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켠김에 왕까지”

시작은 미약했으나 이제는 온게임넷 간판 예능 프로그램로 자리 잡은 방송 이름입니다. 언뜻 들으면 무식해 보일 정도로 무모한 방송 포맷이지만 게이머들이라면 이런 도전 자체의 무게감을 알기에 더 의미 있는 방송이 아닐까 합니다.

‘켠김에 왕까지’는 2009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초기 격주 편성되었으나 '게임을 켰으면 왕은 봐야한다'는 방송 포맷이 차츰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제 매주 목요일 정규방송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진행은 제목 그대로, 방송분량은 딱 30분. 하지만 이를 찍기 위한 방송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방송 포멧 그대로 일단 켰으면 왕을 깨야 녹화도 종료됩니다.

다른 스케줄에 따른 게스트의 배려로 가끔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을 때도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예외사항. 일단 켜면 왕을 깨야 하는 방송 포멧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인벤은 얼마 전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온게임넷 ‘켠김에 왕까지’ 촬영 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방송에서 디아블로3를 다룬다는 소식 때문인데요. 뭐 워낙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이다 보니 ‘켠김에 왕까지’에서 다룬다고 해도 특별히 놀란 만한 것은 아니었지만, 호기심 가는 것은 도전 난이도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이거 생각보다 흥미진진합니다.

켠김에 왕까지 '디아블로3' 방송편은 오는 6월 7일 밤 8시에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되며, 총 4주간 매주 목요일 저녁 8시부터 한시간씩 방송될 예정입니다. 인벤은 사전에 그 현장을 방문해 허준 MC와 간단하게 인터뷰를 진행해봤습니다.


▲'켠김에 왕까지' 방송을 진행하는 MC 허준


초면에 이런 질문하기 좀 그런데 무척 피곤해 보이는 얼굴인데요(웃음).

=네. 3일 동안 있었으니까요. 다들 얼굴이 장난 아니죠. 그래도 어제 오셨으면 좀 더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어제는 잠도 안 자고 20시간 이상 하고 있었는데 진도가 꽤 나가서 재미있었거든요. 근데 오늘부터 좀 막히기 시작하네요(웃음).


다들 재미있게 플레이하시는 것 같은데 디아블로 시리즈는 전에 해보셨나요?

=물론 해봤죠. 우리 나이 또래였다면 당시 국민게임이었던 디아블로를 다 해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출시 전부터 디아블로3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셨겠네요?

=어휴 그럼요. 저는 2002년이었나? 그때 디아블로3가 준비된다고 뉴스가 나왔을 때부터 기대하고 있었죠.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뜨면 보통 2~3년 걸리니깐. 그렇다면 2005~6년에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길드원들과 앵벌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조합으로 키우면서 디아블로2를 즐겼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디아3가 안 나오니깐 결국 와해가 됐죠(웃음).


디아블로3 한정판은 구하셨나요?

아 물론이죠. 이를 위해 사전에 많은 작업이 있었습니다. 블리자드 관련 행사도 많이 뛰고, 관계자들과 술도 마시고…(웃음). 지금 이런 말 하면 큰일 나는데 농담이고요(웃음). 디아블로3 출시 전부터 관계자들과 이야기했죠. 방송으로 보여주는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디아블로 팬이기 때문에 한정판을 살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더니 선뜻 응해주셔서 구입했고요. 사실 왕십리 디아블로3 런칭 행사도 제가 MC를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스케줄 문제 때문에 잘 안됐습니다.

=(옆에서) 원래 허준씨가 선입금 안 하면 잘 안 가는 스타일이라…(스태프 일동 웃음)


어떤 직업을 키우셨나요?

=역시 야만용사죠. 어제 촬영이 좀 재미있었던 게 게스트 2명까지 합쳐 총 3명의 야만용사로 악몽 난이도까지 갔어요. 근데 딜도 안나오고 바닥에 뭐 까는 스킬 쓰는 애들이 많아서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어젯밤에 다시 용단을 내려서 조합을 바꿨죠. 지금은 마법사, 악마사냥꾼, 부두술사, 야만용사 조합으로 지옥 난이도까지 진도를 뺐습니다.


직접 디아블로3를 해보시니까 어떠세요?

=아우 좋죠. 야만용사를 직접 해보니까 타격감이 정말 기가 막히고요. 정말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더군요. 특히 스킬부분에서는 처음에는 너무 관대하게 만든 게 아니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디아블로2에서는 스킬이나 스탯 하나만 잘못 찍어도 다시 키우고 그랬잖아요. 근데 디아블로3에서는 스탯 분배도 없고 스킬도 언제든지 다시 고칠 수 있으니까 너무 편하게 만든 거 아니냐라는 생각을 했는데 계속 플레이해보니 이게 아니더라고요.

계속 고민하면서 자기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스킬도 교체해야하고 챔피언 몹은 속성이 매번 달라져서 조금 힘든 거 만나면 그에 따라서 또 바꿔주는 재미가 있더군요.


플레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지금이 가장 힘든 것 같은데요(웃음).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일반몹도 무척 힘든데요. 가끔 챔피언 걸리면 속성에 ‘무적’이 있어요. 걔는 쫄을 소환하는데 아무리 쳐도 대미지가 안들어가요. 본체를 쳐야 하는데 쫄도 한대 맞으면 죽는데 본체를 어떻게 쳐요. 이건 제가 봤을 땐 개발자들도 못 깨는 난이도에요(웃음).

그리고 서로 체인 걸어서 움직이는 애들이랑 바닥에 불이랑 독 까는 애들이 있어요. 만나면 정말 미칩니다. 도망가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요.


게임하면서 가장 기분 좋았거나 재미있었던 부분이 있다면요.

=음… 저희가 게임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고 즐거웠던 때는 서버에 접속됐을 때?(일동 웃음) 디아블로 잡았을 때보다 더 기분 좋았어요(웃음).


가장 좋아하는 액트가 있다면요?

=당연히 액트3죠. 아즈모단 잡는 거. 이게 보스 잡는 거리도 짧은데 클리어하면 경험치는 두 번이나 주더라고요. 아즈모단 잡고 4만 정도 먹고 집에 와서 무기고 들어가서 바로 완료하면 2만 정도 주기 때문에 총 6만 정도 그냥 먹을 수가 있습니다. 여기 아즈모단만 잡아서 만렙 찍은 친구도 있어요. 이제는 누구보다도 아즈모단을 빨리 잡을 수 있습니다.

※현재 아즈모단 퀘스트 완료 경험치는 패치로 조정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아블로 팬들에게 영상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온게임넷 켠김에왕까지 '허준', 인벤 유저분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