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게이머 입장에서 보자면 근래 MS의 행보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소니처럼 강력한 독점작으로 무장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닌텐도처럼 톡톡 튀는 특징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럴진대 MS는 그나마 있던 독점작을 내려놓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엑스박스 플레이 애니웨어를 통해 콘솔로만 즐길 수 있던 게임을 PC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여기에 최근에는 구독형 모델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공개하며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게임 패스를 PC로도 확장하려는 모습이다. 여러모로 코어 게이머가 보기엔 MS가 자신의 장점을 내려놓는 모습으로만 보일 뿐이다.

정말 그런 걸까? 이런 게이머들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지스타 2018 국제게임컨퍼런스(G-Con 2018)에 MS의 크리스 샤를라(Chris Charla) 시니어 디렉터가 연단에 올랐다.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지금까지의 행보 덕에 오히려 MS 게임 부문의 매출이 올랐다고 크리스 시니어 디렉터는 전했다. 앞으로 MS는 더욱 친 개발자, 게이머를 위한 행보를 이을 예정이다. MS가 준비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MS 크리스 샤를라(Chris Charla) 시니어 디렉터

MS의 게임 정책은 심플하다. 게이머가 원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거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게이머가 원하는 플랫폼으로 게임을 즐겼으면 한다는 얘기다. 이는 단순히 게이머에게만 이득인 이야기가 아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내놓을 수 있으니 유저풀이 넓어져 수익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100여 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월 이용료는 단돈 9.99$다. 다른 나라도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게임 패스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게이머가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게이머에게 있어선 새로운 게임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개발자에게는 수익을 안겨준다.

많은 사람들이 구독형 모델이기에 게임 구매율이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다. MS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오히려 게임 패스 이후 구매율이 더 늘었다. 엑스박스 라이브 회원도 40% 증가했고 전체 게임 이용 시간도 20% 늘었다. 여기에 게임 패스에서 인기 있는 게임 상위 20개는 전체 게임 상위 20개 게임과 다른 점 역시 주목할 만한 점이다. 게이머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덕분에 그간 빛을 보지 못한 개발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의미다.

▲ 걱정과 달리 게임 패스 덕에 게임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제로 게임 패스에 등록된 게임 개발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매출이 기대치보다 더 높았다며, 굉장히 감동했다고 크리스 시니어 디렉터는 덧붙였다.

개발자와 게이머를 위한 MS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프로젝트 x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통해 MS는 언제 어디서든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x클라우드는 현재 초기 버전이지만 4G 환경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다. 내년 공개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으로, 5G 시대에는 나름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플레이팹(PlayFab), 아주르(Azure) 등을 통해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플레이팹은 크로스 플랫폼을 위한 솔루션으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해 많은 엔지니어를 고용하지 않고도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아주르를 통해서는 쾌적한 서버를 제공해 준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믹서(Mixer) 역시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게이머들은 믹서의 뛰어난 시스템 덕에 렉 없이도 영상을 스트리밍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켜 개발자의 매출에 기여한다.


물론 그렇다고 이게 MS가 엑스박스를 소홀히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엑스박스는 MS 게임 사업의 핵심이다. 현재 천여 개의 게임이 마켓에 있는데 내년까지 그 수를 1,5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 엑스박스 게임 프리뷰 기능을 넣음으로써 엑스박스 게이머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한 엑스박스를 냉대한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MS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끝마치고 크리스 시니어 디렉터는 개발자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 몇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하나의 장르에 국한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최근에는 인디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이러한 틈새를 공략한 게임들이 성공한 예가 많다. 그리고 이 경우 단기적인 성공보다는 장기적으로 입소문을 타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는 박스 아트다. 사실 많은 개발사가 간과하기 쉬운 요소인데 상당수 게이머가 박스 아트를 보고 게임을 구매한다. 단순히 예뻐야 한다는 게 아니라 어떤 게임인지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아크 이볼브'가 이런 박스 아트의 가장 이상적인 예인데 박스 아트를 보면 공룡을 탄 사람, 그리고 기관총의 존재로 어떤 게임인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끝으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대형 게임과 출시일이 겹친다면 출시를 미루는 게 좋다. 괜히 대형 게임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끝으로 크리스 시니어 디렉터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MS는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를 위한 혁신을 이룰 것이라며, 상업적인 성공 외에도 창의적인 성공, 개인적 성공 등 다양한 성공에 일조하겠다고 전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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