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장르를 하나로 합친다"

각 장르의 재미를 합쳐 새로운 게임을 탄생시키는 '장르 퓨전'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시도했던 도전이지만 언제나 성공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타뷸라라사'나 '헬게이트'처럼 설익은 게임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각 재료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완벽하나 합쳐보면 애매해진다' 이것이 장르적인 결합을 시도한 개발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문제는 역시 비율 조정이다. 회덮밥처럼 서로 다른 색깔을 재료를 한 그릇에 비벼도 맛깔나는 음식이 나올 수도 아니면 그저 죽도 밥도 안될 수도 있다. 답은 오로지 황금비율을 찾는 끊임없는 '시도' 뿐이다.

신생개발사 엘타임즈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스틸파이터'는 그 비율 조정에 공들이고 있는 게임이다. 액션RPG의 스피디한 전투와 AOS의 전략적인 재미를 합친다. 다만 50:50의 혼합이 아니라 70:30 정도로 RPG에 더 힘을 실어주면서 전체전인 균형을 맞추는데 초점을 뒀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엘타임게임즈를 찾아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및 도전을 앞둔 그들의 각오를 들어보았다. 엘타임게임즈 백성현 대표, 최준혁 기획팀장과 인터뷰는 지난 9월 5일 이루어졌다.



■ 두 개 장르의 완전한 결합...액션RPG +AOS = '스틸파이터'


▲엘타임게임즈 백성현 대표
개발사 엘타임게임즈는 어떤 회사인가?

'스틸파이터' 개발을 위해 엔씨소프트, 블루홀스튜디오 및 넥슨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모여 2009년 7월 창립한 회사다. 평균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젊은 나이로, 새롭고 즐거운 게임 개발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항상 더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주로 MMORPG를 제작한 개발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완전히 다른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개발자 전부 MMORPG의 전문가는 아니다. FPS, 액션TPS 등 다양한 장르의 개발자들도 모였다. 대표가 MMORPG 개발 전문이다보니 그렇게 소문이 난 것 같다(웃음). 사실 MMORPG의 게임을 너무 오래 만들다보니 그만 만들고 싶었다. 사실 힘들기도 했고. MMORPG가 전문이지만, 콘솔게임과 같이 편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그 중 '록맨'과 같은 액션장르를 선호하는 편이다. 항상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라는 열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과감하게 회사를 차리게 되었다.

'스틸파이터'를 통해 액션RPG와 AOS의 결합을 시도했다. 실제로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다.

개발초기 '윈드러너'라는 이름으로 소개가 된 바 있다. 그때도 강조했지만 액션MORPG에 AOS의 전략성이 가미된 게임이다. 컨트롤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액션성에 AOS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전략전인 스테이지 추가에 초점을 맞췄다. 게임에서는 'AOS PvE' 모드나 5:5 AOS PvP 모드를 통해 다른게임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체로 액션RPG의 특징이 콘텐츠 소모속도도 매우 빠르고, 레벨업을 위한 단순 반복 플레이가 강하다. 그래서 단순한 전투과정에 상황판단 및 다양한 방식의 대응이 가능한 전략적 요소까지 추가했다. 또한, 기존의 액션MORPG를 넘어서는 다양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많은 콘텐츠를 마련했다.


▲AOS모드(위)와 액션RPG 모드를 별도로 가지고 있는 스틸파이터


게임에 어떤 콘텐츠들이 있는지 또 MMORPG를 개발할때와 어떤 점이 달랐는지 알고 싶다.

스틸파이터는 PVE와 PVP, 정통AOS 및 보스레이드 등 여러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컨셉의 스테이지를 통해 5인까지 가능한 파티플레이 및 PVP플레이, 10인 구성 레이드와 다양한 전략의 팀 대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개발에 있어 가장 신경을 썼던 콘텐츠 중 하나가 스테이지의 다양화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유저들이 만족했으면 좋겠다.

개발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궁금하다.

MMORPG는 게임을 이루는 핵심콘텐츠가 매우 많아 개발 규모가 매우 크고 복잡하다. 그러다보니 제작에 관여하는 인원도 많고 비용도 만만찮게 든다. 개발 요소 역시 다양해서 전체를 총괄해 보기보다는 그 시점에서 중요한 일부만 보게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게 되더라. 구성 요소도 다양해 모든 것을 합한 결과물을 피드백하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

스틸파이터와 같은 액션MORPG장르는 일단 개발해야 할 핵심콘텐츠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개발한 요소를 바로 평가할 수 있어 수월한 제작이 가능했다. 캐쥬얼하고 심플한 비주얼로 설정한 점도 부담없는 개발을 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어떤 식으로 팀 대전이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다양한 방식의 팀 대전을 즐길 수 있다. 정통 AOS방식의 대전은 물론, 유닛을 강화시킬 수 있는 거점을 쟁탈해 유닛들과 함께 전투하는 스테이지도 있다. 또한 기존의 타워를 파괴하는 형식이 아닌, 타워를 건설해 적 타워의 생성을 막고 파괴하는 모드도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콤보야 말로 스틸파이터의 매력


■ 스틸파이터의 매력은 '몬스터 스틸' 시스템


▲엘타임게임즈 최준혁 기획팀장
PVE 모드에서도 스틸파이터만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던데. 어떤 것인가?

