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일) 열리는 2019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 2경기에서 SKT T1과 G2 e스포츠(이하 G2)가 대결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스토리를 쌓아온 두 팀의 대결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모인 가운데, 탑 라인에서의 '칸' 김동하와 '원더' 마르틴 한센의 만남 역시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두 선수의 첫 대결은 지난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룹 스테이지에선 G2가 2승을 챙긴 가운데, 4강은 서로 승패를 주고받는 풀세트 승부 끝에 '원더'의 캐리로 G2가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거뒀다. 그로부터 약 반년이 지난 지금, 화끈한 공격력을 장착한 무장 '칸'과 그 어느 탑 라이너보다 영리한 지장 '원더'의 두 번째 대결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까.

LCK에서의 강렬한 포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제 무대에 나선 '칸'의 경기력은 썩 좋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롤드컵에서 '칸'의 기량이 제대로 만개했다. '칸'은 특유의 과감함과 압도적인 피지컬로 지금까지 만난 모든 상대 탑 라이너의 존재감을 지우고 있다.


이번 롤드컵의 탑 라인은 '칸'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딜러 메타로 흘러가고 있다. 아칼리, 레넥톤, 블라디미르, 갱플랭크 등 '칸'이 높은 숙련도를 보유한 챔피언들이 1티어로 활약 중이다. 이에 더해 '칸'은 필요에 따라 시그니처 챔피언인 아트록스나 퀸, 피오라, 카밀, 라이즈 등 다양한 카드를 선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칸'은 그룹 스테이지의 시작과 끝을 아칼리 캐리로 장식했고, 스플라이스의 '비지처치'를 만난 8강에서는 루시안, 피오라, 퀸 등 공격 일변도의 챔피언을 기용해 경기를 주도했다. '칸'의 영향력은 통계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8강을 치른 탑 라이너 중 KDA 2위(4), 대미지 기여도 1위(33.1%), 분당 대미지 1위(577), 분당 골드 수급량 1위(453골드) 등 주요 수치마다 최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칸'이나 '더샤이' 강승록 등 육식 동물들이 가득한 탑 라인에서 '원더'는 한 마리의 교활한 여우다. 겉으로 보이는 가벼운 모습과 달리 인게임에선 더없이 진지하며, 매 경기 눈에 띄진 않지만 언제나 1인분 이상을 해내며 G2의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원더'의 가장 큰 강점은 때로는 상황에 따라 주어진 본인의 역할을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수행해낸다는 점이다. 상대를 압박해야 할 때는 거세게 몰아치고, 막아내야 할 때는 부드럽게 흘려낸다. 챔피언 상성과 미드-정글 주도권, 적의 위치 등 다양한 변수들을 재빨리 읽어내며 물 흐르는 듯한 플레이를 선보이는데, 무력 또한 결코 부족하지 않아 그의 활약을 잠재우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SKT T1은 '원더'의 조커 픽을 경계해야 한다. '원더'는 공식전 357경기 중 58개 챔피언을 활용했을 정도로 넓은 챔피언 폭을 자랑하는데, 지난 MSI에선 탑 파이크로 SKT T1을 침몰시킨 전적이 있다. 올해 롤드컵에는 탑 라인에 뚜렷한 OP 챔피언이 없지만 요릭이나 오른, 클레드 등으로 영리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상대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까다로울 것이다.

공교롭게도 또다시 4강이다. '칸'에게는 더없이 완벽한 복수의 기회고, '원더'에게는 '너구리'에 이어 '칸'까지 LCK의 최강 탑 라이너들을 연달아 쓰러뜨릴 수 있는 기회다. 무력의 '칸'과 지력의 '원더', 제대로 물오른 두 선수가 벌일 승부는 더없이 흥미진진한 양상을 연출할 것이다.


■ 2019 LoL 월드 챔피언십 4강 일정

1경기 IG vs 펀플러스 피닉스 - 2일(토), 오후 8시
2경기 SKT T1 vs G2 e스포츠 - 3일(일),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