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으로 유명한 개발사, 데브시스터즈가 슈팅 게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4일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신작 '데드사이드클럽'이 그 주인공으로, 쿠키런으로 대표되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데브시스터즈의 그간 작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보이면서 주목받았다.

이러한 도전은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21년 2월, PC 신작 프로젝트 '세이프하우스'를 발표하면서 변화를 예고한 바 있었다. 그 뒤로부터 1년 남짓 지난 뒤, 프로젝트 단계였던 세이프하우스의 타이틀명을 '데드사이드클럽'으로 변경하고 영상을 공개하자마자 CBT까지 발표하면서 그간 준비해온 것들을 풀어가고자 하고 있다.




횡스크롤 슈팅 액션으로 선보이는 배틀로얄

▲ 처음엔 FPS나 TPS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횡스크롤 슈팅이었을 줄이야

데드사이드클럽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횡스크롤 액션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이후 배틀로얄 장르 대다수는 암묵적으로 유저들에게 친숙한 1인칭 혹은 3인칭 슈팅 혹은 액션 형태로 출시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공중에서 무작위 지점으로 착지,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 기본 룰처럼 여겨지곤 했다.

이번 작품 또한 영상 초반에 헬기에서 레펠로 빌딩을 진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비록 게임플레이 영상은 아니지만 빌딩에 진입하는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3인칭으로 잡힌 만큼, 이 순간까지는 일반적인 1인칭 혹은 3인칭 슈팅 기반 배틀로얄 게임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진입과 함께 잡힌 장면에서는 3D 그래픽을 채택한 횡스크롤 슈팅으로 전환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플레이의 단면이 드러났다.

아울러 그간 배틀로얄이 섬 등 고립된 공간이었어도 '실외'를 무대로 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빌딩 내부 즉 '실내'가 주무대인 것이 특징이다. 이는 횡스크롤 액션의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자, 그간 주로 등장했던 배틀로얄과 차이를 주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 타 배틀로얄 게임 다수가 실외가 주 전장인 것에 비해, 데드사이드클럽은 빌딩 내부에서 전투가 벌어진다

횡스크롤 게임은 이동의 축이 위아래 전후로 제한된 만큼, 밀도 있는 게임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간의 수평적인 넓이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깊이도 중요하다. 실제로 횡스크롤 플랫포머나 슈터의 플레이 양상을 살펴보면 점프로 장애물을 넘어가거나, 각종 오브젝트를 타고 위로 올라가거나 아래에 숨겨진 공간을 탐색하는 등 3D 슈터에서는 다소 소홀하기 쉬운 시야박스의 위쪽과 아래쪽에 여러 가지 플레이 요소를 구현한 것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적들도 통상적으로는 시야 밖인 위와 아래에서 공격해오는 패턴을 보이면서 유저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영상에서 '횡스크롤'의 이러한 특징은 엿볼 수 있었으나, 기본이 '배틀로얄'인 만큼 횡스크롤에서 흔히 요구하는 각종 플랫폼의 기믹을 적극적으로 채택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빌딩이 단순히 층과 방이 나뉘어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시설이 있다는 설정을 더해서 밋밋하게 단차만 있는 플랫폼 내에서 아이템을 얻고 서로 총질하는 구도만 반복되는 현상은 줄인 것으로 보인다.

▲ 하수도까지 다이렉트로 연결되어있을 줄이야

▲ 일단 서로 마주쳤으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 여긴 뭐가 있길래 이렇게 스파크가?

실제로 난간이나 무너진 바닥 사이로 서로 위아래에서 총질하는 구도뿐만 아니라, 발전기나 혹은 의문스러운 시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빛이 나는 물체에 닿아 몇몇 캐릭터들이 전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CBT에 앞서 스팀페이지에 올라온 바에 따르면, 플레이어들뿐만 아니라 일부 구간에서는 몬스터들이 출몰해 습격할 수 있는 만큼 각 층과 방을 탐사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플레이 방식은 메탈슬러그식 고전 아케이드 2D 횡스크롤 슈팅이 아닌, 아날로그 스틱 채택 이후 양쪽 아날로그 스틱을 각각 조준과 이동에 분할해서 더 정교한 플레이가 가능해진 콘솔식 횡스크롤 슈팅을 채택했다. PC 버전 테스트인 만큼 기본은 마우스로 조준선의 방향을 움직이고 키보드로 캐릭터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보인다. 아직 미정이긴 하지만 콘솔에서도 건즈, 고어 & 카놀리 시리즈처럼 유사한 조작법을 선보인 사례가 있는 만큼 CBT 전후로 컨트롤러 지원 여부도 주목해볼 법하다.

