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는 변화에 민감한 게임이다. 유행에 따라, 메타에 따라 새로운 전략과 챔피언이 등장할 뿐 아니라, 패치 한 번으로도 지금까지 '진리'처럼 여겨지던 게임의 판도가 크게 변화하기도 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라고 했다.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 역시 예외는 아니었나 보다. PBE 서버의 변경점을 예습하고, 적용된 패치노트를 복습하고. 상위 랭커들의 플레이나 프로게이머들이 사용하는 전략&픽도 과외처럼 공부 해야 하니 말이다.

가장 화려하고, 뛰어난 플레이어들이 모여있는 롤챔스. 그 번쩍이는 2016 스프링 시즌 무대는 올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2016 스프링 정규 시즌에는 메타와 패치의 변화에 따라,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챔피언들이 새로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 섬머 시즌에 찾아보기 힘들었으나, 2016 스프링 시즌 등장한 챔피언들은 어떤 챔피언들이 있었을까?

▲ 패치와 메타의 변화로 떠오른 2016 스프링 시즌의 다섯 챔피언, 지금 만나보자!



■ NO.1 굴욕 벗은 코르키! 최고의 미드 챔피언으로 거듭나다

이번 시즌은 유독 기존 라인에서 벗어나, '완전변신'한 챔피언들이 많은 시즌이었다. 그 대표 주자를 꼽아 보라고 한다면 단연 '코르키'를 꼽을 수 있겠다.

기존의 코르키는 W스킬 '발키리' 라는 유용한 이동기를 가진 안정적인 원거리 딜러였다. 긴 사거리와 짧은 쿨타임의 궁극기와 '삼위일체'의 높은 시너지로 이른 시간부터 '폭딜'을 완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코르키는 만능형 원거리 딜러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2015 시즌은 코르키에게 썩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

특히 'IEM 쇼크'로 기억되는 2015 IEM 카토비체에서 코르키는 그 한계를 명백히 드러냈다. 안정적인 라인전이 강점이었지만, 그 이상의 '하이퍼 캐리'가 요구 되는 상황이었다. 코르키는 삼위일체 중심의 스킬 딜링 빌드의 한계로, 원딜에게 요구되는 평타&크리티컬의 화력을 담당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한국 팀의 부진 끝에, 코르키는 28%라는 낮은 승률을 기록, 'KORki'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 까지 얻었다.

비단 국제 대회에서뿐 아니라, 국내 대회에서도 2015 시즌의 코르키는 '안정적' 그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려워졌다. 이는 2015 롤챔스 섬머의 기록으로도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 높은 픽률과 상반되는 낮은 밴, 승률은 2015 섬머시즌, 코르키의 낮은 위협도를 나타낸다.


그러나 그랬던 코르키도 5.22 프리시즌 패치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기본 지속 효과 '마법공학 탄약'의 변화와, 신규 특성 '천둥군주의 호령'의 영향이 가장 컸다.

기본 지속 효과의 변화로 코르키는 그렇지 않아도 높았던 마법 공격 비율이 7:3 정도로 뛰었다. 뿐만 아니라, '폭탄 꾸러미'를 탑재하면 다양한 상승효과가 생겼다. 일시적으로 이동속도 증가해 라인 복귀가 빨라 졌고, W스킬을 강화한 '특급 폭탄 배송'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상대방에 교전을 강제할 수도 있게 됐다.

▲ 5.22 패치, 코르키는 여러가지 새로운 장점을 획득했다.


특히 추가적인 대미지를 입히는 '천둥군주의 호령' 특성은 그렇지 않아도 강력했던 코르키의 초중반을 더욱 부각시켰다. E스킬 '개틀링 건'과 쿨타임이 짧은 궁극기를 이용하여 손쉽게 '천둥군주의 호령'을 터뜨릴 수 있었고, 이는 초반부터 압도적인 순간 딜교환으로 라인전 상대를 압살, 차이를 벌리는 결과를 낳았다.

▲ 초반부터 후반까지, 코르키와 딱 맞는 신규 특성 '천둥군주의 호령'.


그 결과, 2016 스프링 시즌 코르키는 '미드' 라인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롤챔스 스프링, 개막전에서 SKT T1 '페이커'가 꺼내든 첫번째 카드가 바로 미드 코르키였다. 늘어난 AP 딜 비중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미드로 기용할 수 있게 된 코르키는 개막전 경기에서 그가 가진 장점을 여지 없이 드러냈다.

