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GC에서 어느 개발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으로 발족 후 간단한 외주나 캐주얼 게임을 만들며 버텨왔지만 정작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못 만들어봤다던 한스러운 개발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었죠.

다행히 그들은 이제 방향을 제대로 잡고 하나의 타이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결말이 있어서 훈훈해지긴했어요. 생존의 위협에서 시달리다 큰 마음을 먹고 좋아하는 걸 해보겠다는 열정은 멋있었습니다. 멋쩍게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며 언제 게임이 한 번 나오면 꼭 알려달라고 전하고 강연장을 나왔었죠. 그들이 '콘컴'이었습니다.

조용히 웅크리면서 꾸준히 자신들이 만들고 싶었던 게임에 몰입한 개발자들. 그들이 신호탄을 쏘아올렸습니다. '용사x용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첫 CBT에서 만났던 '용사x용사'는 호불호가 좀 갈리는 스타일 것 같았지만,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죠. 바로 '액션'. 이 게임은 액션으로 승부하려고 힘을 쏟아부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던전 피로도나 스테미너, 재화의 밸런스의 문제가 지적됐지만, 핵심이었던 '액션성'만큼은 인정받았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특유의 개성은 어쩔수 없는 것 같지만…생각보다 좁은 필드와 2인 파티 플레이, 그리고 은근히 많은 몬스터들. 그러면서 몬스터들의 AI도 은근히 있어서, 집중해야 하는 전투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죠. 핵&슬래쉬 액션은 맞는데…쓸어 넘기고 지나가는 호쾌한 맛보다는 세밀한 컨트롤로 몬스터들과 전투를 해야 하는 긴장감이 참 매력적이던 게임이었습니다.

1차 CBT가 끝나고 소식을 들었을 때도 상당히 순조롭게 테스트를 끝냈기에 곧 출시가 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2차 CBT를 진행한다고 소식을 들었어요. 하, 이 개발자들 진짜 욕심이 많구나…싶었죠. 철저히 준비해서 검증받고 가겠다는 뚝심. 이거는 꼭 인정해줘야겠습니다.

뚝심 있는 개발자들이 만들어가는 액션 RPG. 생각보다 텀이 좀 짧은 테스트인 만큼 얼마나 게임이 변화했을지도 알고 싶었고, 끈기있는 개발자들이 무엇을 목표로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한 차례 더 변화한 '용사x용사'에 대해 콘컴의 윤성진 이사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콘컴의 윤성진 이사


1차 CBT를 되돌아보며…

1차 CBT 자체는 평가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이라고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시장에 있는 액션 RPG들과는 좀 다르다고 유저들이 알아준 거였습니다. 요즘 나오는 액션 RPG들은 액션이라고는 하지만 액션이 별로 없고 시청하는 재미를 주는 게임이랄까…어떻게 보면 웹 게임이라는 느낌도 많고요.

'용사x용사'는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핸드리지에서 느꼈던 손맛, 그 정도 손맛을 제대로 주고 싶었죠. 이런 걸 좋아하는 유저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좀더 만족도 높은 액션을 선보이고 싶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1차 CBT에 검증은 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콘컴의 개발자들이 고집이 엄청 셉니다(웃음). 게임의 뼈대는 좀 빨리 잡혔는데, 오로지 액션과 타격감의 디테일을 잡는 데만 6~9개월 걸렸어요. 그리고 맵 배치와 레벨 디자인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고요.

▲ NDC2015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1차 평가에서 스마트폰이 얼마나 뜨거워질까 걱정을 좀 했어요. 이게 사실 퍼포먼스를 높이려고 프레임을 높여서 그런 거에요. 그랬더니 엄청 뜨겁더라고요. 1차 CBT는 순수하게 밸런스와 퍼포먼스를 체크해보려고 했던 거고요. 그러면서 게임 내에 콘텐츠가 어떻게 소비되고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했습니다. 최적화도 많이 되어있는 상태는 아니었고요.

그리고 프레임 드랍이나 랙 현상도 좀 있었는데, 이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어요. 2차에서는 이제 좀 많이 쾌적하게 될 겁니다. 온도도 그리 뜨겁지 않을 거고, 랙이나 프레임 드랍도 많이 잡았고요. 2차 CBT 빌드는 중국산 저가폰에서도 왠만하면 구동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용량도 많이 줄였어요. 이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봐요.

