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도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인공은 스킬 업데이트로 진정한 모습을 되찾은 하프 드래곤, '쉬바나' 입니다.
■ '탑글러'부터 '또바나'까지! 굴곡 있는 용(龍)생 거쳐온 쉬바나
쉬바나는 빠른 정글링 능력을 바탕으로 차이를 커져가는 눈덩이처럼 벌려가는 능력이 출중한 챔피언으로 평가 받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크게 주목 받은 것은 시즌2, 팀 'Moscow 5'가 카운터 정글 전략을 펼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강력한 푸쉬 능력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도모하는 쉬바나는 '탑글러'라고 불리는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쉬바나는 '연소(W)' 스킬을 활용해 빠르게 라인을 클리어하고, 남는 시간동안 적 혹은 아군 정글에 진입해 정글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골드, 레벨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수행하기 최적의 챔피언이었습니다. 상대 탑 라이너는 밀려오는 미니언 웨이브를 처치하는 데 시간을 소모해 쉬비나의 동선을 막을 수 없고, 성장한 쉬바나는 1:1에서 강력한 면모를 보이며 상대와의 격차를 계속 벌려나갈 수 있었죠.
물론 알고 계시다시피 탑글러의 시대가 계속되지는 않았습니다. 탑글러로 활약했던 시절을 뒤로한 쉬바나는 주류에서 밀려난 생활을 하기도했죠. 하지만 그런 씁쓸한 시련을 딛고 일어선 시즌4 쉬바나는 그 어느때 보다도 독했습니다.
일명 '노잼톤-또바나' 라고도 불리는 시기가 바로 그것인데요. 특히 대회 메타를 기준으로, 잦은 라인 스왑이 일어나면서 이를 견뎌낼 수 있는 챔피언들이 부각되면서 '또바나'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쉬바나는 기본적으로 높은 능력치와 단단한 스킬 스펙으로 라인 스왑을 잘 견뎌낼 수 있었고, 초반이 강력한 레넥톤과 달리 중후반에 힘을 발휘하면서 스플릿 푸쉬 주도권도 쥘 수 있는 픽이었습니다.
덕분에 대회에서 탑 챔피언 선택은 대체로 레넥톤, 쉬바나로 고정 되었고, 매일 비슷한 챔피언과 지루한 라인 스왑 구도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노잼톤-또바나'라는 별칭으로까지 불리게 됩니다. 결국 레넥톤과의 경쟁은 텔레포트 운영의 우위와 스플릿 푸쉬의 우위를 통한 쉬바나의 판정승으로, 탑라인 최고 챔피언으로 등극하게 되죠.
(영상 출처: OGN)
이들의 잦은 등장은 거의 비슷한 라인전-라인 스왑 양상을 보여줬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괴로운 편이었습니다. 매 경기마다 크게 다를게 없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결국 쉬바나가 버그 픽스 및 성능 하향 패치를 지속적으로 받고, 그라가스-마오카이-알리스타 등의 신종 탑솔러에 비해 CC가 부족하다는 등의 단점이 부각됨에 따라 그녀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오랫동안 쉬바나는 전체적으로 낮은 승률을 유지하게 되었고, 특히 탑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게 됩니다.
■ 진짜 '용' 됐다! 스킬 업데이트로 강해진 쉬바나
그러던 중, 프리시즌에 접어든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쉬바나의 스킬 개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특별한 예고도 없었던 변경이라 다소 갑작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큰 문제가 없더라도 계속해서 낮은 픽률을 기록하고 있던 챔피언인 만큼 적절한 변경은 반갑기 마련입니다.
새롭게 변경된 쉬바나의 스킬들은 전체적으로 좀 더 합리적이고 최신 트렌드에 맞도록 변경되었습니다. 우선 '연소(W)' 스킬은 용 형상일 때 더이상 지나간 자리에 불길을 남기지 않고, 쉬바나의 궁극기 레벨에 따라 적용 범위가 점점 커지게 변경되었습니다. 사실상 적을 뒤쫓는 역할을 수행하는 쉬바나에게 기존의 불길을 만드는 능력은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역할에 맞는 변화라고 할 수 있겠죠.
쉬바나 딜링의 핵심을 차지하는 스킬, '화염 숨결(E)' 역시 바뀌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하지만, 이제 인간 형상일 때 적 챔피언을 관통하지 않게 되었고, 용 형상일 때에는 부채꼴 방사 피해를 입히는 대신 직선으로 날아가 명중한 곳에서 추가 피해를 입히고 불타는 땅을 생성합니다.
