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모바일 버전 선행 플레이를 시작으로 디아블로 이모탈의 오픈 베타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앞서 디아블로 이모탈은 알파와 베타 등 테스트 환경을 통하여 대략적인 콘텐츠와 플레이 방향성들을 유저들에게 선보였고, 디아블로 최초의 MMORPG화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도 컸다.

물론 디아블로3, 디아블로2 레저렉션까지 기존 PC 게임에서의 플레이가 워낙 정형화되다 보니 모바일로 옮겨 졌을 때 계승될 콘텐츠, 그리고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요소들, 조작감이나 과금 구조까지 우려의 시선도 분명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런칭 후 약 2주의 시간이 흐름 지금,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건 바로 '자동 사냥'이다.

현재 디아블로 이모탈의 인기 필드 사냥터를 가보면 그 문제점을 실감할 수 있다. 필드상엔 의미없이 허공에 화살을 발사하거나, 평타를 난사하는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졸툰 쿨레의 도서관'과 같은 핫한 사냥터는 정상적인 플레이어보다, 그렇지 않은 자동 사냥 캐릭터들의 점유율이 훨씬 높을 정도다.

▲ 지금 이모탈은 자동 사냥 이슈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의 대부분은 편의성을 위한 자동 사냥 시스템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 고유의 전투의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자동 전투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이는 곧, 모든 전투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시스템 특성상 정복자 레벨이 스펙과 랭킹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데, 이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장시간 사냥이 필수적이다. 자동 사냥은 이 노력을 '패싱'하기 위해 만들어진 편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 사냥을 사용하면 보다 빠르게 레벨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등급 장비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와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결과는 당연하게도 랭킹에 반영되고, 이는 곧 경쟁의 공정성을 무너트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 자동 사냥으로 인해 경쟁의 공정성이 무너졌다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자동 사냥을 구현하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기에 이 문제는 더 커진다. 공격 버튼만 자동으로 연사되게끔 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라 소프트웨어적으로도, 하드웨어적으로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키보드에 동전을 꽂아 두거나, 스마트폰 위에 수건만 올려두어도 자동 사냥을 돌릴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리젠되는 몬스터 스팟이 고정적이기에 캐릭터를 이동시킬 필요조차 없다. 그저 공격만 계속 나가게해두면 무한의 경험치와 레어 장비들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 평타만 연속으로 나가게끔하면 되니,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앞서 언급했듯, 자동 사냥을 구현하는 방법은 너무 다양하기에, 모든 방법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슈는 개발사의 대응과 정책이 중요한데, 블리자드는 이 부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많은 유저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인해 제재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코 만족스러운 레벨은 아니다. 실제, 자동 사냥이 이슈된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당장 인기 사냥터를 잠깐만 둘러봐도 아직도 수많은 캐릭터들이 허공에 열심히 헛손질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여기에, 오제재와 같은 이슈도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가 산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기도 하다.

▲ 신고 시스템은 마련되어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이슈는 단순히 부정행위를 반복하는 유저 몇 명을 제재한다고 해서 끝날 이슈가 아니다. 이번 이슈로 인해, 디아블로 이모탈의 경쟁 체재와 플레이의 동기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금, 다양한 커뮤니티에서는 '자동 사냥을 쓰지 않는 쪽이 바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많은 유저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고, 랭킹이 가지는 가치는 훼손되었다.

이러한 이슈가 가속화되자, 많은 유저들이 이 문제에 대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당연히 자동 사냥 자체를 근절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던전 보상을 높이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다른 게임에서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사가 움직이기도 했다.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자동 사냥 및 작업장 차단을 위해 앱플레이어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앱플레이어 사용을 차단했다


자동 사냥 이슈가 디아블로 이모탈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력은 대단히 컸고, 지금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꼭 자동 사냥 이슈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대기열 감소나 느려진 매칭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유저 이탈의 가속화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자동 사냥은 명백한 '반칙성 플레이'다. 공정해야하는 경쟁의 룰 자체를 망가트려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부정적인 이슈인 만큼, 하루빨리 강경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신속한 대응으로,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