기가바이트 단위로 용량이 큰 게임들도 있는데, '용사x용사'는 몇백 메가바이트 정도에요. CBT 빌드도 300메가가 안 됐고, 정식 서비스에는 좀 더 용량이 커지겠지만 아마 기가바이트 단위까지는 가지 않을 거로 봅니다. 그러면서도 액션의 퀄리티와 손맛을 잘 살렸다는 점에서 참 뿌듯합니다. 용량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잡은 건 큰 장점이라고 봐요. 호응도 나쁘지 않았고요.


2차 CBT에 대하여…

일단 이번 테스트에서 첫 번째 여성 캐릭터 '티리아'를 플레이 해보실 수 있습니다. 플레이 영상을 미리 공개했는데, 아마 본 것과 비슷하게 손맛이 전달될 것 같아요. 보신 것처럼 마법사의 컨셉이고요, 거기에 맞춰서 스킬을 세팅했고요. 회피할 때 공중 부양해서 움직이기도 하고, 몬스터를 몰아서 강력한 마법으로 한 번에 쓸어버리는 형태죠. 직접 게임을 해보시면 그 느낌 그대로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밸런스도 1차와 많이 다를 겁니다. UI와 연출도 좀 뜯어고쳤고요, 무엇보다도 콘텐츠가 더 늘어났습니다. 그중 하나가 '초월의 장'이에요. 난이도 조절 같은 콘텐츠에요. 예를 들어 '디아블로3'의 '고행'과 비슷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엔드 콘텐츠랄까요. 엔드 스펙에 도달한 유저라 해도 한계점을 빠르게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난이도가 좀 높아서 정복하시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1차 CBT에서 지적된 '기어스코어'도 변화를 줬습니다. 이 '기어스코어'는 장비 스코어의 합산 수치였는데, 그다지 분별력 있어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모든 스탯에 합산치가 되는 '히어로스코어'(HS) 하나로 통합했고요.

게임 내 재화가 빡빡해서 성장이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약간 조정을 해서 이제 시스템적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많이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좀 빨리 성장하시려면 그만큼 게임 내 재화가 많이 소모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테미너에 대한 이슈도 좀 컸죠. 전투를 하려면 스테미너를 소모해야 하는데 이것도 모자라다는 의견이 많아서 조절을 했습니다. 아마 성장이나 던전을 즐기시는 데는 스테미너로 문제가 생기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많이 언급되는 자동 전투도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해보시면 "그냥 손으로 하는 게 낫겠다" 싶으실 거에요. 보는 재미도 좀 섞어주자는 의견이 있어서 자동 전투를 넣은 거고요. 스킬도 자동으로 쓰게 하긴 했는데, 직접 타이밍에 맞춰서 누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일별 버프로 새롭게 세팅했고, 서브퀘스트도 대폭 늘리면서 일일 미션도 추가했어요. 연성 제작도 '고대 장비'까지 제작할 수 있도록 조정을 좀 했고, '한번 더 하기' 버튼 같이 편의기능도 넣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드롭율도 좀 조정했고요.



텐션이 높은 액션, 색이 있는 액션을 만든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아마 액션성과 지난 테스트에서 봤던 부분을 한 번 더 검증하는 게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보통 CBT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느껴지는 게 있는 것 같긴 한데, 저희는 일단 좀 철저하게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합니다. 약간은 방목하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네요.

1차 테스트 때도 약간 방목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좋은 데이터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액션성을 검증받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평균 플레이 타임입니다. 다른 게임들은 잘 모르겠는데, 저희 게임은 유저분들이 짧게는 30분, 보통은 1시간 내외로 많이 플레이해주시더라고요. 2~3시간씩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상당했고요. 많이 놀랐습니다. 가능성도 볼 수 있었고요.

'용사x용사'를 개발하면서 잡았던 몇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핵&슬래쉬 액션'이죠. 기본 전제는 떼처럼 많이 몰려오는 전투씬입니다. 모바일이라서 기기 자체의 스펙이 낮다 보니 쉽지는 않았지만, 한번에 수십마리가 뛰쳐나와서 전투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좀 뜨거워지는 것 같아요(웃음).

▲ 확실히 많이 몰려온다.