쉬바나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전체적으로 사용 스킬들이 용 형상일 때 전체적으로 강화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궁극기 '용의 강림'이 말파이트의 궁극기처럼 더이상 CC에 끊기지 않도록 변경된 것을 시작으로, 핵심 스킬들이 용 형상일 때 더욱 강화된 쉬바나는 이제 용 형상일때 과거보다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쉬바나의 스킬 업데이트와 프리시즌 정글 캠프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가장 강력한 정글러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강해진 정글 캠프를 빠른 정글링 속도를 바탕으로 처리, 앞선 레벨링을 통해 한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최근 일주일 동안 쉬바나는 픽률 7.8%, 승률 52.1%를 기록하며 스킬 업데이트 이후 활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높은 픽률과 함께, 정글 챔피언들 중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종합 승률 3위를 기록하면서 핫한 정글 챔피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통계 출처: champion.gg, fow.kr 정글 챔피언)
■ 바뀐 쉬바나, 어떻게 사용할까?
현재 쉬바나는 한 때 탑 라이너로 쓰였던 모습과는 달리, 대부분 정글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 스킬의 단일 추가 피해와 공격 속도 룬, W 스킬의 광역 피해를 통해 빠르게 정글링이 가능한 쉬바나는 난이도가 높아진 프리시즌 정글로 어렵지 않게 사냥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정글만 돌아도 빠른 레벨링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전통적으로 쉬바나는 어느정도 '공격 속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요. E 스킬을 맞춰 표식을 생성한 적에게 기본 공격을 가할 때 추가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선봉장 역할을 맞는 쉬바나에게 공격 속도는 방어력과 함께 가장 고려해야할 능력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최근 쉬바나가 선택하고 있는 아이템 빌드는 공격 속도 기반의 정글 아이템, '피갈퀴손'을 완성하고 이후 체력을 확보하면서, 추격하는 챔피언인 쉬바나에게 다소 부족한 CC를 보충해 줄 수 있는 '얼어붙은 망치'를 구매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입니다. '얼어붙은 망치'는 지난 패치를 통해 공격 능력은 다소 약화된 반면, 체력이 증가하여 탱킹 능력이 필요한 쉬바나에게 더 안성 맞춤인 아이템이죠.
쉬바나의 특성은 원래 자주 사용하던 '영겁의 힘'이 삭제되면서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는 중인데요. 현재까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특성은 '전투의 열광'으로, 공격적인 특성이 자주 선택되고 있습니다. 용 형상일 때 추가 피해를 입히는 스킬과 함께 단번에 적을 제압하는데 도움이 되는 특성이죠.
그렇다고 쉬바나의 특성이 '전투의 열광' 하나로만 굳어진 것은 아닙니다. 프리시즌에 새롭게 등장한 특성, '파괴전차의 용기' 역시 쉬바나로 고려할만한 특성으로 선택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언듯, 궁극기 '용의 강림'을 제외하면 CC가 없는 쉬바나에게 오로지 궁극기를 통해서만 발동할 수 있는 '파괴전차의 용기'는 비효율적인 특성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투 개시와 함께 적진으로 궁극기를 사용해 날아가는 쉬바나는 필요한 순간, 특성의 효과를 대체로 잘 누릴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30초라는 긴 재사용 대기시간을 가진 '파괴전차의 용기'를 한타 구도에서 두 번이상 발동하기는 사실상 어렵기도 하죠.
여기까지 바뀐 쉬바나의 현재와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번 쉬바나의 스킬 업데이트는 장기간 프로젝트라기 보다는 한두달 정도의 작업을 통해 진행한 소규모 업데이트라고 하는데요, 큰 규모의 챔피언 업데이트도 중요하겠지만, 약간의 변화로도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쉬바나 같은 챔피언에게는 이러한 패치 방향도 챔피언의 새로운 재미를 찾아 줄 수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젠 탑이 아닌 정글에서 활약하고 있는 쉬바나! 스킬 업데이트와 함께 재밌어진 스킬 구성처럼, 예전과는 비슷한 듯 다른 모습으로 재미있는 정글러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바뀐 프리시즌 정글에 적합하다고 평가 받는 그녀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t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