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스킨보다 유명한 가짜 스킨이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유저들을 유혹하는 다양한 스킨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게임 내에 출시된 스킨보다 유명한 스킨을 제작하는 인벤 에픽작가 팀이 있습니다. 바로 파샤 & 굼랏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파샤 & 굼랏은 2인 1조로 활동하며 실제 게임 내 스킨을 방불케하는 수준높은 커스텀 팬아트 스킨을 제작하는 리그 인벤 에픽작가 팀입니다. 캡틴 판테온이나 볼리베어트론 등등 이들의 새로운 작품이 인벤 팬아트 게시판에 올라올 때마다 실제 스킨으로 출시해달라는 의견이 빗발치듯 쏟아졌습니다.

특히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연상시키는 커스텀 스킨인 제너레이션 아리는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지난 11월, 마침내 제너레이션 아리에서 모티브를 얻은 팝스타 아리가 정식 출시되면서 말 그대로 많은 유저들이 소원이 실현되기도 했습니다.

작품의 유명세에 비해 이들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인데요. 이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탄생한 팝스타 아리 출시를 기념해 리그 인벤에서는 파샤 & 굼랏 리그 인벤 에픽작가 팀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파샤 & 굼랏의 대표작, 제너레이션 아리


▲ 제너레이션 아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팝스타 아리




Q.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분 모두 간단한 자기소개 및 인사 부탁합니다.

굼랏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 식으로 찾아뵙는 건 처음인 것 같네요. 그림과 롤을 정말 좋아하는 새내기 사회인이자 인벤 에픽작가 굼랏이라고 합니다.

파샤 : 현직 디자이너이자, 저희의 작업에선 팬 크리에이션의 기획부터 시작해서 매니지먼트, 학부모, 아는 누나이자 두 번 다시 안 볼 철천지원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파샤입니다. 반가워요.

굼랏 : 왜 마지막 게 제일 크게 들리죠?

파샤 : 설마요.



Q. 파샤와 굼랏이라는 닉네임에 특별한 의미가 있으신가요?

굼랏 : 특별한 의미는 없고요. 인터넷을 처음 할 때부터 사용했던 닉네임인 '크라수스'에서 계속 불리는 게 바뀌다 보니 어느새 이리되어있더군요. '크라수스'는 어렸을 적 질리도록 했었던 캡콤의 '던전&드래곤 미스타라의 그림자'에서 1P 기사 캐릭터의 이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감이 좋아 앞으로 닉네임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파샤 : 회사에 입사했을 때 새로 만들어야 하는 메일 주소를 고민하다가 종종 놀러 가던 클럽 이름이 예뻐서 딴 닉네임입니다. 요즘은 '까르띠에 미스 파샤'라는 시계 브랜드에서 따 왔다고 둘러대고 있어요. 종종 케밥집으로 오해하는 분도 많지만, 아무렴 어때요.



Q. 보통 팬아트는 혼자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분이 공동 창작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굼랏 : 원래 故 마이클 잭슨에 대한 헌정 활동으로 파샤님이 먼저 이거 그럴듯하게 한번 해보자고 제안을 해서 재미있겠다 싶어 시작했습니다. 마침 군 복무 중이었고, 우연히도 여건이 갖춰져 계속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파샤 : 군 복무 중인데 '마침'이라는 게 되나요?

굼랏 : 되는데요?

파샤 : 2인 1조라는 특수성을 인벤팀에서 흔쾌히 받아들여 주셔서 좀 놀랐죠.



Q. 작품 제작 과정에서 두 분의 역할이 별도로 정해져 있나요?

굼랏 : 비주얼적인 부분은 제가 담당합니다. 일러스트나 인게임 스크린샷을 꾸미는 작업이죠. 하지만 그 이외의 일인 게시글 작성이나 BGM적인 부분 등은 파샤님께서 전담하는 식입니다.

파샤 : 전담이라고는 해도, 그림에 대해 제가 컨펌하는 일도 많고 그 외의 기타 사항에 굼랏님이 이런 식으로 하자고 컨펌이 들어오는 일도 많았던 거 같네요. 어디까지나 각자의 주도적인 영역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의견충돌은 없었나요?

굼랏 : 많았죠. 하지만 애초에 그걸 감안하고 같이 작업을 하는 거고, 상하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로 두 사람 모두가 납득하는 방향이 아니면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적으로 의견충돌이라고 할만한 일이 일어나진 않았던 것 같네요,

파샤 : 그런가? 왜 전 엄청 많았던 거 같죠? 그런데 기본적으로 '양쪽 모두 동의하는 게 아니면 포기한다'는 합의 사항을 아주 충실히 지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어느 한 쪽에서 '믿어! 날 믿어 보라고! 이건 된다고!'라고 강하게 주장해서 이해시킨 일은 있지만, 한 쪽이 이해해주지 않는 걸 강행하는 식의 트러블은 없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한 쪽이 강하게 주장해서 머뭇거리다 합의한 일은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기억하네요.



