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서버의 점검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버 점검시간에는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없기 때문에
되도록 서버 점검은 이용자의 수가 가장 적은 시간대를 택해서 진행되곤 하며

R2도 상용화 후로는 목요일 새벽 시간을 택해 정기적으로 서버 점검을 실시해왔다.
바꿔말하면 이용자 수가 많은 시간대에는 서버 점검 상황이 일어나선 곤란하다.

그런데 이번 1서버 공성전에서 일주일 168 시간 중에 서버 다운이 일어나선 안되는 순위
1 등으로 꼽힐 '공성전 종료 직전 시간'에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일어났다.


ㅁ 블랙랜드 성


FS연합은 이번에도 블랙랜드 성을 노렸다. 한 차례 수호 길드의 돌려막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들어가 블랙랜드 성을 탈환. 그러나 수호탑을 둘러싼 끊임없는 전투는
어느 한 쪽이 가만히 진영을 짜맞추길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후 다시 10연합측이 성을 점령하였다가 다시 FS연합이 성을 점령하는 밀고 밀리는 싸움이 계속되었다.







9시가 조금 지나서야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는데,
그 사이 수비의 입장에 있던 FS연합의 레인저 부대가 계단 양 옆 성벽위에 자리를 잡고
수호탑 계단은 바리케이트 진영이 갖춰져서 곁에서 보기에는 좀처럼 뚫는 것이 어려워보였다.

레인저들의 일점사로 계단까지 가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



[ 잠시 소강상태. 소환의완드로 몬스터 바리게이트 ]



[ 모여서 한 번에 뚫기. ]



[ 그러나 성벽위 레인저의 공격이 만만치 않아 ]



[ 계단까지 접근하기가 힘들어 보였다. ]


9시 30분까지 계속된 교착상황은 10연합의 그림자 길드가 원군으로 참여하면서 풀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양쪽으로 나뉘어져 있는 성벽 레인저들 모두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한쪽 벽으로 밀착해서 소수의 병력과 전투를 벌여 조금씩 전진해나갔다.



[ 원군 도착 ]



[ 오른쪽 벽에 밀착해서 공격 ]



[ 계단도 오른쪽만 공략한다 ]


일단 레인저 부대가 어느 정도 약화되자 바리게이트 진영과 맞붙어 싸울 여건이 마련되었고
이후에도 오른쪽 계단만 집중적으로 공략해 돌려막기 뒤의 공백기를 텔레포트 반지로 빠르게 치고 올라가
9시 42분경 수호탑을 거의 점령하였다.

블랙랜드 성 점거에 들어간 후 진영을 갖추기 시작해 48분에는 레인저 부대의 배치까지 모두 완료하였다.



[ 블랙랜드 성 완전 점령 ]



수호탑은 나중에 있을 돌려막기를 위해 일부러 파괴하지 않고 남겨두었으며
공격을 하던 FS연합측은 블랙랜드 성을 더이상 공략하지 않고 푸리에 성으로 공격방향을 바꾸었다.


ㅁ 바이런 성


바이런 성의 주인도 비교적 빠른 시간에 교체되었다.

유령길드가 바이런 성을 탈환한 것이 8시 16분.

성주였던 킹과 호박이 바이런 성 내부에서 싸우는 동안
동맹인 비트는 외성문에서 추가 병력을 차단해주었다.


[ 외성문 레인저 일점사 부대 ]



[ 수호탑 앞은 치열한 전투가 ]



[ 길이 트여있어도 지나가기 힘들정도 ]



[ 성문을 두고 격돌 ]





[ 바리게이트가 뚫리면 일단 달려라 ]





그러나 바이런 성을 공략하고 있던 그림자, 유령 길드의 돌려막기에
번번히 바리게이트를 뚫다가 마을로 돌아갔어야 했는데

마침 블랙랜드 성으로 그림자 길드가 원정을 가느라 병력의 공백이 생겨서일까.
깃발부대 줄리시스경 군주가 바이런 성을 탈환하였다. 이 때가 9시 44분.

블랙랜드 성을 어느 정도 정리한 10연합은 수비 인원을 제외하고
바이런 성으로 병력을 집중시켜 성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 마지막 5분? 최후의 공격 ]



ㅁ 서버 다운


공성전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5분. 게임 내 시계는 9시 5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밀고 밀리는 치열한 공방전이 공성 시간 내내 이어져 바이런 성은
호박과 킹이 바리게이트를 치고 있던 상황.

10연합측은 그림자, 블루 길드까지 가세하여 성문 입구를 뚫고 있었다.


바이런 성의 입구 바리게이트가 점차 옅어져
성벽위에서 화살을 날리던 레인저들도 내려와 바리게이트 벽을 쌓았지만
거센 공격으로 성문이 열렸는데

9시 56분 06초. 대기하고 있던 지난 성주 킹 길드가 바이런 성 수호탑을 파괴.



[ 공성전 종료를 앞두고 수호탑을 점령 ]



기자가 드라코를 타고 바이런성으로 달려가 성문에 도착한 것은 9시 58분 30초경.

이상하게 성문이 텅 비워져있어 벌써 수호탑까지 밀린 것인가 생각하며 성 안으로 들어갔지만
수호탑에 도착할 때까지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랙이 심할 때 나타나는 캐릭터 텔레포트가 여러 번 일어났으며,
결국 접속 종료 메시지가 나타난 것은 10시 정각.



