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인터뷰는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4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 2016년 중국 LPL 프로리그 우승, 같은 해 중국 최고의 탑 라이너 선정. 5년 차 프로게이머, ‘루퍼’ 장형석의 커리어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커리어나 선수로 활동한 햇수에 비교하면, 정말 드물게 언론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형석은 사실 인터뷰하기 정말 어려운 타입의 선수입니다. 아무리 긴 질문에도 네, 혹은 아니오로 단답형 대답을 주로 하기 때문입니다. 낯을 가리는건지, 말수가 많지 않은건지, 자리가 불편한건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만들죠.

NA LCS 2017 서머 스플릿 현장에서 오랜만에 장형석을 만났습니다. 2년 여의 중국 생활을 마무리짓고, 미국의 에코 폭스에서 활동한지 두 번째 시즌만에 만남이었습니다. 해외에서 동향인을 만나는게 반갑기도 하려건만, 대답은 여전히 짧았습니다.

“어때요? 적응은 잘 되요”/ “넵”, “숙소가 그렇게 좋다면서요?”/ “넵”.

‘루퍼 맞네..’











단전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한숨이 목젖을 스치려던 중, 장형석의 말이 조금씩 길어지려는 기미가 보였습니다. 입가에 미소도 살짝 보이고, 뭔가 미세하지만 반가워하는 듯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점점 본인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장형석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들어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기자 : 중국에 있다가 미국에서 활동을 하잖아요. 적응하기 어렵진 않나요?
루퍼 : 문화가 다르긴 한데, 자유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기자 : 중국보다 더 자유시간이 많다고요?
루퍼 : 네, 미국이 더 풀려있어요.

기자 : 중국 리그와 비교해보면, 미국 리그는 어떤 것 같아요?
루퍼 : 중국에 있을 때는 한타를 정말 많이 했는데… 미국에선 특징을 잘 모르겠어요. 감이 안와요.
기자 : 두 번째 시즌인데도 감이 잘 안와요?
루퍼 : 크게 다를 건 없네요.

기자 : 북미 선수들이랑 라인전 해보니 누가 좀 잘하는 것 같아요?
루퍼 : 못하는 선수는 없는 것 같고, 특별히 잘하는 선수도 없고. 다 평범하네요.

기자 : 하운처 인터뷰 봤어요? 그 이야기 듣고 느낌이 어땠어요?
루퍼 : 전 시즌에 TSM이 우승했으니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자 : 하운처랑 라인전을 해봤을 땐 어땠나요?
루퍼 : 붙을만 했는데, 그래도 팀이 이겼으니 할 수 있는 말이에요.
기자 : 그럼 북미 리그 탑 라이너 순위를 꼽아볼 수 있어요?
루퍼 : 하운처가 제일 잘하는 건 맞긴 하고.
기자 : 본인 포함해서요?
루퍼 :

기자 : 팀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선수는 누구에요?
루퍼 : 프로겐.
기자 : 프로겐 선수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루퍼 : 시즌3 이럴 때 만큼은 아니지만 잘해요.

기자 : 팀에 한국인 선수가 없는데, 외롭지 않아요?
루퍼 : 외로웠지만 적응 잘 했어요. 숙소 환경이 너무 좋아서.
기자 : 북미 생활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뭐에요?
루퍼 : 숙소로 처음 이사왔을 때요. 보고 궁전 같아서.
기자 : 에코폭스 숙소가 그렇게 좋다면서요.
루퍼 : (미소)여기서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어요. 최대한 오래. 제 기준으로는 제일 좋은 팀이네요.
기자 : (오? 미소?)

기자 : 같은 팀 선수들 중에 친한 사람 있어요?
루퍼 : 정글러랑 제일 친해요.
기자 : 같이 놀러간 적도 있어요?
루퍼 : 4월에 한국 전지훈련가서 팀 동료들이랑 에버랜드 갔었어요(미소).
기자 : 오! T익스프레스 타러가서 이런거 소개시켜주고 같이 타고 그랬어요?
루퍼 :
기자 : 사파리 월드 가서 사자도 같이 구경하고?
루퍼 :
기자 : 곰도 보고?
루퍼 :
기자 : ...

기자 : 이번 시즌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루퍼 : 저번 시즌보다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 롤드컵도 가고?
루퍼 : 노력이 필요 하겠죠?
기자 : 롤드컵 가기 위해 팀이 개선할 점이 있을까요?
루퍼 : 저번 시즌에 한 두 번 이기면 신난다고 연습 안하고 그랬는데, 안 그러면 될 것 같아요. 이겨도 연습 계속 열심히 하고.

기자 : 이번 인터뷰 통해서 릭 폭스 사장님께 한 마디 할래요?
루퍼 : 선택해줘서 고맙고 더 열심히 할테니 저 오래 써 주세요.
기자 : 팬 분들께도 오랜만에 인사 전해줘요.
루퍼 : 인벤이랑 오랜만에 인터뷰 하는데, 저는 잘 지내고 있고 더 좋은 모습 보이고 롤드컵에서 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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