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은 독일 쾰른 메쎄에서 개최되는 게임스컴2016에 올해도 특별취재팀을 보냈습니다. 각자 특별한 임무를 갖고 출동한 이 취재팀이 약 일주일 동안 GDC유럽을 비롯해 게임스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재할 예정인데요. 취재 기사 외에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들이 게임스컴에서 뛰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특별한 탐방기를 준비했습니다. _GC 특별취재팀(desk@inven.co.kr)


"이렇게 된 거 그냥 노숙할까? 날도 선선하고... 보니까 홈리스들도 많던데."

쾰른 중앙역을 기점으로 호텔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녔다. 내일 예정된 GDC유럽과 이어지는 게임스컴2016 때문인지 방이 동나고 없었다. 시간은 저녁 10시. 막막했다. 노숙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잠시하기도 했다. 왜 예약을 안 하고 갔냐고? 당연히 예약을 하고 갔다. 아래는 인천에서 쾰른 밤거리까지 이야기다.


뭘 잘못집어 먹었는지 출국 전 부터 설사병에 호되게 당했다. 이틀동안 무려 3kg이 빠졌을 정도니까. 게다가 감기기운까지 겹쳐 최악의 컨디션인 상태에서 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게임스컴이 열리는 쾰른까지는 한국에서 직항로가 없어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야한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시속 290km로 달리는 ICE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리면 쾰른 중앙역에 도착하는데 인천에서 대략 12시간 정도 걸리는 셈이다. 물론 순수 이동시간만. 매년 자유취재로 쾰른 출장을 갈 때마다 단 한번도 일정대로 풀린적이 없었기에 프랑크푸르트에서 내리면서 부터 긴장의 끊을 놓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매우 한산했다. 입국 심사를 받는데 별 다른 질문 없이 도장을 찍어줬다. 30초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독일인하면 무뚝뚝하고 무서울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매우 친절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터미널이 두 곳이다. 인천공항과 마찬가지로 스카이라인 열차와 셔틀버스를 이용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쾰른행 ICE를 타려면 Frankfurt(M) Flughafen Fernbf란 곳에서 타야 하는데 우리는 이게 지역 열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가서 타는 걸로 잘못알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영어 병기가 거의 안되있기에 지하철역 티켓 벤딩 머신과 한동안 실갱이를 펼치다가 도움을 청하려고 주위를 둘러보다 이곳이 Frankfurt(M) Flughafen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Fernbf는 long distance train 이란 뜻이었다.

아주 다행히도 지하철을 타지 않고 바로 쾰른행 ICE에 올라탈 수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프랑크푸르트 시내로 나갔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쾰른행 열차에 타고나자 그제서야 유럽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화속 마을 처럼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아른 당운 건물들, 넓게 펼쳐진 목초지 그리고 오후 9시가 지나도 떨어지지 않는 태양. 무엇보다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뚝뚝떨어지는 서울보다 시원해서 좋았다.

쾰른 역에 도착하면 그 유명한 쾰른 대성당이 우리를 환영한다. 남자 둘이서 성당 앞에서 셀카를 찍고 웃고 있으니 노숙자가 다가와 어떻게 하면 셀카를 잘 찍을 수 있는지 일장연설을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예약해둔 숙소로 향했다. 예약한 업체는 옛날 한국 여관 느낌을 풍기는 건물에 위치해 있는데 희안하게 로비의 불을 전부 소등하고 있었다. 예약할 당시 사이트 안내문에 오후6시 이후에 체크인할 경우 인터폰을 통해 체크인을하라고 했기에 인터콤을 눌러 이야기를 해보니 오후 6시가 넘으면 체크인 할 수 없단다. 늦으면 체크인을 할 수 없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이게 무슨 호텔이냐고 쾰른 한 복판에서 협박도 해보고 애원도 해보고 해봤지만 모든게 허사였다. 어쩔 수 없이 주위의 숙박업소들을 찾아다녔지만, 모두 방이 없었다. 결국 가격대가 조금있는 호텔에 오고 나서야 짐을 풀 수 있었다.

선배들이 게임스컴은 유독 가는 게 힘들다고 했는데, 그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 속이 안 좋지만, 하정우처럼 먹고


▲ 또 먹고 11시간을 날았다.


▲ 훔쳐가는 거 아닙니다.


▲ 자전거에 스케이트 보드에. 딱딱할 것만 같은 독일인에 대한 이미지가 깨지기 시작한다.


▲ 셔틀만 타고 가면 될 것을 1시간은 헤맨 듯.


▲ 스카이라인 열차도 운행 중이다.


▲ 만약 여기서 지하철을 탔다면 다음에 갈 곳은 대사관이 됐을 뻔했다.


▲ 어렵사리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열차역. 예매 시간은 여유롭게 잡자.


▲ 기다리는 동안에 기차가 연착되는 일이 잦았다. 우리가 타는 기차도 5분 늦게 도착했다.


▲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대략 295km/h로 달리는 길고 긴 ICE


▲ 한산하기는 ICE나 공항이나 매한가지.


▲ 8시가 넘었는데도 해가 질 생각을 안 한다. 9시 반이 다 돼서야 지더라.


▲ 드디어 도착한 쾰른역. 게임인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 국내 게임 광고를 보니 반갑긴 하더라.


▲ 해가 있을 때 본 대성당과


▲ 해가 떨어지고 본 대성당. 쾰른의 최고 명소다운 웅장함이다.


▲ 유럽이라면 응당 이런 모습만 상상했더랬지.


▲ 그러하다. 예약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거다.


▲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간신히 구한 호텔. 내일은 편히 자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