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험이라는 것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14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피파 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1 16강 B조 경기에서 강성호와 김병권이 각각 조 1,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올드 게이머들이 다수 포진했지만, 최근 성적이 그리 좋지 않거나 활동이 뜸했기에 A조보다 포스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B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멋진 경기력과 함께 활기 넘치는 세레머니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나왔다.

A조 경기와 마찬가지로, B조 경기 역시 멋진 골 장면이 기록됐다. '올드비' 사이에서 무서운 신예의 모습을 보여줬던 김병권과 연륜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강성호 뿐만 아니라, 윤성용과 황상우 역시 저력을 과시하며 차기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8강 진출 여부와 관계 없이 강성호와 윤성용, 황상우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 중앙을 뒤흔드는 깔끔한 로빙 패스

강성호와 김병권이 1승씩 챙긴 이후, 4경기에서 대결을 벌였다. 팽팽했던 전반전을 뒤로 하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선취골이자 결승골은 강성호가 기록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센스 있는 로빙 쓰루 패스 한 번이 김병권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패스가 눈에 띄었다.

강성호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포그바를 활용해 압박을 가하자, 김병권이 급하게 공을 걷어냈다. 이 공을 비에이라가 헤딩으로 포그바에게 넘겨줬고, 포그바는 공을 툭툭 치고 나가며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이후, 빈틈으로 달려가던 포돌스키에게 로빙 쓰루 패스를 시도, 포돌스키가 깔끔한 퍼스트 터치 이후에 골대 좌측 하단으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가 재정비를 시도하기 전에 빠른 공간 패스로 골을 기록하는 것. 말로는 쉽지만 정말 어려운 컨트롤과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 이를 강성호는 물 흐르듯 해내며 8강 진출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 중앙에 밀집한 수비에는 날카로운 쓰루 패스가 해답

5경기는 윤성용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김병권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8강 진출이 좌절되기 때문이었다. 그런 만큼, 윤성용의 어깨가 매우 무거웠다. 경기 흐름도 불리했다. 김병권은 신예의 패기로 시종일관 윤성용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하지만 윤성용은 침착하고 날카로운 공격으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전반 추가시간이 시작된 시점. 윤성용이 김병권의 공격을 막아내고 침착하게 공을 오른쪽 사이드로 돌렸다. 로번이 공을 툭툭 치다가 그리즈만에게 공을 넘겼고, 그리즈만은 곧바로 앞쪽의 포그바를 봤다. 이미 수비가 중앙 지역에 뭉쳐 있었던 만큼, 윤성용의 공격이 막힐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윤성용은 침착했다. 포그바는 침착하면서도 날카롭게 비에이라 쪽으로 쓰루 패스를 했고, 비에이라는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윤성용의 선취골은 '밀집된 수비 라인은 이렇게 뚫는 것'이라고 선언하는 듯한 멋진 골 장면이었다. 비록, 김병권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연륜이 느껴지는 깔끔한 골이었다.

▲ 황선홍의 신들린 개인기!

마지막 6경기는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한 강성호와 2위 자리를 노리는 황상우의 대결이었다. 이 경기에서 황상우가 2점 차 이상을 벌리며 승리해야 상위 라운드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상우가 멋진 골 장면을 만들어내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워낙 견고한 수비를 보여줬던 강성호였기에, 황상우가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상우가 찬스를 만들어냈다. 킥오프 이후 공을 돌리던 황상우는 비에이라-토티-황선홍의 순서로 패스를 이어갔다. 공을 잡은 황선홍의 개인기가 상대 비에이라을 끝내 뚫어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황선호의 개인기가 눈부셨다. 공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어지럽게 만든 황선홍이 그대로 슈팅을 때려 골을 기록한 것.

선취골의 기쁨을 맛본 황상우는 강성호에게 연거푸 두 골을 내주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윤성용과 황상우 모두 경험을 바탕으로 한 멋진 골 장면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새겨넣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