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R2 운영팀은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R2가 클로즈베타를 시작한 때부터
R2를 취재해 온 입장에서,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유저와 가장 가까이서 함께 호흡하며 부대껴온
운영팀의 이야기를 왜 아직 들어보지 않았을까 스스로 의아할 정도다.




어떤 면에서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다음 변신 몬스터가 언제 나올지가 아니라
오토는 언제 좀 없어질 건지, 불편한 사항에 대한 신고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와 같은
운영에 대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진행된 운영팀과의 만남. 지금 이 기사를 쓰는 시점에서 인터뷰에 어떤 반응이 뒤따를지
머리 속에 환히 그려진다. 그건 운영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잘하면 본전이고 잘못하면 대박으로 욕을 먹기 마련인 운영팀이라는 위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 운영팀의 숙명이다. 그래서 였을까.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좀 더 친절한 모습으로, 오토 단속도 더욱 강화하겠다'며
'운영자의 마음'을 쏟아내었다.



아래는 여러 게임사에서 다양한 운영 경험을 쌓고 현재는 R2 운영팀을 이끌고 있는
박경우 운영파트장과 클라우스 서버 G.O예린을 만나 나눈 이야기.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이번 인터뷰로, R2 유저와 운영진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의 항의(?)성 질문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박경우 운영파트장(좌), 클라우스 서버 G.O 예린(우)




= 현재 G.O로 활동하는 분은 몇 명인가.


▲ 한 명의 G.O가 하나의 서버를 담당하고 있고, 전체를 총괄하는 선임 G.O가 있다.
운영자의 다양한 역할과 활동 중에 G.O는 말그대로 G.O의 역할을 담당하는 인력이다.




= 운영팀이 맡고 있는 업무의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 보통 운영팀은 고객응대를 주로 하는데, R2운영팀은 그 외에도 운영을 거쳐가는 기획 등
모든 일의 검수도 겸하고 있다. 그 외 고객지원파트에서 필요한 부분, 이를테면 로그기록을
확인한다거나 하는 것도 G.O들이 하고 있다.




= 운영팀이 가장 많이 이야기를 듣는 것은 ‘오토 잡아라’는 것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한 번에 만 개의 계정을 단속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어떤가.



▲ 하루에 300에서 800건까지 오토처리를 하고 있다. 오늘 오전에도 200개의
오토 캐릭터를 처리하고 왔다. 오토를 얼마나 많이 잡느냐 하는 건 드러내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실제로 적발되는 계정수는 만만하지 않다.


단지 오토를 잡는 것은 게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라 굳이 생색을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토도 고객이라서, 오토 계정비 때문에 잡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게임을 한 두 달 서비스하고 접는 것도 아니고, 오토가 많아지면 결제액이 늘어난다는 식의
1차원 적인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 오토를 많이 잡는다고 하지만 유저들이 체감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당장 사냥터에 나가면 오토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 오토는 박멸해야 할 대상이지만,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끊임없이 괴롭혀서 조금이라도 더 숫자를 줄이는 게 목표다.


소비자보호원으로 넘어가면 오토를 썼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로그가 확인되는 부분을 확보해야 한다.


서버 성향에 따라 오토가 거의 없는 서버도 있고 오토가 많은 서버도 있다.
G.O들은 대부분 오토하면 치를 떠는 사람들이라 하루 종일 오토를 쫓아다니며 잡는다.
명확한 증거가 확보될 때를 기다리며 6시간 동안 쫓아다니는 G.O도 있다.
CSI처럼 눈을 번뜩이면서 잡아내려고 한다.




= 오토 캐릭터를 적발하기 위한 시스템들을 추가했었다.
문제에 대한 답변을 입력하는 것도 그 중 하나였는데.



▲ G.O들이 네오나 성전, 비프사 같은 오토를 자비로 구입해 테스트를 한다.
답변을 묻는 시스템은 오토 프로그램들이 자동으로 답변하기 시작해서 요즘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 대대적으로 실명인증을 했는데 효과가 있었나.

