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후. 3월 28일(토)부터 29일(일)까지 2일간의 일정으로 소오강호 월드챔피언십이 열린다. 개최지는 대만 그리고 총 상금은 55,000달러에 달한다.

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하는 국가는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까지 총 7개국. 사실 대한민국 게이머들의 실력이야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편이지만 소오강호에서는 그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정식 서비스로 소오강호를 접한 것은 이제 약 반 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중국의 경우 벌써 1년 반이 훌쩍 넘었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 3인의 각오는 이미 남달랐다. 지난 1월 24일(토)에 벌어진 국가대표 결정전에서 보여준 실력 역시 놀라웠다. 월드챔피언십으로 향하는 선수는 총 3명.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속에 우승을 차지한 김성현. 그리고 4위에 입상한 차지한 하민규를 비롯, 8강전에 진출하며 그 실력을 입증한 김인천이 그 주인공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 3위를 기록한 선수들은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다.)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긴장감이 있을 터. 대만에서의 경기를 눈앞에 둔 그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퍼펙트월드 코리아 본사에서 그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어, 월드챔피언십을 앞에 둔 세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소오강호 국가대표 3인. 좌측부터 김성현, 하민규, 김인천 (캐릭터명 굴욕, 린디, 판타지)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김성현: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형산 문파로 우승한 김성현이라고 한다.

김인천: 선발전 본선에 일월 문파로 진출했던 김인천이라 한다. 개인 사정으로 월드챔피언십에 불참하게 된 마의, 객향 선수를 대신해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하민규: 개인전 본선에서 4위를 했던 소림 문파의 하민규라고 한다.


= 월드챔피언십에 나가게 됐는데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김성현: 평소에 비무를 주로 즐겼었는데, 국가대표 선발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 실력을 뽐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출전하게 됐다.

김인천: 처음 참여했던 이유는 거의 흥미 위주였다. 국가대표 선발전과 같은 날에 유저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해서 간담회도 참석할 겸 한 번 나가보자 싶어서 신청했었다.

하민규: 개인적으로 색다른 경험이라 생각해서 출전을 결심했다. 사실 대회에 처음 참여할 때 국가대표 선발전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대회장에 도착했더니 국가대표 선발전이라고 해서 좀 놀랐었다.


=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김성현: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뒤부터 계속 한국 서버와 중국 서버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서버에서는 접속 환경(핑) 문제로 플레이 환경이 다소 열악하긴 한데 실력이 좋은 유저들도 많고 가끔씩 접속 환경이 좋은 경우도 있다. 인터넷 방송도 가끔 하면서 꾸준히 플레이하고 있다.

김인천: 앞서 두 명이 불참하게 된 후에 연락을 받아 대표로 참여하게 되었다. 대회용 클라이언트를 아직 받지 못해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

하민규: 한국 서버에서는 비무를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주로 중국 서버에서 비무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 겪어보니 한국 서버와 중국 서버 유저들의 콤보 등 플레이 스타일에 있어서 차이가 좀 있더라. 그리고 중국 유저는 대부분 다른 문파의 스킬을 거의 파악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비무 실력이 뛰어난 것 같다.

대회용 클라이언트를 받긴 했는데 그쪽은 워낙 접속 환경이 좋지 않아서 플레이가 좀 어렵다. 대회용 클라이언트 활용은 거의 안하고 있는데 전달 받은 첫 날 접속했을 때 대만 선수와 비무를 붙었다. 핑이 높은 줄 모르고 시작했다가 3:0으로 지니까 웃으면서 나가길래 당황스럽더라.

▲ 타 국가 선수와의 연습이 가능하지만 접속 환경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 타국에서 대회를 진행하게 되는데, 해외 대회라는 환경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김인천: 부담 없이 관광지를 가는 것처럼 편안하게 준비하고 있다. 시간 여유가 되면 야경이나 풍경을 보고싶다.

김성현: 마찬가지로 부담을 가졌다거나 하진 않다. 대만에 간 김에 관광을 하는 것은 부가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최우선적으로는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하민규: 딱히 그런 면에서 부담을 가진 적은 없다. 평소에 게임하는 것 처럼 할 수 있을 것 같다.