Q : 어느 한쪽이 강하게 주장했던 요소는 어떤 게 있나요?

굼랏 : 아이돌 마법사 애니의 기획 전체가 이런 예에 해당됩니다. 그냥 쓰로잉에서 진지한 이야기로 발전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막상 동의하고 나선 파샤님이 더 신나했던 것 같네요.

파샤 : 맥주 파티 타릭의 기획 전체도 같은 경우입니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인데, 당시 저는 춤 모션도 넣고 싶었습니다만 굼랏님이 도저히 더는 못 하겠다고 해서 무난한 세 컷만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맥주 파티 트린다미어(다스 혼 트린다미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굼랏 : 이런 거요?

▲ 굼랏님이 그린 맥주 파티 트린다미어


파샤 : 정말 완벽하게 독일스러워. 우리 이거 하죠.

굼랏 : 제발...



Q. 작품 하나당 작업 시간은 보통 얼마나 되나요? 그리고 최장 작업 시간과 최단 작업 시간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굼랏 : 보통 작업할 땐 일러스트는 2주일, 인게임 작업은 1주일 정도 스케쥴을 잡고 진행했던 것 같네요. 취업 준비생 신분으로서 팬아트 작업에만 전념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최단 작업시간은 제일 처음 작업했던 탈론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갖추어진 것도 없고, 노하우도 없는 상태에서 바닥부터 시작한거라서요. 거기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휴가 복귀 하루 전에 그림을 그렸기 때문인 것 같네요(웃음).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가장 많은 시간이 들었던 작품은 '힘차게! 럭스'였던 것 같네요. 일러스트를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다른걸 이것저것 넣어봤거든요. 하지만 그 달 베스트 팬아트는 못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지금 보면 별로 예쁘지 않아요. 베스트 팬아트가 되지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다시 그려보고 싶네요.

파샤 : 그 때 봐도 얼굴은 별로 예쁘지 않았어요.

굼랏 : 아, 네...

파샤 : 제 쪽에서 가장 오래 걸렸던 것은 전투기계 볼리베어트론이었어요. 굼랏님이 꼭 하고 싶다며 제안한 작품으로 고생 끝에 완성한 작품인데요. 굼람님이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림에 날개를 달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방식에 도전했어요. 결과적으로 그림의 발목을 잡지는 않았는지 크게 성공했고, 이후 롤 2차 창작 쪽에서 종종 벤치마킹이 나오기도 해서 보람을 느꼈어요. 그 밖에는 유령 손님 룰루의 디자인을 엎었던 일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반면 가장 짧았던 건 캡틴 판테온이었어요. 아니, 이건 둘 다 마찬가지 아닌가요...? 작업 시간이 짧았다기보다는 둘 다 같은 매력을 보고 좋아하는 캐릭터를 판테온이라는 캐릭터 이미지에 투영한다는 점에서 정말로 서로가 머릿속을 들여다보듯이 '이거 이렇게', '아 그럼 저건 저렇게?'하는 식으로 호쾌하게 완성했습니다.



Q. 작품 수준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스킨 컨셉으로도 유명한데요. 작품 컨셉에 관한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굼랏 : 국영수 위주로 기본만 착실하게 쌓은 서브컬쳐 전반에 걸친 지식에서 나오는 것 같네요. 사실 뭐 '평소에 좋아하던 게 좋아하는 게임에 나와줬으면 좋겠다' 라는 원초적인 욕구에서 시작된 일이라,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북두의 권 전승자 리신이라든가 9월 9일 9시 9분에 그려서 업로드하려던 은하철도 차장 베이가 같은 걸 못해본 건 아쉽네요,

파샤 : 리신은 다시 한다면 무조건 할 거 같네요. 그런데 그 베이가를 진짜 할 생각이었다니.

굼랏 : 당연하죠.

파샤 : 저는 서브컬처 관련보단 일반적인 코디네이션 선에서 많이 발상하곤 해요. 유령 손님 룰루, 제너레이션 아리, 공허 친위대 말자하, 힘차게! 럭스... 등이 그렇게 출발한 거였죠. 물론 발상의 선이 살짝 다르다곤 해도 어느 한쪽의 의견이 무시된다거나 하는 일은 일절 없었습니다.



