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쉽의 프리미엄 상점에 12인치의 막강한 화력과 우수한 방호력, 그리고 기동성이라는 3박자를 갖춘 대형 순양함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 9티어 '대형' 순양함 카르노다.

카르노의 가장 큰 특징은 프랑스 특유의 고성능 엔진부스트 소모품을 장착하여 최고 속도를 44노트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정규 트리의 최종 티어인 앙리가 해당 소모품을 활용한 무지막지한 카이팅으로 전함과 순양함을 상성 없이 때려잡던 시기가 있었는데, 엔진 가속 능력이 반토막이 나버리는 하향 패치 이후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일이 있다.

하지만 카르노는 아직 하향전의 앙리를 연상케하는 무지막지한 기동성을 그대로 복구했으며, 더불어 앙리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방어력마저 보강했기에 본인의 콘트롤에 따라 과거 악마같은 카이팅을 다시 재현할 수 있는 특색있는 함선이다.


▲ 이제 영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 대형순양함이 등장했다!



305mm 10문의 강력한 한 방과 우수한 관통력이 보장된 공격력

카르노의 강점은 우선 주포의 포문수에 있다. 미국의 알래스카나 소련의 크론슈타트, 일본의 아즈마와 달리 주함포 3연장 함포 2기, 4연장 함포 1기 총 10문의 구성으로 1문이 더 많다.

탄속도 905(고폭탄)/870(철갑탄)m/s로 우수한데, 대형순양함 중에서는 크론슈타트 다음으로 빠르며, 최대 사거리인 18.56km까지 9초면 도달한다.

관통력은 순양함을 초월한 크론슈타트나 15인치를 달고 있는 지크프리트급이 아니라서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12인치의 관통력은 충분히 확보했기에 아쉬움은 없을 것이다. 탄속과 탄도 모두 우수하기에 리드샷에 적응하기에 어려움은 없다.


▲ 탄속이나 관통력은 딱히 모날곳이 없는 성능이다


▲ 특이하게 2번포가 4연장이라 다른 국가보다 포문수가 1문 더 많다



단점은 재장전 시간이다. 타국의 대형 순양함은 크론슈타트가 18.5초, 알래스카와 아즈마, 에기르가 20초로 모두 20초 안쪽인데, 카르노 홀로 25초라는 전함급 재장전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와 비견될 대형 순양함으로 독일의 지크프리트(26초)가 있는데, 애시당초 15인치 주포를 달고 있어서 의미있는 비교가 될 수 없다.

최대 피해량 역시 마찬가지로 고폭탄 4250, 철갑탄 8700으로 대형순양함 중 DPM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화재율이라도 높으면 모르겠으나, 이마저도 평범하여 포문수가 1문 많다는 것을 제외하면 재장전에서 과하게 페널티를 먹고 출시된 셈이다.

추가로 포각에 대해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전방 포각에 비해 후방 포각이 아쉬워서 도주 시 무리하게 몸을 틀어서 사격하다 시타델이 터질 확률이 있다. 그렇다고 선수나 선미를 정직하게 직각으로 세우면 16인치급 철갑탄에 그대로 뚝배기가 박살나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적당히 각을 주며 카이팅을 해야한다.


▲ 1문 늘어난 대가로 재장전 시간 25초는 너무 큰 페널티다



부무장의 성능은 상당히 우수하다. 139mm 4X2, 100mm 8X2, 사거리 8km로 대형순양함 중 발군의 물량을 보유했다. 독일처럼 별도의 관통력 보정을 받는 것이 아니기에 전함 상대로 유효타는 내기 힘들지만, 많은 포문수로 인해 화재 유발용으로 적절하며, 발사각도 좋아 살짝만 몸을 틀어도 상대방을 신나게 두들기는 부포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순양함으로 부포 세팅을 하는 것은 일종의 예능성 플레이고, 카르노는 일반적인 프랑스 순양함과 달리 어뢰 무장이 없어 근접해봤자 크게 이득볼 일이 없기 때문에 부포를 믿고 들이대는 플레이는 하지 말아야 한다.


▲ 포문수가 많을뿐 관통력 보정이 없어 화재 말고 대미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포



이미지와 달리 튼실한 대공과 장갑

방어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대형순양함으로 합격점을 내릴 수 있다. 전신이 27mm 물장갑으로 덮여있는 크론슈타트나 아즈마와 달리 선수와 선미 부분을 제외한 갑판은 36mm로 알래스카와 동일하다. 대신 덩치도 크고 상부구조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탓에 실제로 고폭탄에 대한 내성은 그리 기대할 수 없다. 16인치급 철갑탄을 상황에 따라 도탄시킬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측면은 고전적인 터틀백 방식의 아머로 내부 장갑과 시타델 측면 장갑을 더하면 합계 200mm라는 두께를 자랑한다. 시타델 위치도 기본적으로 수면 근처에 있기에 선회하다 드러난 상황이 아니라면 쉽사리 시타델이 터지진 않는다.

