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온라인 게임이 제작과 보조 기술을 하나의 컨텐츠로 게임 내에 두고 있다.
레벨업을 게임의 가장 큰 재미로 두었던 과거에서 지금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덕분에 요즘은 이 컨텐츠가 빠진 게임을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다.



드래곤볼 온라인에도 이러한 제작시스템이 존재 한다.
명칭도 매우 익숙한 '호이포이' 믹스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제작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으며 제작 가능했던 것들도 효율이 좋지 않아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관련 기사 : 아무 소용없는 호이포이 믹스? 믹스 레벨 61에게 듣는다



이에 개발사는 호이포이 믹스가 아직 완전한 모습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지속적인 패치로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할 것을 약속했다.





그리하여 실제로 지난 3월 26일 금요일,
신규 레시피 추가와 재료 아이템 드랍율 증가등 대대적인 패치가 이루어 졌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신기함에 그칠뿐, 아직 그 필요나 효율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사 : 62레벨 믹스 마스터, 서광도사! 변화된 믹스를 말하다



패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이포이 믹스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여러 이유 중 다음의 3가지를 근본적인 문제로 뽑을 수 있다.



◆ 쓸모 없는 결과물


기본적인 이유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호이포이 믹스를 왜 해야 하는가?


게임에는 분명히 자유도가 존재하고 게임 컨텐츠의 대부분은 유저의 선택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컨텐츠를 넣어놨다고 할지라도 유저가 외면한다면 그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유저들은 지금 왜 호이포이 믹스를 외면하고 효용성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바로 노력의 대가가 약하기 때문이다. MMORPG에 있어서 아이템이란 것은
단지 자신을 강하게 해줄 수단을 뛰어넘어 노력에 대한 보상품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호이포이 믹스는 굉장한 노력이 들어가는 컨텐츠이다.
확률 레시피와 일반 레시피, 둘 중 어떤 레시피를 선택하더라도
들어가는 재료와 성공 확률의 반비례를 생각해보면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 총 필요한 재료의 갯수를 따져보면,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



하지만 일반적으로 제작 난이도라는 것은, 언제나 결과물의 성능에 비례하게 되어 있다.
가치 있는 아이템이라면 더 힘들고 더 고된 작업이라고 해도 유저들은 해내기 마련이다.
그 아이템이 갖는 기능적 가치와 희소성의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등장한 호이포이 믹스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아이템들 중에서
과연 유저들로 하여금 '아, 이건 꼭 만들어야 겠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



다음의 스크린샷에서는 호이포이 믹스의 결과물을 전설급 아이템과 비교했지만,
비슷한 레벨에 얻을 수 있는 랜덤 옵션에 비해서도 특출나게 좋은 옵션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사냥만 해도 얻을 수 있는 아이템과 사냥을 하고 특정 아이템을 모아서 확률의 벽까지 깨야 하는 아이템.
유저들이 무엇을 선택할지는 사실 너무나 답이 불 보듯 뻔하다.


[ 꼭 전설 아이템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큰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는 조합 아이템 ]






◆ 허울뿐인 재료 드랍율의 상향


패치 이전에 호이포이 믹스가 활성화 되지 않았던 것에는
사실 재료의 수급이 어려웠다는 점이 가장 컸다.



많은 유저들이 호기심에 호이포이 믹스 레벨을 올려보려고 했지만
재료의 부족으로 아이템을 만들 수가 없었고, 그에 따라 자연히 호이포이 믹스 레벨도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호이포이 스톤 조각이 업데이트 되면서 겨우겨우 올릴 수 있게 되었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재료 드랍율의 상향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유저들이 반겼고
실제로 패치가 진행되던 날 게임 속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았었다.


[ 패치 당일, NPC 클릭이 어려웠을 만큼 몰렸던 유저들 ]




하지만 유저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호이포이 믹스에는 성공 확률은 전에도 존재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거부감은 적었으나,
들어가는 재료의 갯수가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성공률이 50%인 아이템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키 아이템 12~13개와
나머지 부가 재료 아이템 3종류가 45개씩 필요하다.



현존하는 최고 등급의 아이템 박스를 부셨을때 나오는 재료의 갯수는 최대 15개.
파괴한 박스에서 필요한 아이템만 나온다고 해도 7~8회를 반복해야 하고
높은 등급의 아이템 박스일수록 재 등장 시간이 길다는 점까지 계산하면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업데이트와 함께 게임 내에 드랍되기 시작한 재료의 종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드랍되는 레벨 구간도 넓어자신이 필요한 아이템을 줍는게 쉽지 않다는 것.



[ 저 안에 과연 내가 필요한 재료가 있을 것인가? ]



현재 드래곤볼 온라인에 등장하는 재료의 종류는 약 300여종.
상점에서 판매하는 재료와 일부 아직 쓰임새가 밝혀지지 않은 아이템들까지 합한다면 그렇다.
이 중에 자신이 필요한 아이템의 갯수가 얼마나 빨리 모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드래곤볼 인벤 DB 재료아이템 리스트 바로 가기



더욱이, 하위 재료의 경우에는 높은 등급의 아이템 박스 조차 없기 때문에
재료를 구하는데 더욱 곤란함은 물론 그 만큼 유저간의 거래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 이 중에 내가 필요한 것이 나와줘야 한다니..]




한 유저의 제보에 따르면,
'하루 종일 작업을 하면 잠자기 전에는 한번 시도해볼 만큼의 재료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실패할 수도 있고 운좋게 성공해도 기회 비용을 생각해보면 뭔가 석연치않다.




