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롤 챔피언스 코리아 프리시즌의 막이 올랐다. 소환사의 협곡은 새로운 옷을 입었고, 아이템에서부터 오브젝트까지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특히, 시즌 개편안의 적용과 선수들의 대규모 이적이 맞물리면서, 이전 리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다소 생소한 얼굴의 선수들도 더러 있었고, 왠지 모르게 어색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선수들도 있었다. 기대감과 어색함의 공존! 그렇게 롤 챔피언스는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이번 LoL 히어로의 주인공은 프리시즌을 통해 조금 특별한 의미의 시작을 준비하는 두 선수다. 세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의 자리에서 다소 멀어져 버린 그들. 하지만 그들이 떠올린 것은 ‘포기’가 아니라 ‘부활’이었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했다. 결국, 두 선수 모두 '워윅'이라는 챔피언을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멋지게 쏘아 올리게 된다.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바로 ‘엠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이 이번 편의 주인공이다.

▲ 프리 시즌을 통해 부활을 꿈꾸는 두 선수, '엠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 '엠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화려했던 기억을 뒤로 하다!

‘엠비션’ 강찬용을 제외하고, 한국 LoL 리그를 논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롤 챔피언스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첫 대회(2012 아주부 롤 챔피언스 스프링)에서 ‘엠비션’ 강찬용은 MiG 블레이즈의 미드라이너로 출전. 멋진 활약으로 선보이며 팀에게 우승컵을 안긴다.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오는 엄청난 라인 푸시력과 ‘CS를 만들어 먹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폭발적인 성장력. ‘엠비션’ 강찬용은 자타공인 가장 안정적인 미드라이너로 모든 유저들의 관심을 얻는다.

▲ 2012 아주부 롤 챔피언스 스프링 우승 당시 MiG 블레이즈

그리고 1년 후, 2013 롤 챔피언스 스프링이 펼쳐진다. ‘엠비션’ 강찬용과 그의 소속팀 CJ 블레이즈는 13연승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한다. 넓은 챔피언 폭과 명중률 높은 스킬샷 등 ‘엠비션’ 강찬용은 당시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미드 라이너였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다데’ 배어진이 이끄는 MVP 오존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만다.

불연 듯 찾아온 패배의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엠비션’ 강찬용은 이후 진행된 롤 챔피언스 섬머 2013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한다. 안정 지향적인 그의 플레이는 역동적 전투가 중요한 주류 메타와 다소 어울리지 않았고, 실력파 신예들의 반격도 매서웠다. 부진한 성적 속에도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렇게 ‘엠비션’ 강찬용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 예상의 밖의 패배! 그 파장은 상당히 컸다.
CJ 블레이즈의 13연승이 깨진 2013 롤 챔피언스 스프링 결승전 1경기 결과

‘벵기’ 배성웅 역시 화려했던 선수다. 그는 2013년 리그오브레전드를 대표하는 정글 플레이어이자, 롤 챔피언스 2회 연속 우승과 월드 챔피언십 제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인섹’ 최인석과 ‘댄디’ 최인규와 같이 극한의 피지컬을 소유한 정글러는 아니지만, 그는 팀이 필요로 하는 타이밍에 갱킹을 시도하는 경제적인 플레이를 주로 펼쳤다. 이는 모든 라이너가 상당한 피지컬을 보유했던 당시 SKT T1 K의 팀 스타일과 잘 어울렸고, 결국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성적을 거두게 된다.

‘엠비션’ 강찬용이 13연승이라면, ‘벵기’ 배성웅은 20연승이었다. ‘벵기’ 배성웅과 SKT T1 K는 그야말로 철옹성이었다. 그들은 강했고, 어느 팀도 그들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영원한 승리자는 없는 법. 롤 챔피언스 2014 스프링 조별예선에서 SKT T1 K는 형제팀 SKT T1 S에 패배한다. ‘벵기’ 배성웅은 판테온이라는 자신감 있는 선택을 했지만,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하는 등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SKT T1 K는 삼성 오존에 발목을 잡히며 8강전에서 탈락하고 만다.

