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스포TV 스타리그가 32강 챌린지를 시작으로 대장정을 시작한다. 치열한 예선을 통해 선발된 29명의 선수들과 글로벌 시드 3인으로 구성된 32명의 선수들이 16강 본선 진출권을 놓고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17일 첫 경기는 김민철과 이병렬, 김도우와 김도욱, 그리고 하재상과 윤영서의 대결로 개막전이 시작된다.

김민철과 이병렬의 대결은 기회의 싸움이다. 김민철은 2013년에는 최고였지만, 2014년에는 그렇지 못했다. 이병렬 역시 만년 유망주로 불릴 수는 없는 처지. 이번에 주어진 기회는 단 1명에게만 돌아간다. 김도우와 김도욱도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다. 김도우는 우승 직후 기량 기복이 심했지만 글로벌 파이널 4강에 드는 기염을 토한 반면, 김도욱도 최근 기세가 급상승하고 있어 섣불리 진출자를 예상할 수 없다.

윤영서는 오랜만에 국내에 돌아와 경기를 치르게 됐다. 세계를 호령하는 윤영서가 한국에 돌아와 쟁쟁한 선수들과 경합을 펼쳐야하는 상황이 됐다. 상대는 하재상,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진 못했지만 국내 리그에서 꾸준히 버텨온 하재상이 윤영서에게 매운 맛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연 누가 스포TV 스타리그 16강 진출권을 따낼 수 있을까?


■ 김민철 대 이병렬, 기회를 잡을 선수는 단 한명



김민철은 2013년 최고의 저그였으나, 2014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개인리그서는 GSL 시즌1 16강, 시즌2 8강, 시즌3 16강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드S에서 꾸준히 활약을 펼쳤지만, 2013년에 펼쳤던 철벽 김민철에게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표임에 분명했다. 프로리그에서는 저그 에이스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본인에게는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반면, 이병렬은 만년 유망주로 불리고 있다. 이는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팀내에서는 주전 저그의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부족하다. 개인리그에서의 한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시즌1에서 코드A리거였던 이병렬이 시즌2 32강, 시즌3 32강 조 3위를 기록하는 등 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호재다. 대만에서 열렸던 2014 MSI Beat IT에서 3위를 차지한 것 역시 이병렬의 승리를 기대해볼만한 사건이다.

두 선수는 공통적으로 실력을 증명해야하는 순간이다. 이병렬이 '철벽' 김민철을 넘어서서 스포TV 스타리그 16강에 입성한다면 만년 유망주 시대를 청산하고 진에어 그린윙스의 어엿한 에이스로 올라설 수 있는 신호탄이 된다. 김민철 역시 2014년에 너무나도 부진했던 성적을 뒤로하고 2015년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이 날의 승리가 절실하다.


■ 김도욱 대 김도우, 기복이 심한만큼 방심하면 당한다



이름이 비슷한 두 선수의 대결은 그 이상으로 흥미롭다. 종족 변경이 신의 한 수로 꼽히고 있는 김도우는 지난 GSL 시즌2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시즌3에서는 32강에서 고배를 마시며 굉장히 큰 성적기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야를 넓게 보면 케스파 컵에서 4강, 글로벌 파이널에서 4강 안에 진입하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32강 챌린지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반면 김도욱은 2014년 후반들어 급격한 성적 향상이 이루어진 사례다. GSL 시즌2에서만 하더라도 코드A에 머무르던 그가 시즌3에서는 4강 안에 들었다. 레드불 워싱턴에서는 2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테란이 힘을 받게되자 가장 큰 이득을 본 선수가 바로 김도욱이다. 말하자면 잠룡, 다크호스다.

개인리그에서 4강권 이상에 든다는 것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가져야 이룰 수 있는 업적이다. 실력은 물론이요 집중력, 배짱 등도 범상치않아야할 터, 성적 기복이 있는 김도우가 이를 간과한다면 의외로 어려운 경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다. 이병렬이 테란 상향 패치 이후 성적이 급상승했다는 이야기는 곧 이번 패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란 뜻이니 말이다.


■ 하재상 대 윤영서, 하재상이 한국의 매운 맛 보여줄 수 있을까?



하재상은 진에어 그린윙스의 맏형이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개인리그에서는 지난 2014 GSL 시즌3서 32강에 오른 것이 거의 유일한 성적이다. 프로리그에서도 조성주-김유진의 원투펀치와 이병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32강에서 해외 대회의 '태자' 윤영서를 만난 것은 지독히 큰 불운일지도 모른다.

윤영서는 익히 알려진대로 해외 대회 최강자다. 내로라 하는 대회에서 4강 정도는 너끈히 입상하는 편이며, 지난 WCS 북미에서 8강에 꾸준히 안착하는 등 높은 집중력을 보여왔다. 비록 WCS 북미 시즌3에서는 16강에 그치긴 했으나 글로벌 파이널에서 4강안에 들며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해왔다.

변수는 이런 윤영서가 한국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윤영서가 해외에서 수월한 경쟁을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하더라도 이젠 옛말이다. 한국에서의 경쟁은 외국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는 만큼 이를 잘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오랫동안 한국에서 활동해온 하재상이 윤영서에게 매운 맛을 보여줄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