◆ 낮아진 접근성,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호이포이 믹스의 대대적인 패치를 하면서 또한 바뀐것은 접근성의 하향이었다.



가장 낮은 등급의 재료 아이템을 판매함으로써
초반 제작 아이템을 무한히 제작 가능하게 하여 이를 이용한 호이포이 믹스 레벨업이 가능해진 것.
때문에 누구나 돈만 있으면 '베이스 레벨 = 믹스 레벨'의 공식이 성립 가능하게 되었다.


[ 버그로 올릴 수 있었을 때도 이랬었는데.. 과연 지금 그들의 심정은? ]




이는 호이포이 믹스에 대한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도겠으나
너무 낮춰버리는 바람에 여태까지 호이포이 믹스 레벨을 올리기 위해 고생을 했던 유저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난이도에 비해 허탈할 만큼 낮아진 난이도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고


새롭게 호이포이 믹스를 시작하는 유저들은 언제든지 원할 때 손만 뻗으면 되도록 변해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고 오히려 더 필요성을 못 느끼는 시스템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래서는 호이포이 믹스 레벨이라고 따로 구분되어 있는 것 조차 무색한 실정이랄까.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시스템 구조가 유저들에게 성급한 패치였다는 느낌을 주며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빈약하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




◆ 호이포이 믹스를 통한 차별화된 제작 아이템


호이포이 믹스는 일종의 보조 직업이라고 볼수 있다.
그리고 이런 생산성 보조 직업 개념을 가진 게임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던전엔파이터의 경우,
50레벨 달성 후 일정 퀘스틑 통해 인형사라는 보조 직업을 얻을 수 있고
이 직업은 각종 재료 아이템을 통해 NPC 소환 아이템을 제작 후 이를 전투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 이래뵈도 NPC, 출처 : 네이버 블로그 ]



또한 WoW의 경우 제작으로 단순한 장비만을 제작하는 것이 아닌
소모성 아이템이긴 하지만 월등한 효율을 보여주는 소모성 아이템을 제작하여 전투에 도움을 준다.


[ 소모성이지만 꼭 먹어야 할 때도 있다! ]




이대로 드래곤볼 온라인에 적응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해도,
추가 버프를 주는 소모성 아이템이나 호이포이 믹스 답게 비클을 만들거나
게임 내에서 구할 수 없는 포포사탕을 만들 수 있게만 하여도 동기 부여가 가능할 것이다.





◆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한 직관적인 구분


특정 몬스터에게서 특정 재료를 구할 수 있도록 바꾸거나,
일부 퀘스트가 그러하듯 필드 오브젝트로부터 재료를 구하는 방식,
혹은 특정 맵의 아이템박스에서는 그 재료만을 구할 수 있게 하는 식의 구분이 필요하다.



물론, 마지막 방식은 희귀한 아이템을 제작할 때만 사용되어야 할 것이며
특정 보스가 확률적으로 드랍하는 것도 좋다.
또한 이 것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이 최고급은 아닌 보다 효과적인 아이템이어서
이 아이템의 발전 순서가 명확히 자리 잡히는 것이 좋다.


따라서 유저들이 혼란을 겪지 않고 차근 차근 업그레이드할 수 있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건너띄고 그 이상 등급의 아이템을 향하게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정 필드와 위치에 많은 유저들이 몰리고 이는 오히려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의 아이템 박스 방식도 이런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나
그 효율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이로 인한 큰 문제가 제기 되고 있지 않은 것 뿐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경쟁은 언제나 존재하여 왔고
이로 인한 시장 경제의 활성화도 무시할 수 없기에 무조건적인 지양대신 균형이 필요할 것이다.




◆ 노력에 대한 대가, 적당한 난이도


호이포이 믹스의 난이도를 재료의 획득에 둘 것이라면 제조 레벨이란 부분은 무의미해진다.
반대로 제작의 난이도를 제조 레벨의 상향에 둘 것이라면 제조 확률이나
혹은 현재의 재료 획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된다.



재료를 얻기 힘들게 하여 제작 시스템의 난이도를 부여할 것이라면
호이포이 믹스 레벨을 없애고 NPC가 만들어 주는 쪽이 유저의 편의성을 좀 더 배려하는 방안은 아닐까.
재료의 획득도 힘든데 레벨 제한까지 존재하고 그에 따른 성공률까지 유저에게 미룬다면
유저들은 너무나 큰 부담을 짊어지게 되고 자연히 호이포이 믹스에서 손을 떼게 될테니 말이다.


[ 힘들게 이렇게 모아가도 전부 실패한다면..? ]




제조 레벨을 올리기 힘들게 하여 제작에 난이도를 부여할 것이라면
제작 성공률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되 재료 획득에 대한 방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접근성은 낮지만 정작 필요한 아이템을 얻기 위해 운을 바라야하는 방식이 아닌
레벨별로 명확한 구분이 되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유저가 알 수 있어야 한다.









제조 시스템은 상당히 큰 컨텐츠로 유저들에게 레벨업 만큼이나 흥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컨텐츠인 만큼, 유저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적당한 난이도와 보상으로
흥미를 주어야 하는 것이지 유저들에게 외면당해서는 안될 것이다.


호이포이 믹스가 마침내 패치가 된 지 2주가 지난 지금이지만 벌써부터 유저들이 실용성을 의심한다면
개발사도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지 않을까.




Inven Roii
(Roi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