▲ 화려했기에 더욱 아팠던 '벵기' 배성웅과 SKT T1 K의 부진

‘벵기’ 배성웅과 SKT T1 K는 완벽했기에 패배에 익숙하지 않았다. 스프링의 실패는 섬머까지 이어졌고, 월드 챔피언십 진출에도 좌절하게 된다. 팀원들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 커버링에 중점을 둔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그 위력이 반감되었고, ‘댄디’ 최인규와 ‘카카오’ 이병권과 같은 캐리형 정글러가 주목 받으면서 ‘벵기’ 배성웅의 입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더 나아가 화려했던 시간을 함께 누린 동료들이 하나둘 팀을 떠나면서 그의 내일은 더욱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 워윅으로 새로운 도약을 설계! '엠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부활을 꿈꾸다!

참으로 비슷한 길을 걸어온 두 선수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5 롤 챔피언스 코리아 프리시즌이 바로 그것. 비록 정식 리그는 아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같은 길을 걷기로 한다. 포기가 아닌 도전, 그리고 다시금 꿈꾸는 부활!

‘벵기’ 배성웅이 먼저 나섰다. 상대는 돌풍의 중심, 후야 타이거즈였다.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팀이었지만, 후야 타이거즈는 경험과 실력 면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대거 보유. 이번 시즌 최고의 복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즉, SKT T1이 1세트를 내 줄 경우, 후야 타이거즈의 매서운 기세에 휩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때 ‘벵기’ 배성웅이 랭크 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던 워윅을 선픽으로 가져간다.

▲ '벵기' 배성웅은 워윅을 부활의 신호탄으로 삼고자 했다!
(출처 : 온게임넷)

워윅이라는 챔피언 특성상 6렙 타이밍을 빠르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벵기’ 배성웅은 침착하게 정글링을 하며 성장을 도모한다. SKT T1의 다른 선수들 역시 준수한 라인전을 펼치며 ‘벵기’ 배성웅의 부담을 덜어 준다. ‘벵기’ 배성웅의 첫 갱킹은 탑에서 이뤄졌다. 기습적인 부시 매복을 시도했고, ‘마린’ 장경환의 리산드라와 함께 상대 마오카이를 깔끔하게 잡아낸다.

‘벵기’ 배성웅은 경기 내내 후야 타이거즈의 정글러 ‘리’ 이호진의 리 신을 압도했고, 이는 SKT T1의 초반 주도권이 거대한 스노우 볼이 되는 밑거름이 된다. 그리고 경기 25분경, 승부를 결정짓는 미드 한타가 펼쳐진다. 한타의 시작은 후야 타이거즈가 좋았다. 리 신과 르블랑, 쓰레쉬가 기습적으로 ‘뱅’ 배준식의 코르키를 노린 것.

하지만 ‘울프’ 이재완의 모르가나가 완벽한 수비를 펼쳤고, ‘벵기’ 배성웅이 그 틈을 노려 후야 타이거즈 진영에 뛰어든다. 궁극기를 통해 르블랑을 봉쇄하는 동시에 상대의 모든 딜링이 자신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SKT T1의 주력 딜러들은 완벽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SKT T1은 ‘벵기’ 배성웅의 든든한 지원 속에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다.

▲ 상대 주력 딜러를 봉쇄하는 동시에 상대의 딜링을 몸으로 막아낸 '벵기' 배성웅
(출처 : 온게임넷)

‘엠비션’ 강찬용은 미드라이너에서 정글로의 변신을 꾀한다. 피지컬 측면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운영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CJ 엔투스의 노림수였다. 개막전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1세트에서 카직스를 선택한 ‘엠비션’ 강찬용은 IM의 정글러 ‘위즈덤’ 김태완을 완벽히 봉쇄하며 팀에게 승리를 안겨준다.

이어진 2세트 ‘엠비션’ 강찬용은 ‘벵기’ 배성웅과 마찬가지로 워윅을 꺼내 든다. ‘CS를 만들어 먹는다’는 평가는 정글러로 변신한 그에게도 적용되었다. 안정적인 정글링을 통해 워윅의 캐리력을 끌어 올린 ‘엠비션’ 강찬용은 경기 17분경 펼쳐진 한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4대 4 대치 구도에서 ‘엠비션’ 강찬용은 점멸 - 무한의 구속(R) 콤보를 상대 코르키에게 적중. 완벽한 이니시에이팅을 통해 한타를 승리로 이끈다.