▲ 개막전부터 새단장 코르키 출겨억~! (영상 출처: OGN)


패치로 확 달라진 코르키. 이젠 픽창에 코르키가 얼굴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미드 라인에 설 것을 예상하는 시대가 되었다. 간혹 선택적으로 원거리 딜러 역할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미드에서 펄펄 나는 것에 비해 원거리 딜러로선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다.

다만 통계가 말해주는 것 처럼, 미드로 기용된 코르키는 폭발적이면서도 동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미드 라이너에게 요구되는 '이른 시간 폭딜', 'AP 공격', '로밍 능력' 삼박자 능력을 모두 갖춘것도 바로 코르키였다. 일단 AP 딜 비중이 높아지고 보니, 미드로 기용할 때의 이점이 속속 드러난 것이다. 발키리를 이용한 갱 면역, 아이템과 스킬의 시너지 효과로 빠르게 폭발하는 화력 등. 모든 조건이 미드 라이너로서 딱 맞아 떨어졌다.

예상치 못했던 미드 코르키. 코르키는 이번 시즌, 포지션 변경을 통해 날아오른 챔피언 중 '수장'격이라고 할 수 있다. 패치를 통해 업그레이드 된 코르키, 그가 앞으로 다가올 시즌 중반 대규모 패치 '마법의 업데이트'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코르키의 화려한 융단 폭격을 섬머 시즌에서도 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 NO.2 뽀삐, 리워크로 환골탈태! S급 탑 라이너로 부활하다

2015 섬머 시즌에는 전혀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가, 패치를 통해 2016 스프링 시즌, 붙박이 챔피언으로 자리 잡은 이도 있다. 바로 리워크를 거친 '뽀삐'다.

지난 2015년 12월 9일, 5.24 패치를 통해 일부 장인들을 제외한 대다수 유저의 외면을 받았던 챔피언, '뽀삐'의 리워크가 진행되었다. 이미 '그라가스'와 '빅토르' 리워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챔피언 디자이너 'SolCrushed'의 또 다른 작업물로, 뽀삐 리워크 역시 패치 적용과 함께 유저들로부터 굉장한 호평을 받았다.

▲ 좌 리워크 이전, 우 리워크 이후


'선쉔님'의 힘을 빌어 깔끔하게 새 단장한 뽀삐. 그녀는 단순히 외모만 환골탈태한 것은 아니었다. 기능적으로도 뽀삐는 다양한 능력을 갖췄다. 2016 스프링 시즌, 탑 라이너에게는 다양한 능력이 요구 되고 있었다. '순간 이동' 등을 통한 발빠른 전장 합류, 강력한 CC와 탱킹 능력, 라인 스왑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 거기에 새로운 핵심 특성으로 자리잡은 '착취의 손아귀'의 활용까지. 이런 다양한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 챔피언이 바로 리워크 된 뽀삐였다.

▲ 새로 추가 된 '착취의 손아귀' 특성은 뽀삐와 아주 잘 어울렸다.


뽀삐는 초반 단계, W '굳건한 태세'와 E '용감한 돌진'이 갖는 변수와 패시브 '강철의 외교관' 실드 효과를 활용해 상대 팀의 다이브를 효과적으로 대처 할 수 있었다. 또,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얼어붙은 건틀릿', '태양 불꽃 망토' 등 뽀삐와 딱 맞는 방어 아이템을 갖추고 적 주요 딜러들을 무력화 시키거나 붙잡고 버티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기본 스킬 뿐 아니라 궁극기 역시 효과 만점이다. 뽀삐의 새로운 궁극기 '수호자의 심판'은 롤챔스의 '명장면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대부분의 경기에서 활약했다. 활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궁극기로, 짧게 끊으면 에어본 비슷한 효과를, 길게 모아 사용하면 적 챔피언을 전장에서 이탈시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 사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전략적 가치를 갖는 뽀삐의 궁극기. (영상 출처: OGN)


스프링 시즌 시작 전, 서포터 혹은 탑 라이너로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졌던 뽀삐. 높은 성장성과 스왑 대처 능력 등, 탑 라이너로서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결국 뽀삐는 서포터 보다는 탑 라이너로서 자리를 굳혔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피오라', '갱플랭크' 등 시즌 초반을 주름 잡던 탑 라이너들의 너프가 이어지고 공격 성향보다 '노틸러스', '마오카이' 처럼 CC와 탱킹 능력이 중요시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조건을 딱 만족하는 뽀삐가 수많은 프로게이머의 선택을 받으며 최고의 일등 탑솔러로 거듭났다.

