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게임이 쏟아지는 E3지만 콘솔에 익숙한 유저인 해외 게이머들이 주 대상인 만큼 그간, 닌텐도 전용 콘솔부터, Xbox, PS 등 콘솔 위주의 게임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이들 게임기를 가지고 있다면야 더할 나위 즐겁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가락만 빨며 부러워해야만 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PC 게임에 대한 수요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소규모 인디 게임사들이 스팀이나 GOG,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선보이며 PC 게임에 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고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PC 게이밍 쇼 역시 이런 PC 게임과 그 팬들을 위한 행사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90분 가까운 시간 동안 쇼가 이어졌을 정도로 많은 게임과 소식이 쏟아졌다. 따로 컨퍼런스 열 정도의 초대형 게임사도 아니고 AAA라 칭할 대작은 아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해석, 그리고 PC로 출시되는 게임들로만 이루어진 PC 게이밍 쇼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게임들을 한 번에 살펴보자.

게임 제목이나 썸네일 이미지만 보고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혹시 또 모른다. 영상을 보니 이 게임 딱 내 취향일지.


◼︎ 닷지볼 아카데미아(Dodgeball Academia)


최고의 피구 챔피언을 꿈꾸는 학생 오토가 팀원을 모아가는 스포츠 RPG다. 플레이어는 맵 곳곳을 돌아다니며 강력한 능력을 가진 팀원을 모집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3명이 주인공의 팀이 되어 적들과 피구로 전투를 펼치기는 하지만, 더 많은 수의 적이 등장하기도 하고 미니 게임 액션이 담긴 전투도 여럿 포함하고 있다. 특히 전투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캐릭터의 성장과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 모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게임은 오는 8월 PC,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될 예정이다.


◼︎ 러멘(Rawmen)


음식 가지고 놀지 말라는 말은 다 옛이야기인가 보다. 러맨은 다양한 음식들을 무기로 사용하는 3인칭 푸드파이터다. 적들이 탐내는 차우더부터 육즙이 가득한 미트볼까지 다양한 음식을 던져 전투를 펼친다. 여러 캐릭터가 모여 난장판을 펼치는 만큼 내가 어떤 캐릭터로 싸우고 있는지도 잘 알아야 할 터. 이에 머리카락과 앞치마, 장갑, 냄비 등 다양한 요리 스타일에 맞는 나만의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 휴먼카인드(Humankind)


역사 기반의 4X 게임. 하지만 선택한 문명에 따라 미리 정해진 역사를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별로 문명을 선택해 게임 플레이마다 색다른 역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엔들리스 레전드, 엔들리스 스페이스 등 다양한 게임으로 엔들리스 유니버스를 이어나간 앰플리튜드 스튜디오의 역사물은 어떤 모습일까? 게임은 스팀과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오는 8월 17일 출시되며 사전 구매자에게는 클로즈 베타의 접속 권한이 주어진다.


◼︎ 데이 올웨이즈 런(They Always Run)


3개의 팔을 가진 현상금 사냥꾼 에이든이 펼치는 모험을 그린 횡스크롤 액션 게임. 세 번째 팔은 단순히 공격력 1/2 증가하는 수준을 넘어 별도의 표적을 공격하거나 장애물을 파괴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특히 쓰러진 에이든이 핸드스프링하며 바닥을 튕기는 모습이나 회피와 함께 손과 발을 자연스럽게 이어 공격하는 등 매끄러운 애니메이션을 자랑한다.


◼︎ 오크 머스트 다이3(Orcs Must Die 3)


밀려드는 오크들을 다양한 무기와 마법, 함정으로 제거하는 디펜스 게임 오크 머스트 다이3가 오는 7월 23일 마침내 스팀과 콘솔로 출시된다. 앞서 스태디아 기간 독점으로 출시됐던 오크 머스트 다이3는 2인 협동 플레이와 기존 시리즈의 다양한 함정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을 클리어할수록 더욱 강력하고 악랄한 속임수를 지닌 오크를 연이어 상대하는 스크램블 모드로 보다 도전적인 게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 글룸우드(Gloomwood)


빅토리아 시대의 대도시를 배경으로 고전적인 게임 그래픽이 인상적인 스텔스 호러 게임. 단순히 적을 암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죽지 않기 위해 피해 다니며 기회가 된다면 적의 뒤를 노릴 준비도 함께 해야한다. 하지만 큰 소리를 냈다가는 몰려드는 적에 끔찍하게 살해될지도 모른다. 현재 선보인 테스트 빌드는 스팀을 통해 무료로 다운받아 체험해볼 수 있다.


