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주변기기 전문업체 경문엔터테인먼트에서 '권호 스틱'을 출시했습니다. 기존 출시된 자사 스틱과 다른 점이라면 전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금강무관과 권호 캐릭터들. 권호의 경우는 기본으로는 키보드 조작을 지원하지만 대전격투게임의 맛이라면 역시 게임센터와 같은 스틱조작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많은 유저들이 조작의 편의성과 대전격투게임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PC 용 조이스틱과 손을 잡았는데, 경문엔터테인먼트의 '권호 스틱'은 어떤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 외형


USB 2.0 으로 연결되는 권호 스틱은 경사면에 하나의 레버와 12개의 버튼, 2개의 트랙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레버는 구형이 아닌 막대형으로, 홈은 4각으로 되어 있어 대각선 입력을 확실하게 잡아줍니다. 대신 대각선을 경유하는 연격철산고 등의 ↓↘→ 커맨드 입력에는는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버튼은 잘 눌러지고 반발력도 적당했습니다. 게임센터의 기분은 충분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버튼에 1에서 12까지 숫자를 적어놓아야 했을지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기기의 특성상 버튼의 세팅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데 번호를 붙여 놓은 것은 오히려 제한사항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구분한 기기는 더욱 요란하지만 그냥 차분하게 번호 없이 가고, 번호든 알파벳이든 세모,네모 같은 기호든 하는 것은 스티커 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트랙볼이 양쪽으로 두 개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마우스 대신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손으로 만지는 느낌이 매끈매끈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렇지만 적당히 마찰력을 이끌어내어 움직이는데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다만 마우스 클릭의 역할을 하는 트랙볼 클릭은 뻑뻑한 느낌이 들어 잘 눌러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세팅프로그램을 통해 마우스 이동, 버튼, 휠도 원하는 버튼에 매칭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되지 않지만요.


사무실이나 집에서 하기에는 역시 소음이 아쉬웠습니다. 사무실이나 조용한 방에서 게임에 빠져 '두들기다 보면' 은근히 주변 분들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게임센터의 손 맛과 소음 부분은 한 배를 탈 수 없는 것인지. 거슬릴 정도로 큰 소리도 아니고 다른 PC용 스틱들에 비해서 조용한 편이지만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아닌가 기대해봅니다.



2. 연결하기


USB 를 연결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면 권호스틱을 사용할 준비는 모두 끝났다고 보면 됩니다. 연결도 무척 간단합니다. 그냥 USB 에 케이블을 꽂으면 바로 조이스틱으로 인식합니다.


다만 전면부에 USB 슬롯이 없는 PC 케이스의 경우 케이스 뒤쪽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케이블의 길이가 그럴 경우에는 조금 빡빡한 느낌이 납니다. 모자라진 않지만 여유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모니터를 멀리 두고 침대에 엎드려서와 같은 자세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권호 스틱이니까 일단 권호를!


기본으로 키보드를 지원하는 권호는 게임 내 설정을 통해 조이패드 입력방식도 지원하는데요. 그러나 게임 내 옵션에서 조이패드로 설정하면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이는 권호스틱이 키매칭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따로 게임 내 세팅은 건드릴 필요가 없고 방향키는 레버로, 가드, 펀치, 킥의 A,S,D 키는 적당한 버튼으로 매칭시키면 됩니다.



이런 설정을 위해서 권호스틱과 함께 제공하는 매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동키과 A,S,D 키를 설정해두고 추가적으로 게임시작, 옵션 등에 해당되는 펑션키들도 매칭시켜줄 수 있습니다. 버튼만 12개니까 인사하는 F1, 게임시작 F5 등 왜만한 추가키들도 버튼에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작사에서 권호 전용으로 세팅된 프로파일을 제공하고 있으며 물론 자신만의 세팅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키보드 조작에서 왼손 약지가 가드키였던 것이 익숙해진 상태라, 버튼도 오른손 약지가 가드에 해당되게 세팅을 바꿔보았습니다. 스틱에 키를 매치시키는 것도 매우 간단해서 매퍼 프로그램 화면의 키보드의 키를 해당 버튼으로 드래그앤드롭 하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하나의 버튼에 중복키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P+G 나 P+K 와 같은 잡기, 공격 등의 중복키를 따로 버튼으로 설정해두면 미스 없이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3. 플레이 소감


가장 중요한 조작감 부분. 게임센터의 기분을 한 껏 느낄 수 있냐면, 그렇습니다. 역시 손을 크게 움직이며 큰 버튼을 연타하는 편이 좀 더 게임에 몰입하게 해줍니다. 게임에 몰입하기 때문에 패배했을 때의 가슴쓰림이 배가되는 점은 부작용이겠지만요. ^^


다만 권호가 키보드 조작을 기본으로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모든 기능을 조이스틱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세팅과정과 함께 그에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왠만한 게임 내 움직임을 모두 조이스틱으로 조작한다고 해도 다른 게이머들과의 채팅은 역시 키보드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도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PC용 조이스틱이 가지는 딜레마가 있지 않나 합니다. 과도한 움직임도 견뎌낼 수 있는 마찰력과 크기, 무게 등을 확보하여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부피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PC 키보드와 함께 조이스틱을 놓을 공간이 되느냐는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PC용 게임이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부피가 큰 조이스틱을 게임을 할 때마다 위치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존재합니다.



[ 일반적인 101 키보드와 크기 비교 ]


또 상점 이용 등 마우스를 이용해야 하는 부분은 트랙볼로 처리해야했는데 아무래도 마우스보다는 조작이 불편하고 원하는 위치로 쉽고 빠르게 이동시키기는 어려웠습니다.



4. 마치며


대전격투게임 특유의 게임센터 손맛과 좀 더 세심한 조작을 목적으로 한다면 조이스틱의 선택은 충분히 고려해볼만 합니다. 또 이름과는 달리 권호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 에뮬 게임, PC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각 게임마다 대응되는 설정 또한 프로파일과 매퍼 프로그램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어 범용성과 확장성이 뛰어난 스틱입니다.


Inven Niimo - 이동원 기자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