액션성을 좀 더 살리고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맵도 좀 좁은 편입니다. 아마 플레이하다 "여기 맵이 왜 이렇게 좁아?"하는 느낌도 받으실 수 있어요. 좀 더 타이트하게 공간을 마련해서 액션의 텐션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긴장감도 올릴 겸 해서요. 이런 점 역시 주요하게 먹히고 있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스피드'입니다. 전반적으로 '용사x용사'는 플레이 스피드가 빨라요. 속도감이 있고 진행속도도 아주 빠른 편이죠. 그래서 더욱 컨트롤이 요구되는 게임이고요. 세 번째 요소는 바로 '피격 액션'이죠. 몬스터마다 대부분 리액션이 달라요. 그러다 보니 거기에 맞는 피격 사운드라던가, 성우들도 다 신경 써서 세팅을 했고요. 듣고 보는 재미가 있으면 손맛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용사x용사'는 액션에 색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유저 분들도 액션 때문에 게임이 많이 다르다는 느낌으로 시작하시는 것 같고요. 그러다가 캐릭터의 성장 커브가 올라가면서 액션과 교차를 이루고, 거기서 재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 그래도 핵&슬래쉬에는 충실! 한 번에 쓸어버리는 맛도 일품.


2인 동기 플레이, "액션에 만족감을 주기 위한 최적의 인원"

2인 플레이에 대해서도 질문이 많았어요. 요즘에는 모바일에서도 동기식 멀티 플레이가 많은 편이죠. 그런데 3~4명이 같이 플레이하게 되면 어떨까요. 특히나 액션 게임에서요. 이러면 피아식별이 어려워집니다.

피아식별은 정말 중요합니다. 예전에 중국 모바일 게임들에는 '광장'이 많이 보였죠. 여기서 성장도 하고 상점도 이용하고 유저들과 대화도 하고 하는 하나의 메인 로비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데 여기 사람이 너무 많으면 터치도 잘 안 되고 피아식별도 어렵죠. 이게 사람이 북적북적 해보이는 게 좋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마케팅적으로 화자가 될 수 있고 뭔가 강점으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는 그리 좋은 게 아닌 것 같아요. 개발팀에서 마음만 먹으면 10vs10 PvP라던가 하는 거대한 콘텐츠도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면 내 캐릭터를 유난히 눈에 띄게 해야 하는 방법을 써 야하는데, 이게 좋은 건가 싶더라고요. 저희 게임에는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간을 분리해 봤어요. 커뮤니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광장과 캐릭터를 성장하는 인벤토리의 부분을 딱 나눠놨습니다. 일부러 액션의 텐션을 높이려고 공간도 타이트하게 잡아놨는데, 여기에 인원이 늘어나면 오히려 구토를 유발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래도 시도는 해봤죠. 3명, 4명, 여러 명 파티플레이를 해보기도 했는데 아닌 것 같았어요. '용사x용사'를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파티는 2인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거기에 맞췄습니다.

장비 룩 변환을 이용해서 캐릭터를 부각 시킬 수 있는 방법도 생각을 해보긴 했어요. 하지만 유저들이 스스로 플레이하는 액션에 만족을 느끼고,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만족하고. 이 기본적인 걸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차 테스트를 앞두고…

용사x용사는 6월 초…조만간에 2차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테스트를 해보고 나서 충분히 반응이 좋고 큰 문제가 없다면 아마 6월 중으로 출시를 진행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용사x용사'는 엣지 하나는 확실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액션에 만족도를 충분히 올리려고 노력했고, 그만큼 액션을 좋아하는 유저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니즈를 의미 있게 찌르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이런 유저들을 사로잡고 풀을 늘리면 가능성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요즘 RPG들이 참 많았죠. 액션 게임도 많고 약간 보는 재미를 살리는 게 트렌드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워낙에 뚝심이 강해서, 고집대로 만들었어요. 주변에서 우려도 많았죠. 이러면 수익 많이 떨어진다, 트렌드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도 많았고요.

신경을 안 쓰기로 했어요. 뚝심을 믿고 만들어보자는 거였죠.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막판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하자, 만들어보고 싶은 걸 만들자는 마인드로 개발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차 테스트 때도 많이 플레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액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만족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저분들의 의견도 더 듣고 싶고요. 더 좋은 액션, 엣지있는 액션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성원과 의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