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내내 1, 2위에 머물며 순위권을 다퉜던 필사 길드. 하지만 필사 길드의 군주 '대마종'의 생각은 달랐다. 전체 서버를 아우른 통합길드전에는 강한 길드가 너무 많았다. 넘어야 할 산도 높았다. 어떤 경기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 필사 길드는 승리했다. 그것이 이번 제 1회 통합길드전이 말하는 단 하나의 명제다.
통합길드전의 열기가 쓸고 지나간 바이런 마을에서 편지를 보냈다. 곧 홀 초청장을 받을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이었는데도 꽤 많은 길드원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준을 잡고 오와 열을 맞췄다. 긴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대열. 오랜만의 인터뷰여서 그런지, 이런 모습도 반가웠다.
인터뷰는 대마종 군주와 데몬 부군주가 맡아주었다.
= 길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필사길드는 2008년 11월 11일 바시드에서 처음 창설되었다. 이후 서버 통합을 거치면서 각 서버의 성격 좋고 의지가 강하며 마음이 맞는 분들이 모여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 처음부터 통합길드전에 관심이 있었나.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통합 길드전 첫 경기가 열리는 날 길원 중 한 명이 전화를 해서 그 때 알게 되었다. 그래서 20명 정도가 길드전에 참가해봤는데… 정말 많이 죽었다. 상대 길드의 킬수가 계속 올라갔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었고 결국 처절하게 패배했다.
돌이켜보면 첫 경기 패배가 약이 된 것 같다. 이후에는 통합길드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아보고 필사식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차츰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 리그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비결이 뭔가.
많은 길드들과의 전쟁을 겪어왔다. 그런 과정을 거쳤던 길드원들이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 엘라임 서버의 강세도 눈에 띄었다.
엘라임에 강자들이 많다. 바시드 시절부터 두 번의 서버통합을 하면서 각 서버의 강하고 단합이 잘 되는 길드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 마지막까지 발키리 서버의 주먹길드와 1, 2위를 다퉜다.
주먹 길드, 그리고 플라워s 길드분들은 정말 강했다. 라이벌 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도 했지만 두려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군주는 길드 식구들을 믿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그 믿음에 식구들이 부응해준 때문일 것이다.
= 리그 2위를 하면서 최종 토너먼트에서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
경기가 없는 목요일부터 모든 식구들에게 연락해서 5시 30분에 접속을 완료하도록 전달했다. 그만큼 긴장을 했던 것 같다.
= 플라워s 길드와의 준결승전에서 승리했다. 승부처를 되짚어본다면.
상위권 길드는 어느 길드가 확연히 강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비슷하다. 특히 플라워s 길드는 다수의 레인저들이 포진해 있었다. 때문에 단체전 승부가 상당히 힘들었다. 이 부분은 결승에서 만난 주먹 길드와의 전투보다 더 힘들었다는 느낌이다. 결국 마지막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했는데 사전 일기토에서 승리한 덕분에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 이번 토너먼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아마 다른 길드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변목, 스탯메테, 변신매테 등을 다 준비했다. 특별히 준비한 것이라면 ‘꼭 이겨야겠다는 집념’ 정도?
데몬 부군주는 일기토 첫경기에 나가기로 되어있어, 길드원들의 기대가 부담되기도 했다는 후문.
= 결승전 주먹 길드와의 전투는 어땠나. 특히 잘 알려진 강캐들이 있고 리그전에서도 1위를 한 길드라 쉽지 않았을텐데.
주먹길드는 리그전 초중반부터 강력한 전력을 드러낸 길드다. 우리에게도 패배의 아픔을 느끼게 하곤 했다. 특히 주먹길드와의 일기토에서는 1:1 승부만을 몇 번 이겼을 뿐, 중후반에 들어서서는 계속 패배를 해왔다. 무엇보다 패배 그 자체가 주는 상실감이 컸다. 분하고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계속 스스로를 단련해왔다.
마지막 결승전 일기토에서 1:1 승리 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2:2 승부에서도 승리를 쟁취했다. 그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기분이었다. 덕분에 선공권을 가질 수 있었고 먼저 피해를 입히게 되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강했고, 승리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모두들 집중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준 덕분에 결국은 승리할 수 있었다.
= 3개월 간의 여정 중 기억에 남는 상대방 캐릭터가 있다면.
주먹 길드의 레오니다스가 생각난다. 어쌔신인데도 강력한 대미지, 그리고 나이트에 버금가는 방어력을 보여주더라.
= 전 서버 최강 길드의 자리에 올랐다.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다. 많은 전쟁을 치르며 힘든 역경도 다 함께 버텨왔다. 그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였다. 앞으로도 항상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지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