= 타 국가의 대표 선수에 대해서도 알아봤을 것 같다. 어떤 선수를 눈여겨 보고 있는가?

김성현: 대만 대표 중 2등을 했던 선수의 문파가 화산인 것으로 알고 있다. 되도록이면 같은 조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력이 정말 뛰어나 궁금함에 실제로 만나보고 싶기는 하지만 대회에서 맞붙는 것은 피하고 싶다.

화산을 상대로 그리 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 선수가 플레이 하는 것을 보니 상대로 나온 형산 문파 선수들을 무력화 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더라.

김인천: 중국 우승자가 일월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 선수가 참가를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같은 문파다보니 영상을 보면서 대처법 같은걸 연구했는데 불참 소식도 있었고, 대회 클라이언트 버전도 중국 대회와는 다르다고 해서 다시 연구를 해볼 생각이다.

하민규: 아미파로 선발전에서 우승한 대만 선수를 눈여겨 보고 있다. 아무래도 우승을 한 선수다보니 실력이 매우 뛰어난 것 같다.


= 다양한 문파와의 대결이 있을텐데, 어떤 문파가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지

김성현: 화산이 많이 어려운 편이다. 화산 같은 경우 플레이어가 조금만 센스가 있어도 점혈을 넣기가 힘들어 주도권을 가져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정말 상대하기 쉬운 건 소림을 꼽을 수 있다. 알아본 바로는 타 국가의 선수들 중 소림 문파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김인천: 주로 필드 전투를 많이하는 편인데, 필드에서 싸울 때는 보통 소요나 아미 문파가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다. 그런데 비무를 할 때나 대회에서는 두 문파가 별로 안보이는 편인 것 같다.

하민규: 소림한테는 당문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것같다. 당문은 원거리 캐릭터인데다 공격을 빠져나가거나 견제하는 기술이 다양해서 근접하는게 상당히 힘든 편이라 부담스럽다.

▲ 총 7개국의 참가, 대만에서 진행되는 월드챔피언십


= 혹시 대표 선수들과 함께 합숙하면서 게임을 해볼 생각은 있는지

김인천: 부산, 대구 등 다른 선수들이 사는 곳이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어려울 것 같긴 한데, 여건이 된다면 다른 선수들과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친분을 다지면서 연습을 해보고 싶긴 하다.

김성현: 그런 기회가 된다면 같이 합숙하면서 연습을 하고 싶다. 아무래도 혼자서 연습하는 것 보다는 훨씬 집중도 되고 좋을 것 같다.

하민규: 갑작스러운 질문이라 좀 당황스럽다.(웃음) 할 수 있으면 좋긴한데 거리 등 지역적인 문제가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 해외 대회에 나가다보니 게임에서 유명세를 탈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인천: PVP를 하는 유저들이 크게 필드, 비무 두 분류로 나뉘어 있는데, 간혹 게시판을 보면 비무장에서 잘하는 사람을 보고 필드에서 붙어보자 하는 사람들도 있고 역으로 비무장에서 컨트롤로 이겨주겠다 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제 대회에 나가게 되서 앞으로 필드든 비무장이든 어딜가나 실수하면 망신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면서 게임해야 할 것 같다.(웃음)

김성현: 만약 다른 유저가 대결해보자 하면 비무장으로 와보라고 할 것 같다. 아이템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어서 필드 싸움에서는 승산이 없는데 그래도 국가대표로 뽑힌 상황에서 필드에서 자꾸 죽으면 좀 그렇지 않은가.(웃음)

하민규: 그런건 별로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가끔 월드챔피언십에 나가는 것에 대해 물어보는 유저는 있었는데 대회에 나왔다고 체감할 만한 유명세를 느낀 적은 없다.


= 목표하고 있는 대회 순위가 있다면?