물론 뽀삐 독주 체제가 계속 되지는 않았다. 시즌 후반기, '탑 탱 에코'의 연구가 진행되며 에코가 새로운 S급 탑솔러로 떠올랐다. 또,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6.7 패치로 뽀삐의 스킬 사거리가 줄어드는 변경 사항도 있었다. 그런 만큼 앞으로도 뽀삐가 계속해서 기용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 NO.3 그레이브즈, 정글러로 변신! '정글 캐리' 새 시대 열다

코르키 이상으로 극적인 포지션 변화를 겪은 챔피언도 있다. 바로 총을 든 정글러 '그레이브즈'다. 정통 원거리 딜러 그레이브즈가 정글러라니. 전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소리를 들었다면 해당 유저를 전문 트롤러로 의심해보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였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 그레이브즈를 입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정글 라인이 연상 된다.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탑 라인에 선 그레이브즈가 떠오른다. 원래 포지션이었던 원거리 딜러로는 영 상상이 가질 않게 돼버렸다.

▲ 원래 '그레이브즈' 하면 당연히 원딜이었지만...


한 때, 그레이브즈는 8단 너프를 당할 정도로 강력한 원거리 딜러였다. 그러나 여러 차례 너프가 적용되고, 독특한 특색을 지닌 원딜이 추가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잘 사용되지 않는 챔피언이 되었다. 그런 그레이브즈는 코르키와 마찬가지로 5.22 프리시즌 패치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원거리 딜러의 대규모 변화가 적용된 해당 패치 중, 특히 그레이브즈는 가장 눈에 띄게 변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레이브즈의 '산탄 총'의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다른 챔피언들과 차별화된 공격 형태가 적용 되었다. 앞에 선 대상에게 가로 막히는 독특한 공격 형태에, 몬스터와 미니언을 밀어내는 효과가 추가되었다. 단순히 앞으로 뻗어 나갈 뿐이던 Q스킬은 '화약 역류'라는 높은 총 피해량과 독특한 메커니즘을 지닌 스킬로 변모했다.

이러한 스킬 구성을 기반으로 그레이브즈의 산탄 사격 평타와 Q스킬의 메커니즘을 활용한 '정글 그레이브즈'가 연구되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유저들도 곧 탄탄한 패시브 능력과 정글 몬스터를 밀어내는 평타 효과를 통해 안정적인 정글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기본 공격의 변화가, 정글 그레이브즈라는 혁신을 낳았다.


정글 그레이브즈는 안정적인 정글링과 높은 대미지 기대 값으로 성장성이 남다른 정글러였다. CC 기술의 부재로 갱킹 능력은 부족했지만, 묵묵히 자기 성장을 이뤄낸 그레이브즈는 전투에서 대포 같은 전투 역량을 발휘했다.

그레이브즈의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롤챔스 스프링 무대에서도 그레이브즈가 등장했다. 시즌 초반 탑과 정글 포지션에 번갈아 등장하던 그레이브즈는 안정적인 정글링으로 쉽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 받았다. 거기에 리그 중반을 거치며 점차 탑에 탱킹과 CC능력을 갖춘 챔피언들이 요구 되었고, 그레이브즈는 자연스럽게 정글러로 자리 잡았다.

▲ 스프링 시즌 초, '스코어' 고동빈의 정글 그레이브즈 활용. (영상 출처: OGN)


본격적으로 정글로 기용되기 시작한 그레이브즈는 정글 포지션의 새 시대를 열었다. 직전 시즌, 탱커와 하드 CC로 적을 묶는 역할을 맡았던 정글 포지션은 그레이브즈의 존재를 통해 새로운 형태를 갖췄다. 그레이브즈는 '연막탄'이라는 독특한 스킬을 갖긴 했지만 상대방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팀의 메인 딜러로서 거대한 주포의 역할을 수행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성장형 '정글 캐리' 메타가 2016 스프링 시즌 시작된 것이다.

'정글 캐리' 메타는 정글러의 높은 성장과 그를 기반으로한 높은 대미지 기여를 기대한다. 거기에 그레이브즈는 딱 맞는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강력한 평타, Q스킬 '화약 역류'와 궁극기 '무고한 희생자'의 총 피해량의 기대 값이 무지막지하게 높았다. 거기에 그레이브즈의 새로운 빌드로 정착한 '스테락의 도전' + '맬모셔스의 아귀' 콤보는 대미지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 탱킹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그레이브즈가 활약하는데 한 몫 했다.

▲ 딜링과 탱킹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강력한 '스테락 + 맬모셔스' 빌드.


