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많은 R2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성공적으로 치뤄진, 그리고 한국의 승리로 더욱 빛을 발한 한.중 공성대전을 다들 기억하실 것이다.


대표 선수를 뽑기 위한 한국 본선만 6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본선에서 최고의 공성전을 보여준 500명은 어느 서버에서 플레이하느냐는 상관없이 또 본 서버에서의 은원은 모두 잊고 한.중 결승전에서의 승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우리 모두는 참가에 즐거웠고 승리에 환호했다.


한.중간 명예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이번 이벤트는 전체 R2 유저들의 한바탕 축제이기도 했다. 한국이 우승하고 전 서버에는 경험치 2배 이벤트가 7일동안 적용되었다. 응원을 열심히 했던 유저는 작지만 주문서 선물을 받기도 했다. 응원 베스트로 뽑힌 유저는 축복받은 사슬세트 등의 장비도 받게 되었다. 공성 실황을 멋진 동영상으로 만든 유저들은 텔레포트 조종반지의 큰 상품도 받게 되었다.


본선과 결승에서 좋은 성적을 낸 참가자들에게도 당연히 상품이 주어진다. 본선 우승 길드에게는 기억의 룬과 둔갑의 룬이, 결승에 진출하고 우승한 500명에게는 이번 이벤트를 기념하는 특별한 '명예의 반지'와 챔피언드라코(7일) + 킹드라코(14일)이 우승상품으로 주어진다.



[ ▲ 애초의 공지 내용은 이랬다 ]



그런데... 다 주는 건 아니었다. 우승을 했더라도 말이다.


29일 저녁 8시 30분 발표된 한.중 공성대전 이벤트 상품 지급 공지에 따르면 한.중 공성대전 경품은 ▲ 최종 접속한 서버 (7월 29일 오전 10시 기준) 로 ▲ 7월 31일 정기점검 중 ▲ 일반 아이템은 창고에, 기간제 아이템은 선물함으로 지급한다.


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테스트 서버. 신규서버 및 스피드 서버로는 지급되지 않는다는 단서 때문이다.


테스트 서버는 31일 리셋된다. 그리고 이름이 바뀌어 31일 '스피드 서버'로 새로 열리게 된다. 상품 지급일은 31일. 결국 테스트 서버에 본 캐릭터가 있는, 테섭 출신 이벤트 참가자들에게는 상품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 ▲ 테스트 서버는 아이템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



R2의 테스트 서버는 단순히 테스트만을 담당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또 하나의 정식 서버에 가까운 곳이다. 캐릭터가 일정 주기로 리셋 되어버리는 데도 불구하고 많은 테섭 유저들이 다음 차 테스트를 기다리는 것은 그만큼 서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반증.


많은 테스트 서버 유저들이 1차 2차 3차를 꾸준히 즐겨온 골수 유저들이며 그러다보니 테스트 서버는 주기적인 리셋에도 불구하고 정식 서버와 마찬가지로 테스트 서버만의 역사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테섭 유저들에게 주 캐릭터란 바로 테섭에 있는 캐릭터를 말하는 것이다.


한.중 공성대전 이벤트는 서버를 막론하고 모두 한 곳에 모인다는 것. 1시간의 짧고 굵고 빠른 R2 특유의 공성전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는 것. 본 서버의 길드간 세력간 역학관계와 무관한 공성전이었다는 것. 최종적으로 중국과의 결승이 기다리고 있고 대표로 활동한다는 것 등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로 많은 R2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고, 비교적 빠른 레벨업과 장비 갖추기를 바탕으로 전투를 사랑(?)하게 된 많은 테섭 유저들 또한 이벤트에 참가했다.


한 테섭 유저는 '테섭 유저의 1/3 은 이번 이벤트에 참가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조금 과장되었을 수도 있지만 분위기는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품 지급 시기가 테스트 서버 리셋 시기와 맞물리면서 우승을 하더라도 우승 상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몇이나 되었을까.



[ ▲ 이런 결과에는 테섭 유저들의 힘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새로 열리는 서버에 상품을 지급해주지 않겠다는 결정은 모두가 無에서 시작하는 서버이니만큼 캐릭터 간의 형평성을 고려한 게임사의 고육지책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선한 짐작을 해보게도 된다. (혹 또다른 이유가 있다면 상품 지급 대상자에게 대한 자세한 설명이 아쉽다.)


그러나 우승자가 받게 되는 명예의 반지는 별다른 옵션이 없는 그야말로 참가했다는 증거에 불과한 아이템. 기간제 드라코도 한국의 이름을 걸고 중국과의 결승에서 승리를 쟁취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약소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투망을 준다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의 보상이라면, 새롭게 테섭이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에 포함되지 않을까.


다함께 참가해 즐거웠고 한국이 승리해 환호했던 공통의 경험을 가진 우리들이라면 결승에서 수고한 이들에게 이 정도의 상품이 주어지는 것을 오히려 즐겁게 축하해 줄 것이다.



제1회 공성대전 명예의 반지

무기한

제1회 공성대전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명예의 반지.



최종 우승자 500명 중 테섭에 본 캐릭터가 있는 유저는 30명~50명.


우승자인데 명예의 반지는 구경도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키우지도 않는 본섭 캐릭터에 기간제 드라코를 받아야 하는 우승자가 한 둘이 아닌게 현실이다.


이들 역시 한국 대표 선수로 뽑히기 위해 6번의 치열한 본선을 거쳐야 했고, 중국과의 결승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다. 다른 모든 참가자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500명의 대표 선수로 선발되고 최종 결승전에서 승리한 테섭의 이들에게는 본서버의 참가자와 마찬가지로 그에 해당되는 보답을 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


이들 또한 참가해 즐거웠고 승리해 환호했던 바로 우리와 같은 R2 유저들이므로...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