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 무렵, 모두가 기대하고 있던 신규 서포터 바드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라는 게임이 한국 서버에 상륙한 지 어언 4년이 다 되어가고 메타의 진화가 급진적으로 이루어지며, 서포터는 더이상 바텀 라인에만 발 묶여있는 역할이 아닌 '맵을 장악하는 포지션'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바드는 이를 위해 라이엇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서포터 챔피언이었습니다.

바드의 모습이 처음 공개 됐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바드에게 큰 악감정을 갖지 않았습니다. 둥글둥글하니 귀여운 외모와 무언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티저 영상을 보며 호감을 느낀 유저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본 서버 상륙 후, 바드는 그의 콘셉트와 걸맞은 '신비로운(?)' 승률로 유저들의 기대에 답합니다.


▲ 신선한 비주얼로 등장한 바드!



■ 심해로 떨어지는 슬픈 바드!

모두의 기대를 안고 소환사의 협곡에 발을 디딘 바드는 출발부터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한숨이 나올 정도로 약한 라인전, 지형지물을 생각해서 써야 하는 까다로운 스킬 등 서포터 치고는 바텀 라인에 최적화되지 않아 보였고, 확실한 컨셉트를 잡고 나온 로밍적인 측면에서도 약한 대미지 탓에 아군의 완벽한 호응을 바랄 수밖에 없는 바드였습니다.

난해한 스킬과 운영법으로 유저들에게 고통을 준 바드는 결국, 맨틀을 뚫을 듯한 기세의 엄청난 승률 하락을 기록하며, 그 옛날 야스오가 그랬던 것처럼 꼴찌 승률을 기록하고 맙니다.


▲ 출시와 동시에 무간지옥으로 떨어진 바드
(출처: op.gg)


바드의 스킬 구성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입니다. 하지만 챔피언 자체의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고 기본 스탯도 좋지 않다 보니 출시 초반 대부분의 게임에서 바드는 '슈퍼 리스크 노 리턴'이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챔피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재미는 있다'입니다. 거기다 종 모으는 재미도 있었죠.

바드는 갈 길이 바쁜 솔랭 용사들에게 엄청난 원성을 샀습니다. 출시 초기, 솔로 랭크는 바드의 궁극기를 이용해 재미로 고의 트롤링을 하거나 그저 종 모으는 것을 위해 픽하는 유저들이 상당수 있었고, 이러한 행위에 분노를 참지 못한 솔랭 용사들이 같은 팀 픽창에 바드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총명/천리안' 스펠을 드는 안타까운 장면도 많이 연출되었습니다.


▲ 종, 모은다, 성공적.
(이미지 출처: '뽈쟁이'님의 배틀코믹스 연재작 중)


우르프 모드를 거치며 바드에 대한 인식은 '흥미롭다'로 변하는 듯했으나, 이벤트가 끝나자마자 그 시선은 바로 싸늘하게 바뀌었습니다. 나락으로 떨어진 바드의 승률은 조금씩 오르긴 했으나 밑바닥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였고, 아무리 연구를 거듭해도 게임을 '캐리'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는 바드였습니다.

특히 게임 내내 잘하다가도 궁극기를 한 번이라도 잘못 사용하게 되면 팀원들에게 엄청난 욕설 폭탄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미 우르프 모드에서 충분히 재미를 본 유저들은 랭크 게임에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바드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출시된 로밍 특화 서포터이기 때문에 분명 재밌고 신선하기는 했지만, 항상 승리를 갈망하는 솔랭 용사들에게 바드는 계륵 같은 존재였습니다. 출시 후 보름이 지난 시점에도 바드를 고르는 행위는 팀원의 멘탈을 깨버리는 행위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사 후 떡 돌리듯 예의를 갖춰 픽을 해야 할 정도였죠. 심지어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앞으로의 장래가 어두워만 보였던 바드입니다.


▲ 바드님 최소 로댕..
(영상 출처: 유튜브 'artist bard')



■ 천상계에서는 통한다, 바드의 재발견!

이렇듯 바드가 인간계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천상계에서는 그의 잠재력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대회에서 쓰기엔 아직 연구가 필요한 단계로 보였지만, 프로게이머들이 가끔씩 보여주는 바드 플레이 동영상은 유저들에게 신세계를 맛보여 줬습니다. 트롤 그 자체인 줄로만 알았던 챔피언이 활용도에 따라서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유저들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천상계 유저들의 화려한 동영상을 아무리 많이 본다고 해도 그것을 똑같이 따라 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바드 스킬 구성의 특성상 '양날의 검'적인 요소가 매우 크기 때문에 아직까지 아무나 함부로 손대긴 쉽지 않은 챔피언이 확실하며, 고랭크 구간에서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는 점이 그것을 입증하고있습니다.