Q. 작업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하는 작품과 가장 아쉬움이 남았던 작품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굼랏 : 물론 제너레이션 아리를 빼 놓을 순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볼리베어트론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하고 싶었던 것, 좋아했던 것을 다 해볼 수 있었고, 전역한 뒤 첫 작품이었거든요.

작업하기 서너 달 전부터 이런 걸 해보자 하고 노트에 끄적였던 걸 전역한 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패기로 신나게 작업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고, 라이엇게임즈의 한국인 개발자분께서 직접 격려 메일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던 기억이 나네요.

파샤 :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볼리베어트론에선 디자인부터 비주얼 완성까지 거의 굼랏님의 원맨쇼였기 때문에 제가 짐이 되지 않을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어요. 볼리베어트론과 관련하여 비주얼 측면에서 제가 이야기한 건 민병대에 트랜스폼을 넣자는 점 하나 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저에게 있어서 지난 1년 간이 전부 다 추억이고 좋은 기억이라 딱히 하나를 꼽기 어렵네요. 만약 이 시리즈를 다시 한다면, 새 출발 타이틀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굼랏 : 쌍둥이좌 황금성의...?

파샤 : 처녀좌가 더 좋긴 하지만.

▲ 굼랏님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라고 밝힌 볼리베어트론




Q. 가장 화제가 됐던 제너레이션 아리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굼랏 : 예쁜 여자가 그리고 싶었습니다. 군인이었거든요.

파샤 : 초기부터 봐 주셨던 분들은 알겠지만, 룰루에서 중간에 급 노선변경을 했던 만큼 고생을 많이 해서 이번엔 그냥 '예쁜 아리'라는 직설적인 키워드로 편하게 해 보자는 거였어요. 또한, 무엇보다 한국 서비스 1주년이라는 기념일에 맞게 데코레이션해 낼 자신감이 있었어요.



Q. 제너레이션 아리 작업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굼랏 : '어떻게 하면 예쁘게 보일 수 있을까'였습니다. 당시 리그오브레전드에 존재하는 모든 스킨보다 예쁘게 그려보고 싶었거든요. 인게임 스크린샷도 많은 고민을 했고, 그랬던 만큼 예쁜 결과물이 나와 큰 호응을 얻을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파샤 : 팝스타 아리에서 생략되어서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는 제너레이션 아리의 요소인 '매혹(E 스킬) 사용시 허벅지에 손을 짚고 훅 부는 동작'과 '여우불(W 스킬) 사용시 모자를 벗고 턴 동작'은 각각 서로의 아이디어로 나온 건데, 특히 E 스킬 시안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아니 어떻게 이런 멋진 생각을 해냈지 하고요.

굼랏 : 그런데 W 스킬에서 팔을 그 각도로 드는 건 너무 과감해 보였는데...

파샤 : 결과적으로 나만 믿으라고 큰소리 떵떵 쳐서 잘 됐죠.

▲ 제너레이션 아리에서 가장 신경 썼다는 인게임 부분




Q. 팝스타 아리 제작에 참여하신 부분이 있나요?

굼랏 : 출시 되기 전에 살짝 귀뜸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입만 간지러웠던 일이 생각나네요.

제작부분은 아쉽게도 제작 자체는 실력있는 라이엇 개발팀 여러분들께서 해주셨구요. 저희가 제작에 관여한 점은 없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직접 참여해보고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은것 같네요. 계속해서 정진해야죠.

파샤 : 단적으로 말해, 저한테는 한참 먼 일이었어요. 출시된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유저의 입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Q. 본인의 작품 중에 실제로 출시되었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굼랏 : 블리자드를 인수할 만큼 성장해서 리치킹 자르반을 만들어주세요! 아니면 하스브로를 인수하고 볼리베어트론을....

파샤 : 출시 가능성을 따져보면, 배틀캐스트 볼리베어트론이 가장 높은 거 같네요.



Q. 팝스타 아리 외에 추가로 스킨 출시 제의가 있었나요?

굼랏 : 말씀 드릴만한 건 없습니다.

파샤 : 라이엇에서 제의한 건 없지만, 맥주 파티 타릭을 어떤 분이 다스 비어 부츠의 제작 겸 판매사인 VAT19.COM 측에 소개했는데 거기서 정말 말도 못하게 쏘 베리 토틀리 좋아하더군요.



Q. 혹시 본인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는 작품이 있나요?

굼랏 : 마지막으로 작업한 문 워커 트위스티드 페이트입니다. 작업 중 놀라운 만남도 있었고, 지금까지 작업했던 것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파샤 : 작품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 일이 많았습니다만, 1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지치지 않고 북미 건의란의 제너레이션 아리 게시물을 몇 시간에 한 번씩 갱신해 주시는 게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팬덤 행패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해당 게시물을 살펴보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높은 레벨의 북미 계정을 갖춘 외국 분들이 많았습니다. 청원 수도 1만 표 이상 나와서 정말 놀라웠어요.