▲ '엠비션' 강찬용의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으로 이득을 보는 CJ 엔투스
(출처 : 온게임넷)

정글러 ‘엠비션’ 강찬용은 과감했다. 대치구도에서 누구보다 빨리 적진으로 뛰어들었고, 그때마다 CJ 엔투스는 이득을 챙겼다. IM 역시 블리츠크랭크가 가진 변수를 이용해 역전을 실마리를 찾고자 했지만, 운영 능력에 과감성까지 더 한 CJ 엔투스의 기세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킬 스코어 19대 6. ‘엠비션’ 강찬용과 CJ 엔투스는 완벽한 승리를 거머쥔다. 오랫동안 숨죽이고 지냈던 CJ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시원한 한방이자, 정글러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엠비션’ 강찬용에게 부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승리였다.

▲ 부활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듯한 '엠비션' 강찬용의 끈질긴 추격전
(출처 : 온게임넷)

워윅을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엠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물론, 그들이 쌓아 올린 성과를 고려했을 때, 부활의 완성까지는 참으로 길고 험한 길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프로게이머이며, 승리를 꿈꾸고 있다. ‘엠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그들이 만들어 갈 짜릿한 반전에 기대를 걸어본다.


■ 로망의 집약체 워윅, 유저들의 냉혹한 시선 앞에 무릎 꿇다

늑대 인간.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어김없이 우렁찬 하울링과 함께 근육질의 늑대로 변해 자신의 증가된 전투력을 마음껏 뽐내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이 종족은 특유의 남성미를 바탕으로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남성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뱀파이어와 인간 여성의 사랑을 그린 유명 판타지 소설과 영화에서 늑대 인간 캐릭터가 치명적인 매력을 어필하자 여성 팬들 역시 늑대 인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 캬

리그오브레전드에도 모두가 알다시피 늑대 인간 챔피언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워윅. 자운의 잔혹한 인간 사냥꾼으로 유명했던 워윅은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의 제자 신지드가 알려준 화학 약품을 집어삼켜 늑대 인간으로 변했다. 스토리에서 보여준 워윅의 상남자 다운 모습은 남성 팬들에게 늑대 인간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정작 게임 내에서 워윅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못 했다. 패시브 스킬인 끝없는 갈증과 Q스킬인 갈망의 일격에 포함되어 있는 체력 회복 효과로 안정적인 정글링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궁극기인 무한의 구속을 배우기 전까지는 정글러의 기본 소양인 날카로운 갱킹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커다란 단점 역시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점은 워윅의 장점을 덮고도 남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타 페이즈로 넘어간 이후에도 워윅의 역할은 뭔가 애매했다. 궁극기로 이니시에이팅을 걸기엔 상대의 CC기 한 방에 무력화된다는 점이 너무나도 컸다. 또한, 지속적인 체력 회복 능력을 바탕으로 탱커의 역할을 해낼 수는 있지만 그보다 더 강력하고 좋은 챔피언이 많았다.

몇 가지의 단점이 장점을 모두 가려버리는 탓에 워윅은 유저들과 프로게이머 사이에서 잊힌 지 오래였다. 하지만 이번 프리시즌 들어 워윅의 평가는 180도 바뀌었다. 심지어 워윅의 밴픽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상승했다. 그렇다면 어떤 계기를 통해 워윅이 순식간에 1티어 정글러로 평가받게 됐을까?


■ 외로운 늑대 워윅, 프리시즌 최고의 수혜자가 되다!


