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베타 초기에 적당했던 아이템 드롭율은 예상보다 빠른 유저들의 레벨업 속도 때문인지
패치를 할 때마다 드롭되는 아이템의 종류가 변경되며 드롭확률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처음 드롭되는 실버의 양을 10~20%정도 조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머맨을 사냥해서 얻을 수 있었던 방어구 강화 주문서가 거의 드롭되지 않게 바뀌었고
무기 강화 주문서도 알려져 있던 것과는 다르게 좀비가 아닌
네임드 몬스터나 코볼트가 준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오크까지는 어느 정도 아이템을 맞춰 입을 수 있게 드롭하지만
그 이상의 몬스터에게는 장비 구경을 하기조차 힘들었고
중형방패도 어느 정도 드롭되다가 한 번 패치가 있은 후 거의 드롭되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아이템과 캐릭터에 대한 초기화가 없다고 선언한 만큼 빠른 레벨업이 부담되는 것은 당연하므로
장비 아이템의 드롭율을 낮춰 유저들의 레벨업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도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드롭아이템을 줄여서 레벨업을 늦추겠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다.
게임을 그만큼 짜임새 있게 만들어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해야지
드롭아이템을 줄이고 몬스터를 강하게 하고 패치를 늦게 하는 식으로 레벨업을 묶어두면
결국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이탈하게 만드는 현상을 초래한다.


1차 클로즈베타 기간 동안 라이트 유저를 제외하면 평균 40레벨 이상은 무리 없이 달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특히 무기류 아이템은 상점에서 구할 수 있는 것보다 좋은 것을 구경하기 힘들며
무기의 교체가 없기 때문에 항상 같은 몬스터를 사냥해야 했다.


방어력이 아무리 높아도 상대 몬스터에게서 들어오는 최소 대미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상점용 무기정도로는 오크나 머맨 이상의 몬스터를 솔로잉으로 사냥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고블린을 잡아야 그나마 손해없이 레벨업을 할 수 있다. ]




물론 드롭율이 낮아 아이템이 귀해지면 그만큼 아이템 하나가 가지는 가치가 있고
아이템이 나왔을 때 '득템'의 기분을 느낄 수도 있지만 조금 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길드원 3명의 도움을 받아 굴만 사냥해보았다. 그나마 아이템이 잘 나온다는 장소에서
한자리에 리젠되는 굴을 400마리 사냥해서 얻은 아이템이 사냥칼 8개, 동전 5개
저주해제물약 5개, 확인물약 1개, 해독제 1개, 불행의 반지 1개, 나무판자 1개, 9천 실버.

약 5시간 동안 사냥을 한 결과가 이렇다.


2명이서 머맨 600마리를 잡아보았다. 비늘 3개, 사과 4개, 두루마리 1개. 그리고 실버.


혼자서 해독 물약 400개와 둔갑의 완드 20번 정도를 써가며 좀비를 1000 마리 사냥한 결과
워해머 6개, 좀비뼈 16개, 힘상승물약 1개, 저주해제물약 2개, 확인물약 1개, 해독제 1개. 끝이다.




[ 열심히 사냥해도 남는 게 없다면? ]




클로즈 베타라서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PC방에 가면 누구든지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실질적인 오픈베타로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에 클로즈베타에서
공성전까지 시도했던 것이리라.


하지만 클로즈베타 내내 계속된 드롭아이템의 변경과 드롭율의 하락이
어느 곳에서 개발자가 말한 것처럼 경제시스템을 조절하기 위한 인위적인 조정이었다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하나의 게임이 성공하느냐 마느냐가 컨텐츠나 게임의 특성이 아닌
게임의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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