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유나이트 유럽 2016' 첫 날 키노트 발표에서는 유니티의 새로운 가격 정책이 공개됐다. 유니티는 새로운 구독 모델로 '유니티 퍼스널'과 '유니티 플러스', '유니티 프로'를 선보였으며, iOS와 안드로이드 애드온을 추가한 버전의 유니티 프로의 월 정액제 가격을125달러로 책정했다.

이러한 변화는 개발자들이 더욱 쉽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신의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클라이브 다우니' 유니티 테크놀로지스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말했다. 구독 모델과 더불어 유니티는 완전히 소유하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구독 기간 종료 이후 완전 소유가 가능한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규 가격 정책과 3개의 모델이 기존과 어떻게 다른건지, 구독 모델 전환에 대해 우려하고 이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이 생겼다. VR 시장을 대비해 여러 엔진 등이 저마다의 경쟁력을 세우고 있는데, 유니티는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고 싶었다. 이에 유나이트 유럽 현장에서 '클라이브 다우니'를 만나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했다.

▲ 유니티 최고 마케팅 책임자 '클라이브 다우니(Clive Downie)'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만나서 반갑다. 유니티에서 마케팅 최고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는 '클라이브 다우니(Clive Downie)'라고 한다. EA의 마케팅 부사장으로 15년 이상 근무하며 피파 사커, 니드 포 스피드, 메달 오브 아너, 커맨드앤컨커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들을 퍼블리싱하기도 했다.

현재는 유니티에서 고객 마케팅과 더불어 제품 마케팅 및 전자상거래의 글로벌 기획 및 전략수립을 담당하고 있다.


Q. 유나이트 유럽에서 유니티의 새로운 가격 정책을 발표했는데, 기존 요금제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다.

3개의 새로운 유니티 제품이 등장했다. 초급자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실력을 갖춘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3개의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결과적으로 초급자를 위한 '유니티 퍼스널', 중급자를 위한 '유니티 플러스', 전문가를 위한 '유니티 프로'가 탄생했다.

'유니티 퍼스널'은 기존 서비스와 동일하다. 기존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무료로 제공된다. '유니티 프로'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안드로이드와 iOS 플랫폼을 하나로 합친 데 있다. 기존 유니티 프로에서 iOS와 안드로이드를 같이 서비스하는 경우, 월 정액 요금으로 225달러(75*3)를 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125달러로 모든 플랫폼과 관련해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멀티플랫폼을 지향하는 개발자들에게 큰 혜택으로 다가갈 것이다. 제품 라인업을 보다 직관적으로 개편했고, 유니티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이 더 만족하면서 유니티를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유니티를 한 번 구매한 사람들은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교류가 다소 적었다. 이제는 구독 형태가 되면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정기적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피드백을 토대로 시스템을 개선해가면서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더욱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개발자들이 성공하는 것이 유니티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기에 이러한 정책을 세우게 되었다.


Q. 멀티플랫폼을 지향하지 않는 개발자들로서는 오히려 부담될 수도 있을 듯한데?

현재 75달러를 내며 사용 중인 사람들은 2018년까지 해당 모델을 유지할 수 있다. 영구적인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은 내년 3월까지는 지원을 받으며, 이후에 진행되는 패치 등에 대해서는 지원되지 않는다. 그 외의 기존 기능은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는 사용자들이 새로운 모델로 이주하는 것이다. 새로운 모델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앞으로도 새로운 기능과 다양한 플랫폼 지원, 신규 서비스 등을 꾸준히 지원할 것이다.



Q. 요금제가 월 정액제로 바뀌었는데,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위해서 변경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월 정액제로 요금제를 변경함으로써 유니티에 높은 매출을 보장하는 건 맞다. 그건 사실이다. 영구적인 모델로 제공하게 될 경우, 회사의 입장에서는 입금이 일시불로 되기에 지속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며, 이는 즉 지속적인 투자를 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하지만 구독모델로 변경하게 되면 회사 차원에서는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며, 지속적으로 고객들을 위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거나 개선하는 등의 투자가 가능해진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한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세이브된 돈으로 다른 투자/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니티는 핵심 기술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개발자들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양과 질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14개월 동안 공개하고 발표했던 기능과 플랫폼을 보면, 개발사들을 돕기 위해 얼마나 많이 투자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본래 유니티가 400명이 안 되는 직원 수의 회사였는데 현재는 1,000명이 넘는다. 추가된 600명의 대다수가 개발자 출신이다. 이 부분에서도 제품에 쏟는 투자가 얼마나 큰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지원하는 플랫폼의 수도 유니티가 뛰어나며, 특히 VR 분야에서는 가장 진보한 엔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25개의 플랫폼을 지원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엔진은 유니티가 유일하다.

우리의 목표 중 하나가 '개발의 민주화'이다. 25개의 플랫폼에서 개발자마다 지향하는 게임의 종류도 제각각이다. 너무나도 다양하고 복잡한 개발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믿고 있다.


Q. 연간 매출 10만 달러(약 1억 원) 이상이 되면 유니티 프로 버전을 사용해야 한다. 이 10만 달러라는 기준은 어떻게 세워졌는지?

1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게임사라면 이 정도의 투자는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했다. 10만 달러 이상 개발사들이 프로를 사용해야 한다는 정책을 세웠지만, 사실 회사마다 월 매출을 우리가 체크할 수는 없다. 10만 달러는 어디까지나 내부의 기준이다. 강압적으로 프로로 옮기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며, 개발사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다.


Q. 최근 에픽게임스에서도 '언리얼 엔진4'에서 데이드림을 지원한다고 발표했고,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VR을 지원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유니티로 VR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을 가졌는지 알려달라.


유니티는 매월 150만 명의 액티브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큰 규모의 개발자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에셋도 올리고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다. VR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 이러한 개발자 간의 활발한 교류, 커뮤니티의 파워가 VR 콘텐츠를 개발함에 있어 큰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강점은 '통합 서비스'이다. 현재 유니티는 애널리틱스나 애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VR 콘텐츠를 개발할 때 이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콘텐츠가 어떠한 패턴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으며, 엔진 내에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접근이 용이하다. 단순히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에서 나아가 수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마지막 강점은 '가성비'라고 할 수 있다. 타사의 제품과 비교해보면 비용 대비 효과는 상당히 크다. 이러한 점에서 유니티가 VR 콘텐츠 개발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유니티의 3가지 목표 중 하나가 '난제 해결'인데 이는 VR 콘텐츠 개발을 의미하는 것인가?

VR 업계 자체를 난제로 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수익화를 한다거나 소비자 패턴에 대한 데이터가 아직 부족해서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이러한 어려움을 '난제'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개발자들의 실험적인 시행착오를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이 해보고 싶어도 비용/시간적인 측면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을 유니티가 지원해주고 있다.

금일 키노트에서 실시간으로 VR 세계 내에서 오브젝트를 추가하고 작업을 하는 기능을 소개했는데, 이는 5.4버전에서 오픈 소스로 제공될 예정이다. 오픈 소스로 제공되는 이유는 개발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토대로 제품을 발전시키고자 함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개발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유니티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개발자들을 돕는 회사이다. 한국은 모바일 게임 산업이 발전된 지역이며, 한국 개발자 중에는 상당한 실력을 갖춘 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분이 유니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더 많은 요구를 했으면 한다. 우리도 이를 토대로 개발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티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