이번 프리시즌에 라이엇게임즈가 공개한 가장 큰 변화는 정글러에 적용됐다. 정글 몬스터들이 전 시즌에 비해 강력해졌으며 사냥꾼의 마체테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보다 적은 양의 체력 물약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 강력해진 정글 몬스터는 초반 정글러에게 더 많은 수의 체력 물약을 요구했지만, 사냥꾼의 마체테가 비싸지면서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 이로 인해 시즌4를 점령했던 육식 정글러들의 정글 안정성에 비상이 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윅은 달랐다. 워윅에게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패시브 스킬과 Q스킬에 체력 회복 효과가 있다. 안 그래도 워윅 정글의 최고 장점이었던 정글 안정성이 이번 프리시즌 패치로 인해 날개를 단 것이다. 상대 정글러가 정글 첫 바퀴를 힘겹게 마칠 동안 워윅은 체력 물약 하나 사용하지 않고도 정글을 계속해서 돌 수 있었다.

상대 정글러와 비교해 정글 안정성이 높다는 것은 또 다른 장점으로 연결된다. 정글러의 주 목적은 정글을 돌다가 상대의 빈틈을 노려 날카로운 갱킹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이번 패치 이후 안정성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정글 챔피언들은 갱킹을 시도하기 전에 크게 마음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안정성의 최고봉인 워윅은 궁극기를 배우면 재사용 대기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마음 놓고 갱킹을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제대로 꽃을 피웠다.

▲ 워윅의 궁극기 = 킬

더 이상 워윅의 단점들이 장점을 가리는 일은 없었다. 이런 점을 프로게이머들이 놓칠 리 없었다. 그렇기에 워윅은 이번 2015 LoL 챔피언스 코리아 프리시즌에서 83.3%의 밴픽률과 75%의 높은 승률을 보여주며 그 위엄을 과시했다. 한 마리 고독한 늑대에서 1티어 정글러로 화려하게 부활한 워윅. 만약 밴이 되지 않는다면 팀의 승리를 위해 바로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 경비대의 길잡이 vs 척후병의 사브르, 워윅에게 주어진 두 개의 선택지

정글 포지션에 대한 변경사항 중에 또 하나 눈여겨 볼 사항은 다양해진 정글 전용 아이템이다. 정글 챔피언의 역할에 따라 혹은 경기 흐름에 따라 추적자의 검과 밀렵꾼의 나이프, 경비대의 길잡이 그리고 척후병의 사브르 중 알맞은 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 그 이후 또 하나의 상위 아이템인 용사, 현자, 돌격병, 포식자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 역시 정글러를 플레이하는 또 다른 재미가 됐다.

저 많은 상위 아이템 중에 워윅에게 가장 알맞은 아이템으로 평가받는 것은 '경비대의 길잡이 : 포식자'와 '척후병의 사브르 : 포식자'로 알려져 있다. 경비대의 길잡이는 강타에 범위 대미지 효과를 주어 정글 속도에서 아쉬움을 보이는 워윅의 단점을 커버해준다. 또한, 척후병의 사브르는 상대 챔피언에게 강타를 사용해 표식을 남겨 추가 대미지를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는 워윅의 궁극기와 엄청난 시너지를 보인다고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인공인 '앰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은 워윅으로 어떤 선택지를 골랐을까?


1. '벵기' 배성웅, 빠른 정글링과 효과적인 라인 클리어를 선택하다!

'벵기' 배성웅을 언급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표현은 '커버형 정글러의 대표주자'라는 것이다. 언뜻 생각해보면 커버형 정글러 스타일이 팀에 묻혀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치열한 심리전과 두뇌 싸움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배성웅은 똑똑한 정글러다.

커버형 정글러 운영의 핵심은 유연한 정글 동선과 상대의 심리를 읽는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또한, 아군 라이너가 자리를 비웠을 때 밀려오는 상대 미니언을 빠르게 정리해 CS 손실을 막고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플레이 스타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빠르면서도 안정적인 정글링과 효율 높은 라인 클리어 능력이다.


그렇기에 '벵기' 배성웅의 첫 아이템 선택은 경비대의 길잡이였다. 이로 인해 강타에 범위 대미지를 얻게 된 배성웅은 워윅의 느린 정글링 속도를 상승시켜준 동시에 라인 클리어 능력 또한 대폭 향상시켰다. 어찌 보면 배성웅의 운영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다음 아이템은 '경비대의 길잡이 : 포식자'였다. 정글러의 아이템 중 최상위 아이템에 속하는 것으로, 지금은 없어진 야생의 섬광과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다. 대형 몬스터를 처치하면 마법 피해량이 1 상승하고 챔피언을 처지 하거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 마법 대미지가 2 상승한다. 이러한 효과는 워윅의 궁극기와 엄청난 시너지를 자랑한다.