Q. 실제 트위스티드 페이트 음성을 녹음한 성우 최낙윤님이 페이크 트위스티드 페이트 스킨 녹음을 하기도 하셨는데요. 어떻게 최낙윤님과 공동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굼랏 : 공동 작업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작업을 하며 아프리카 방송을 하던 차에 성우 최낙윤님의 팬인 '당신의친구'님을 통해 연락이 닿아, 계획에도 없이 최낙윤님이 아프리카 방송에 들어오셨습니다. 소속사 측과 협의 같은 깐깐한 절차는 전혀 없이 그 자리에서 따끈따끈한 음성 파일을 선물해주셔서 정말 놀랍고 황송했던 기억이 나네요.

파샤 : 게다가 더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고까지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성우 최낙윤님의 참여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문 워커 트위스티드 페이트




Q. 롤은 하루에 얼마나 플레이하시나요?

굼랏 : 저는 시간 나는 대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프리시즌 중이라 랭크게임은 잠시 쉬고 있습니다. 시즌 2 때는 아리만 500판, 시즌 3 때는 제드만 360판, 아리는 150판 정도 했네요.

파샤 : 요즘엔 거의 안 하고 있어요. 솔로 큐엔 흥미를 잃은 지 한참인데, 연말이다 보니 다들 바빠서 같이 게임할 시간을 내기 힘들더군요.



Q. 주포지션과 가장 즐겨 플레이하는 챔피언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굼랏 : MID or AFK , 굼석희라고 불러주세요. 아리로 게임을 시작했고, 직스 출시 뒤에는 직스로 랭크 게임 전까지 달리다가, 다시 아리로 전향해서 시즌2를 보냈습니다. 이후엔 제드를 계속 하다가 너프 패치 후에는 방황하는 중입니다. 제드 좀 돌려주세요.

파샤 : 시즌3 중반까진 탑을 많이 했었는데, 그 후부터는 서포터를 주로 했습니다. 한참 동안 게임을 제대로 안 해 지금은 '어디로 가야 하오?'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몇 달 전까지는 간간이 참가하던 개인 방송에서 소나로 제일 사람 같은 플레이를 한 거 같네요.

▲ 파샤님이 즐겨 플레이했다는 소나




Q. 무슨 티어에 속해 있는지 알려주세요.

굼랏 : 실버 1입니다. 암만 열심히 해도 올라갈 방도가 없네요. 골드 한번 가보고 싶은데...

파샤 : 1750점으로 최고 순위는 한국 25위까지 해봤습니다.

굼랏 : 포켓몬스터 레이팅이요?

파샤 : 어떻게 알았지.

굼랏 : 골드5 0점일 테니까 말하기 싫을 만하죠.



Q.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 중 가장 좋아하는 챔피언은 누구인가요?

굼랏 : 제드요. 기존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매커니즘에 숙련도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를 보여줄수 있었던 유틸리티성을 갖췄으며, 성우 최한님의 멋진 목소리도 있어 출시되자마자 '이놈이다!'라고 생각했죠. 시즌2 끝나고 제드 평이 좋지 않았던 프리시즌 때도 꾸역꾸역 제드를 플레이했는데요. 시즌3 들어오면서 재조명 받더니 급기야 롤드컵 본선 밴픽률 100%라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결국 너프 패치를 당해 아쉽습니다.

파샤 : 캐릭터 면에서는 말자하, 디자인 면에서는 리산드라를 가장 좋아해요. 리산드라는 정말 '이 기괴함을 캡쳐샷 리터칭으로 살려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작업 목록에서 빼 버릴 만큼 인게임에서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좌우로 불쑥 튀어나온 머리장식과 비정상적으로 기다란 팔이 주는 실루엣, 이동할 때 돌아가는 무한궤도가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예쁩니다.

하지만 캐릭터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SF풍의 기괴한 디자인인데, 고대 마녀라곤 해도 발로란에 소속됐다는 점이 정말로 와 닿지가 않아요. 차라리 '영하 100도의 별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뜬금없는 설정이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것 같네요.

▲ 제드를 가장 좋아하고 즐겨 플레이한다는 굼랏님




Q.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 스킨 중 가장 좋아하는 스킨은 무엇인가요?

굼랏 : 팝스타 아리요. 아니,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파샤 : 아케이드 소나를 가장 좋아합니다. 사실 전 이 스킨 외엔 소나라는 캐릭터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 세상에 어떻게 이런 디자인을 할 수가 있죠?