◼︎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 - 스완송(Vampire: The Masquerade – Swansong)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어반 판타지 TRPG 시리즈 월드 오브 다크니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서사 중심 RPG다. 플레이어는 인간 사회에 숨어 사는 세 명의 뱀파이어를 플레이할 수 있으며 고유한 뱀파이어의 능력과 규율을 바탕으로 이야기의 진실과 거짓을 찾아내야 한다. 음모와 살인, 권력 투쟁은 무수한 위험이 도사리는 세계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보스턴이 혼돈에 빠질 수도 있다. 게임의 상세한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플랫폼 게임 페이지에 한국어 지원이 표기된 만큼 월드 오브 다크니스 세계에 더욱 깊이 있게 빠져들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 기가배시(GigaBash)


전대물에 등장하는 거대로봇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수들의 한판 대전을 그린 게임. 특히 4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전투하는 난투 스타일의 게임에 한정된 지역 안에 점점 퍼지는 용암이나 지열 등에 더욱 격렬한 전투가 그려진다. 생각보다 귀엽게 그려진 괴수 디자인도 특징.


◼︎ 레미스 게이트(Lemnis Gate)


반복되는 시간과 이러한 타임 루프를 끊어내고 적을 제압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FPS. 25초간 플레이하면 시간이 반복되고 앞선 루프에서 행했던 플레이가 별도로 남는 만큼 적이 침입할 것 같은 과거의 장소에 총을 미리 쏴 두는 등 한차원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게임은 오는 8월 3일 출시되며 출시 전인 7월에 오픈 베타가 진행될 예정이다.


◼︎ 넥스트 스페이스 레벨(Next Space Rebels)


페트병에 물을 담아 만드는 물로켓을 기억한다면 한층 새로운 로켓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넥스트 스페이스 레벨은 다양한 부품들로 로켓을 만드는 시뮬레이터다. 물론 시작이 간단하다고 해서 결과까지 초라한 건 아니다. 동영상 조회수를 올리고 번 돈으로 온라인을 통해 부품을 구입해 나만의 기상천외한 로켓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위성을 달아 우주로 날려버리는 꿈의 비행도 가능해진다.


◼︎ 워테일즈(WarTales)


노스가르드, 에보랜드 시리즈 등 인상적인 작품을 다수 개발한 시로 게임즈의 최신작이다. 개발진은 전통적인 RPG인 발더스 게이트와 디비니티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어 전략과 전술을 중심에 둔 전투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엘프나 고블린, 마법과 같은 판타지 요소를 제거하고 실제 중세 시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점 역시 워테일즈만의 전략 요소를 더욱 살린다. 게임은 오는 2021년 내 출시될 예정이며 스팀 넥스트 페스티벌 기간 체험판을 즐길 수 있다.


◼︎ 익시온(Ixion)


온난화와 환경 파괴로 더는 살아가기 힘든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가는 인류. 플레이어는 인류의 새로운 본거지를 찾아야 하는 임무를 맡은 우주 정거장의 관리자가 된다. 관리가된 유저는 이 우주 정거장의 인프라와 인원관리를 해나가며 탐사와 생존까지 함께 책임져야 한다. 2022년 출시되는 익시온은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


◼︎ 파: 체인징 타이드(Far: Changing Tides)


홀로 항해를 떠난다는 제목 그대로의 주제를 독특한 분위기와 퍼즐을 통해 매력적으로 살려낸 파 론 세일즈 개발진의 신작이다. 한층 향상된 그래픽과 함께 배 주변을 넘어 마른 땅과 버려진 도시, 깊은 바다까지 다양한 곳이 플레이의 무대가 된다. 이번 신작은 오는 2021년 말 스팀과 에픽 게임즈 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다.


◼︎ 레이크부르그 레거시(Lakeburg Legacies)


2022년 만날 수 있는 레이크부르그 레거시는 주민과 주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춤 시티 빌더 & 경영 시뮬레이션이다. 왕국의 성장을 위해 주민들에게 어울리는 짝을 커플로 이뤄주거나 사람들의 연애 생활이 가져오는 다양한 이벤트 등 성장과 함께 주민들의 관계가 게임의 핵심이 된다.


◼︎ 실트(Silt)


심해를 탐험하는 플레이어. 비슷한 플레이 개념을 가진 ABZU가 바다의 아름다움을 깊이 체감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면 실트는 플레이어를 위협하는 해저 생물들이 가득한 심해를 표현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이 위험한 바다를 잊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탐험해야 한다.


◼︎ 헬로 네이버2(Hello Neighbor 2)


소름 끼치는 이웃의 비밀을 밝혀내는 스텔스 호러 게임, 헬로 네이버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의 AI는 자가 학습 기능을 통해 유저들의 게임플레이를 인식하고 점점 발전해 플레이어를 위협할 예정이다. 또한, 게임 내 존재하는 수많은 이벤트가 무작위로 펼쳐져 마치 살아있는 세계를 표현할 예정이다.