이후 '벵기' 배성웅은 팀원을 위한 방어적인 아이템을 선택했다. 워윅은 궁극기를 활용한 깜짝 이니시에이팅과 준수한 대미지를 극대화시켜 암살자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효율은 그리 좋지 않다. 따라서 한타에서는 팀의 든든한 탱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렇기에 배성웅의 선택은 솔라리의 팬던트와 란두인의 예언이었다. 아이템을 완성하기 전에 경기가 끝나 란두인의 예언으로 업그레이드 시키지는 못 했다.


2. '미글러'로 불리고 있는 '앰비션' 강찬용의 선택은 척후병의 사브르

최근 정글러로 변신에 성공한 '앰비션' 강찬용의 정글 스타일은 굳이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미글러'(미드 라이너 + 정글러의 합성어)였다. 강찬용은 지난 여러 번의 경기에서 과거 미드 라이너 시절에 보여줬던 '선 파밍 후 캐리'의 모습이었다.

사실 '앰비션' 강찬용과 같은 정글 스타일은 한창 초식 정글러가 유행하던 시즌2 시절의 운영과 비슷했다. 어쩌면 그보다도 더 수비적이고 무난한 초반을 보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처음 그의 RPG식 정글 운영을 본 팬들은 당황했다. 하지만 그의 본모습은 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미드 라이너였다. 무난한 초반 성장을 마친 강찬용의 워윅은 경기 내내 상대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캐리형 워윅'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앰비션' 강찬용이 선택한 정글 아이템은 척후병의 사브르였다. 이 아이템은 상대에게 강타를 사용해 표식을 남길 수 있게 만들어준다. 표식이 묻은 상대 챔피언을 공격하면 추가 고정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별것 아닐 수 있는 아이템 효과지만 궁극기로 상대에게 기본 공격을 여러 차례 퍼붓는 워윅과 잘 어울리는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다음 아이템은 '벵기' 배성웅의 선택과 다르지 않았다. '척후병의 사브르 : 포식자'를 빠른 시간 내에 구매한 '앰비션' 강찬용은 이후 솔라리의 팬던트와 란두인의 예언을 생각했다. 강찬용 역시 배성웅과 마찬가지로 란두인의 예언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기 전에 경기가 끝나 하위 아이템을 들고 있는 상태였다.


※ 멋지게 부활한 '앰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그리고 워윅

그들에게는 분명 빛나는 미래가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 라이너로,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정글러로 팬들에게 기억되며 포스를 자랑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세상만사 모든 일이 그렇듯 강찬용과 배성웅 역시 빛났던 시절을 뒤로하고 하향세를 그렸다. 계속해서 일인자 자리를 지키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과 더불어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자괴감까지. 분명 두 선수는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그들이 선택했던 워윅의 상황도 비슷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처음 시작하는 유저가 정글 챔피언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대부분 워윅을 언급한다. 룬과 특성 없이도 정글 몬스터에게 죽지 않고 정글을 돌 수 있는 챔피언 중에서 워윅이 쉽고 성능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윅의 인기는 그때 잠깐 빛을 발할 뿐이다. 조금이라도 게임에 익숙해지면 유저들은 가차 없이 워윅보다 어렵지만 더욱 강력한 챔피언을 선택했다.

하지만 '앰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그리고 워윅 모두 이번 프리시즌을 통해 멋지게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강찬용은 그 어렵다는 포지션 변경에 당당히 합격점을 받았고, 배성웅 역시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으면서 폼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워윅 역시 챔피언 능력은 오히려 너프를 피하지 못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간접 상향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슬럼프를 극복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앰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의 선전이 더욱 박수를 받는 것이다. 이제 막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두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질타 섞인 비판이 아니라 장점을 칭찬해주고 건설적인 비판으로 단점을 커버해주는 진심 어린 응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