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조용했다.


지난 주 난전 끝에 축섭연합이 가져갔던 블랙랜드 성은
송대관 군주를 필두로 한 FSplayer 라인이 단단하게 빗장을 걸어놓고 있었다.
블랙랜드의 성주인 축섭연합은 드라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가장 논쟁이 되는 블랙랜드 성이 그러했으니 다른 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FS의 본진 바이런 성앞에는 누가 남겼는지 '유품 많이 남겨달라'는 화살 메세지가
외로운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공성전이 시작되고 바로 블랙랜드 성이 FS 의 손에 들어간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
지난 주와는 달리 초반의 접전은 스팟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 블랙랜드 성은 FS 가 일찌감치 점령 ]



[ 누가 남긴 것인지... 먹자들의 소망? 유품마니주삼 ]



스팟은 9시 20분까지


스팟전이 점령시간제로 바뀌면서 조금 심심해졌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다.
9시 20분까지 별 탈 없이 지켜내면 남은 40분 동안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스팟의 상황을 지켜보며 이곳 저곳 뛰어다니기 보다는
하나의 스팟을 꾸준히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전투도 일어나는 곳만 일어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새로 생긴 공성전의 흐름이 있긴 하다. 성으로 가기 전에
보험조로 미리 스팟을 점령해 놓고, 남은 40분 동안 공성전을 진행하는 것이다.


영웅, 축섭, 전갈 등 반FS 에 선 길드들이 스팟에 집중한 것도 그 때문이었을까.
어짜피 성 하나 정도는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스팟에 신경을 쓴 것인지
아니면 공성전이 불안했기 때문에 스팟을 미리 점령하려 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가만히 보고 있을 FS 측이 아니었다. 적의 마크를 내리기 위해 병력을 파견했고
화염의 탑, 딱정벌레 구덩이, 흑룡의 늪은 수호석이 재생성 될 때마다 주인이
바뀌는 듯 했다. 그만큼 전투는 치열했다.









[ 세 곳의 스팟이 주요 접전지 ]



그리고 9시 20분 부터


수도 없이 뺏고 뺏긴 스팟. 스팟의 최종 결과를 미리 점쳐볼 시간 계산조차
불가능할 정도였지만 사실 주된 관심사는 성의 행방, 본격적으로 공성전이 시작될
9시 20분을 기자도 내내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9시 20분을 넘기면서 축섭연합 인원들이 하나 둘 블랙성에 집합했다.
바이런 성, 블랙랜드 성, 흑룡의 늪 등 병력이 분산되어 있었던 FS의 바리게이트는
축섭연합의 공격에 무너졌고 블랙랜드 수호탑은 축섭연합이 점거, 각인을 시작했다.


사실 바리게이트는 완벽하게 공격을 막아내겠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적의 공격을 저지하면서 정예요원이 올 때까지의 시간을 버는 역할이라고 본다면
이 때 즘 FS 측의 정예요원들이 곧바로 블랙랜드 성으로 날아와 공격을 할 것이었는데


마침 근처에 있던 흑룡의 늪 공격조 일부가 원군으로 찾아왔을 뿐
그나마 남아있던 FS 의 수비병력이 돌연 '블랙성 포기'를 선언한 것은
조금 의아한 일이었다. 무슨 일이 생겼던 탓일까.



[ 축섭연합 블랙 공격 개시 ]



[ 의아한 '블랙성 포기' 지휘... 이유는? ]



중립연합의 등장


블랙성의 FS 수비병력이 급하게 회군한 것은 중립연합이 바이런 성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예고도 없어 갑작스러웠던 중립연합의 공격에 FS 는, 비록 어느 정도의
첩보는 이미 입수하였다고 하나,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고 상대방의 전력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력분산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덕분에 난관이 예상되었던 축섭연합의 블랙랜드 성 진입은 수월해진 셈.


공성이 끝난 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중립연합은 공성전에 참여한 이유를
'4성 통일로 저주서버라는 인식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서버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별히 FS 측과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고 4성통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그 때문에 블랙성을 쉽게 내준 FS 입장에서 중립연합의 공성 참가가 달가울리는 없었다.


어쨌든 중립연합의 공격은 바이런의 수비벽을 뚫지는 못했고, 그래서 로덴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 갑작스러운 중립 연합의 바이런 성 공격 ]



[ 덕분에 막아서는 자도 없었다 ]



사공이 많아서 위험했던 로덴...


블랙랜드는 축섭연합이 맡고 있었다. 뜻하지 않은 중립연합은 로덴성을 공격했다.
이번 전쟁의 최우선 당사자 영웅연합이 이같은 상황전개를 마다할 리 없다.


이프리트, 포세이돈, 극, 장미 등 로덴 공성에 참가한 중립 길드는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다. 생사지교가 오랫동안 로덴성을 지켜온 경험이 있었지만
매 앞에 장사 없다고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으로 수호탑을 지키는 것은 무리였다.


