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립톤 퓨처 미디어 '쿠마가이 유스케']

푸른 색깔 양갈래 머리의 그녀, '하츠네 미쿠'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그녀를 만든 '크립톤 퓨처 미디어社'는 일본 개발자 컨퍼런스인 CEDEC2014에서 하츠네 미쿠의 탄생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크립톤 퓨처의 '쿠마가이 유스케'는 '지방으로부터 세계로 뻗어나가는 하츠네 미쿠와 콘텐츠의 미래'라는 주제로 1시간 동안 강연을 펼쳤다. 크립톤이라는 회사가 어떻게 설립되었는지, 하츠네 미쿠를 활용한 게임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나아가 해당 IP를 활용해 어떻게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행적을 발표했다.

그는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크립톤社가 하츠네 미쿠를 만들었다는 것, 홋카이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이에 우리 회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하츠네 미쿠의 어머니, '크립톤 퓨처 미디어'는 어떤 곳?



크립톤은 1995년 7월 설립된 회사로 총 75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본래는 음악제작 소프트웨어를 판매했으며, 다양한 음악 관련 모바일 콘텐츠를 배포하는 곳이었다. 그는 "크립톤은 학력과 경력은 일절 따지지 않는다. 행동력과 기획력, 호기심이 왕성한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메타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즉, 크리에이터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창조(create)'하는 회사이다. 크립톤의 주 고객은 본래 소리나 음악을 다루는 사람들이었지만, 이제는 일러스트나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역시 고객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크립톤의 출발은 미국의 '키보드'라고 하는 음악잡지에서 개인 광고를 게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광고를 기점으로 신시사이저로 가공했던 효과음 등 여러 종류의 음을 해외의 크리에이터들에게 판매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해외에서 음을 팔고 있는데, 반대로 자국 시장인 일본에서는 팔 수 없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1995년 법인화해 '크립톤 퓨처 미디어'라는 사명으로 회사를 세우게 되었다.


이후 크립톤은 북미와 유럽을 시작으로, 남미와 아프리카 등 세계 100여개 국 이상에서 200만 이상의 음원을 모아 판매했다. 음을 판다는 것에 대해 쿠마가이 씨는 "상품의 특성상 굉장히 한정적인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색했다"며, "우리가 낸 결론은 '깊이 파고드는 것(전문성)'과 '다양한 응용' 두 가지 방향을 모두 충족시키며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응용법으로 크립톤은 휴대폰을 활용한 음원 서비스 제공이라는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2000년도에 휴대전화에서 PCM이 재생 가능한 칩이 등장했고, 크립톤은 이를 활용해 2001년에는 휴대전화용 효과음 사이트 '포켓 효과음'을 오픈했다.

크립톤이 취급하던 음원을 휴대전화용으로 커스터마이징해서 배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전개했다. 그 당시의 음원 칩이 구현할 수 있었던 수준의 최고점을 보여주었고, 월 매출 수천만 엔에 달하게 됐다고 쿠마가이 씨는 발표했다. 나아가 고객층이 전문적으로 음악을 다루는 사람들에서 휴대폰 사용자 전체로 확장됐다.


다른 응용방법으로 크립톤은 클럽 분위기의 착신음 전용 사이트인 'North Sound'를 같은 해인 2001년부터 개시했다. 전문 크리에이터가 음원 소재나 음원 칩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착신 멜로디의 퀄리티를 크게 향상시켰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이러한 노력으로 크립톤은 깊이와 응용,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발표했다. 깊이의 추구로 착신음의 퀄리티가 크게 향상됐으며, '다양한 활용' 부문에서는 단순한 사이트에서의 배포에서 나아가 소니나 샤프 등에서 출시하는 휴대전화에 프리셋 콘텐츠로 활용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크립톤은 착신음악, 영화, Flash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켜 갔다. 콘텐츠 제작의 노하우와 디자인의 노하우, 시스템 구축의 노하우 등이 결합돼, 최종적으로 그들은 게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켰다.


■ 음악을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 '하츠네 미쿠 그라피콜렉션:수수께끼의 음악혜성' 9월 말 출시



그렇다면 크립톤은 왜 게임 콘텐츠를 만들게 됐을까? 이에 대해 쿠마가이 씨는 크립톤과 소비자, 크리에이터를 삼각 구도로 설명했다.