반대로 말하자면 터틀백 부분은 쓸데없이 두꺼운 상황이기에 옆구리 노출시 시타델이 터진것마냥 일반 관통 대미지가 아프게 들어올 수 있으니 이점에는 주의해야 한다.


▲ 터틀백 구조라 시타델이 쉽게 나가진 않으나, 일반 관통에는 주의하자



대공 능력도 프랑스답지 않게 상당히 우수하다. 9티어 탑클래스 수준의 방공을 보유한 알래스카와 비교해도 근거리 DPM이 떨어질뿐 중장거리는 비슷한 수준이라 자함 방공 정도는 충분하다. 대공 방어 사격 소모품과 음파 탐지 소모품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기에 실제 대공쪽으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특기할 점으로는 우수한 장갑구조에 더해 체력이 66,450으로 71,050의 크론슈타트 다음의 내구도를 지녔다는 점이다. 카르노는 알래스카와 비슷한 장갑수치에 내구도도 높기에 각국의 대형순양함 중에서 버티는 능력 하나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 대공 수치도 좋고, 대공 방어 소모품도 있기에 자함 방공에는 문제 없다



44노트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속도와 뛰어난 피탐지!

주포의 DPM에서 너무 큰 페널티를 먹은 탓인지 기동성에서는 대형 순양함뿐만 아니라 모든 순양함을 통틀어 최상급이다.

기본 속도부터 34.5노트로 빠른 편인데다, 소모품으로 속도 증가 20%짜리 엔진부스트를 장착하고 있어, 44노트까지 질주할 수 있다. 여기에 프랑스 전설함장의 특수능력이 적용되면 최고 48노트를 찍기도 하는 등 구축함 이상의 속력을 보장한다.

선회반경이나 조타 시간은 각각 870m, 14.4초로 평범하지만, 엔진부스터를 발동시키면 과거 앙리의 악마같았던 전후진 콘트롤이 가능하다. 최고 속도까지 1분 가까이 걸리는 앙리에 비해, 8초면 충분하다. 후진 속도도 무지막지하고 반응 역시 뛰어나기에 소모품 지속 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상대를 두들길 수 있다.


▲ 최대 속도는 물론 전후진 반응도 훌륭하기에 과거 악랄한 앙리식 콘트롤이 가능하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피탐지도 훌륭하다. 세팅 시 12km로 일반적인 중순양함급 피탐을 자랑하며, 대공 피탐지도 준수하다. 물론 연막 속에서 발사하면 대형순양함답게 효율이 좋지 않으니, 구축함 옆에 붙어서 연막을 받을 생각은 접어두자.

기본 플레이는 어디까지나 엔진 부스터가 활성화 된 상태에서 거리를 벌리고 카이팅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근접전이 벌어졌을 경우 대량으로 달린 부포가 제법 든든하지만, 어디까지나 겉모습만 그럴뿐 실제로 접근해서 딱히 이득볼 일이 없기에 되도록 중장거리전을 지향하자.

소모품 구성으로는 수리복구반, 대공 방어 사격/음파 탐지, 엔진부스트/전투기/정찰기, 군함수리반까지 총 4개의 슬롯이 있다. 카르노의 기본 사거리는 18.5km로 준수하지만, 대형 순양함치고 아쉬운 편이기에 정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겠지만 엔진부스트 소모품과 슬롯이 겹치므로 포기할 수 밖에 없다.


▲ 타다보면 정찰기가 절실할 때가 오지만, 엔진부스트와 자리를 공유하므로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총평을 내리자면 프랑스 첫 대형순양함으로 우수한 기동력과 장갑, 그리고 유틸성을 지닌 밸런스 있는 함선이지만, 재장전 시간이 지나치게 긴 탓에 다른 장점들이 퇴색되어 인기는 높지 않다.

만약 프랑스의 주함포 재장전 부스트 소모품이 있거나, 어뢰 무장이 달려 있었다면 평가가 반전될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는 기동성은 우수하나 주포의 DPM이 열악하여 공방에서의 캐리는 힘든 편이라는 평가다.

대신 과거 앙리4세의 악마같은 카이팅의 추억을 다시 느끼고 싶거나, 혹은 하향전의 무적 프랑스의 OP를 유사 체험하고 싶은 유저라면 카르노는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구입 방식도 비교적 접근성이 용이한 석탄 자원이기에 다소 여유가 있다면 한대쯤 장만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재미도 없는데 성능도 나쁜 아즈마보다는 훨씬 특색 있으니, 석탄에 여유 있으면 구입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