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서버에 사냥용 특화 무기가 업데이트 된후 시장 경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는 주문서의 가격과 6쌍칼의 시세로 드러나고 있는데, 4월 12일 19만실버 정도 하던 무기강화주문서는 5일이 지난 4월 17일 12만원대로 떨어졌다. 방어구 강화주문서의 가격도 덩달아 떨어져 지금은 5만 실버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5일 전 2천만 실버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던 6쌍칼은 1200만 실버 내외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도 '삽니다'는 찾기 어려워 매매창에는 6쌍칼 싸게 판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보면 주문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사냥용 특화 무기라는 대체재의 출현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사용하던 그리고 업그레이드 하려던 무기보다 더 성능이 좋은 무기를 상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무기의 업그레이드에 필요했던 주문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사려는 사람이 줄어드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 6쌍칼의 가격이 떨어진 것도 마찬가지다. 주문서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6쌍칼의 가격 또한 떨어졌으며 이에 더해 6쌍칼을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사냥용 특화 무기로 눈을 돌리면서 6쌍칼 수요층이 줄어든 탓이다.


이같은 시세 변화에 대해 일부 유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문서와 기존 무기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득템'이라는 사냥 목적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스킬이 레벨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템에 레벨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레벨을 올리기 위한 사냥'이 차지하는 비중 보다는 '득템을 위한 사냥'이 더 크게 차지하고 있는 R2에서 사냥을 하면서 하나 둘 먹은 주문서를 팔아 조금씩 러쉬도 하고 방어구나 무기를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하는 맛이 갑작스러운 주문서 가격의 하락으로 크게 떨어졌다는 것.





투자와 회수 측면이 강했던 R2의 아이템 시세가 흔들리는 것 자체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금 구입한 무기를 일정 정도의 시기가 지난 후 약간의 웃돈을 붙여 새로운 무기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세 변동을 감안하더라도 처음 투자한만큼은 회수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게 사람의 심리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언제 가격이 더 떨어질지 모르니 쉽게 다른 유저와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사자'는 줄어들고 '팔자'는 많아지니 가격은 처음보다 더 떨어지고 시장은 얼어붙는다.


더 좋은 아이템을 (비록 일부 항목에 국한되긴 하지만) 더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온라인 게임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 타임에 비례하는 캐릭터의 성장'에서 얻을 수 있는 상대적 만족감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퀘스트나 사냥 등을 수행해 나가면서 경험치와 아이템을 획득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이 온라인 게임의 특징인데, 사냥용 특화무기로 인해 오랫동안 공을 들인 캐릭터의 상대적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뼈빠지게 6검 45방 맞춰놓았더니 어제 나온 9바스타드 검보다 못하더라'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짧은 기간의 시세변화로 장기적인 시세변동을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테스트 서버의 최근 시세 변화가 전적으로 사냥용 특화무기 업데이트에 기인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일요일 공성전을 끝으로 테스트 서버의 대규모 전쟁이 종식된 것이 기존 PVP 무기의 수요를 떨어뜨리기도 했다는 시각도 있다)


또 사냥용 특화무기는 어디까지나 현재 '테스트중'인 상태에 있으므로 게임사에서는 이같은 테스트 서버의 변화 하나하나를 정식 서버에 업데이트 하기 위한 데이터로로 삼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테스트 서버 시세 변화에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는 것은 그만큼 R2의 시세 변화가 잦았던 과거에 기인하고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클로즈베타 시절 오크검의 상점가격이 갑작스럽게 상승하여 큰 혼란을 일으켰던 것까지는 돌이켜보지 않더라도,


오픈베타 초기 고블린 금속 갑옷이 갑작스럽게 제작 아이템이 되면서 순식간에 가격이 내려가는 등 유저들의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화가 아니라 개발사의 업데이트에 따라 시세가 요동쳤던 일들이 아직까지 유저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게임 내 시세 급변화에 따른 혼란에 유저들은 개발팀에 화살을 돌릴 수 밖에 없으며, 이같은 일이 잦아지면 질수록 장기적으로는 개발사의 업데이트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냥용 특화무기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좀 더 빠른 업데이트의 변화에 대한 대응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