크립톤은 게임 제작에 필요한 소스를 크리에이터에게 의뢰함으로써 일러스트 제작 비용을 지불하고, 크리에이터는 소비자들에게 멋진 일러스트 콘텐츠를 제공, 소비자는 크립톤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매출을 올려주는 식의 삼각 구도가 이루어 지기에 게임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가 게임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매상을 올려서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며,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에코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하츠네 미쿠를 소재로 한 게임은 소설이나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2차창작물의 탄생을 촉진시켰다.

하츠네 미쿠 소재의 게임에서 재미있는 점은 타사의 동일 장르 게임에 비해 여성 유저가 많다는 것이다. 다른 카드게임의 경우 여성 유저의 비율이 평균 2~30%에 그치는 것에 반해, 하츠네 미쿠 소재의 카드게임에서는 여성 유저가 전체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그 이유로 크립톤 측은 하츠네 미쿠의 강한 캐릭터성을 꼽았다.


쿠마가이 씨는 "올해로 하츠네 미쿠가 탄생된 지 약 7년째이다. 하츠네 미쿠 팬이었던 사람들의 다수가 부모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아이들도 함께 즐기는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기며, 2차 창작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쿠마가이 씨는 금일 강연에서 크립톤의 새로운 게임 '하츠네 미쿠 그라피콜렉션: 수수께끼의 음악혜성'을 공개했다. 장르는 '음악 RPG'로, 여러 명의 일러스트레이터와 음악이 등장하는 스마튼폰용 어플리케이션이다.

게임은 '하츠네 미쿠'가 각 스테이지 상에 떨어진 음표를 모으면서 소리가 사라진 세계를 원래대로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배틀은 카드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카드를 놓는 타이밍에 의해 전투 환경이 변화된다. 카드를 필드에 놓는 턴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하츠네 미쿠 그라피콜렉션: 수수께끼의 음악혜성'에 등장하는 총 일러스트 수는 약 1000장 이상이다. 이 게임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를 통해 9월 말 출시될 예정이다.





■ 지방을 넘어 세계로! '하츠네 미쿠'의 미래


크립톤社의 모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하고 본다'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츠네 미쿠'의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일본 가수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과 하츠네 미쿠와의 공동 프로젝트로 뮤직비디오 'Ray'가 제작됐으며, 이를 위해 별도의 하츠네 미쿠가 모델링 되기도 했다고. 이렇게 제작된 하츠네 미쿠는 '레이디 가가'의 콘서트에서도 사용됐다.

[▲'Bump of Chicken'의 'Ray' 뮤직비디오(Feat. 하츠네 미쿠)]

일본 내에서만 펼쳐졌던 콘서트가 해외에서도 개최되는 등 하츠네 미쿠는 지금 전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쿠 엑스포' 형태로 전 세계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으며, 5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콘서트가 개최됐다. 올해 10월에는 LA에서 열릴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오사카와 도쿄 등 2회에 걸쳐 진행됐다. 오사카는 지난 8월 30일에 열렸으며, 도쿄에서는 9월 20일에 열린다. 그는 "오사카에서 대규모로 콘서트가 열린건 올해가 처음이다"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코스프레를 하고 오기도 했다. 가족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현재 저작권법은 음악을 중심으로 창작에 관련된 규제가 매우 엄격하게 되어 있다. 타인이 음악이나 일러스트를 허가 없이 사용하거나, 자신의 작품의 일부에 적용하는 것은 법률상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크립톤은 PCL(Piapro Character License)'라고 불리는 이용규약과 '피아프로(Piapro)' 사이트를 발표, 누구나 안심하고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피아프로'에서는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공개하며, 이를 타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나아가 자신의 음악이 어느 작품에 사용되었는지도 확인 가능하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하츠네 미쿠와 더불어 크립톤이 제공하는 다양한 음원 서비스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크립톤의 입장이다.

하츠네 미쿠는 악곡 제작 소프트웨어로써 처음 개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악곡에서 영감을 얻은 유저가 일러스트나 PV 등을 제작, 더 나아가 노래를 직접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발표를 마치며 "국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게 되었고, 그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며, "사람들 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하츠네 미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하츠네 미쿠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