보스 몬스터의 스킬을 '스틸'한다는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이다. 게임이름이 스틸파이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정된 게임 세계관에 맞춰 파괴되어 몬스터들에게 넘어간 '오리진'을 되찾아오는 것이 주된 목표이고, 이를 획득하여 보스몬스터들의 스킬을 훔칠 수 있다.

앞으로 공개될 수십종의 보스 스킬을 수집해, 그 중 자신이 원하는 스킬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유저들의 자유도를 끌어올렸다. 또한 4단계의 난이도를 설정해, 걸맞는 다양한 보상을 획득할 수 있어 유저들이 세부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했다.


스킬을 훔쳐온다는 발상이 굉장히 특이하다. 어떤 식으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가?

각각의 보스는 하나씩 고유의 필살기를 가진다. 보스가 필살기를 사용한 후는 일정시간 탈진하게 되고, 이때 대미지를 주면 보스 고유의 필살기가 담긴 오리진 큐브를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큐브의 내구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계속 사용하려면 충전을 해야만 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제공된 7개의 스킬슬롯에 1~2개에만 장착이 가능하게 해 오리진 스킬에 대한 제약을 두었다. 오리진 스킬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오리진 스킬을 획득할 수는 없고, 난이도 별로 획득 확률을 조정했다.

오리진은 무엇인가?

말하자면 게임을 이루고 있는 세계의 원동력이다. 스테이지 중간 나타나는 몬스터들에게는 일부 오리진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오리진 피스'를 획득할 수 있다. 이를 가지고 해당 스테이지 안에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 보스몬스터에게는 일정 확률로 '오리진 큐브'를 획득하게 되는데 앞서 설명했듯이 고유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 스탈파이터의 세계를 이루는 오리진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현재 2개의 클래스만 공개되었는데, 다른 클래스를 업데이트 할 계획이 있는가?

아직은 검을 쓰는 '슬레이어' 와 주먹을 쓰는 '스트라이커' 캐릭터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직을 통해 각각 2종류의 다른 직업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어 실질적으로 플레이 가능한 클래스는 4종류라 할 수 있다. 물론 추후 공개 서비스에서 3개의 캐릭터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총 10종의 클래스가 되어 더욱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CBT에서의 목적은 무엇이며 게임의 콘텐츠를 어디까지 보여줄 계획인가?

CBT이긴 하지만 비공개테스트는 아니다. 그라비티의 게임포털 '지앤조이'의 회원이라면 누구나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CBT에서는 개발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핵심 콘텐츠를 대부분 공개했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할 요소보단 스틸파이터만의 콘텐츠에서 만족할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악하려 한다. 보완작업에 도움이 되도록 서비스하는 그라비티에서 게임 내 설문조사를 실시 할 예정이며 이를 성실히 해준 유저들에게 보답하는 이벤트도 할 계획이다.



▲아레나 전장에서는 AOS모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국내 많은 퍼블리셔가 있는데 파트너로 그라비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리가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파트너로서의 그라비티는 게임에 애정을 가지고 항상 응원해주는 좋은 친구 같은 기업이라 생각한다. 개발에만 집중하다보니 실질적으로 게임 서비스에 대한 관리가 부족할 수 있었는데, 그라비티의 오랜 노하우를 보아 믿고 맡길 수 있다. 현재 국내판권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판권도 논의중에 있다.

현재 게임시장에서 국산게임 및 MORPG장르의 입지가 약하다. 여기에 도전하는 '스틸파이터'의 각오는?

어떤 장르건 간에 유저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게임 개발사의 일은 그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게임계의 트렌드는 새로운 재미를 추구한 게임이 성공하더라. 대세 장르를 보더라도 기존의 MMORPG에서 벗어난 슈팅, AOS 등 새로운 게임이 많이 돋보이지 않는가. 지금이 게임계가 변화하는 역동적인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에 맞춰 진부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가려 언제나 노력중이다.

스틸파이터를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회사가 추구하는 다양한 재미를 구현하려 많은 노력을 했다. 이제 그 성과를 유저분들이 평가할 차례다. 아직 개발이 60~70%정도 진행되었기 때문에 좀 덜 친절한 면도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어떤 반응이건 간에 적극적인 피드백을 보여줘 보완작업에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그를 토대로 내년 초에 예정된 오픈 서비스때 더 나은 모습을 선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