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예상했던 일이다. 처음 R2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L 게임과 유사한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라는 것은.

그리고 그 중에는 PK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몹피, 소환피, 활피, 그리고 오늘 이야기 하려는 법피단의 출현 또한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바다. 그러나 R2의 뚜껑을 열어보니 엘프는 강력하지 않았다.

낮은 마법 대미지, 제한된 마나량으로 마법 공격력 보다는
검을 이용한 근접공격이 중요시되었고, 엘프 유저층도 두텁지 않아
PK단을 만들정도로 엘프가 남아나지 않았다.


또 클로즈베타 당시에 마법 공격력이 중첩해서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엘프들의 마법 일점사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엘프 PK 단(이하 법피단)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잊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 이런 장면이 나타나기에는 조건이 맞지 않았다. 과거에는... ]



그런데 잊고 있었던 법피단이 이미 R2에도 활보하고 있다는 제보.
벌써 한 달이 넘게 활발한(?) 활동을 해 법피단이 활동하는 저녁 시간대에는
서버 전체의 이슈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보가 들어온 11서버로 달려가보았다.


들어간 때가 마침 법피단의 주요 활동 시간대여서 전체창에는
이들의 행방을 묻거나 어디에 출현했다고 제보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었는데

11서버 법피단을 제보해준 형부는토끼 유저의 증언에 따르면
약 한 달 전부터 엘프 캐릭터 7명 정도로 이루어진 PK단이 활동을 시작했으며
주로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전지역을 돌아다니며 PK를 일삼는다고.



[ 이미 서버의 유명인사 ]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마법은 대미지가 상당하고 적중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아이스스톰.
여러 엘프가 동시에 아이스스톰을 사용하여 맞을 경우 아차하는 순간 누워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법 레벨이 높았던 형부는토끼 유저도 몇 대 맞지 않아 450 피가 깍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또, 귀환을 하고 나서도 이미 시전된 마법은 마을까지 따라와서 대미지를 주기 때문에
체력이 많지 않은 레인저는 귀환포션을 쓰고도 마을에 와서 죽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오랜 기간 동안 활동한 법피단을 잡으려는 시도도 줄곧 있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한 두명으로는 마법 일점사를 당해내기 어렵고, 여럿이 함께 가면
마을로 귀환해버리기 때문에 허탕을 칠 수밖에 없다고.


그래서, 직접 법피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저들과의 대화를 시도해보았다.

/누구 검색으로 모두 같은 길드 소속이었던 이들 중 한 명에세 귓말을 여러번 보내자
길드에 미가입 상태인 한 유저가 모임초대를 해주었다.



[ 무서운 법피단 ]



ㅁ 오래되었다고 들었다.

= 한 달은 안되었다.


ㅁ 고레벨 엘프 유저가 모이기 쉽지 않았을 텐데.

= 한 게임방에서 같이 하고 있다. 다 모이면 10명 정도 된다.


ㅁ 원래부터 같은 길드로 활동한 건가.

= 스킬때문에 같은 길드로 했다. 다른 게임 하다가 재미삼아 하고 있는 것이다.


ㅁ 레벨은 어떻게 되는지

= 45레벨 정도 되고 그 위도 있다.


ㅁ 아이스스톰을 주로 쓴다고 들었다.

= 명중율이 높다. 대미지는 45에서 50정도 나온다.


ㅁ 법피단을 잡는다는 분들도 많은데.

잡는다고 말만 한다. 막상 만나면 그냥 귀환하더라.
또 많이 오면 귀환하면 되니 못잡는다.


ㅁ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 그런건 말하기가 좀 그렇고, 모인 사람들이 던전 등 팀플가는 것보다는 수입이 좋다.


ㅁ 엘프를 육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 힘들었지만 분명한 목표가 있었으니까 뭐...
몇 몇 캐릭은 구입한 것이고...
요즘은 법피단에 가입을 원하는 분들도 제법 있다.


ㅁ 성향은 어떻게 관리하나.

신경 쓰지 않는다. 빨간색이 더 예쁘기도 하고.


ㅁ L 게임에서는 법피단 피해가 많아지자 마법 중복이 안되게 패치되었는데.

= 그래서 접었다. L 게임에서도 우리가 처음으로 법피단을 했다.
굳이 남들처럼 똑같이 게임을 즐기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일 뿐이다.
물론 피해를 보는 분들도 많겠지만 그것 또한 게임의 일부분으로 하나의 재미라 본다.





ㅁ R2 클베 때 마법 중복이 안되었던 때가 있는데, 게임사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 같은지.
(현재는 마법 중복 대미지가 가능한 상태이다.)

= 게임 내 오타나 고쳐달라고 하라. -_- 점검시간도 좀 잘지키고.
오토 하나 못잡아서 우리한테 오토 잡아달라고 다른 분들이 귓말을 하기도 한다.


ㅁ 다른 법피단의 활동도 있나.

= 우리가 처음으로 하고 나서 다른 서버에서도 두 군데 정도 활동하는 걸로 들었다.





[ 눈 깜짝할 사이에 마법 일점사로 또 한 유저를 눕혔다. ]



여러 엘프가 동시에 시전한 마법 대미지가 모두 들어가도록 된 설정과
공격성공율이 100%에 가까운 아이스스톰이 맞물려 가능하게 된 법피단.


게임을 어떻게 즐기느냐는 유저들 각자의 몫이긴 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게임을 즐기는 방식의 차이로 정당화되긴 힘들지 않을까.


잡을 수도 잡히지도 않는 이들 법피단의 활보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필드에서 사냥을 하는 유저들에게 긴장감을 안겨주는 활력소(?)로써
불시에 찾아와 죽음을 선고하는 저승사자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이들의 활동은 언제 끝이 날지.


지팡이를 들고 뛰어오는 한 무리를 보고 귀환포션에 손을 올려놓을 수밖에 없는 일반 유저들은
전체창에 제보되는 법피단의 위치를 피해, 또다른 사냥터로 드라코를 몰아야 했다.


개발팀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동시에 몇 개의 마법이 들어오도록 조정할 것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동시 마법 대미지 중복 설정은 수정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법피단의 활동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