[ 이미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부터 접속이 끊긴 듯 ]



ㅁ 공성전 연장


바로 서버가 다시 열리긴 했지만 공성전에서 마지막 1분 1초까지 달리고 있었던
유저들 모두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체창은 항의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운영진의 공지가 나온 것은 10시 14분.

‘서버이상과 관련해 공성전을 연장해 진행하며 연장시간은 10시 20분부터 40분까지’라는 내용이었다.

연장공성전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6분. 이 시간은 수성을 준비하기에도 공성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기에도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 10시 14분에 공지가 나왔다 ]



연장 공성이 시작됨과 동시에 성 외곽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은 일제히 수호탑으로 달려가는가 했는데

10시 24분 FS의 비타민 총군은 전체창에 공성전 불참을 선언한다. 이어 10시 30분을 전후로
FS, 원탑, 퍼펙트, 킹, 호박 등 동맹은 공성전 포기를 알렸고 결국 푸리에는 연예인 길드가,
블랙랜드는 수호 길드가, 바이런은 그림자 길드가 점령하여 공성전이 종료되었다.







[ 연장 공성전 중 공성 거부 ]



[ 최종 공성전 세력 지도 ]



ㅁ 10연합 측과의 이야기


인벤 : 블랙랜드 성 파괴 시간이 59 분으로 되어있다.

하늘 : 알다시피 서버에서 튕겨도 귀환이 되는 것처럼, 서버와 접속이 끊기더라도 당분간 하고 있던 역할은 지속된다.
윈드오브에로 : 블랙랜드 성 레인저를 지휘하고 있었다. (수호탑이 파괴되어) 성에서 마을로 귀환된 다음에
서버가 다운되었다.
천일비연 : 막타를 쳤다. 서버가 버벅대는 와중에 2초 정도 일반창에 글이 올라오길래 길드원들과 함께
수호탑 체력을 깎았고 막타를 쳤다. 그 후 랙이 걸리길래 계속 수호탑을 때렸다.
최강전투조 : 나는 그 후에 튕겼다. 바이런 수호탑 옆에 있었는데 블랙랜드 성주가 바뀌는 것을 확인하였다.

인벤 : 바이런 성의 상황은 어떠했는지.

천일비연 : 서버 다운 전 바이런 성을 점거 중인 상황이었다.
윈드오브에로 : 공성전이 정상적으로 끝났어도 바이런 성을 점령할 수 있는 상태였다.
천지산 : 바이런 수호탑을 1분 정도 쳤다. 10초 정도는 타격이 들어갔는데 그 다음은 미스가 났다.

인벤 : 금일 공성전 후의 진행은.

천일비연 : 우선 선길드와 동맹식이 있다. FS연합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한다고 들었다.
게임회사를 상대로 하는 법적조치 차원에 대해서는 우리 연합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건 1서버의 문제다. 핵 프로그램 랙사 등 공성전 때 서버 다운이 한두 번도 아니라 그냥 넘어가선 안 될 것이다.





ㅁ 킹 길드 맑은혼 총군주의 이야기


맑은혼 : 우리가 마지막 수호석을 깨고 나서, 공성전 종료까지 수호석이 재생성 되지 않을 것이기에
푸리에 성으로 지원을 가는 도중 튕기게 되었다. 이후 연장 공성전이 있다는 공지를 확인하고
다시 길드원을 성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그림자 및 10연합이 성안에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공성전이 재개되면 성주연합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을로 귀환되어야 하므로 이는
시간만 연장시킨 것으로 판단해 공성전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타 길드 군주진 및 지휘부와 함께 게임사를 방문해 해명을 받기로 하였으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시간 이후로 사냥은 물론 필드, 전쟁, 공성전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






ㅁ 그림자 길드 그림자 총군주의 야이기


인벤 : 서버 다운 후 성에 남아있었나.

그림자 : 마을로 날아갔다. 단 클로즈베타 1차 때에도 공성전 종료 시간에 서버가 다운되어
연장 공성전을 한 경험이 있어 연합 길드마스터 및 길드원에게 연장 공성전이 있을지 모르니
전투준비를 하고 바이런 다리 앞으로 모이라고 말해둔 것이다.





승자가 기뻐하고 패자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의 서버 다운. 서버 다운이 없었다면 이번 공성전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별반 다를 것이 없었을 수도 혹은 크게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공성전 결과에 대한 신뢰가 자꾸 낮아진다는 것.
특히 1서버는 지난 몇 주간 공성전에서 끊임없이 뒷이야기가 나왔던 곳이였다.

공성전에 대한 불신은 게임에 대한 불신으로. 게임에 대한 불신은 게임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R2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성전에서 일어난 서버 다운 현상에 대해서
단순 '서버이상'으로 알리고 약간의 '연장 공성전'을 급작스럽게 치루는 것만으로 신뢰가 회복될까.

성을 두고 많은 길드의 많은 유저들이 두 시간동안 열심히 달리고 또 베었다.
그에 걸맞는 보답을 (그것이 승리의 기쁨이든 패배의 슬픔이든) 기대하는 것이 지나치진 않을 것이다.




# 공성전에서 만난 사람들



※ 메테오스 1서버의 니모 기자 캐릭터는 '인벤니모' '인벤취재' 입니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