거기에 정글 그레이브즈의 존재는 '3원딜' 이라는 공격적인 전략도 성립시켰다. 상대적으로 CC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탑과 서포터에게 탱킹, CC를 몰아넣고 3원딜 각각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전략이다. 주로 '그레이브즈' 정글을 중심으로 미드 '코르키', 봇 '루시안'과 같은 형태로 완성되는 것이 바로 이 전략이다.

▲ '3원딜'의 막강한 화력 뽐내는 SKT T1 (영상 출처: OGN)


그레이브즈는 시즌 중, Q스킬 반응성 등의 너프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강력한 정글러로 위용을 뽐냈다. 좋은 활약과 높은 승률, 뿐만 아니라 정글러로서 이질적인 그의 존재는 새로운 전략과 메타를 여는 기폭제 역할을 수행하며, 롤챔스 무대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 넣었다.

변함 없이 정체 된 리그는 맥 빠진 경기만을 낳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레이브즈 같은 신선한 변화가 반갑고, 즐겁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2016 스프링 시즌, 그레이브즈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해야겠다.





■ NO.4 이빨 드러낸 니달리 압도적인 정글링 선보이다

니달리는 2015 섬머 시즌 이후, 직접적인 패치로 인한 큰 변화를 겪지는 않았지만, 메타의 변화로 새로 부각된 챔피언이다. 니달리는 그레이브즈, 킨드레드와 함께 2016 스프링 시즌, 대표적인 '정글 캐리' 메타의 선두 주자로 평가 받고 있다.

2015 시즌, 라인 혹은 정글러로 활동했던 것과 달리, 2016 스프링 시즌의 니달리는 완전히 정글러로 정착했다. 본격적으로 '정글 캐리' 메타가 도래했기 때문인데, 기존 정글러에게 탱킹과 CC 능력을 기대해 왔던 것과 달리, 성장성을 기반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하는 역할을 정글러에게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니달리는 가장 적합한 챔피언 중 하나였다. 니달리의 정글링 속도는 다른 정글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빠른 정글링은 니달리의 높은 성장성을 보장했고, 더불어 적극적인 카운터 정글링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주도권' 싸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2016 스프링 시즌, 빠른 정글링을 통해 활발하게 적진에 침입하는 니달리의 활동력은 아군의 넓은 시야를 제공했다. 반대로 상대 팀에게는 제한된 활동 범위와 상대적으로 저하 된 정글러의 성장으로 전체적인 팀 차이를 벌리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 '악마' 같은 '피넛' 한왕호의 니달리 카운터 정글링. (영상 출처: OGN)


잘 풀린 니달리는 그야말로 적 팀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니달리의 빠른 성장을 막을 방법은 없고, 시도 때도 없이 찔러 들어오는 악마 같은 카운터 정글링에 대응할 만한 뚜렷한 대처법도 찾지 못했다. 시즌이 진행되며 니달리의 등장이 잦아지기 시작하자, 첫 픽을 넘겨줘야 하는 레드 팀들은 어쩔 수 없이 니달리를 밴하는 경우가 많았다.

▲ 2라운드 들어서 증가한 니달리 밴. 니달리에 대한 공포를 읽을 수 있다.


니달리의 급격한 고공행진에 라이엇은 니달리에 대한 직접적인 너프와, '룬의 메아리' 등, 관련된 아이템을 하향하는 간접적인 너프를 함께 시행했다. W스킬 지속 효과인 몬스터 속박 효과를 제거 함으로써 초반 니달리 정글링이 더 힘들어지도록 변경했고, '룬의 메아리'는 이동 속도와 피해량을 덜어 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달리는 새로운 정글 루트를 개척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빠르게 정글 사냥이 가능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 6.6 니달리 너프 패치 이후, 노 리시 정글 캠핑 영상 (영상 출처: 무빙TV)


시즌 후반을 지배한 높은 밴률과 안정적인 승률. 2016 스프링 시즌, 니달리의 종합 성적은 매우 뛰어났다. 뿐만 아니라, '정글 캐리' 메타의 메인 챔피언으로 활약하며, 독특한 압박감을 선사한 니달리는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언제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야 마는 니달리. 시즌 막바지, 너프 패치의 영향으로 밴이 조금 풀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그럴 때 마다 어김없이 등장해 여전한 위용을 과시한 그녀는 진정, 2016 스프링 시즌 정글의 '악마'이자, 공포로 지배하는 '여왕'이라고 부르고 싶다.





