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서버들이 베지터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통합이 되면서
베지터 서버 1채널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게 되었고
접속자가 줄어드는 새벽을 제외하고는 지금도 여전히 대기표는 계속되고 있다.


[ 오전 10시의 접속 상황. 오후에는 10분 가까이 기다릴 때도 있다 ]




실제로도 게임에 접속해서 카린가 마을을 둘러보면
어디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숨어있다가 나온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만큼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나름대로 활발하게 대화가 이어지며 북적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그 많은 유저들이 모여있던 카린가 마을 랭크배틀 신청기 앞이 휑해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표가 뜨는 것을 보면 실질적인 인원의 변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힘든 상황.
과연 랭크 배틀 신청기 앞을 지니던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 재미가 사라진 랭크 배틀?



지난 달, 드래곤볼 온라인에는 한차례 폭풍이 불었다.
바로 대대적인 스킬 밸런스 패치가 시행되어 유저들이 일대 혼란에 빠진 것이다.
유저들은 거의 새롭다 싶은 캐릭터에 적응해야 했고 카린가 마을의 한산함은 그때 시작되었다.



[ 상당히 한산해진 카린가 도장 앞. 사람들은 어디로.. ]




단일 공격 스킬을 상향하여 상대적으로 광역 공격에 비해 힘들었던 직업군을 살리면서
밸런스를 조절하고자 한 의도였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직업들의 공격력이 크게 높아
게임 내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직업들을 콤보 한번에 이겨버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관련 기사 : 갑자기 불어온 폭풍, 스킬 밸런스 조정



이와 관련하여 게임 내에서 만날 수 있었던 유저들로 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이하의 내용은 인터뷰에 응한 몇몇 유저들의 내용을 종합한 것이므로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 마계 전사


마계전사의 탱 능력에 대한 논란은 줄 곧 있었다.
하지만 어그로에 관한 내용을 제쳐두고 능력치만 본다면 누가 뭐래도 마계전사는 탱커다.


기본 버프만 해도 LP 7천대에 달하며 방어력도 결코 낮은 편이 아닌 상태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검술가를 만나면 반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죽는다.


앞으로 드래곤볼 스크램블과 같은 PVP시스템도 나온다고 했는데..
정식 PVP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우선 이런 밸런스가 제대로여야 하지 않나?



◆ 격투가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무도가 계열이 굉장히 대접받고 있는 것은 맞다.
모 개그 프로의 유행어를 빌리자면 '무도가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 이랄까.


하지만 굳이 문제의 책임을 묻는다면 개발사에게 해야한다.
유저들이 숨겨진 요소를 찾아낸 것도 아니고 그저 수정한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무도가 계열의 전투 방법이나 스킬쓰는 순서가 예전과 달라진 것 같은가?
물론 미묘하게 달라진 부분도 있을테지만 이전과 거의 같다.


그렇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패치 전 내부 테스트에서 드러났을 일이 아닌가.
솔직히 이번 현상은 개발사에서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던전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유저들이 일부 직업만 선호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패치 했어야 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 됐다.
만약 현상황이 의도된 상황이었다면 다양한 구성의 파티를 만들 이유도 함께 만들었어야 한다.




◆ 검술가


지금 검술가의 위치는 패치 전 그랜마의 위치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검술가는 오버 파워인 면이 있다고 인정할 건 인정한다.
하지만, 위치가 그랜마와 같다면 당시 그랜마들이 그랬던 것처럼 할 말은 있다.


패치 전 무도가 계열이란 직업이 어땠는가를 생각해보면
격투가는 소위 말하는 '인던 면역' 상태였고 검술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파티를 하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쓸 일도, 쓸 수도 없는 스킬의 트리를 찍어야했고
그럴 경우 혼자서는 마땅히 사냥하기도 쉽지 않았던 직업이 무도가 계열이다.


최근 너무 검술가의 강력함에 대해 비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가슴 아플 뿐이다.
지금이 과하다는 느낌은 받는다. 만약 여타 직업의 하향이 없이 패치가 이뤄졌다면?
물론 이는 개발사에 달린 것이었지만, 만약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게임을 즐기는 모든 유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것은 아니나
만난 대부분의 유저들이 언급하는 공통된 부분은 '밸런스 적으로 문제가 있긴 하다'는 점이었다.
즉, 사용하는 것을 보는 유저는 물론 사용하고 있는 유저도 느낄 만큼 과함이 있다는 것이었으며
그 수준이 과거 특정 직업의 강세보다 한층 더 강하다고.


