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가 달려온지 8개월이 흘렀다. 다음 주면 크리스마스, 그리고 곧 연말이 다가온다.

로덴영지와 신규캐릭터는 내년 초에나 나올 예정이니
R2는 해가 지나기 전 몇가지 업데이트와 이벤트 등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올 한해 R2가 농사를 잘지은 것인지는 차차 돌이켜볼테고, 그보다
이런 때이니만큼 R2유저들의 게임 농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한 시점이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때 중 하나는
일요일 저녁 공성/스팟전이 아니겠는가. R2를 찾아오고 또 떠났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 R2 최고의 컨텐츠라 불리는 공성/스팟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재밌는 것은 서버가 열린지 꽤 시간이 지나고보니 나름대로의 질서랄까,
공성전이 있을 때마다 여러 군데의 서버를 돌아다니며 취재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서버 마다 공성전을 대하는 서버 공통의 분위기가 있다는 것인데, 이게 제각각이다.


어떤 서버는 공성전이 대게 조용한 편으로 주로 스팟전이 치열하게 전개된다거나
어떤 서버는 공성전 내내 활발한 전창도발(^^)이 오고간다거나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분위기는 서버의 역사가 흘러오면서 있었던 수많은 길드간의 전쟁과
힘의 역학이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도 해보면서
12월 17일에는 오랜만에 쿠룬카 서버의 공성전을 찾아가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쿠룬카 서버만의 공성전의 독특한 면모를 느낄 수 있었는데...


ㅁ 돌려막기가 없는 공성전?


두 달 넘게 푸리에 성을 지키고 있는 직장인연합.

그러나 푸리에 성에 위기가 찾아왔다. 바이런 성의 삼합회/스콜피온이 푸리에로 공성을 온 것에 더해
발해용병단, 혼불, 바이킹 연합은 물론 가시나무, 파괴, 통일, 에덴, 백호 등 많은 길드들이 순방한 것이다.

결국 직장인연합 길드 홀로 지키던 성문은 금새 뚫려버리고 성을 스콜피온에 내주고 말았다.







이후 직장인연합을 도와주러 강한사람들 길드와, 편한세상 길드가 달려와
다시 수호탑을 되찾았고 스콜피온, 삼합회, 가시나무 길드 등과 공성전을 이어나가는
밀고 밀리던 접전 끝에 결국 직장인연합이 11주 연속 푸리에 성 수성에 성공하게 되었다.



[ 우방의 도움으로 다리 밖으로 적을 몰아내는 데 성공 ]



특이한 점은, 이제는 일반적인 수성의 전략인 돌려막기를 직장인연합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직장인연합의 돌이킬수없는 총지휘관 및 3라인 군주는 이를 직장인연합의 '자존심'이라며
'뺏기면 뺏기는 것일 뿐 돌려막기를 하면서까지 성을 지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는데
돌려막기 없이 수성성공 11주라는 기록은 그냥 이뤄진 건 아닐터.


돌려막기를 배제한 수성전에서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낸 이유로
돌이킬수없는 유저는 '정찰력'을 꼽았다. 어느 길드가 어디에 몇 명 정도 위치해 있고
그 길드가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은 어딘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면 수호석이 파괴된 직후 등의
중요한 타이밍을 잴 수 있게 된다는 것.


이런 기세를 이어 연말까지 푸리에 성을 지켜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오늘 처럼 여러 길드가 오면 막지 못할 것이라며, 성이든 스팟이든 지키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억지로 매달려 가면서 수비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두 달 넘게 성에 있었던 길드가 그다지 성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은 의외였다.


ㅁ 즐기는 공성전. 목표는 없다?


처음 푸리에 성에서 직장인연합을 밀어내었던 길드 중 스콜피언, 삼합회, 가시나무를 제외한
다른 길드들은 일단 직장인연합을 밀어내고나자 그것이 원래의 목표였던양 각자 새로운 지점을 향해
방향을 바꾸었다. 그 중 바이런 성은 이전 성주 삼합회가 푸리에 성을 공략하면서 비어있게 되었고
이런 이유로 인천연합, 파괴, 발해용병단/혼불/바이킹 연합, 아라한, 통일 등 많은 길드의 방문을 받았다.


바이런 성을 먼저 점령한 인천연합과 파괴는 다른 길드들의 바리게이트 일제공격에
돌려막기 등으로 수비를 해보았지만 결국 혼불 길드에 성을 내주고 말았으며
이후 수차례 발해용병단/혼불/바이킹 연합의 저지를 뚫어보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 인천연합과 파괴의 바리게이트를 공격하는 중 ]



[ 바리게이트를 뚫고 수호탑 접근 성공 ]



[ 파괴와 인천연합이 준비하고 있는 모아서한방 ]



[ 그러나 성을 되찾는 데는 실패한다 ]



새롭게 바이런 성주가 된 혼불 길드의 대쟝 유저는 처음 푸리에로 향한 것은 물론
다시 바이런으로 향한 것도 모두 공성전을 즐기는 차원의 일이었다면서 따로 사전에
준비하거나 계획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성주가 된 것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이는 푸리에 성을 공격한 스콜피언 측도 마찬가지. 어디까지나 공성전을 즐기는 것이었다며
일주일 간 열심히 사냥해서 모은 실버로 공성,스팟전을 하는 걸 좋아하는 유저들을 언급하였다.


직장인연합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
결과보다는 공성전이라는 과정에 좀 더 비중을 두고있다는 점이다.


ㅁ 깨끗한 뒷맛?


그렇기에 공성전이 끝나고나서의 화기애애한 전체창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공격을 해왔던 상대길드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냄은 물론
방금까지 칼을 섞던 사람들끼리 즐겁게 전체창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푸리에 돌이킬수없는 성주는 '전체 서버를 통틀어, 서로 다른 길드원들끼리
길드의 구분없이 편하게 전체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버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전투는 활발하게 사냥은 편하게 할 수 있는 서버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밝혔다.


정말 전투는 활발했다 세 성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스팟의 주인도 수시로 바뀌었다.
공성,스팟전의 결과가 무필이나 전쟁과는 연결되지 않는 분위기가 오히려 공성전에서
더 많은 전투와 재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어보였다.



[ 한 때 네 곳의 스팟을 점령하며 눈길을 끈 WINNERS ]



세금 외에 성을 점령할 이유를 '명예'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요즘.
각 서버의 공성전 양상이 서버 초기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게임을, 그리고 공성/스팟전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 8서버.


여러분이 플레이하고 있는 서버는 지금 어떤 분위기로 공성전이 진행되고 있으신지?



# 8서버 사진관


[ 바이런 공성전에 동원된 소환된 몬스터들 ]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