▲ 실명인증 효과가 처음에는 컸다. 그런데 실명인증이 완료된 개인정보를 구해서 돌리더라.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는 대부분의 게임의 운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 노력하는 바는 알겠지만, 한계가 있지 않나. 100개를 잡으면 100개가 새로 생길 것이다.
오토가 너무 많은데 사람의 힘보다는 어떤 원초적인 기술파트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 물론 그렇다. 현재는 세 가지 부분에서 시스템적으로 체크하는 방법이 있고, 하나가 더 개발중이다.
그렇지만 수동으로 잡는 숫자가 아직은 더 많다. 또 한게임이 전체적으로 함께 하는 오토대응TF팀이 있다.
오토 프로그램의 판매 현황이나 타게임 오토 제재방법 등을 연구해, 프로그램적으로
또 수동으로 제재하는 방법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 오토 외에 유저들에게 자주 들어오는 문의는 어떤 내용인가.


▲ 사기사건이나, 현금거래, 욕설 등 제재를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아이템을 복구해달라는 문의도 들어온다.
게임 내용에 관한 문의는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다보니 별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요즘 자주 들어오는 문의가 강화를 하기 전에 아이템을 떨궜다 주웠다 하다가
아이템을 다른 사람이 가져가 복구해달라는 내용이다. NPC에 아이템을 실수로 넣은 경우에는
복구가 되지만, 그런 경우에는 복구가 되지 않는다.


강화할 때 아이템을 떨궜다 주웠다하면 강화 확률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는 것이다.
혹시나 싶어 직접 쌍칼 1천 개를 그런 식으로 강화해봤다. 4시간이 넘게 걸리더라. 결론은 근거없다는 것이다.




=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복구를 해줘도 될 것 같은 상황도 없지 않아 있다.


▲ 정말 안타까운 사연들도 있다. 인간적으로 안 되 보이는 사연을 볼 때 여성 G.O들은 울기도 하고 그런다.
안타깝지만 방법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나. 최근 9헬블 사건도 담당 G.O가 굉장히 안타까워했다.




= 와우는 6개월에 한 번 실수에 의한 것을 복구해준다거나 하는 식의 구제책이 있는데.


▲ 실수라고 모두 다 복구할 수는 없다. 그런 부분이 만약 복구가 되면 경각심이 사라진다.
거래를 할 때 가격이나 물품을 잘 확인하고 해야되는데, 복구가 된다고 해버리면
거래의 신뢰성이 사라진다. 그 때문에 게임 내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복구를 해드리지 못해 안타깝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안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잘못 삭제했다거나 NPC에 실수로 아이템을 넣었거나 하는 경우는 복구가 되고 있다.




= 최근 오토와 관련된 게임계 이슈가 많다. 최근에는 오토를 사용하고 바로 계정블록을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R2운영팀도 이런 부분을 주목하고 있나.



▲ 경고없이 제재한다는 것은 약관에 따른 것이므로 지금 상태로는 문제가 없지만
소송의 결과에 따라 새로운 판례가 나오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경고라는 과정을 거치면 더 많은 오토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악용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 보안카드나 OTP 사용율은 높은 편인가.


▲ 가끔 보안카드나 핸드폰을 분실한 분들이 OTP를 쓰는데 계정도용을 당했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가 아니면 OTP를 사용하면 그런 위험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용하는 편이다.
다만 피시방에서 잠깐 자리를 비우고 오는 사이에 당하거나, 백도어 프로그램이 깔린 피시방에서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클린 시스템이 있는 피시방을 이용하길 권하고 싶다.



= 피씨방에서 한 번 했더니 블록을 당했다거나 하는 사연들이 있다.


▲ 가끔 피씨방 업주분들이 3천원짜리 자동포션 프로그램 같은 걸 권하시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런 것도 불법프로그램이라 제재의 대상이 된다. 그런 것 쓰지 않도록 해주셨음 한다.
그 외 클린 시스템이 있는 곳이 안전하고, 게임을 종료하면 컴퓨터를 한 번 재부팅해서
계정 도용을 당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특히 G.O예린은 G.O와 러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 최근 한게임은 욕설이나 비방, 음란성 단어를 자동으로 감지해 차단하는
‘채팅 메시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R2에 도입할 계획은 없는지.



▲ 평소에도 R2는 욕설과 관련된 신고가 많다. 굉장히 심한 말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욕설은 악성으로 적발되면 계정에 불이익이 갈 수도 있는데도 욕설로 유명한 사람이 있을 정도다.
채팅 메시지 자동 차단 시스템 도입을 위한 논의도 진행중이다.




= 가끔 G.O 출범식을 한다. 특별히 이슈가 있어서였나.


