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진출자를 가리는 그룹 스테이지 2R가 14일부터 진행된다. 첫 주자는 메이저 지역 네 팀이 모두 모인 A조다. LCK T1-LPL EDG-LEC 프나틱-LCS C9. 팀명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을 대표하는 팀들이 모두 모였다. 0승 3패인 C9이 부진함과 동시에 나머지 세 팀이 2승 1패를 기록하며 다른 어떤 조보다 치열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두 팀만 살아남을 수 있는 그룹 스테이지 2R에서 생존할 팀은 어디일까.

A조에서 가장 좋은 지표를 자랑하는 팀은 T1이다. 킬/데스 비율(1.54)부터 분당 골드(1,902)-분당 골드 격차(207) 등이 그룹 스테이지 전체 팀 중 3-4위를 기록하고 있다. A조에서도 가장 좋은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돋보이는 지표는 역시 게임 시간이다. T1은 그룹 스테이지 내에서 경기 시간(평균 25분 41초)이 가장 짧다. 그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첫 EDG전부터 시비르-유미-아칼리처럼 성장이 필요한 조합을 선택하고도 초반 오브젝트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해당 초반 교전 승리로 T1은 빠르게 스노우 볼을 굴릴 수 있었다. 시비르의 기동성, 화끈하게 파고드는 아칼리 플레이가 모두 빛날 수 있었다. C9전에서는 KDA 11/0/4로 폭발한 '구마유시' 이민형의 카이사를 필두로 맹공을 이어가면서 평균 경기 시간 25분을 유지했다.


T1에게 아쉬운 건 프나틱전 패배다. 초반 봇 라인전부터 정글러 간 교전까지 모두 우위를 점하고 시작한 경기였음에도 한 번의 실수가 스노우 볼을 크게 굴린 경기였다. '오너' 문현준의 비에고가 상대 정글을 몰아내면서 봇 다이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받아치는 뽀삐의 노림수에 끊기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LEC에서 이름을 날린 원거리 딜러 '업셋'의 루시안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업셋'의 루시안은 '구마유시'를 포탑으로 밀어 넣고, 예리한 움직임으로 킬까지 만들어낼 줄 알았다. 스노우 볼은 한타까지 이어지면서 프나틱이 T1을 상대로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렇듯 LEC 팀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 팀이다. 루시안의 기본 공격을 강화해주는 나미의 파도 소환사의 축복(E)에 감전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이전 만큼 등장할지 미지수였다. 그럼에도 의외의 타이밍에 꺼내 1승을 챙기는 모습은 이전 세계 무대에 출전한 유럽팀에게서 종종 확인할 수 있었다.

T1 '구마유시'는 인터뷰에서 "상대 루시안-나미 픽을 예상하지 못해서 대처가 잘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루시안-나미가 특수한 상황에서만 쓸 수 있는 픽이라고 생각한다. 1티어는 아니며, 프나틱이 그런 상황에 맞게 잘 썼다"며 피드백하기도 했다. T1 입장에서 2R 경기도 프나틱이 준비한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게 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프나틱과 대결에서 EDG는 승리한 팀이다. 초반 1레벨 전투에서 '바이퍼' 박도현의 시비르가 2킬을 챙기면서 승리를 쉽게 굳힐 수 있었다. 프나틱의 돌발적인 플레이를 잘 받아치면서 유리하게 출발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EDG는 2R를 앞두고 안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미드 라이너 '스카웃' 이예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에 그렇다. 앞서 C9전에서 EDG는 한 번 잡은 승기를 '스카웃'의 아지르로 굳히는 플레이를 자주 선보였다. 미드에서 상대를 토스해 수차례 잡아내면서 승리로 향하는 그림이 자주 보였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도 격리 선수와 본 팀원 간 소통이 어렵다는 말이 나온 만큼, EDG 입장에서 평소와 다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게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0승 3패인 C9은 '상체'의 힘을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 '퍼지'는 사이드 라인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데, 계속해서 피오라-잭스와 같은 픽만 선택하고 있다. 미드-정글 역시 균형이 무너지면서 자연스럽게 3패까지 도달했다. 이전 월즈에서 미드 라이너 '옌슨'이 변수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의 집중 공략을 당하고 있다. 상대 미드-정글과 2:2 교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장면이 덜 나와야 그 이후를 바라볼 수 있겠다.

3승 0패의 확실한 '1강'이 뚜렷하게 보이는 다른 조와 달리 A조는 그야말로 혼돈이다. 프나틱이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모르고, 디펜딩 챔피언 EDG가 '스카웃'의 컨디션 난조로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예측할 수 없다. 올라가는 방법은 이런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 T1이 1R 이후 철저한 피드백과 함께 변수를 제거하며 8강으로 향할 수 있을지 14일 경기를 통해 지켜보도록 하자.


■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2R A조

1경기 프나틱 vs C9 - 14일 오전 4시
2경기 T1 vs 프나틱
3경기 C9 vs EDG
4경기 프나틱 vs EDG
5경기 T1 vs C9
6경기 EDG vs T1