김성현: 이번 대회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순위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김인천: 16강까지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16강만 올라가도 소오강호 내에서는 세계에서 손에 꼽는 16명 중의 1명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민규: 8강에 입상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대만 대회의 영상을 보고 중국 서버에서 비무를 해보면서 실력에 놀라긴 했는데, 그래도 대진표 운이 좋다면 8강 정도는 갈수 있을 것 같다.


= 해외에 나가게 됐는데, 대회 외에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인천: 대만은 다소 생소한 곳이어서 환율부터 검색해봤다.(웃음) 대만에 가서 시간이 남는다면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타이페이 101 전망대에 가서 야경을 구경해보고 싶다.

김성현: 다른 나라에 가게 됐을 때 꼭 해보고 싶었던게 맛집 기행이다. 찾아보니 대만에 유명한 스린야시장이 있던데 가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어보고 싶다.

하민규: 대회에 참여하는 것 외에는 따로 생각해본 것은 없다.


= 입상하게 되면 상금은 어디에 사용할 계획인지

김성현: 먼저 부모님과 함께 로브스터를 먹어보고 싶다. 맛있다고 하는데 아직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머지는 대부분 생활비에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김인천: 신규 유저를 위해서나 기존 방파원들과의 친목 도모를 위해 방파에서 직접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만약 입상해서 상금을 받게 된다면 방파 이벤트를 여는 용도로 사용할 것 같다.

하민규: 상금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 소오강호 온라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김인천: 원래 예전부터 게임을 좋아해서 스페셜포스라는 게임을 할 때는 프로 선수도 했었다. 선수 생활 당시에는 방송도 나오곤 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후에는 직장을 가지게 됐고 웹게임 처럼 가볍게 할 만한 게임을 찾곤 했다. 그러다가 소오강호를 알게 됐다.

김성현: RPG 게임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무협 온라인 게임을 좋아한다. 명품온라인을 하면서부터 무협의 매력에 빠졌는데 어느날 소오강호 온라인이라는 게임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서 시작하게 됐다.

하민규: 개인적으로 소오강호란 무협 소설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패키지 게임으로 있던 소오강호를 즐겼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온라인 게임으로 한국에 나온다는 소식을 듣게 되서 시작하게 됐다.


= 다른 게임에는 없는 소오강호만의 장점이 있다면?

김인천: 신규 유저가 별로 없다보니까 기존에 함께 플레이하던 유저들과 가족같은 분위기가 됐다. 워낙 게임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보니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게임상에서 혼인을 한 유저와 오프라인으로도 만나게 되고, 애인으로 발전해서 현재는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김성현: 소오강호의 강점은 PVP라고 생각한다. 블레이드&소울이나 명품온라인 등 여러 게임에서 PVP를 많이 해봤는데 소오강호 만큼 깊이 있게 빠져들어본 게임은 없었다.

다른 무협게임의 경우에는 PVP를 할 때 경공이나 무공의 연계와 같은 부분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소오강호는 경공과 무공의 연계도 부드럽게 이어지고 전투에 있어 많은 컨트롤이 요구되서 더욱 집중되는 것 같다.

하민규: 다른 게임과 비교해서 꼽아볼만한 장점은 사실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웃음) 그냥 지금 게임을 재밌게 하고 있는 걸로 만족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성현: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 소오강호를 한지 이제 약 7개월이 되간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특히 대회에 참여해서 국내에서 우승하고 세계 대회까지 참여하게 됐는데, 이왕 세계 대회에 나가게 된거 예선전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절대 보여주지 않고 싶다.

일반 유저 분들이 한국 대표들 응원 많이 해줬으면 좋겠고 대회 경기를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 한국 대표로 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출전해서 꼭 우승하겠다.

김인천: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운영 때문에 불만도, 실망도 많이 했는데, 입상을 하게 되면 소오강호 운영진에게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대회에 입상한 뒤 유저들을 대표해서 많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싶고, 소오강호 유저들의 대표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여해서 경기에 열심히 임하겠다.

하민규: 일단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미구현된 시스템에 대한 빠른 업데이트를 원한다. 경기에 관련해서는 기왕 나가게 된 이상 국제대회인 만큼 다른 나라의 선수와의 경기에서 꼭 이겨보이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