하게 지지는 않을 자신이 있었다



제일 첫 주자로 나선후 드디어 상대와의 대전시작

"Round1 Ready ~~~ Fight!"

대전 시작후......

거짓말처럼 조금전에 연습했던 기술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것이었다...ㅜ_ㅜ
그래서 결국 또...

'S, S, D, D, S, S, D, S, S...A...D, D, S, D, S....A....'

팀원들 : "님 앉아서 손 손!! 발~"

'S, S, D, D...A...S, S, D, S, S...A...D, D, S, D, S'

"K.O"

팀원들 : "- _-;;"






막상 대전이 시작되니 연습때 익혔던 기술들이 도무지 기억도 안나고
기술이 생각 난다고 하더라도 얻어맞느라 정신이 없어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채
그냥 다급해져서 손, 발 공격버튼만 열심히 눌러대는 내 자신만을
발견할수가 있었다.



철권을 하던때의 내 화려한 시절은 이.제.없.다...-_-;

손에 완전히 익어 자연스럽게 기술이 나올때까지 연습모드 돌입이다!
- 클베 끝날때까지 연습만 할지도...-ㅅ-;;




  코코아 : 권호 인벤 오픈 할 예정이라서 좀 해보려고 2차 클베 신청했어요

  로빈슨그렇소 : 오홋! 그래요? 동영상보니 철권하고 비슷하던데 저도 해봐야 겠네요

  코코아 : 호호호

  로빈슨그렇소 : 저 철권 고수 였어요 오락실 대회-_- 에서 2등도 했었고요

  코코아 : 어마나 정말요? 잘됐네요 다른거도 해보셨어요?

  로빈슨그렇소 : 아뇨 철권2 만 해봤어요 한 12년-_-전 쯤에...-ㅅ-;;

  코코아 : 철권2...-_-;;


역시 세월은 못 속인다...ㅡㅠㅡ;;







태권도 1레벨 -_-;
로빈슨그렇소 / 인벤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