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팀의 활약이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독립국가연합리그의 알버스 녹스 루나(이하 ANX)는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일 차 경기에 유럽 챔피언 G2 e스포츠를 잡고 2승 1패를 기록했다. 브라질 리그 최강팀인 INTS e스포츠도 중국 챔피언 EDG를 잡아내고 1승을 기록했다. 역대 와일드카드 팀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이다.

와일드카드란, 대회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되는 선수, 혹은 팀을 뜻한다. 제도 도입의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대체로 대회 출전이 불가능한 선수와 팀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와일드카드 제도의 도입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대회에 관심을 끌어모아 흥행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e스포츠 뿐만 아니라 전통 스포츠의 많은 종목도 와일드카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롤드컵에서 와일드카드 제도로 팀이 출전하기 시작한 것은 시즌3부터다. 신규 서버 대표 게이밍 기어는 와일드 카드 자격으로 대회에 첫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어 시즌 4의 카붐 e스포츠-다크 패시지, 시즌 5 방콕 타이탄즈-페인 게이밍, 시즌 6 ANX, INTS e스포츠 등이 와일드카드의 계보를 이었다.

와일드카드 팀은 대회가 진행될수록 점점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4년 롤드컵에는 카붐 e스포츠가 당시 '프로겐'이 버티고 있던 얼라이언스에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렸다. 2015년 롤드컵에는 브라질의 페인 게이밍이 플래쉬 울브즈, CLG를 잡아내 자신이 속한 A조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2016년 롤드컵에는 ANX와 INTS e스포츠가 첫 주차에만 3승을 거뒀다. ANX의 경우, 2승 1패 공동 1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팀 최초로 8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역대 롤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와일드카드 팀 선수는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카붐 e스포츠의 '틴오운즈'가 있다. 그는 아리로 얼라이언스 '프로겐'의 피즈를 상대해 8킬 2데스 8어시스트로 팀을 캐리, 와일드카드 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도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기쁘다. 카붐 e스포츠를 응원해준 모든 팬에게 감사한다"고 말해 브라질 LoL 팬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ANX의 서포터 '리크릿트'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G2 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브랜드 서포터라는 독특한 챔피언으로 G2 '퍽즈'의 오리아나를 잡아내 팀이 바론을 차지할 수 있게 도왔다. 그는 22,300의 피해를 상대에게 입혀, 22,600을 기록한 미드 라이너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INTS e스포츠의 '양'은 EDG '마우스'를 완벽하게 압도해 중국 최강팀을 잡는 이변의 일등공신이 됐다. EDG는 봇과 미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탑 라인의 균형이 완벽하게 허물어져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다. INTS e스포츠는 이후 치른 모든 게임에 나르 선택이 금지됐다. 그의 나르는 C조에 속한 모든 팀에게 인정받았다.


팀의 활약은 와일드카드 제도의 근거가 된다. 시즌 4 당시 와일드카드 팀인 다크패시지가 전패를 기록하며 탈락했을 때는 와일드카드에게 돌아간 시드권이 아깝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ANX가 G2를 잡고 공동1위에 오르자 네티즌들은 "와일드카드 팀 사상 첫 8강에 오를 것인가?", "이 팀이 승부의 신을 모두 망쳐놨다", "유럽 시드권을 한 장 줄이고 와일드카드 팀에 줘야하나" 등 와일드카드 팀의 활약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는 7일 열리는 롤드컵 A조 경기를 통해 ANX가 상위 토너먼트로 올라갈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조에 속한 G2와 CLG의 경기력이 좋지 않아 가능성이 매우 큰 상태다. ANX가 락스 타이거즈와 함께 8강에 올라 와일드카드 팀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