요약하자면, PvP시스템에서 있어야 할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관계에서 벗어난,
그 어떤 직업에게도 밀리지 않은 직업군이 생겨난 것.
기존에도 유리한 위치를 점한 직업군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지금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엎치락 뒤치락 하는 승부의 묘미가 있어야 그 싸움에 흥미를 갖을 터인데
변화한 드래곤볼 온라인에는 그러한 요소가 적어져버렸기에
많은 유저들이 랭크 배틀 신청기 앞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베지터 서버의 천하제일 무도회 성인부에서는
개인전 4강에 올라온 유저들 모두 한 직업군에 분포된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 던전 난이도의 상승? 클리어 방식의 변화?



또한, 이런 일부 직업의 강세는 던전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스킬 밸런스 패치와 함께 던전 난이도 향상이라는 이유로
던전 내 많은 몬스터가 상태 이상에 대한 저항이 높아지거나 면역 효과를 갖게 되었고
이는 파티 플레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던전 클리어 방식이 몬스터에게 상태이상을 걸고 잡는 방식이었다면
이 패치 후 기존의 방법으로 클리어하기 어려워지면서 아군이 버틸 수 있는 상황을 만든 후
그 시간 내에 최대한의 대미지로 몬스터를 잡아내느냐 마느냐의 화력전이 공략의 핵심이 된 것.



[ 타임 6차 역시 비슷한 상황. 사진은 인벤 가족 크리미마미님 ]




실제로 현재 던전의 보스 몬스터들에게는 상태이상 공격이 먹히지 않기 때문에
보스 몬스터의 스킬을 모두 몸으로 받아내지 않으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이런 스킬을 각 직업들의 마비와 스턴 공격으로 방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한 일.
심지어 이 스킬들의 공격력이 자칫하면 한방에 파티원을 죽일 수 있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그렇기에 최근 유행하는 공략 방식은 격투가를 포함한 무도가 계열 3명과 도발이 가능한 1명,
힐러 1명으로 구성되어 태양권과 초사이어인을 이용한 극 화력 공략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중이다.
일부 얼던에서는 힐러조차 필요없이 플레이가 가능하기도.



물론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최근 나온 반복 퀘스트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현재 아이템을 맞춰가는 방식이 던전을 통한 획득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에
소위 말하는 비주류 직업군들의 유저들은 이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 개발사의 스킬 재패치.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나타내었고 개발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하향되었던 스킬들의 전반적인 재 상향을 골자로한 2번째 스킬 밸런스 패치를 결정한 것.



▶관련 글 : 덴덴의 부활, 향후 업데이트 예정 사항 안내



덴덴도사의 힐링 능력이 다시 강화되며 도트 스킬들이 상향되고 버프 역시 상향되지만,
과연 이 모든 패치들이 현재의 파티시 일부 직업 선호 현상과 랭크 배틀 밸런스의 답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스킬 밸런스를 조절한다고 해도 지금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현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유저간 배틀 시 과한 대미지로 인한 한방 콤보와
던전 몬스터들의 면역으로 인한 파티 구성의 획일화이지 스킬의 효과 수치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 상향은 반갑지만 답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



현재 랭크 배틀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유저 스스로 한방 콤보에 대응할 기회가 없으며
아이템 옵션과 같은 부가적인 부분에서도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존하는 상태이상 저항 옵션이나 대미지 감소 옵션의 효과를 상향하여
특정 세팅을 하면 특정 직업군에게만 효과를 볼 수 있게 하여 천적 관계를 구축한다거나
혹은 각 직업들에게 탈출, 혹은 생존기를 부여하여 좀 더 유동적인 상황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해당 직업군의 대미지를 하향하는 간단한 방법도 있으나
이는 장기적인 스킬 밸런스 조절을 생각하면 좋지 않은 방법이니 지양해야할 것이며
이 외에도 전체 LP시스템을 개편하는 등의 방법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던전 플레이의 경우에도 아이템 옵션에서 상태이상 성공 확률의 효과를 강화시키거나
몬스터의 자체 면역 기능을 다소 하향시켜 다양한 직업군에게도 기회를 주는 등
획일화 되어가는 현재의 던전 클리어 방식과 일부 직업 선호 현상에 변화를 주는 것은 어떨까.



[ 익명을 부탁한 유저와의 대화 내용 ]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패치는 환영한다 할지라도
그 안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는 패치는 외면받을 수 밖에 없는 것임은 당연하다.


유저들의 목소리에 호응을 했다는 점은 높게 살만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남는 패치가 된 만큼
다음 패치를 통해 많은 유저들이 실질적으로 만족할수 있는 드온으로 발돋움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이렇게 모두가 웃는 그 날이 오길.. ]




Inven Roii
(Roi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