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세상, 칸트라의 창조


아주 아득히 먼 옛날.
세상에는 무한한 힘을 가진 "누스쾀"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스쾀에 창조의 의지를 갖춘 존재들이 나타났다. 스피타드를 필두로 한 빛의 신 일곱과 알렉사르를 필두로 한 어둠의 신 여섯으로 구성된 이들은 자신들을 신이라 칭했다. 이들은 아콘이라 불리는 신비한 수정체를 이용해 누스쾀을 통제했으며, 그 힘을 이용해 세상을 창조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근원이 존재하는 장소의 이름을 따, 새로운 세상을 "칸트라"라 명했다.


신들은 세상 창조에 모든 힘을 소진하고 마지막 남은 힘으로 더욱 강력한 아콘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아콘의 이름은 누스쾀의 심장. 신들은 누스쾀의 심장으로 만들어낸 대행자 아크로드에게 칸트라를 맡기고 천공의 궁전에서 기나긴 휴식에 들어갔다.







■ 허무의 존재와 타락한 아크로드, 메투스


한편, 창조의 이면에서 아콘의 통제를 거부하려는 존재들이 누스쾀에서 태어난다. 이들은 자신들을 허무의 존재라 부르며 누스쾀을 창조 이전의 순수한 모습으로 되돌리고자 했다.


허무의 존재는 아크로드를 타락시켜 칸트라의 파괴를 꾀한다. 아크로드는 허무의 존재를 통해 신들이 금지한 세상 창조의 비밀에 접근하게 되었다. 그러나 허무의 존재의 계획과는 달리 아크로드는 뒤틀린 욕망을 품게 된다.


자신이 절대신이 되어 세상을 지배하는 것.


아크로드는 목적을 위해 가장 먼저 누스쾀의 심장을 파괴했다. 이미 세상의 모든 지식을 얻은 그에게 신들에게 종속된 힘은 족쇄에 불과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허무의 존재를 속박해 자신의 수족으로 삼고, 허무의 군세로서 재탄생시킨다. 그리고 세상 창조의 비밀과 허무의 존재가 가진 힘을 융합시켜 카오틱 아콘을 만들어낸 뒤, 자신을 "메투스"라 칭한다.







■ 신마전쟁과 새로운 아크로드


메투스는 허무의 군세와 카오틱 아콘의 능력을 사용해 신들을 공격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패퇴한 신들은 허무의 군세에 대항할 새로운 종족 만누스를 만들어낸다. 신들은 파괴된 누스쾀의 심장을 회수해, 다시 한번 자신들의 대행자를 만들고자 하였다. 그러나 대행자가 다시 배신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하지는 않았다. 신들은 부서진 누스쾀의 심장 파편으로부터 선택을 받아, 누스쾀의 심장을 완성한 이에게 한정된 임기 동안 아크로드의 이름을 내렸다.


그러자 만누스 중 가장 강하고 현명한, 그리고 깊은 충성심을 지닌 자가 새로운 아크로드가 되었다. 새로운 아크로드는 누스쾀의 심장을 완성한 대가로 신들의 갑옷을 하사받았으며, 이 갑옷은 착용자에게 절대적인 힘을 부여했다.


누구나 아크로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만누스에게 목적의식을 부여했다. 신들은 새로운 아크로드와 용맹스러운 병사들의 힘으로 허무의 군세를 세상의 끝 어비스로 몰아내고 천공의 궁전을 탈환하게 된다.


전쟁은 일단락되었지만 모든 것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신들은 상처를 치료하고자 기나긴 휴식에 들어갔다. 메투스는 어비스에서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다시 움직인다. 그리고 아크로드와 만누스는 자신들의 터전을 중간계라 부르며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 1차 종족전쟁


만누스는 빛의 신을 숭배하는 불의 부족과 어둠의 신을 숭배하는 대지의 부족으로 나뉘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신마전쟁 당시 생성된 거대한 아콘 조각을 사용해 고유의 문명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러나 대지의 부족장의 아들 "헤임달"과 불의 부족의 여성 "에흐네" 사이에서 싹튼 사랑이 비극의 시작이 되었다. 불의 부족은 대지의 부족이 헤임달이 데려간 에흐네의 귀환을 거부하자 그것을 빌미로 전쟁을 선포한다. 전쟁의 진짜 원인은 아콘을 독식하고자 하는 두 부족의 추악한 욕망이었다.


오랫동안 계속된 두 부족의 전쟁은 불의 부족의 승리로 기운다.


모든 것을 잃고 소수의 생존자와 함께 세상을 떠돌던 헤임달은 허무의 존재와 조우한다. 그는 복수를 위해 허무의 군세를 어비스에서 중간계로 불러들이고, 카오틱 아콘을 얻었다. 카오틱 아콘을 통해 신체를 강화시킨 대지의 부족은 자신들을 오크라 칭했다.


오크는 압도적인 힘으로 불의 부족을 제압하나, 불의 부족에 새로운 아크로드가 나타나 그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기나긴 싸움의 끝에, 마침내 헤임달은 아크로드와 마주했다. 헤임달은 누구보다도 강력한 아크로드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아크로드는 검에 망설임을 드러내고 헤임달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헤임달이 쓰러트린 아크로드의 정체는 바로 그가 사랑했던 여인 에흐네였다. 에흐네는 헤임달이 광기와 복수를 떨쳐내기만을 바라며 숨을 거뒀다. 에흐네의 죽음으로 겨우 광기에서 벗어난 헤임달은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 카오틱 아콘을 파괴하고, 허무의 군세를 어비스로 돌려보낸다.


순간의 평화가 존재할지언정, 욕망으로 인해 전쟁이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인간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은 불의 부족과 여전히 복수를 원하는 오크는 서로를 향한 지독한 적개심을 지우지 못한 채. 서서히 고갈되어가는 아콘은 새로운 전쟁의 불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