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게임 산업은 대표적인 수출 효자 산업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2021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67.6%를 게임이 차지했을 정도다. BTS를 중심으로 한 K-POP 등 음악이 5.5%, 지난해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오징어게임 등 영화 산업이 0.3%인 것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치다.

그렇다면 수출 효자인 K-게임은 과연 어디서 가장 많이 즐겼을까. '2021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전히 턱없이 높은 판호 문턱을 자랑하는 중국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중국 K-게임 평균 이용 시간은 주중 136분, 주말 231분으로 일본, 미국, 캐나다 등의 국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게임에 쓴 비용 역시 중국이 가장 높았다. PC/온라인 게임은 2020년 대비 5.3% 증가한 254달러(한화 약 30만 원), 모바일 게임은 4.5% 증가한 230달러(한화 약 27만 5천 원)를 쓴 것으로 조사됐으며, K-게임은 70달러(한화 약 8만 3,629원)로 24.1% 증가했다.

비용 증감폭이 가장 큰 국가는 독일이었다. 2020년 대비 46.8%나 증가한 54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은 41달러로 27.2%나 감소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이러한 중국 내 K-게임의 인기가 신작 덕분인 건 아니었다. 오히려 기존 게임들의 인기가 그대로 반영된 면이 컸다. 실제로 중국에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K-게임 1위가 '던전 앤 파이터'였으며, 2위는 '크로스파이어'로 이를 방증했다. 한편, '던전 앤 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의 경우 지난해 희비가 엇갈렸다. 선호하는 한국 PC/온라인 게임과 관련해서 '던전 앤 파이터'는 2020년 대비 10.7% 증가해 24.8%로 1위를 차지한 반면, '크로스파이어'는 57.2%나 감소해 2위로 내려왔다.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여전한 모습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는 '검은사막', '라그나로크', '카트라이더' 등이 대표적인 K-게임으로 인기를 누렸다.

모바일 게임은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앞서 '배틀그라운드'가 1위를 차지한 미국, 캐나다, 영국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1위를 차지했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는 '마블 올스타 배틀'이 1위에 오르는 등 국가별로 각기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중국에서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1위를 차지했으며, '메이플스토리M'가 그 뒤를 이었다.


K-게임을 즐기는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에 대한 것도 조사했다. 먼저 대다수 국가에서 K-게임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라고 밝혔으며, 이어서 '주변에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많아서', '이용하기에 단순하고 쉽다'라고 답변했다. 반면, 반대의 이유로는 대부분 '주변에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라고 했으며, 중국에서는 '이용하기에 복잡하고 어려워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K-게임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단 분위기도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이자 한국의 주요 게임 수출국 중 하나였던 중국의 경우 K-게임을 즐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용하기 복잡하고 어려워서'란 의견이 66.7%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그래픽 수준이 떨어진다'는 의견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사드 사태로 인한 한한령 이후 국내 게임들의 외자 판호 발급은 거의 중단된 상태다. 매년 한 손에 꼽을 정도의 게임에만 외자 판호를 주고 있는 상황. 지난해에는 '가디언 테일즈', '이브 에코스', '검은사막 모바일', '카운터사이드' 정도가 외자 판호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