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토) 온라인으로 2020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LPL)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결승전이 진행된다. 결승에선 징동 게이밍(이하 JDG)과 탑 e스포츠(이하 TES)가 LPL 첫 우승 타이틀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인다.

2017년 5월 QG 리퍼스를 인수하며 창단된 JDG는 지금까지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왔다. LPL 승격의 주인공이자 팀의 핵심이었던 '도인비' 김태상은 팀을 떠났지만, 그와 동시에 새로 영입된 '줌'-'야가오'가 끝없이 성장하며 LPL 최정상급 라이너가 됐다. 2부 리그를 전전하다가 JDG에서 LPL 데뷔전을 치른 서포터 '뤼마오'도 여러 시즌을 보내며 안정적인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현재의 JDG를 완성한 건 두 한국인 용병이었다. QG 리퍼스 시절부터 2년 동안 JDG에 몸담았던 '로컨' 이동욱은 2019년 TES로 이적했으나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JDG의 러브콜로 친정 팀에 다시 합류했고, 재회한 옛 동료들과의 우수한 호흡은 물론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다수의 승리를 견인했다.

'카나비' 서진혁에 대해선 많은 말이 필요 없다. 복합적인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카나비'지만, 끝내 자리 잡은 LPL 무대에서 실력 하나로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LPL의 쟁쟁한 정글러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분당 대미지 1위, 팀 내 대미지 비중 1위, 분당 골드 획득량 1위, 분당 CS 1위, 킬 관여율 1위, KDA 2위)를 기록한 '카나비'는 2020 LPL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MVP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줄곧 미드 라이너만 수상했던 LPL 정규 시즌 MVP를 '카나비'는 정글러로서 단 두 시즌 만에 차지한 것이다.


TES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LoL 한국 서버 닉네임 'thgink9', 속칭 '띵구'로 유명한 '나이트'는 LPL 무대에서도 화려한 피지컬을 뽐내며 일찍이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실전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한 '나이트'는 어느새 중국 최고의 미드 라이너 자리를 넘볼 정도로 강해졌다. '369'는 든든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탑 라이너고, 2020년을 앞두고 합류한 팔방미인 정글러 '카사'도 팀원들과 완전히 융화된 모습을 보인다.

TES의 화력에 화룡점정을 찍은 건 지난 4월 3일에 합류한 '재키러브'다. IG와 돌연 계약을 종료하며 수많은 루머에 휩싸였던 그는 끝내 TES행을 택했다. 강력한 상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하체가 '재키러브'의 합류로 완성됐다. '재키러브'는 TES 소속으로 첫 출전한 4월 13일 빅토리 파이브전부터 4월 20일 펀플러스 피닉스전까지 6세트 전승을 거뒀고,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도 WE를 꺾은 후 친정팀 IG를 본인의 손으로 탈락시키며 새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유난히 관전 포인트가 넘치는 두 팀의 대결이다. 첫 번째는 단연 '재키러브'를 향한 '로컨'의 복수 성공 여부다. 두 선수의 인연은 2017년 겨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NEST 2017 결승을 시작으로 데마시아 챔피언십 2017 3라운드, 2018 LPL 섬머 플레이오프 4강, 데마시아 컵 2018 윈터 결승, LPL 2019 스프링 플레이오프 4강과 2019 롤드컵 LPL 대표 선발전까지. 지금까지 '로컨'은 중요 경기에서 '재키러브'를 수없이 만났지만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밟은 LPL 결승 무대에서 '재키러브'를 꺾는다면 지난 설움을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양 팀 정글러의 활약 여부다. 초신성 '카나비'와 베테랑 '카사'의 두 번째 대결이다. 정규 시즌에서의 두 세트는 라이너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두 선수가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채 경기가 종료됐다. 그러나 결승의 라인전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며, 정글러의 비중이 더욱 커진 10.7 버전에서의 재대결이기에 과정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중국 라이너 간의 자존심 대결이다. 라인마다 한국인 용병들이 가득한 LPL 팀이지만, 결승에 오른 두 팀의 미드-탑을 지키는 건 모두 중국 선수들이다. '나이트'는 '루키' 송의진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으며 세트 MVP까지 수상했고, 8전 전승 카드 아트록스를 필두로 한 '369'의 넓은 챔피언 폭도 TES의 확실한 강점이다. 한때 JDG의 약점으로 꼽혔던 '야가오'는 '도인비'와 견줄만한 기량을 갖췄다. '줌'은 이번 정규 시즌 16세트 연승에 이어 플레이오프 3연승까지 거두며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중이다.

한편, TES와 JDG 모두 지난 롤드컵 우승 팀들을 꺾는 이변을 만들며 결승에 진출했다.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인 두 팀의 마지막 대결은 어김없이 전력 승부로 펼쳐질 예정이다. 어느 팀이 어떻게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에서, 마지막에 웃는 한 팀은 과연 어디가 될까.


■ 2020 LPL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결승

징동 게이밍 vs 탑 e스포츠 - 5월 2일(토) 오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