▲ 지난 2차 출범식은 혼합 유료화 방식으로의 변화에 발맞춰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로 한 것이다.
그와 같은 변화가 있을 때마다 출범식을 앞으로도 할 예정이다.




= 게임 내 이벤트 진행도 G.O의 몫이다. 최근에는 별달리 이벤트가 없었는데.


▲ 사실 이벤트와 관련해서는 고민이 많았다. R2라는 게임이 고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투가
주가 되는 특징이 있어 G.O가 고객의 게임 플레이에 개입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친근한 G.O로 다가갈 것인지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많이 물어봤더니 고객분들이
G.O가 많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고객이 원하는 데로 가기로 했다.


최근에는 마스터스 소드와 관련된 준비를 하느라 공백기가 있었는데, 조만간 크고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어떤 이벤트냐는 질문에) 지난 번에 한중공성대전을 한 적이 있다.
6월 정도에 그 때보다 더 많은 국가가 참가하는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


물론 그 외에도 소모성 버프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쉽게 참여하는 이벤트도 있을 것이다.
다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는 결국 사냥을 하는 이벤트인데 오토가 많아서 문제가 된다.
일정 레벨 이상만 이벤트를 즐기지 않도록, 레벨대 별로 다른 이벤트를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맞춰보고 있다.




= G.O 증정 무기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가 많다.


▲ 쌍칼급 아이템인데 인챈트가 되지 않는 대신 기본 능력치가 높다.
예를 들어 그냥 마스터스 소드는 7쌍칼급이고, 빛나는 마스터스 소드는 8쌍칼급,
찬란한 마스터스 소드는 9쌍칼급이다. 대신 7일, 14일의 기간제한이 걸려있다.


‘난 9검 쓰는데 7검급을 주면 쓸모가 없다’는 분도 있을텐데 그런 걸 고려해서 증정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내 경제에 치명적인 버그를 발견해 신고했다 하면 찬란한을, 스팟이나 공성전의 버그를
알려준 경우에는 빛나는을 지급하는 식으로 사안의 경중에 따라 다르게 취급하려고 한다.


'이 달의 제보왕' 하는 식으로 나가는 것이고 오토 신고뿐 아니라 버그나 건의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 아이템은 운영자가 생성 권한을 가지고 있으나 캐릭터 간 이동이 되지 않는다.




= '운영자가 게임을 한다, 운영자가 아이템을 회수해 간다, 아는 사람에게 아이템을 주었다' 등
유저들은 특히 운영의 투명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 운영에 사용되는 계정은 회사 내부에서만 접속이 가능하고 외부에서는 접속되지 않는다.
G.O가 아이템을 생성해서 어떤 길드를 도와줬다거나 NPC를 소환해줬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G.O의 모든 활동이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회수해 간 아이템을 운영자가 가져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회수된 아이템은 바로 삭제처리가 되고
모두 기록에 남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


물론 개인계정으로 게임을 하기는 한다. 운영자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서버에서는 절대 플레이하지 못한다.




녹색 얼굴 분장을 아직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고...




= 운영자에게 요구되는 자세가 있다면.


▲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은데 운영자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적다. 게임을 하는 사람의 마음과
서비스하는 사람의 마음은 달라야 한다.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면 이걸 하면 게임이 더 재미있을까,
해도 될까 하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R2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예전 게임들은 운영자가 ‘신’과 같은 존재였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고객 여러분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다. 좋은 의견 많이 전해줬으면 좋겠다.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걸 업데이트 하는 건 아니니까, 건의 사항이나 개선점을 특히 많이 주셨으면 한다.


G.O를 찾을 때 전체창에 몇 시간 씩 글을 남기는데 G.O가 24시간 화면을 보지 못해서 인지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G.O 상담이 필요할 때는 신고함으로 보내주면 좀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다. 신고함 건수가 많을 때는
중요하고 시급을 요하는 건을 먼저 처리하기 때문에, 상담을 원하는 내용도 좀 더 자세히 보내주시면 좋겠다.


또 G.O가 접속하면 고객분들이 ‘G.O가 왔으니 강화를 하자’고 하는데
G.O가 그 부분을 조절한다거나 G.O 접속과 강화 성공이 연관이 있다거나 하지 않는다.
G.O 옆에서 하면 강화가 잘 된다는 것도 근거 없는 이야기다.


앞으로도 가족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다. 고객님들 사랑합니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