▲ 급격히 올라가는 바드의 승률.(5월 2주차)
(통계 출처: op.gg)


이러한 승률을 보이는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교함'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바드는 기본적으로 서포터로 분류되는 챔피언이지만 바텀 라인전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딜교환' 능력이 다른 챔피언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몸 또한 허약합니다. 블루 팀이냐 레드 팀이냐에 따라서 활용도가 크게 변하기도 함으로 소환사의 협곡 자체에 대한 지식도 멋진 바드 플레이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바람직한 바드 플레이를 위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고수들의 전유물 같은 챔피언으로 남아있는 듯 보입니다.

또한, '이 챔피언은 이렇게 해야 한다'하는 명확한 지표조차 아직까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바드는 잠재력이 큰 챔피언입니다. 바드는 쓸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고, 손, 머리를 전부 타는 편이지만 제대로 분석하고 정교하게 사용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도 필살기 성 픽으로 작용하기 충분합니다.

과연 바드가 메인 서포터 자리를 꿰찰 날이 올까요? 아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 바드의 정석을 보여주는 푸만두의 플레이!
(영상 출처: 유튜브 PoohManDu - 바드 하이라이트 영상 / Bard Highlights)


▲ 매라신의 바드 플레이.
(영상 출처: 유튜브 [꿀TV] 메라신이 바드를 플레이하면?! /MadLife, Bard Play)


▲ 바드 궁의 참된 활용법!
(영상 출처: [LOL]Bard and Fiddlesticks OP Combo !)



■ 진에어 'Sweet'(전 XD) 이은택 선수에게 직접듣는 바드의 장단점!

바드는 분명 장단점이 분명한 챔피언이지만 난이도가 너무 높아 그 점을 깨닫기 전에 대부분 사용을 포기하는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바드가 가진 잠재력은 앞서 말했듯, 엄청나 보입니다. 천상계에서는 이미 바드를 이용한 전략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듯 보이고, 선수들도 자츰 이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벤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고, 바드 장인을 꿈꾸는 유저들에게 간단한 팁을 드리고자 직접 천상계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진에어 'Sweet' 이은택 선수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 바드 고수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은택 선수!


Q. 안녕하세요~ 'Sweet' 선수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진에어 'Sweet'입니다. 반갑습니다(수줍).


Q. 먼저 바드의 장단점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데요, 'Sweet' 선수가 생각하는 바드의 장점은 어떤게 있나요?

가장 좋은 점은 변수가 많다는 거에요. 포탈을 이용해서 상대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합류하거나 만약 한타에서 이겼을 경우에 추격할 때도 상당히 좋은 편이에요. 또 포탈을 이용한 낚시 플레이도 가능해요. 포탈을 열었을 때 적이 같이 포탈을 타게 되면 웬만한 경우 역습이 가능하죠.


Q. 그렇다면 단점은 어떤게 있을까요?

단점은 라인전 자체가 많이 약한편이에요. 또 확실한 생존기가 없어서 갱을 잘당하는 편이죠.


Q. '우주의 결속(Q)' 사용에 대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바드는 일단 Q를 그냥 잘 맞춰야 돼요. 상대가 포탈 타고 따라올 때 타이밍 맞춰 Q를 쓰면 딱이죠. 웬만하면 맞게 돼 있어요. 포탈을 이용해 도주할 때 굉장히 좋은 스킬이에요.


Q. 앞서 라인전이 약하다고 하셨는데 어떻게든 극복할 순 없을까요?

정글러를 많이 부르는 수밖엔 없는것 같아요. 갱호응은 굉장히 좋은 편이에요. 아군정글러와 함께 안 보이는 벽 뒤에 있다가 같이 타고 들어가서 이득 보는 식으로 라인전을 푸는 편이죠. 이 방법으로 푸는게 제일 좋아보여요.


Q. 가장 중요한 부분..'운명이 소용돌이(R)'는 어떻게 쓰는게 좋을까요?

저는 보통 상대 딜러에게 쓰는 편이에요. 한타 때 상대 딜러진에게 궁을 맞춰 딜로스를 내고 앞라인 부터 녹이는 편이죠. 만약 아군이 암살 조합이라면 앞라인을 굳혀놓고 상대 딜러진을 자르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해요. 한타 때 궁이 없어도 확실히 승리할 구도라면, 최대한 아껴놓았다가 도망가는 상대에게 맞추는 경우도 있어요.

다이브할 때도 상당히 좋은 편이에요. 포탑에도 바드 궁극기가 먹히기 때문에 확실한 다이브 각이 나왔을때 포탑에 사용하고 다이브하는 경우도 있죠. 상대가 예측하기 힘든편이에요.


▲ 바드 궁은 이렇게 쓰는 겁니다!
(영상 출처: 유튜브 'bard super 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