▲ 배틀로얄에서도 좀비가 빠지면 조금은 섭하지(?)

▲ 그런데 뭔가 좀비 말고도 위험한 괴물들도 보인다



주요 무대가 될 '빌딩', 어떤 곳일까?


작중에 등장하는 빌딩의 전체 규모는 최초 진입씬으로만 추론해도 최소 18개층 이상으로 추정된다. 면적도 얼핏 보면 쇼핑센터나 마트급의 규모인 만큼, 진입씬에서 얼추 보인 부분만 써도 어지간한 아파트 몇 개 동의 연면적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전부 다 사용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테스트에서 필드가 좁다는 의견이 나오면 얼마든지 확장해나갈 여지가 있는 셈이다.

유저가 진입하고 게임이 시작되면서부터 점차 구역이 폐쇄되기 시작, 최후에는 한 곳에서 마지막 생존자를 가리는 형태로 게임이 흘러간다. 따라서 유저는 좌측 상단 UI에 있는 맵이나 월드맵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서 안전한 지역으로 계속 이동해야 한다. 빌딩 내부의 공간이 다 밝혀진 건 아니지만 영상 내에 확인된 것만 나열해도 수리 중인 라운지, 아케이드 센터, 푸드 코트, 주거 공간, 발전기, 하수 처리 시설, 지하철과 연결된 통로, 격리 시설 등 다양한 공간이 빌딩 내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상에서는 주로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만큼, 각 공간으로 이동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조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캐릭터의 점프 높이가 캐릭터의 키를 넘길 정도고, 맵 상단 곳곳에 플랫포머의 발판처럼 복도들이 연결되어있는 것이 단서로 추정된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다른 곳으로 가는 플레이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상대방의 뒤로 돌아가거나, 혹은 상대방의 집중사격을 피해서 안전한 곳으로 도피하는 모습이 보인 만큼 중간중간 발판을 활용한 심리전이 주요 포인트로 예상된다.

▲ 뒤로 돌아온 적을 점프점프로 피해보려하지만 아뿔싸 천장 때문에 막힐 줄은

아울러 일부 구간은 수리 중인 만큼, 맵 곳곳에 아래로 이어지는 구멍이 나있거나 혹은 수리에 사용되는 엘리베이터 같은 오브젝트도 종종 목격됐다.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으나, 마치 발판처럼 듬성듬성 있는 복도를 타고 올라가거나 구멍을 타고서 아래로 내려가서 적을 기습하는 장면은 있는 만큼 전후뿐만 아니라 위아래까지 주의깊게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작중에 등장하는 '빌딩'에 관한 정보는 현재까지는 미지수로, 왜 이들이 빌딩에 들어가서 서로 죽고 죽이는지 또 정체불명의 괴물들과 현상이 왜 발생한 건지는 아직까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스팀페이지 설명에서는 몬스터를 죽이고 얻은 코인으로 보급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며, 맵 곳곳에 자판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자판기에서도 추가로 보급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몬스터를 죽이면 무기나 각종 아이템이 떨어지는 건 확인이 가능한 만큼, 단순히 땅에 떨어지는 걸 파밍하는 것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더 강력한 아이템을 파밍하는 전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무기부터 탄약, 각종 보급품까지 자판기에서 뽑을 수 있다



뭐든 잘 쏘기만 하면 될까? 변수를 창출할 다양한 도구들


횡스크롤이라고 하지만 슈팅 기반에, 조준과 이동이 따로 분리된 조작법을 채택한 만큼 데드사이드클럽에서도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에임이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적을 겨냥하는 방식이 아닌, 조준선으로 적의 위치를 얼추 겨누는 형태이기도 하고 플랫포머 특성상 상하전후로 플랫폼을 비롯해 각종 장애물 사이를 뛰어다니게 되다보니 그 타이밍을 정확히 노려서 조준하기도 어렵다. 한편으로는 장애물이 없는 개활지에서는 무빙이 제한되는 만큼,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플레이가 단조로워지거나, 혹은 까다롭게 느껴질 유저들을 위해서 횡스크롤 슈팅에서는 TPS나 FPS보다 더 다채로운 무기를 선보이고는 한다. 영상뿐만 아니라 스팀페이지를 통해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데드사이드클럽에서는 권총이나 SMG, 돌격소총 등 전통적인 총기뿐만 아니라 화염방사기에 미니건, 유탄발사기, 포탑까지 다양한 화기들이 등장한다. 각 무기들의 사거리도 상당히 제각각인 만큼, 적과의 교전거리 및 지형에 따라 알맞은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전투의 키포인트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적을 일순 무력화시킬 수 있는 '훅'도 소개됐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그래플링훅이 지형지물이나 상대방에 걸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과 달리, 데드사이드클럽의 훅은 적을 잠시 붙잡아서 행동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에 그친다.

