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보가 심상치 않다. 자사 개발한 용 온라인을 국내 서비스하며 한국 유저들에게 이름을 알린 공중망은 최근 길드워2 중국 퍼블리싱 발표에 이어, '쿵푸히어로'를 국내 서비스하기로 발표하였다.

공중망은 이미 굵직한 게임인 '월드오브탱크'의 중국 퍼블리셔이자, 온라인·모바일 분야에선 개발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회사 설립 10년이 지난 지금 중국 내에서는 탄탄한 자리를 잡고 있는 회사이지만,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았을 때 조만간 국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름을 들을 것 같다.

'쿵푸 히어로' 관련하여 공중만의 '양 진(Yang Zhen)' 대표가 라이브플렉스 본사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흔쾌히 수락한 양 진 대표의 첫인상은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았다. 딱딱할 수 있는 대표 인터뷰 자리였지만, 여유 있는 그의 태도는 듣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양진 대표는 인터뷰 내내 전달이 잘되지 않을까 봐 몇 번이고 보충 설명하는 열정을 보여주었고, 개중에는 기자를 당황시킨 답변도 적잖게 이어졌다. 물론 통역사가 함께했지만...



"공중망은 2002년 설립 이후 2004년에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이다. 10여년의 역사를 지닌 회사로 중국 IT업계에서는 비교적 역사가 깊은 회사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천여 명의 직원과 함께 온라인 사업부, 모바일 사업부, 음악 서비스라는 3가지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2009년부터 온라인 게임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발전 속도는 빠른 편이다. 지금까지 개발한 4가지 게임이 모두 한국에 서비스 중이며, '월드 오브 탱크', '길드워2' 등 퍼블리싱 쪽으로도 좋은 실적을 얻고 있다. 우리는 개발과 퍼블리싱 모두 집중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1~2분기 동안 약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공중망이 온라인 게임 사업 쪽으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부? 게다가 음악 서비스란 얘기에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기술이나 노하우가 겹쳐지지 않는 다른 분야라고 할 수 있는데,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보다 위험하지 않을까?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았는지 양진 대표는 추가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우리는 원래 모바일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었다. 원래 휴대폰 게임을 계속 개발했었고, 현재도 스마트폰 게임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 이번 연말에도 새로운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며,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노리고 개발 중이다. 모바일 음악 서비스 및 앱 개발도 주력하고 있는데 이쪽 분야로는 중국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 공중망의 홈페이지에선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 게임 사업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공중망. 처음 느껴졌던 여유로움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사실 TGS에서도 보였듯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져가고만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공중망이 여유를 보인다는 것은 그들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무기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현재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모바일 게임업계는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관련해서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큰 기업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들을 기반으로 두고 뛰어든 그들과는 달리 우리는 이미 모바일 분야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 비지니스 적으로나 개발적으로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우리는 모바일, 온라인 모두 서비스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모바일 분야로는 세계에서도 빨리 시작한 편이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들을 많이 두고 있으며, 관련 기술력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는 모바일 관련 자체 엔진을 이미 개발하였고, 모든 게임을 자체 엔진으로만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 중국과는 다르게 모바일 쪽이 상당히 강세이다. 하지만 일본은 스마트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다룬다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아이패드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공중망은 올해 초 중국 모바일 게임사 누메나(Noumena Innovations)를 인수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에 박차를 가했다. 2007년에 선보인 '천겁 온라인'은 천만 명의 유저를 모으며 같은 해 차이나조이에서 '최고 인기 모바일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미 중국 내에서는 게임 시장에서는 텐센트나 샨다, 쿤룬에 버금가는 회사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적극적으로 한국을 공략하는 타 사와는 달리 공중망은 이러한 행보를 아직은 보여주고 있지 않았다.