그러나 많은 길드의 많은 인원이 로덴의 수비를 무너뜨린 핵심이긴 했지만
반면 길드 수가 많고 인원 또한 많은 것이 획일화된 지휘체계에 따라
수호탑 파괴에서 봉인석 각인까지 이어져야 할 공성전에 장애요소가 되기도 했다.


중립연합은 수차례 수호탑을 파괴했지만 이상하게 봉인석 버프를 받은 군주캐릭이
지나가야 할 주요 길목에 안에서 나오는 아군과 밖에서 들어오는 아군이 만나
정체되거나, 적의 일점사에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특정된 군주가 각인하지 않고
같이 수호탑을 공격해 요행수로 막타를 날린 군주가 봉인석으로 달리는 모습 등


내부적으로 어떤 지휘체계를 갖추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많은 병력이 효율적으로 운용된다고 보긴 힘들었다.


잘 진행되었다면, 블랙랜드와 로덴의 두 곳에 입성할 수도 있었던 이 날 공성전은
결국 FS 측의 4성 통일로 끝나게 되었는데...







[ 아쉬운 장면... ]







[ 수호탑을 깨고 나오기만을 기다렸건만... ]



복병 R2온라인, 블랙랜드 점령


지난 주 '적의 마크를 내리겠다'는 목적으로 여러 차례 블랙랜드 성에 깃발을 꽂았지만
이상하게 R2onLine 길드는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이었다. '다음 주에도
블랙랜드 성에 도전하겠다'는 R2온라인 군주의 말은 블랙랜드 입성을 통해 실현되었다.


한참 로덴 성의 급박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차에 블랙랜드 수호탑이 파괴되었다는
메시지를 보고 블랙 성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R2온라인 군주가 봉인석 마크를 달고
봉인석으로 달려오고 있는 때였다.


봉인석 주변을 지키고 있던 인원은 15~20 명. R2온라인 군주는 바리를 비집고 들어가
봉인석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1분 정도 지나 결국 봉인석을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R2온라인 군주를 저지하기 위해 공격을 퍼부었던 수비 인원들은
공격이 모두 미스 처리가 되었다며 버그 또는 핵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는데


R2온라인 군주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버그나 핵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히
입성한 것'이라며 '어떤 미련한 군주가 버그로 성을 먹겠나. (신고를 했다하니)
며칠 있으면 밝혀질 것'이라고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또 4성 통일이 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시커도 축섭도 아닌 독불장군으로 봐달라'면서
'축섭이든 시커든 쟁을 하게 된다면 (본인은) 캐릭을 동생에게 맡기고 알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 문제가 된 장면. 공격이 되지 않았다고. ]





[ 다시 공세를 펼쳤지만... ]



[ 힘 군주가 수호탑을 깨면서, 시간을 지워버렸다 ]



FS - 중립 회합


공성전이 끝난 후 FS 측 군주들과 공성전에 참가한 중립 길드의 군주 총 17 명이 따로 모였다.


갑작스러운 중립 길드의 공성 참가로 애초 생각했던 전략이 크게 뒤틀리면서
하마터면 두 곳의 성을 내줄 뻔 한 FS 측은 사태의 내막을 알아야 하는 입장.
중립 길드 쪽도 입성했다면 거리낄 게 없겠지만, 공성에 실패한 이상
상대방과 어떤 쪽으로든 이야기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장시간 이어진 두 세력 간의 회합을 다음과 같이 간단히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FS 측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제 3세력의 공성전 참가가 달갑지 않거니와
현재의 공성전이 전쟁의 연장선 상에 있는 만큼, 제 3세력이 이런 틈을 타
어부지리로 성에 입성하는 것은 볼 수 없으니 다음 주부터는 성에 들어오지 말라는 것.


어떤 좋은 명분이 있어서든 전쟁을 하는 입장에서 공성전에 참가해 FS 측을 공격하는 것은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중립연합은 4성 통일로 저주서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순수한 목적이라 강조하면서
어떤 길드든 공성전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에, 두 세력의 전쟁에 영향을 주지는
않도록 하되 비어있는 성에는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회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FS 측과 중립연합 길드원 사이에서
필드 충돌이 일어나 즉각적으로 군주진에게 보고가 되고 있었고 누가 선칼질을 했는지
순찰조를 짜서 게릴라 전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면서 결국 회합은 결렬.



[ 회합은 결렬되었다 ]



7월 2일 새벽 포세이돈 길드의 검신검마 총군은 인벤 15서버 게시판을 통해
FS 연합에 대한 이프리트, 더원, 천의, 명품클럽, 장미, 천국, 포세이돈 7연합의
선전포고문을 올리게 된다.


☞ [15서버] 금일부로 시커연합길드와 쟁 선포합니다.


몇 몇 길드를 뺀 거의 대부분의 스팟 길드들이 중립연합의 이름으로
반 FS 측에 동참함으로써 15서버의 전쟁은 서버 전체로 번지게 된 것이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