슈팅 기반 배틀로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척 무기도 등장한다. 수류탄은 물론이고 연막탄을 활용해서 일순 시야를 가리거나, 소이탄으로 일정 지역을 불태워서 접근을 막는 것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휴대용 장벽을 세워서 적이 진입하지 못하게 하거나, 방탄 실드로 적의 공격을 가드하면서 돌진해 일순 적을 기절시키는 등 슈팅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게임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데브시스터즈 느낌과는 전혀 다른, '힙'하고 '격한' 느낌에 주력하다


최초 공개 당시 타이틀명은 '세이프하우스'였으나, 최종적으로 제목은 '데드사이드클럽'으로 정해졌다. 굳이 해석하자면 죽고(Dead) 죽이는(-Cide, '죽임', '살해'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 '클럽'이라는 뜻처럼, 이번 쇼케이스 영상은 서로가 생존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배틀로얄을 선전하기보다는 마치 클럽에서 죽고 죽이는 파티를 벌이는 듯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간 국산 슈팅 게임에서는 시체가 터지는 장면 등은 잘 나오지 않고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을 실사에 가깝게 표현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데드사이드클럽은 처음부터 시체가 터지고 피가 폭죽처럼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장면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물론 FPS나 TPS처럼 캐릭터가 크게 확대되서 보이지 않아서 체감상 비교적 덜 잔인하게 보이기도 하고, 일괄적으로 시체가 터지는 것이 아니라 유탄발사기 등 폭발물에 당했을 때에 한정되긴 하다. 그러나 게임 내 시체 훼손이 암묵적으로 비매너처럼 자리잡은 국내에선 보기 드문 연출임은 확실했다.


영상에서는 메탈풍 BGM과 네온 사인 느낌의 시그널이 더해지긴 했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커스터마이징에서 드러나는 스타일도 택티컬보다는 파티 혹은 콘서트의 느낌이 더 강했다. 전술조끼나 보호대 등 커스터마이징 파트도 있긴 하나 영상과 스크린샷에서 공룡탈, VR 기기, 점퍼, 야구모자, 아프로 헤어, 광대 복장 등이 더 비중있게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영상에서는 정장 풀세트부터 팬티만 입은 고인물 룩까지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등장한 만큼, 커스터마이징 파트의 종류는 등급별로 다양하게 구비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통상 1인 모드부터 4인까지 스쿼드를 짜서 플레이하는 일반적인 배틀로얄 모드뿐만 아니라, 호스트가 원하는 대로 맵과 룰을 정한 뒤 생존자들을 초대해서 대회를 벌이는 '비홀더 모드'가 더해지면서 파티의 느낌을 더했다. 또한 자신만의 은신처를 꾸밀 수 있는 일종의 하우징 시스템인 '하이드아웃' 등도 스팀페이지를 통해 언급되는 등, 국내에서 그간 선보인 배틀로얄과는 다소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점들도 눈에 띈다.

▲ 오징...흠흠, 게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이 게임은 이제 제가 집도합니다. 뭔가 이상한 게 나와도 놀라지 마시고 살아남으십시오

데브시스터즈하면 생각나는 캐주얼이 아닌 실사풍에 힙한 스타일, 택티컬하고 클래식한 요소보다는 유혈이 낭자하긴 해도 때로는 포트나이트가 연상될 정도로 가볍고 들뜬 분위기. 그리고 배틀로얄하면 떠오르는 FPS, TPS가 아닌 횡스크롤 슈터까지. 여러 요소가 섞인 만큼 '데드사이드클럽'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반응은 제각각 달랐다. 그러나 여태까지 해왔던 것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과감하게 던진 도전정신에는 개인적으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과연 이 색다른 시도가 실제로 어떤 플레이 경험을 줄지, 오는 4월 23일부터 진행되는 CBT에서 직접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