"우리가 한국 지사를 설립하지 않은 것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마 텐센트와 같이 큰 회사와는 방향이 다른 것 같다. (웃음)

한국에 있는 회사들과는 파트너쉽으로 계속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회사들은 서비스를 잘 하고, 우리는 개발을 잘 하므로 서로가 힘을 합쳐 나간다면 윈-윈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과는 별개로 한국과의 파트너쉽은 굉장히 즐거워서 협력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마침 인터뷰는 라이브플렉스에서 마련해준 자리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라이브플렉스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에 있었는데, 한국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는 양진 대표의 말에 만족하는 듯 보였다. 이번 양진 대표의 방한 목적은 라이브플렉스와 미공개 신작 계약 체결 건이었다. 얼마 전,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된 '쿵푸히어로'이다.

"쿵푸히어로는 3년간 개발한 풀 3D MMORPG이다. 이름처럼 중국의 '쿵푸'가 중심이 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의 무술들을 함께 담아 놓고 있다. 특히, 엽문, 이소룡과 같이 쿵푸계에 유명한 인물이 등장하여 쿵푸에 대한 역사를 보여 준다.

오래전부터 엔비디아와 기술 제휴를 맺었기 때문에 그래픽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화면-예를 들면 쿵푸 동작을 취할 때 옷깃이 날린다든지-을 바탕으로 타 게임들에 있던 소소하고 재밌는 요소들도 많이 접목했다. 미니게임, 콘솔게임도 포함되어 있으며, 경공에는 QTE(Quick Time Event)시스템을 접목해 조작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유명한 인물과 QTE 시스템이 인상 깊은 쿵푸히어로

쿵푸히어로는 식상해 질 수도 있는 부분을 뛰어난 그래픽과 다양한 재미 요소들로 극복했다고 한다. 사실 중국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서 롱 런한 사례가 적었기에, 이런 다양한 시도들은 긍정적으로 보였다. 특히, QTE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RPG에서 액션 요소를 강화시켰다는 부분은 상당히 흥미가 끌렸다.

"쿵푸히어로는 올해 상용화를 시작했고, 순위는 좋은 편이다. 현재 중국 게임 시장의 변화가 많아 1, 2위를 차지하지는 못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에도 서비스 되었는데 역시나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좋은 결과를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 라이브플렉스와 계약을 체결한 이유도 그에 있다. 이미 2009년부터 협력 관계를 유지했고, 이후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라이브플렉스는 중국 게임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 라이브플렉스 역시 우리 게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고, 서로 원하는 바가 일치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양진 대표는 국내 시장으로의 진출에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 이유로 이미 '용 온라인'과 '반 온라인'을 서비스한 경험이 있고, 그때 거둔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한편으론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자사 개발한 게임에 대한 믿음도 있겠지만, 퍼블리싱에서도 상당한 노하우와 실적을 거뒀기에 나오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월드 오브 탱크'의 중국 퍼블리셔이기도 하며, 최근에는 '길드워2'의 중국 서비스 계약 체결도 성공하였다. 공중망에도 해당 게임들은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길드워2 서비스를 맡게 된 데는 우리의 실력도 있지만, 서비스 능력과 적극적인 태도가 한몫했다. 우리 역시 퍼블리싱 회사를 찾을 때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보고 있다. 아레나넷에서 직접 찾아와서 적극적이고 친절한 모습을 마음에 들어 했고, 이미 외국 게임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었기에 공중망을 선택하였다. 현재 길드워2는 현지화 작업 중이며, 중국 유저들이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월드 오브 탱크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게임이다. 현재 주력 상품이 월드 오브 탱크이며, 서비스 시작 2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이 성장 중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워게이밍넷과 단순한 협력 계약이 아닌 영구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나올 월드 오브 배틀쉽, 월드 오브 워플레인 이외에도 워게이밍넷의 모든 게임은 우리를 통해 서비스될 것이다"



▲ 영구 협력 계약이라니?!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데 있어 협력 관계를 유지할 회사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가 추구하는 바가 같아야 하며, 모두가 이익을 거둘 수 있어야지만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몇 년에 걸쳐 좋은 회사를 물색하고, 영구 계약이라는 과감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 공중망의 행보는 지켜볼 가치가 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사진을 찍기 위해 정리하는 시간 동안 기자가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공중망에 있어 유저란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양진 대표는 웃음과 함께 "유저는 하느님이자 부모님과 같은 당연히 대우해야 하는 존재이다. 이런 부모님이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