■ NO.5 고진감래 트런들! 다재다능한 카운터 픽으로 자리잡다

트런들은 2015년, 연구가 진행되기는 했으나 주류 픽으로 자리잡진 못한 챔피언이었다. 특히 대회에서는 2015 섬머의 경우, KOO 타이거즈(현재 ROX 타이거즈)의 '호진' 이호진이 정글 조커 카드로 기용한 한 판이 처음이자, 마지막 협곡 출장 기록이 되었다.

지형을 조작하는 스킬 중 하나인 '얼음 기둥'이 가진 변수는 인정 받았지만 확실하지 못한 CC 기술과 강력한 마무리 기술의 부재로 트런들은 어딘가 아쉬운 정글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평가를 받던 트런들도 5.22 프리시즌 패치를 계기로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우선 변화한 특성과 트런들은 아주 잘 맞아 떨어졌다. 트런들의 패시브 '헌납'과 궁극기 '진압'의 회복능력을 증가 시켜주는 '룬 갑옷' 특성은 좋은 궁합을 자랑했다. 지속되는 전투 상황에서 체력 회복과 대미지 보충을 동시에 책임지는 '착취의 손아귀' 특성 역시 트런들이 손쉽게 사용 할 수 있는 특성이었다.

▲ 문도, 트런들 등의 탱커 챔피언이 활용하기 편한 높은 효율의 두 특성.


거기에 공격 사거리 50 증가 버프도 트런들을 거들었다. 트런들의 주력기이자, CC 기술인 Q '깨물기'는 트런들의 평타 강화 스킬이기 때문에 트런들의 공격 사거리 증가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패치였다. 쿨타임 감소가 최대 45%까지 늘어난 것도 좋은 소식이었다. 트런들은 강력한 지형 조작 기술인 '얼음 기둥'을 난사할 수 있게 되었다.

트런들은 다양한 라인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2016 스프링 시즌, 최적의 포지션으로 낙찰 받은 곳은 바로 '서포터'였다. 서포터로서 트런들은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트런들은 특유의 강인함으로 스프링 시즌 서포터에게 가장 요구되는 탱킹 능력을 수행할 수 있다. 또, 트런들 서포터는 2015 섬머 시즌부터 쭉 사랑 받고 있는 알리스타를 카운터 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알리스타의 간판 기술, W-Q '박치기'-'분쇄' 콤보를 트런들의 '얼음 기둥'으로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고, 궁극기 '진압'으로 상대의 방어력을 빼앗아 알리스타 혹은 상대 팀의 강력한 메인 탱커조차 카운터 칠 수 있었다.

또, 궁극기와 깨물기 스킬의 버프-디버프 효과, 거기에 '착취의 손아귀' 특성까지 더하면 별다른 아이템을 갖추지 않은 트런들도 생각 이상의 공격력을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소환사 주문 '점화'까지 활용하며 공격적인 라인전을 펼치는 서포터 트런들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만들었다.

▲'하차니' 하승찬이 보여준 서포터 트런들 킬 쇼! (영상 출처: OGN)


스프링 시즌이 진행 되면서 탑 라인에는 '뽀삐', '노틸러스', '마오카이' 등, 단단한 방어 아이템을 갖추는 탱커 챔피언들이 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트런들의 안티-탱커로서 입지가 넓어 졌고, 때에 따라서는 탑 라이너로서 충분히 활약할만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특히, 어느순간 최고의 탑 라이너로 평가 받기 시작한 '뽀삐'의 대항마로 탑 트런들 카드는 괜찮은 선택으로 평가 받기 시작했다. 트런들의 '얼음 왕국'을 통한 공격 속도 증가와 아이템 '거대한 히드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무력화 시키면서, 동시에 자신은 강력한 딜링을 뿜어내는 반칙과도 같은 딜교환이 성립했다.

▲ 탑 트런들, 이렇게 씁니다. '히포' 석현준의 트런들 플레이 (영상 출처: OGN)


어느덧 트런들은 길고 길었던 '약캐' 혹은 '트롤러'라는 인식을 완전히 벗어 던졌다. 언듯보기에 해학적인 얼굴로 뚜벅 뚜벅 다가와선, 거대한 몽둥이를 자비 없이 휘두르는 트런들은 더 이상 '트롤러'들의 챔피언이 아니다. 서폿, 탑, 정글을 오가며 분주히 팀에 기여하는 트런들의 플레이는 스프링 시즌, 59.6% 라는 높은 승률로 증명 됐다.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지금 트런들의 활약이 더 눈부셔 보이는 것 같다. 앞으로 예정된 패치와 메타의 흐름은 한동안 트런들에게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지금의 활약세, 섬머 시즌에서도 계속될 지 기대하고 지켜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