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블랙과 DK가 국내를 넘어 세계 최강으로 등극할 기회를 위해 맞붙는다.

3일 오후 5시에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슈퍼리그 결승전에서 MVP 블랙과 DK가 만났다. MVP 블랙은 매 경기 변화무쌍한 전략으로 연승을 이어가며 먼저 결승에 안착했다. DK는 4강에서 패자전까지 떨어졌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한 층 더 강화해 라이벌인 스네이크를 꺾고 블리즈컨으로 향할 기회를 잡았다. 두 팀은 최고의 기세를 자랑하지만, 슈퍼리그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이번 경기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온고지신' 5개월 전 사용하던 영웅 그대로? 발전을 멈추지 않는 DK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DK는 지금까지 선택해왔던 영웅 조합이 비슷하다. 5개월 전 히어로즈 팀리그(HTL)에서 MVP 블랙을 꺾고 우승했다. 당시에도 'sCsC' 김승철의 아서스와 '노블레스' 채도준의 일리단, '스나이퍼' 권태훈의 태사다르, 자가라가 우승의 주역이었다. 중국 리그에서 스네이크와 대결을 펼칠 때도 위험한 순간마다 기존 조합과 스타일을 살려 승리했다. 이번 슈퍼리그 역시 최근 상대 전적에서 앞서고 있는 스네이크에게 복수에 성공하며 결승까지 올라왔고, DK가 매번 활용하는 영웅들은 필승 카드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른 팀이 따라 하지 못할 만큼 DK는 자신들 조합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다. 예전부터 DK 조합을 시도해봤던 팀이 있었지만, 빈번히 실패하고 다시 최신 메타를 따라가기 바빴다. 태사다르와 일리단, 빛나래 등이 하향 패치를 받아 활용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고, 강력한 신규 영웅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DK는 영웅에 대한 남다른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존 조합을 유지하면서 한 단계씩 더 발전했다. 사소해 보이는 영웅의 특성과 기술 활용만으로도 경기에서 큰 변수를 만들어냈다.

특히, 권태훈과 김승철은 깊이 있는 영웅 활용 능력을 보여줬다. 권태훈은 자가라가 유행하지 않을 당시 완벽한 '게걸아귀'로 교전에서 아군의 딜을 극대화시키고 상대 영웅을 무력화했다. 슈퍼리그 4강 최종 진출전에서는 은신과 생존 특성을 강화한 태사다르로 스네이크의 확실한 '어그로'를 끌었다. 김승철은 이니시에이팅 위주의 전사가 유행할 당시에도 아서스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정확한 생존기와 특성의 활용으로 교전에서 끝까지 살아남았고, 완벽한 움직임으로 '뚜벅이'의 한계를 극복했다.

▲ DK '스나이퍼' 권태훈 태사다르의 '어그로' 곡예(출처 : OGN Youtube)

또한, 최근에는 기존 조합에 새로운 영웅을 활용해 약점이라고 평가받던 교전 능력까지 보완했다. 운영 중심의 DK는 교전을 피하기만 하다가 스네이크의 과감한 공격에 무너졌다. 하지만 DK가 스네이크를 다시 만났을 때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권태훈의 태사다르가 적극적으로 상대의 '어그로'를 끌었고, 길 잃은 바이킹으로 집요하게 상대 딜러를 노렸다. 이전까지 주로 근접 딜러를 맡아온 채도준 역시 단단한 요한나로 상대의 무리한 공격을 이끌어냈다.

게다가 변화한 DK가 넘은 것은 MVP 블랙이 자랑하던 '돌진 조합'이었다. 비록, 상대는 MVP 블랙이 아니었지만, 스네이크 역시 '오레오맨' 이재원을 필두로 근접 영웅 조합을 잘 다루는 팀이다. 당시 DK는 핵심인 카라짐을 밴하며 스네이크의 조합의 힘을 확실히 빼놓았다. 이번 결승전에서 DK가 무패를 자랑하는 MVP 블랙의 '돌진 조합'과 대결한다면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역시 관심이 쏠린다.



■ 최신 메타 우리가 이끈다! 다양한 영웅 폭과 조합 자랑하는 MVP 블랙



히어로즈 슈퍼리그가 시작할 때, MVP 블랙의 실력은 저평가 받았다. 중국에서 다른 팀들이 다양한 팀과 경기하며 경험을 쌓고 있었지만, MVP 블랙은 준비 기간 동안 MRR과 MVP 스카이와 밖에 연습하지 못했다. 당시 중국 리그가 새로운 메타를 주도했기에 한동안 공식 경기가 없었던 MVP 블랙은 상대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MVP 블랙이 최신 메타를 선도하며 강팀들을 연파했다. 다양한 팀과 연습은 부족했지만, 자신들만의 새로운 연구와 시도로 프로 경기의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큰 변화가 많았던 13.0 패치 이후 발 빠르게 적응했다. 기존에 잘 활용하지 않았던 나지보와 레이너, 자가라, 소냐 등 다양한 카드를 빠르게 꺼냈고, 잘 등장하지 않던 카라짐까지 완벽히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MVP 블랙은 다양한 영웅 폭을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교차' 정원호는 평소에 나지보-아즈모단-자가라와 같은 전문가를 위주로 경기하지만, 결승을 앞둔 스네이크와의 대결에서 티리엘로 강력한 이니시에이팅을 선보였다. 스네이크와 8강 경기에서도 발라를 선택하며 다양한 조합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케' 이중혁 역시 제이나-캘타스 뿐만 아니라 레이너, 타이커스, 무라딘 등 넓은 영웅 폭을 자랑한다.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이중혁은 '13.0 패치 후에도 레이너와 같은 평타형 영웅이 잘 쓰일 것 같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틀을 깨고 레이너로 맹활약했다.

▲ '허리 좀 돌려봤니?' '사케' 이중혁의 완벽한 움직임 (출처 : OGN Youtube)

넓은 영웅 폭을 바탕으로 MVP 블랙은 원하는 컨셉에 맞게 새로운 조합을 구성할 줄 안다. 전사 조합이 강한 MRR과 강력한 교전 능력을 자랑하는 스네이크를 상대로 한 층 더 강력한 '돌진 조합'을 구상했다. 강력한 딜을 자랑하지만, 낮은 체력 때문에 순식간에 제압당할 위험이 있는 소냐-도살자를 모두 선택했다. 지원가로는 카라짐을 기용해 힐보다 '칠면 공격'을 활용한 딜에 초점을 맞춰 교전에 자신 있던 상대 팀을 압도했다.

MVP 블랙의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DK가 '돌진 조합'에 카운터를 보여주긴 했지만, MVP 블랙 역시 매 경기에서 상대가 생각하지 못한 조합으로 승리했다. 변화하는 MVP 블랙이 결승전에서 어떤 새로운 전략과 영웅으로 DK를 상대할까?



■ 국내 최강의 자리와 세계 최고가 될 기회는 오직 한 팀 뿐!



이번 결승전의 무게는 다른 대회와 차원이 다르다. 국내 최강 팀을 넘어 세계 최강 팀을 가리는 블리즈컨까지 달려있기 때문이다. 양 팀 모두 블리즈컨을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번 결승전에는 많은 것이 달린 최고의 무대인 만큼 그들이 느끼는 중압감이 더 심할 것이다. 기존의 플레이를 하기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도 망설여지는 상황에서 최강에 어울리는 '강심장'의 플레이를 보여줄지 대망의 히어로즈 슈퍼리그 결승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슈퍼리그 결승전

MVP 블랙 vs DK
7전 4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