Q. 가장 마지막 작품인 문 워커 트위스티드 페이트에는 다음 작품에 대한 예고가 없는데요. 혹시 이 작품이 마지막인가요.

굼랏 : 마지막인지 아닌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리그오브레전드를 접지 않았다는 겁니다.

파샤 : 재미있는 일이고, 기회만 있으면 얼마든지 또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This is the moment, This is it!'이라고 말할 날이 올 것 같네요.



Q. 혹시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가 있으신가요?

굼랏 : 사실 콕 집어서 좋아하는 팀은 없습니다. 싫어하는 선수라면 있긴 한데, 그 왜 아리랑 제드를 사이좋게 너프 당하게 만들고 미드 리븐을 유행시킨 다음, 르블랑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줘서 미드 공격로를 진흙탕으로 만든 선수 있잖아요. 물론 농담이고요(웃음). 항상 기상천외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모든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파샤 : 막눈 선수가 호감입니다. 대기조에서 귀엽잖아요. 랜턴을 집어던지고 싶게 하죠. 그리고 이런 말이야 속보이긴 하지만, 와치 선수를 싫어하는 여성(및 많은 남성) 게이머는 아무도 없겠죠. 도대체 왜 소환사 주문 강타는 더 약해진 거죠?
치어풀을 만든다면 선수가 맞아도 지장 없는 랜턴 쿠션이나 강타 아이콘 쿠션 같은 게 좋겠네요. 그렇다고 딱히 제가 사람한테 물건을 집어던지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굼랏 : 아닌가.

파샤 : 뭐요?



Q. 사용 중인 그림 작업 툴이나 장비를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굼랏 : 포토샵을 사용합니다. 아무래도 다른 툴은 손에 익질 않아서요. 그림 그리는 것 외에 부가적인 일에도 널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툴은 사용하지 않는데, 근래 들어서 코믹 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사용해보고 싶습니다.

타블렛은 2009년에 첫 아르바이트 수당으로 구입한 인튜어스3를 쓰고 있습니다. 이제 간당간당해서 다른 녀석을 알아보고 있는데, 다들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Q. 인게임 스크린샷도 화제가 되었는데, 작업 방식이 궁금합니다.

굼랏 : 인게임 스크린샷도 100% 2D로 작업하는데, 작업할수록 노하우가 쌓여서 이제 제법 그럴듯하게 작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 같습니다. 이 분야만큼은 대한민국 누구보다 많이 해봤다는 건 장점이 되겠네요. :D
3D 부분은 문외한이라 아쉽게도 모델링을 직접 한다든가, 커스텀 스킨을 만들어서 혼자만 쓰고 있다든가 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커스텀 스킨 사용은 막힌 모양이더군요.

파샤 : 다시 뚫렸는데...

굼랏 : 아 그래요?

파샤 : 이거라도 안 하면 여기서 전 할 말이 없잖아요. 제 디자인 러프는 그냥 노트에 샤프로 하는데, 이거야 아무도 안 궁금할 거 아니에요.



Q. 게임 원화나 컨셉 아트를 준비 중인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굼랏 : 게임이 좋은 것인지, 그림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둘 다 좋은 것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해서 자신의 목표를 정해놓고 착실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그 노력에 보답이 따를 겁니다.

사실 게임을 만든다는게 생각처럼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그림을 그리는 길에 꼭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좋아하는 분들이 아무래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문제가 있어도, 심지어 두 팔이 없어도, 노력하는 자에게 길은 열립니다. 노 페인 노 게인이니까요.

파샤 : 노 페인 노 게인 스펠링 쓸 수 있어요?

굼랏 : ...

파샤 : 제가 해당 직종 종사자는 아니지만, 옆에서 보기에 굼랏님은 게임 원화가로서 자기 진로에 대해 참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 고민하는 시간조차 허비하지 않고 고민하면서도 정진하고, 긴 고민이 끝나고 나서는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려나가서 마침내 원하는 진로에 들어선 사람입니다. 지망생분들에게 조언을 드리자면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고민하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한 걸음씩이라도 걸어나가세요.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을 인벤 유저분들께 한마디 부탁합니다.

굼랏 : 부족한 그림에 보내주신 많은 사랑, 넘치게 받았고,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주신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좀 더 좋고, 예쁘고, 멋진 그림으로 떳떳하게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격변하는 시즌 4에서도 항상 건승하시길 바라며...

파샤 : 지난 1년간 즐거웠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좌 팝스타 아리, 우 제너레이션 아리가 등장하는 리그 인벤 사이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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