◼︎ 소울스티스(Soulstice)


소울시리즈 특유의 어두운 판타지 세계와 데빌메이크라이나 플래티넘게임즈의 화려한 액션이 공존하는 캐릭터 중심의 액션 게임이다. 게임은 일종의 키메라로 다시 태어난 자매 브라이어와 루테가 폐허가 된 도시를 되찾는 과정과 그 뒤에 있는 비밀에 다가가는 내용을 담았다. 여러 무기와 스킬 커스터마이징과 함께 두 캐릭터를 동시에 조종하며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조작하는 전투 역시 특징이다.


◼︎ 파이오니어(Pioner)


스토커 시리즈가 떠오르는 기괴한 괴물과 황폐해진 도시가 배경인 FPS. 게임은 수년 전 공개됐지만, 약 1년 반 전 현재의 개발진을 다시 꾸려 게임 개발이 다시 시작됐다. 게임은 싱글 플레이 캠페인과 코옵 모드 모두에서 게임 디자인과 세계가 주는 두려움을 통해 생존 욕구를 강하게 자극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 새크리파이어(Sacrifire)


픽셀 아트와 3D 배경의 독특한 비주얼이 특징인 새크리파이어는 1990년대 타이틀에서 영감을 얻은 올드스쿨 RPG다. 개발진은 독특한 배경과 함께 캐릭터의 매끄러운 움직임, 픽셀아트와 3D 그래픽을 엮어내 만들어낸 디지털 효과 등 시각적 요소에 많은 공을 들였다.


◼︎ 이카루스(Icarus)


외계 행성에 착륙한 우주 비행사가 원시적인 생존 방식을 시작으로 살아남는 생존 게임이다. 최첨단 우주복을 입은 인물들이 돌도끼와 활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 데이즈를 통해 섬세한 생존 요소를 그린 딘 홀의 새 작품답게 게임은 단순히 주인공을 우주 비행사로 둔 데에 그치지 않고 협력 플레이와 인상적인 우주 세계를 화면에 담아냈다.


◼︎ 메카재머(MechaJammer)


초기 폴아웃을 보는 듯한 턴 기반 RPG. 기본적인 캐릭터 디자인은 도트가 크게 튀어 보이는 픽셀아트지만, 3D로 구현된 배경과 원근감이 제대로 느껴지는 디테일을 세계는 플레이어가 이곳에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1980년대 액션 영화의 클래식과 데이어스 엑스 등의 몰입형 게임에 영감을 받은 작품은 치밀한 전투 시뮬레이션과 거부할 수 없는 위험에서 살아남은 인간상을 그린다.


◼︎ 데스 트래시(Death Trash)


고어펑크를 표방하는 데스 트레시는 AI와의 전쟁에서 그려지는 우주적 공포를 그리는 오픈 월드 RPG다. 게임은 세계관에 어울리도록 만들어진 황폐해진 세계와 묵직한 액션이 담겼다. 기본적인 전투는 탑다운 슈터 형태로 이루어지지만, 살점으로 만들어진 괴물이나 감정을 모르는 기계 전사 등과 이루어지는 대화가 게임의 핵심 스토리와 플레이 경험을 좌우한다. 게임은 오는 8월 5일 얼리액세스로 먼저 선보이며 2021년 내 출시될 예정이다.


◼︎ 송 오브 컨퀘스트(Song of Conquest)


2019년 처음 공개됐던 송 오브 컨퀘스트는 과거의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매직을 그리워하는 플레이어라면 큰 관심을 가질 게임이다. 자신만의 타운을 건설해 병력을 생산하고 영웅을 옮겨 여러 지역을 탐험하는 HOMM 특유의 시스템을 잘 구현했다. 특히 전투는 헥사곤 전략 RPG의 특징을 제대로 구현함과 동시에 픽셀 아트로 매끄럽게 제작된 캐릭터 디자인과 움직임을 자랑한다. 송 오브 컨퀘스트는 2022년 초 GOG.com,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출시된다.


◼︎ 시티즌 슬리퍼(Citizen Sleeper)


황폐한 우주정거장 에를린의 눈에서 자본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며 살아가는 수천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러티브 RPG. 플레이어는 잠자는 인간 슬리퍼로 깨어날 때 매번 다른 디지털화된 인공 신체에서 태어난다는 소재도 특징이다. 매번 달라지는 사이클마다 어떻게 생존하고 진실을 밝혀나갈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플레이어의 주 역할이다.


◼︎ 프로젝트 워록 2(Project Warlock 2)


울펜스타인3D의 평면 스프라이트와 특유의 레벨 디자인을 현대적인 시스템과 무기 체계로 구현하고자 했던 프로젝트 워록의 후속작이다. 투박한 플랫 스프라이트는 한결 입체적이고 수려하게 그려졌고 광원이나 이펙트 효과도 한층 개선됐다. 특히 탄약 채워주는 용도 정도에 그쳤던 마법이 완전히 리빌딩됐고 전작 이상으로 다양한 무기들이 플레이어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